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 경비 초소 22
"일은 일대로 힘들고 다른 데 오르는 데 여기만 안 올르고 미치겄다."
"그러게, 다들 그럴텐데"
"그러지 말고 형 우리들 한 번 도와줘라."
"내가 뭘 도와?"
"형이야 이까짓 것 안해도 되잖아."
"그래서?"
"형, 요번 달에도 월급 안 올려주면 파업하자 우리."
"뭐, 그럴까? 요 새끼들 골탕 좀 먹어보라고 재미있겠는데?"
"아니, 그게 아니라 아, 이 형 참, 우리들한테는 심각한 거라니까....?"
"그래, 그러지 뭐 요번에 좋은 일 한 번 하는 거지 뭐. 그래 어떻게 핳 건데?"
성훈이 잠깐 생각에 잠겼다.
"일단 뜻을 모아야지. 내일 아침이나 먹자 그러자. 그리고 형이 말 좀 해 내 얘기보다는 더 먹힐 거고 뭐 잘 못 되면 형이 총대 매 형이야 이거 안다녀도 되잖아?"
"그래? 그러지 뭐. 야 그럼 내일 다 모이라고 해."
밤을 새우다시피 한 그들의 몰골이 단정할 리는 없었다.부스스한 머리에 눈꼽을 채 떼지 못한 여섯명이 각자 해장국 한 그릇을 앞에 두고 소주잔을 들었다. 주된 안주는 물론 업무에 대한 불만과 푸념이었고 경비실장을 비롯한 관리실이나 동 대표에 대한 험담이었다. 그 와중에 창근이 불쑥 말을 꺼냈다. 무성의 하고 경솔해보이는 말투였다.
"이 번 달에도 월급 안 올려주면 파업하자."
성훈은 기민하게 그들의 표정을 살폈다. 동요하는 빛이 없었다. 아니 아예 무관심한 표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