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각 카메라 제조사별로 천체 촬영에 적합한 카메라를 살펴보도록 하자. 여기서는 가장 많이 사용되는 35mm SLR 카메라를 주로 다루고 중형 카메라 중에서는 펜탁스 67에 대해 알아본다.
그러나 기계식 카메라치고는 가격이 상당히 비싸다. 50mm f1.4 렌즈를 포함하여 신품이 70여만원 정도이며 중고도 40~50만원이나 한다.
FM2 는 크게 세 가지 버전이 있다. 가장 구형은 카메라 뒷뚜껑을 열어보면 셔터막에 벌집 무늬가 있고, 플래시 동조 속도가 1/125초이다. 중간 버전은 플래시 동조 속도가 1/250초로 올라간 것이 차이가 나고, 보통 New FM2 또는 FM2n 이라고 부르는 마지막 버전은 플래시 동조는 1/250초에 셔텨막에 무늬가 없다. 그 외 몸체를 티타늄으로 만든 FM2/T가 있는데 가격만 비싸고 기능엔 차이가 없다. 다만 티타늄 바디는 내구성이 더 뛰어나다.
천체 촬영용으로는 어떤 것을 사용하더라도 무방하다. FM2는 우리나라의 아남에서 라이센스하여 생산하고 있다. 시중에 나가보면 일제 FM2라고 해서 아남 것보다 조금 비싼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데 사실은 전혀 차이가 없다. 티타늄 모델을 제외하면 모두 아남에서 조립해서 수출한 것을 역수입한 것이다.
FM2가 좋긴 하지만 가격이 부담이 된다면 FM2의 이전 버전인 FM도 괜찮은 기종이다. 중고로만 구할 수 있고 가격은 30만원대다. FM2에 비해 기능이 조금 떨어지긴 하지만 천체 촬영에는 아무 지장이 없다. 한편 FM2의 하위 기종인 FM10도 있는데 이것은 몸체에 플라스틱을 많이 써서 내구성이 좀 떨어진다는 의견이 있긴 하지만 역시 천체 촬영엔 별 이상이 없다.
니콘의 수동 카메라 계보에는 니콘이 자랑하는 그 유명한 F 시리즈가 있다. FM2는 F 시리즈에 비하면 아마추어용 보급품이다. F 시리즈란 바로 F, F2, F3, F4, F5이다. F2까지는 완전한 기계식이고, F3는 기계/전자식이며, F4부터는 자동초점의 완전한 전자식 카메라이다. 따라서 F4 이후로는 천체 촬영에는 부적당하다.
이중 F2 와 F3 는 기계식 카메라의 명기로 소문나 있다. 이들은 프로용이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아마추어용 기종인 FM2 와는 내구성이나 신뢰성, 악세사리의 다양성 면에서 비교할 수 없다.
F2 는 완전 기계식이다. 요즘의 첨단 AF 카메라에 비하면 기능도 별로 없고 사용하기도 불편하지만, 망치 대용으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라는 견고성과 어떤 악조건하에서도 촬영을 보장하는 신뢰성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다만 튼튼한만큼 무겁다는 것이 단점이다. 따라서 접안부가 부실한 망원경에 장착하면 접안부가 처질 염려가 있다. 노출계의 차이에 따라 F2, F2A, F2AS 등이 있다.
F3 는 전자식 셔터이지만 B셔터는 기계식으로 동작하는 하이브리드형이다. 또한 T 셔터를 사용할 수 있다. 비교적 가볍고 지금도 인기가 있는 니콘의 명품으로 매우 훌륭한 카메라다. 기능적으로는 기계식에서 전자식으로 넘어가는 중간 단계의 카메라다.
초기의 F3 이후, 파인더 시야율이 100%인 F3HP가 있으며, 기자들에게 공급되어 그 명성을 날렸던 F3P가 있다.
천체 촬영적인 면에서 본다면 F2와 F3는 미러업이 되고, 웨이스트 레벨 뷰파인더를 장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그러나 그 외의 면에선 FM2나 별 차이가 없으며, 오히려 무게가 무거운 것은 단점이 된다.
가격면에서도 F3의 경우 신품이 150만원에 달할 정도로 매우 비싸다. F2는 바디만 중고가 40~50만원 정도에 거래되며, F3 바디 역시 중고가 60~80만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현재 F3의 경우 F3HP가 널리 유통되고 있다.
▣ 니콘
천체 촬영용으로 가장 널리 쓰이는 카메라로는 니콘 FM2를 꼽을 수 있다. FM2는 기계식 카메라의 명기로 불리는 뛰어난 카메라로, 아직까지도 신품이 생산되고 있다. FM2는 천체 촬영에 적합하도록 가벼운 몸체에 다중 노출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핀트 스크린 교환도 가능하고, 셀프타이머를 이용하면 미러 업 기능도 사용할 수 있으며 라이트 앵글 뷰어를 장착하면 구도를 편리하게 잡을 수도 있다. 또한 니콘의 풍부하고 다양한 렌즈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일단 펜탁스 K 마운트의 수동 기종에 국한하여 살펴보도록 하자. KM, KX, K1000, MX가 기계식 카메라이며, K2, ME, ME Super, MV, MG는 전자식 카메라이지만 B셔터는 기계식으로 동작한다. 이 중에서 천체 사진에 가장 적합한 기종이라면 단연 MX 를 꼽을 수 있다.
MX 는 매우 작고 가벼우며 완전한 기계식이라 천체사진에 가장 적합하다. 단 다중 노출이나 미러업은 지원하지 않는 것이 단점이긴 하지만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
MX는 중고시장에서 흔히 구할 수 있고 가격도 저렴하여 50mm f/1.4 렌즈를 포함하여 20~25만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니콘 FM2 다음으로 천체 촬영에 많이 사용되는 카메라가 MX이다.
그 외 ME나 ME Super도 천체 촬영용으로 훌륭하게 사용될 수 있다. 그러나 ME는 B셔터 외에는 사용자가 셔터 속도를 임의로 조절할 수 없어 활용 범위가 좀 좁다는 것이 단점이다.
가격도 ME는 중고가 15만원 내외로 싸고, ME Super는 MX 와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한다. 그 외 K2나 K1000 같은 K 시리즈 카메라들은 덩치가 크고 묵직하며, 오래되어서 중고시장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없긴 하지만 구할 수만 있다면 가격은 10~15만원 정도로 매우 저렴하다. 특히 K2는 미러업에 다중 노출도 지원하는 고급 기종이다.
또한 펜탁스가 자랑하는 LX가 있는데 이것은 프로용 카메라로서, 펜탁스에서 80년도에 창사 60주년을 기념하여 만든 최고급 카메라로 지금까지도 한정 생산되고 있다.
LX는 신품과 중고를 막론하고 국내에서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이고, 가격도 중고가 80만원선으로 매우 비싸다. 그러나 최고급 기종답게 미러업이며 파인더 교환 등의 고급 기능이 완비되어 있으며, 내구성이 좋아 펜탁스 매니아들이 가장 가지고 싶어하는 기종이다.
물론 천체 촬영용으로만 생각하면 저가의 MX에 비해 크게 나을 것은 없다.
앞서 말한 스크류 마운트 기종은 렌즈 마운트가 나사산 모양으로 렌즈를 돌려서 끼우게 되어 있는 것으로 60년대의 펜탁스 스포트매틱 시리즈가 이 기종에 해당된다. 스포트매틱은 당시에는 대단한 명기로 인정받았지만 지금은 워낙 오래되어 찾아보기 힘들다.
스포트매틱 기종 역시 좀 무겁고 투박하긴 하지만 천체 촬영용으로는 괜찮다. 그리고 스크류 마운트 렌즈는 구하기가 어렵긴 하겠지만 찾기만 하면 가격은 매우 저렴하다. 카메라 자체도 50mm f/1.4 렌즈 포함하여 15만원 내외로 저렴하게 구할 수 있다.
▣ 펜탁스
펜탁스에도 35mm 수동 카메라는 매우 다양한 모델이 구비되어 있다. 펜탁스 수동 기종은 크게 60년대의 스크류 마운트 기종과 70년대의 K마운트 기종이 있는데, K마운트는 변형을 거쳐 AF 시대인 요즘도 사용되고 있다. 니콘과 마찬가지로 펜탁스도 렌즈 마운트가 호환이 되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국내에선 펜탁스 기종의 시장 점유율이 워낙 적어서 수동 렌즈를 구하기가 힘들다.
이보다 더 구형인 FT, FTb 등은 완전 기계식이라서 이것을 천체 촬영에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긴 하지만 무겁고 투박하며, 무엇보다도 구형 수동 기종에 쓰이는 FD 렌즈는 최신의 EOS 시리즈에 쓰이는 EF 렌즈와는 호환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다양한 교환 렌즈를 구하기가 무척 힘들다.
캐논의 수동 기종 중에 New F-1이라는 기종이 있는데, 이것은 니콘 F3 나 펜탁스 LX 에 비교될만한 수동의 최고급 기종이다. 중고도 깨끗한 것은 100만원에 육박하는 비싼 기종이며, 프리즘이나 스크린 교환 등 고급 기능을 지원한다. 천체 촬영용으로 적합하긴 하지만 카메라 바디의 무게가 무겁고 가격이 비싸다.
▣ 캐논
캐논은 최근의 카메라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메이커다. 그러나 천체 촬영용으로 적합한 수동식 카메라 기종은 드물다. 우선 최근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기종인 EOS 시리즈들은 전부 전자식 카메라이고, 구형의 수동 기종 중에서 흔히 보이는 AE-1, A-1, T-90 등도 전자식 셔터라서 장시간 노출에는 적합하지 않다.
이보다 좀 더 구형인 SRT 기종은 완전 기계식이고, XD, XG 시리즈들은 B셔터가 전지 없이 동작하므로 쓸만하다. 그러나 미놀타 역시 구형 수동 렌즈인 MD 렌즈는 최신 알파 마운트에 호환되지 않으며, 중고 MD 렌즈를 시중에서 구하기가 매우 힘들다.
▣ 미놀타
미놀타도 천체 촬영에 한정한다면 캐논과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최신 알파 기종-삼성에서 라이센스 생산하는 것은 다이낙스란 모델명이 붙지만 기본적으론 같다-들은 전자식 카메라이다. 중고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델은 미놀타 X-700과 그보다 기능이 조금 단순한 X-300인데, 이들은 전자식이라 장시간 노출엔 적합하지 않다.
실제로 카메라 업계에서 고급 브랜드로 치는 콘탁스, 롤라이, 핫셀블라드 등은 모두 칼 자이스에서 만든 렌즈를 사용한다. 이에 걸맞게 가격 역시 매우 비싸다. 그러나 칼 자이스 렌즈는 사실 천체 사진엔 그다지 적합하지 않다는 말도 있다. 일반 사진을 찍으면 색깔이 화사하게 살아나서 그야말로 환상적이지만, 천체사진에선 별이 조금 부은 듯한 느낌이 든다고 한다. 또 렌즈는 물론 카메라 가격도 무척 고가이다.
콘탁스 기종은 대개 전자식이고, 기계식 기종은 S2와 S2b가 있는데, 기능적으로는 FM2와 별 차이도 없는 것이 가격은 두 세배가 넘는다.
한편 또 다른 브랜드인 야시카는 저가형 기종이다. 야시카 기종들은 콘탁스와 마운트를 공유하므로 콘탁스용 칼 자이스 렌즈를 야시카 카메라에도 끼워서 사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칼 자이스 렌즈를 써보고 싶지만 콘탁스 카메라가 너무 비싸 엄두를 못내는 사람들이 야시카를 찾는 경우도 있다. 물론 야시카 자체 브랜드로도 렌즈가 생산되고는 있지만 종류도 빈약하고 국내에서 구하기도 어렵다.
야시카 기종 중에서 천체 촬영에 매우 적합한 기종이 있는데 바로 FX-3이다. 완전 기계식이고 기능은 그야말로 꼭 필요한 것만 갖추고 있다. 본체는 플라스틱이어서 싸구려 느낌이 들긴 하지만 중고가 15만원 이하로 가격이 매우 싸다. 단 표준렌즈 외의 렌즈를 구하기는 힘들고, 칼 자이스 렌즈를 구할 수는 있지만 가격은 무척 비싸다.
▣ 야시카/콘탁스
야시카와 콘탁스는 모두 일본의 교세라 그룹의 자회사이다. 콘탁스는 원래 독일 칼 자이스사의 고급 카메라 브랜드였는데 일본으로 넘어간 것이다. 그래서 콘탁스용 렌즈는 칼 자이스에서 생산한다. 칼 자이스 하면 독일 정밀 광학기기의 대명사로 여기서 만들어지는 렌즈들은 세계 최고의 광학 성능을 자랑한다.
R 시리즈 중 R5, R6, R6.2 등은 기계식이고, R7과 R8은 전자식이다. 이들 라이카 카메라들의 가격은 엄청나게 고가이다. 렌즈 하나에 150만원, 200만원은 보통이고 400만원짜리 렌즈도 즐비하다. 필자가 아는 사람은 라이카 렌즈를 3개 팔아서 다까하시 FS102와 EM200을 장만할 수 있었다고 할 정도다.
그러나 전문 사진가들에게는 라이카 카메라가 고급 기종이긴 하지만, 그것은 렌즈가 좋다는 것이지 카메라 바디는 사실 별 것이 없다. R6.2에 50mm f/1.4 렌즈를 끼우면 가격이 400만원에 육박하는데, 천체 촬영용으로 보자면 기능적으로 FM2보다 나을 것이 하나도 없다.
▣ 라이카
라이카는 35mm 판형을 처음 만든 회사로 최고급 카메라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다. 여기서 만드는 카메라는 M 시리즈와 R 시리즈가 있는데, M 시리즈는 레인지 파인더형이고 R 시리즈는 SRT 방식이다. 지금도 인기를 누리며 고가에 거래되고 있는 M6는 레인지 파인더형 카메라의 최고봉이다.
저가의 카메라로는 러시아제 제니트를 빼놓을 수 없다. 이것은 카메라 바디와 50mm 표준 렌즈 및 300mm 망원렌즈가 세트로 박스에 담겨서 팔리는데 20만원 내외에 구할 수 있다. 국내 시판 초기에는 어처구니 없을 정도의 상당한 고가로 팔리기도 했다. 300mm 망원렌즈는 일반사진용으로는 엉망이지만 천체사진용으로는 가격대비 성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니콘이나 캐논의 300mm 망원렌즈를 사려면 저렴한 제품도 100만원이 넘게 드는 것에 비하면 매우 저렴하다. 단, 제니트 카메라 바디는 거의 장난감 수준이고, 따라오는 50mm 표준 렌즈도 별로 좋지 않다. 그래서 300mm 망원렌즈만 니콘이나 펜탁스에 맞게 마운트를 개조하여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기타
미국에서는 올림푸스 기종이 의외로 많이 사용된다. 특히 중고 OM-1 기종은 작고 가벼운 바디에 미러업까지 지원하여 천체 촬영용으로 인기가 높지만 우리나라에선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신품으로는 OM-3Ti와 OM-4Ti가 나오긴 하지만 가격도 비싸고 우리나라에선 렌즈는 물론 바디도 구할 수가 없다.
중형 카메라 메이커는 645판에서는 펜탁스, 마미야, 젠자 브로니카, 후지가 있고, 66판에서는 핫셀블라드와 롤라이가 대표적이며, 67판에서는 펜탁스와 마미야, 그리고 69판으로는 후지가 있다. 이중에서 천체사진용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이 바로 펜탁스 67 카메라이다.
대부분의 중형 카메라들은 웨이스트 레벨 파인더가 기본이어서 일반 35mm 카메라와는 쓰는 느낌이 좀 다르다. 그러나 펜탁스 67은 35mm 카메라를 크기만 크게 만든 것처럼 생겼고 실제 사용법도 35mm 카메라와 동일하다. 중형 카메라 중에서는 가격도 저렴하고, 성능이 뛰어난 펜탁스 렌즈를 사용할 수 있으며, 특히 천체 촬영용으로 망원경에 연결하기가 용이한 것이 장점이다.
상당한 고가에도 불구하고 중형 카메라를 사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필름의 크기 때문이다. 67판 필름이면 면적으로 따져서 35mm 필름(24x36mm)의 네배가 넘는다. 자연히 같은 크기로 인화하여 사진을 뽑으면 중형 쪽이 확대가 덜 되므로 훨씬 더 곱고 선명한 사진이 된다.
특히 별자리나 은하수 사진을 찍은 것을 35mm 와 67판을 비교하면 도저히 비교가 안될만큼 별이 미세하고 작게 찍힌다. 이 때문에 많은 베테랑 천체 사진가들이 67판 카메라를 애용하고 있다. 그러나 67판에도 단점이 있다. 우선 카메라 본체나 렌즈의 가격이 비쌀 뿐더러, 크기가 크고 무게도 많이 나간다. 펜탁스 67은 바디 무게만 2.3kg이다. 필름이 크기 때문에 필름 자체의 가격도 비싸고, 현상료도 비싸다. 게다가 렌즈만 가지고 찍을 때는 몰라도 망원경을 연결해서 찍으려면 대개 망원경의 이미지 서클이 작아서 35mm 카메라에선 문제가 없지만 67판으로 찍으면 주변부가 어둡게 나오는 비네팅 현상이 발생한다. 특히 반사나 카타디옵트릭 방식의 망원경들은 이미지 서클이 작아서 67판을 붙일 수가 없고 굴절 망원경들 중에서도 비싸고 고급인 일부 기종들만이 67판을 지원한다. 이런 모든 단점에도 불구하고 일단 67판으로 찍은 사진을 한 번 보면 35mm와는 비교가 안되는 화질에 마음이 끌릴 수밖에 없다.
펜탁스 67은 크게 세 가지 모델이 있다. 우선 미러업이 되지 않는 구형 모델이 있고, 미러업이 지원되는 신형 모델, 그리고 최근에 나온 67II 모델이 있다. 67II 모델은 TTL 플래시, 스폿측광과 조리개 우선 모드 등 여러 가지 자동 기능이 추가되었지만 값만 비싸졌을 뿐이고 천체 촬영용으로는 차이가 없다. 중형 카메라의 경우 거울이 커서 미러 충격이 크므로 되도록 미러업 기능이 지원되는 신형 모델이 좋다.
펜탁스 67은 셔터가 전자식이며 B셔터에서도 전지를 소모한다. 그래서 장시간 노출시에는 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경우는 외부 배터리팩을 연결하거나, B셔터만 기계식으로 동작하도록 개조하여 사용한다. 최근에는 별도로 판매되는 간단한 장치를 이용하여 개조하지 않고 전지를 빼고서도 B셔터를 사용할 수 있다.
펜탁스 67은 105mm f/2.4 렌즈가 표준으로 딸려 나온다. 67II가 아닌 67 신형 모델의 경우는 중고 가격이 120~130만원 정도이고 구형 모델은 그보다 약간 싸다. 67II 모델은 최근에 나와서 가격이 많이 비싸다. 렌즈는 다양한 초점거리가 많이 나와 있는데 가격은 대개 100만원 이하로 중형치고는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 중형 카메라 - 펜탁스 67
지금까지 살펴본 카메라들은 모두 35mm SRT 기종이다. 중형 카메라라고 함은 필름의 세로폭이 60mm인 120 또는 220 필름을 사용하는 카메라를 말하는데, 필름의 가로폭은 기종에 따라 틀리다. 중형 카메라에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645(6cm×4.5cm), 66(6cm×6cm), 67(6cm×7cm), 69(6cm×9cm) 등으로 나눈다.
카메라 구입 가이드
보다 저렴한 기종을 선택한다면 야시카 FX-3나 캐논 FTb, 니콘 EM 등을 15만원 이하에서 구할 수 있다. 그러나 천체 촬영뿐만 아니라 일반 사진 촬영까지 고려한다면 니콘 FE2나 펜탁스 ME Super 등 조리개 우선 모드가 지원되는 기종을 구하는 것도 좋겠다.
물론 좀 더 고급 기종을 원한다면 니콘 F3나 펜탁스 LX, 캐논 F-1 등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천체 촬영용 카메라에는 요즘의 전자식 카메라와 같은 첨단 기능들은 아무 쓸모가 없다라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B셔터가 기계식으로 동작하고, 렌즈를 교환할 수 있으면 그걸로 그만이다. 그 이상의 다른 기능들은 있으면 편리하고 없으면 그만이다. 조리개 우선 모드니, 스폿 측광이니, TTL 플래시 동조니, 고속 셔터 스피드니 하는 것들은 천체 촬영에는 아무런 쓸모가 없다. 다만 겨울철 혹한에도 확실하게 작동이 보장되는 튼튼한 바디가 최선이다.
또한 라이카와 같은 고급 기종들은 일반 사진 촬영에도 사용할 것이라면 몰라도 천체 촬영용으로 사용하기에는 지나치게 고가이므로, 라이카에 투자할 돈으로 망원경을 고성능으로 장만하는 것이 훨씬 낫다. 사실 망원경을 이용한 천체 촬영에는 카메라 바디의 성능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기억해 두어야 한다.
또한 별자리 사진이나 일주 사진을 촬영하려면 카메라 렌즈를 사용해야 한다. 천체사진에는 다양한 화각이 필요하므로 다양한 초점길이의 렌즈를 구비해야 한다. 따라서 렌즈를 얼마나 쉽고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가라는 것 역시 카메라 선택의 중요한 문제이다.
이런 여러 가지 점을 고려할 때 천체 사진용 카메라로는 역시 니콘의 F2와 FM2가 가장 추천할만한 기종이라고 생각된다. 특히 FM2의 경우는 프로사진작가들에게도 서브 바디로 애용될 정도로 일반 촬영에도 상당히 편리하고 신뢰성 있게 사용될 수 있다. 또한 색감이 따뜻한 캐논 렌즈와는 달리 니콘 렌즈는 샤프니스와 콘트라스트가 뛰어나 천체사진에 매우 적합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앞서 말한 여러 카메라들이 천체 촬영용으로 모두 적당하긴 하지만, 그 중 가장 적합한 카메라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대개 니콘 F2와 FM2를 꼽을 것이다. 그 다음엔 펜탁스 MX가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