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홍이 빼꼼하고 나왔나 다시 찾은 와룡산 점심 후라 코로 입으로 내쉬는 숨 몇 숨은 더 들썩이며 한걸음 한걸음 헉헉대다 멈추는데 핑크 공주가 꽃이 많아요란다 너만한 꽃이 있을까로 화답을 하니 다리에 힘이 실린다 그새 참꽃은 초록색으로 탈피하고 영산홍은 아직이다는 아재의 말에 가던 길을 돌린다 듬성 듬성 빼꼼해져 있는 꽃 길 짙어지고 있는 나무들 사이 넘어진 나무 기둥들이 파도가 되어 출렁출렁 그사이 강해진 햇살에 손등은 이마를 몇 번이나 스치고 짧은 산길을 길게도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