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편의 외도, 이렇게 눈치챘다
늦게 오는 날이면 피곤하다며 곯아떨어져
언제부터인가 남편의 귀가시간이 늦어지고 돌잔치다, 결혼식이다, 모임이다 해서 주말 외출이 잦아졌다. 나는 그저 남편이 바빠서 그렇거니 했고, 그런 남편이 안쓰러워 더 잘 해주려고 노력했다. 혹시 스트레스 받을까봐 왜 늦었는지, 어딜 가는지 꼬치꼬치 묻지도 않았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밤에 잠자리를 피하는 게 갈수록 심해졌다. 하루는 친한 친구 돌집에 간다기에, 나는 안 가도 되겠냐고 물었다. 그냥 혼자 금방 다녀오겠다고 하고 나갔는데, 그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그런데 남편이 돌잔치에 갔다고 얘기하자 무슨 돌잔치냐고 되묻는 것이다. 아뿔싸 나는 그때서야 감을 잡았다.(32세·부천시 역곡동·결혼 3년차·아이 없음)
휴대폰 비밀번호를 바꾸고 못 보던 소지품까지
집에서 쉬는 날에 남편은 휴대폰을 꺼놓는다. 그냥 아무데나 던져놓고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말하는 편이 맞겠다. 주말에 전화 올 데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주말에도 남편의 휴대폰이 울리는 일이 잦아졌다. 남편은 어색한 폼으로 휴대폰을 받아들고 잘 들리지 않는다는 듯, “여보세요, 여보세요”하고 수차례 반복하더니 끊어버렸다. 그런 전화가 자주 오는 듯싶었지만 나도 잘못 온 전화이거니 생각해서 신경을 쓰지 않았다.
일요일 아침을 먹고난 후 10시쯤이었다. 화장실에 앉아 있는데 문밖으로 남편의 전화벨 소리가 들렸다. 남편은 전화를 받더니, 소곤거리는 듯했다. 볼일을 마치고 문을 열려는 순간, 남편의 다정한 목소리가 작지만 또렷이 들렸다. “알았어. 눈치봐서 나갈게. 조금만 기다려.” 나는 순간 눈앞이 깜깜해졌다. 일단 남편이 나가는 것을 그냥 지켜보기로 했다. 나간 후 남편의 소지품을 뒤졌는데, 못 보던 은빛 담배케이스와 라이터가 나왔다. 나중에 남편의 휴대폰 메시지를 확인해보려고 했더니 비밀번호가 바뀌어 있었다. 남편에게 추궁을 하자 발뺌을 하지 못했다. (30세·성남시 심곡동·결혼 5년차·아이 하나)
짜증 잘 내고 감정 기복이 심해져
남편은 자상한 면이 부족하긴 해도 조용하고 무난한 성격 때문에 큰 다툼 없이 잘 지내왔다. 평소 금전관리는 내가 해왔던 터라, 남편은 카드대금이며 각종 공과금과 같은 고지서에는 손도 대지 않았다. 그러던 남편이 카드대금내역서를 보더니 벌컥 화를 냈다. 쓸데없는 데 돈을 많이 쓴다는 것이다. 남편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해 그냥 지나쳤는데 갈수록 집안일에 대한 간섭이 심해졌고 내 옷차림, 머리 스타일에까지 불만을 표시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도 어떤 날은 기분이 좋아져 붕붕 떠다니는 사람처럼 보였다. 자신의 옷차림에도 유난히 신경을 썼고 새벽 1∼2시가 넘어서 들어오는 날에는 술에 취하지도 않은 채 얼굴이 너무 말끔해서 이상한 느낌마저 들었다. 그런 날일수록 더 깊이 숨을 몰아쉬며 곤히 잠든 남편의 모습을 보아야 했다. 나는 남편에게 변화가 왔다는 것을 눈치챌 수밖에 없었다.(29세·서울시 개봉동·결혼 3년차·아이 하나)
▽ 아내의 외도, 이렇게 눈치챘다
평소 만나지 않던 친구들 만난다며 자주 외출
아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간 후부터 아내의 외출이 잦아졌다. 아이가 초등학교 들어갈 때까지 한번도 아내 손을 떠나본 적이 없어, 아내도 이제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는 심정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점점 외출 후 귀가시간이 늦어지고 술을 먹는 날도 많아졌다. 아내나 내가 아는 아내의 친구들은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없는데, 외출하고 늦게 들어오는 날에는 담배냄새가 몸에 배어 있어 ‘혹시?’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곧 지워버렸다. 그런데 아내의 핸드폰으로 걸려오는 전화가 많아졌고, 내가 받는 경우에는 뚝 끊어버리는 일이 잦아졌다. 내가 의심하는 투의 말을 하면, 아내는 화를 내며 싸움이라도 할 태세로 대들었다. 하지만 나중에 모든 사실이 발각되고나서야, 그것이 외도의 징후라는 것을 알았다.(39세·일산시 백석동·결혼 9년차·아이 하나)
옷과 머리, 화장, 소품 등 모든 게 변해
아내는 무척 수수하다. 화장도 잘 하지 않고 맨 얼굴로 다니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것도 나름대로 매력적이다. 아이 둘을 낳고도 처녀 같은 옷차림이 어울릴 정도로 외모도 동안이다. 그런데 아내의 옷차림에 변화가 생겼다. 넉넉한 청바지를 벗어던지고 스커트나 쫙 달라붙는 청바지를 입었다. 쇼핑을 가도 평소 즐겨 입던 스포츠웨어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숙녀복 코너만 돌아다녔다. 화장대 위에는 화장품이 하나둘 늘어가고 나중에는 색조화장까지 한 후에야 외출을 했다. 그런데 외모만 변하는 것이 아니었다. 나에 대한 태도도 변해갔다. ‘어느집 누구는 연봉이 얼마다, 누구는 부인한테 어떻게 잘 해준다’는 얘기를 자주 꺼내 내 자존심을 건드려 싸움이 잦아졌다. 아내에게 나와 비교하고 싶은 딴 남자가 생겼던 것이다. (34세·서울시 불광동·결혼 6년차·아이 하나)
섹스에 불만 갖더니, 나중에는 거절까지
아내는 잠자리에서 적극적이지는 않았지만, 내 요구에는 늘 묵묵히 응해주었다. 그래서 우리 부부의 성생활에는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아내가 점차 나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기 시작했다. 무드가 없다고 타박하거나, 섹스 후에 불만스러움을 토로하는 일이 잦아졌다. 나는 그런 아내와 대화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치밀어오르는 화를 참지 못해 큰 소리를 치곤 했다. 그래서였을까. 아내는 나중에 섹스를 거절하기까지 이르렀다. 부부관계가 소원해지자 대화도 줄었고 둘 사이에 얼음장이 놓인 것처럼 좀처럼 관계가 회복되지 않았다. (40세·과천시 과천동·결혼 11년차·아이 하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