◈ 내 림 굿 (神굿)
무병을 앓거나 무병의 증상이 심한 정신질환으로 보여지는 사람의 신굿은 먼저 건립(乾粒)을 돌게 한다.
건립은 놋쇠(金)건립과 쌀(米)건립, 예단 건립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놋쇠 건립을 받으면 방울.신칼.명두.징.바라등 무구(巫具)를 만들고, 쌀 건립을 받으면 굿청에서 쓸 떡과 음식을 만들고, 예단 건립을 받으면 신복(神服)을 만들었다.
건립하면서는 타령을 불렀다.
그 중 쇠 건립 타령의 예를들면 주걱, 주발, 숟가락 심지어는 놋요강이나 놋대야까지 받았는데 받으면서 한마디씩 공수를 주었다. 이때에 부르는 타령은 “웨기러 왔소 불리러 왔소 닫은 문을 열려고 왔소 높은 산에 눈 날리고 얕은 산에 재 불리듯 이댁가중 대한가중이면 뛰어들고 소한가중이면 기어들어 죽은 쇠는 모아다가 산쇠를 만들고 산쇠는 모아서 해를 따다가 솟을 명두 만들고 달을 따다가 일월명두 별을 따다 아흔아홉 상쇠(방울)를 무자개는 걷어가 밀 대신(대신칼 다는 오색천이나 실)메구 들구 들대신은 안고 들 때 이댁가중 칠년 일곱해 모년 모월 사다둔 주걱이 시렁에 얹혀 있을 터이니 내어놓으시오”라고 하면 주인이 용타고 하면서 가져다주었다
이렇게 건립으로 만들어진 무구나 신복은 만신이 죽기전에 신딸에게 물려주기도하고, 죽은 후 신딸들이 나누어 갖기도 하며, 만신이 죽은 후 땅속에 묻어두는 예가 있는데 이때에 묻어둔 무구를 찾아오는 경우를 구업(口業)이라고 하였다. 살아있는 만신에게서 받는 것은 산구업이라고 하고 만신이 죽어서 땅 속에 묻어둔 무구를 찾아오는 것은 “허공 대신 성수 떠 온다”라고 한다.
또 한 예는 신병을 앓던 사람이 갑자기 뛰쳐나가 늙어서 신명(神命)이 다한 늙은 무당집엘 찾아가 “신명을 내놔라”“신명을 받으러 왔소”“신명을 모시러 왔소”라고 하면서 불리던 신명을 받아 무당이 되는 경우가 있다.
내림굿은 쇠 건립이나 쌀 건립, 예단 건립을 한 다음 부군 도당이나 본향산에 들려 인사한 다음 허주굿과 내림굿,솟을굿으로 이어지는 굿을 3일간 계속하기도 한다.
대게 허주굿과 내림굿에서는 육찬(肉餐)을 쓰지 않고, 소찬(素餐)으로 한다. 말문을 열고 열두 신령을 받았을 때 솟을 굿을 하는데 이때에 신칼,장군칼,삼지창,작두 등 무검(巫劒)과 육찬(肉餐) 전물을 갖추고 굿을 하게 된다.
굿의 순서는 지방에 따라 다르기는 하나 대개는 다음과 같다.
부정거리,산맞이굿( 받기), 신청울림, 상산맞이, 불사(일월성신맞이굿), 허주굿, 내림굿, 초부정, 영정물림, 제석굿, 성주굿, 소대감놀이, 성수굿, 대감놀이, 서낭굿, 조상굿, 솟을굿(비수거리, 장군거리, 작두굿), 마당굿으로 이어지는데 특히 일월맞이굿에서는 일월대라 하여 소나무나 참나무, 대나무에 신어머니의 명두나 방울부채를 걸어 맨 다음 치마저고리 두벌을 입힌 것으로 이것은 만신의 조종신인 일월성신과 옥황선녀를 의미하는 것으로 흰 무명천 한 필을 함께 걸어두었다가 신딸이 말문을 열면 본향, 거주자주소, 성명삼자, 몸주신 등 열거한 신령님들의 명호를 적어두게 되는데 신딸은 일월대를 잡고 신명을 받아 춤을 추면서 오색천이나 신복(神服)의 복색을 찾아 신령의 이름을 차례로 부른다. 이 때에 대답이 분명치 않으면 신어머니는 밤나무나 참나무 가지로 만든 회초리로 방바닥을 세 번 내리치고 호령하면서 다시 춤을 추게 하여 바른 신명을 받게 한다. 그런 다음 숨겨놓은 방울부채를 찾게 하여 다시 거두어 두었다가 내림굿이 끝날 때 내어준다. 말문을 연 신딸은 장군문초라 하여 통과의례를 거치는 사험을 보게 된다. 밖에서 용사슬(용궁단지)을 타고 천신령 만신령을 맞은 신딸을 대문 앞에서 무릎을 꿇린 다음 세 번 절하고 들어와 중문 앞에서 다시 세 번 절하고 들어온 다음 다시 방문 앞에서 세 번 절하고 나서야 정좌한 신어머니와 마주하게 된다. 이때까지 아홉 번 절을 하게 되는데 그것은 구천을 통과해 비로소 하늘(天)의 명을 받은 천신(天神)의 제자몸이 됨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때에 신어머니와 신딸은 문답을 하게 된다. “어디에 사는 누구냐?”“너의 본향신령은 누구시더냐?”“네 몸주신령은 누구시더냐?”하고 물으면 신딸은 차례차례로 모사고 온 신령님의 명호를 대답하는 것이다.
이때 신어머니는 좌우에 월도와 삼지창을 세우고 대신상 위에 방울부채를 준비해 놓는다. 신어머니 뒤에는 먼저 신을 받은 신딸들과 굿청에든 만신들이 서게 된다. 문초를 끝낸 신딸은 신어머니의 들어오라는 하명에 따라 방안으로 들어와 신어머니 앞에서 다시 삼배를 올린다. 신딸은 신어머니가 내리는 무구를 하나하나 받으며 덕담을 들은 다음 다시 한번 시험에 들게 되는데 신의 제자가 되었으니 신령을 받아 한번 놀아 보게 하여 자리에 모인 모든 사람들에게 공수를 주게 한다,
그 다음 녹타기를 하게 되는데 녹타기는 굿청 한켠 상위에 뚜껑 덮인 주발 일곱 개를 놓는다. 주발 속에는 맑은 물, 구정물, 쌀, 돈, 잿물(소금), 흰콩, 여물(혹은 검은 콩)이 들어있다.
이중 콩, 여물, 구정물은 부정하게 여기므로 이것을 집으면 “네가 아직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눈이 어두운 모양이니 어디 혼 좀 나봐라”하고는 목참 위에 올라서게 하고 종아리를 때린 다음 다시 집어보게 한다.
녹타기에 맑은 물은 신령의 맑음이요. 쌀은 요미대신의 신명이니 영금함과 신덕을 의미하므로 길한 것이요. 돈은 재물을 밝으니 길하고. 잿물(소금)은 만가지 부정을 가시니 길한 것으로 여긴다.
신딸은 녹타기를 한 다음 신어머니 앞에 정중히 절하고 앉는다.
이때에 신어머니는 신딸의 머리를 풀어준 다음 청수(북, 동, 서 3방위에서 뜬 물)를 솔가지에 적셔 정수리에 세 번 뿌려주며 덕담을 한다, 신어머니는 신딸의 대답을 들은 다음 머라를 따올려 주고 비녀 대신 나무로 만든 동곳을 찔러주며 일러준다,
“네가 천지신명의 뜻을 받아 나를 신어머니로 정했으니 살아생전 긴 머리는 잘라서 신날을 꼬고 짧은 머리는 모아서 신총을 내어 신을 삼아서라도 은공을 갚아라. 그리고 늙어서 내가 세상을 뜨거든 네가 상주가 되어 그 때 머리를 풀거라.”하고 일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