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량식 다음날부터 공정은 급속도로 진행되었다.
지붕공사 도중 비를 만나 단열재가 젖게되면 낭패다.
마스터 빌더는 천문지리를 꿰뚫고 있어야한다.
지붕공사를 할 때,
겉지붕과 속지붕(내부 천정)을 동시에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겠으나,
일기 상황과 빌더의 능력에 따라 겉지붕 작업을 먼저하여 우천에 대해 완벽한 방수를 한 다음
내부 천정 작업은 나중에 할 수도 있다.
아마 이 현장에선 겉과 속을 동시에 진행한 것 같다.
목재로 발판(아시바)를 쳐 놓은 것으로 보아 그렇게 판단한다.
지붕공사에 빌더 두 팀이 투입되고, 지붕재를 붙일 싱글팀이 합류한 듯하다.
비 소식이 있어 급히 방수쉬트 작업을 하고있다.
개인 살림집과는 달리 업소를 지을 때는 하루하루를 전쟁치르듯 보내기 쉽상이다.
봄에 상량하고 여름에 개업을 한 듯 한데 엄청 스피드를 낸 것 같다.
모조리 수공으로 하는 일이라 그러하기도 하지만,
창과 목문을 수제로 하고, 바닥에 타일 대신 돌을 깐 것과
실내외 육송난간 작업 등등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일들이 많았던 것 같다.
방수쉬트까지 입혔으니 이제 한시름 놔도 되겠다.
공정은 이미 60%를 넘어서고 있다.
지붕재는 싱글을 선택했다.
기와를 올리지 못한것이 지금도 아쉽다.
주황색 유럽식 변색기와를 올렸더라면 훨씬 더 좋았을 텐데...
모든 건 돈 문제로 귀결된다. ㅠ
현관 지붕도 형태를 잡았다.
외부벽에는 osb 대신 방수합판을 사용하고 있다.
합판의 선택은 깊은 연구가 필요하다.
연구하면 할수록 골머리만 아픈 게 문제지만...ㅋ
아는 게 병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외부용 퍼팅후 테라코 랜덤을 발랐다.
깨끗하기는 하지만 휑해 보여 파벽타일을 조금 가미했다.
역시나 파벽 타일은 날린다.
가볍다.
내 스타일이 아니다.
현실적 대안이 없기도 했지만,
좀더 진중한 선택을 했더라면 좋았을 걸 하는 후회가 남는다.
조경은 어지럽다.
죄 비틀어 키운 소나무가 좋아보이는 천박함이 사라져야할 때도 됐는데...
언제까지 구부러진 소나무가 대접을 받을 지...
조경만큼 왜색이 짙은 직종은 아마 없을 것이다.
비틀어 키우는 소나무, 이발한 향나무, 세워 심는 돌, 축대 쌓고 영산홍 심는 모습 등등
거기다가 연못 속에 조명달고, 모터로 물을 돌리는 것하며...
중국 돌다리 걸치는 것 까지...
어느 것 하나 자연스런 자연이 아니니...
우리의 전통 조경은 어디로 사라져 버린 걸까??
루바 붙인 것을 보고 장탄식을 한다.
보고 또 보고...
보면 볼수록 울화가 생겼다.
사실 그림과 같이 붙이면 시공하기 쉽다.
그러나 도리와 같은 방향으로 결이 생겨 도리의 멋을 감하고 있다.
을지로에 타일 사러 간 사이에 이렇게 다 붙혀 놓았으니...
다 뜯고 새로 하라고 할 수도 없고...
결국 다르게 변신하게된다. (다음편에...)
화장실과 카운터 사이에 파티션을 세웠다.
곡선벽을 만들기 위해 금속재료를 선택했다.
갈바륨 1.2T를 롤링과 벤딩기로 구부리고 용접한다.
동분을 투명라커와 혼합하여 칠하고 질산으로 표면을 부식시켰다.
질산과 물을 번갈아 칠하며 충분한 부식이 일어났을 때
물로 씻고, 투명락커 도장으로 마무리했다.
통나무와 적삼목 기와, 더글러스 퍼 수제 창호, 멀바우 마루재, 황토메지의 청돌 바닥 타일과 함께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 ( ㅋㅋ 자랑질 하고는...)
이집에서 가장 탁월한 선택은 바닥에 깐 청돌이다.
청돌사이엔 황토와 모래 백시멘트를 섞어 삼합토를 만든 메지를 넣었다.
물론 돌아래 난방용 파이프를 심었다.
바닥난방을 하는 것이 히터나 열풍기사용과는 비교치 못할 만큼 좋다.
효율은 좀 떨어질지도 모른다.
흔히 소모된 유류대비 발열량으로만 생각하자면
고속도로 휴게실에 설치된 열풍기가 최고 일 것 같지만,
열풍기 앞에 코를 대고 일분만 있어보면 알게 될 것이다.
모두 에너지,효율,단열 등등 온도만 이야기를 하지만 온도보다 앞서야 할 것이 쾌적성이다.
쾌적성은 열보다는 습도에서 오는 것이고, 온도계등 바로메터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고,
아기의 코로 판단하는 것이다.
이것을 간과하고서야 집 이야기는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건 그렇다치고,
바닥의 돌을 덮히는 축열 난방은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인가?
아마도 미세한 먼지가 날릴 것이다.
온돌 난방의 문제점인데... 신발은 신고 다니는 공간이라 조금 더 그렇다.
심각하지는 않겠지만 엄격히 따지자면 그런 것이다.
우리 모두 공중부양법과 순간이동법을 익혀야 해결될 것이다. (움!하하하)
첫댓글 이렇게 멋진 집을 설계하고 지으신 분도 집주인도 다 부럽기만 합니다
닿으면 기대되구요,,,
노골적인 칭찬에 살짝 쑥스럽습니다.ㅎㅎ
익산의 레스토랑?
딩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