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우는 뻐꾸기]
-윤상현
성철리 마을 일용이는 80을 갓 넘었다. "일용아. 일용아. 해 저물었다. 빨리와 발 씻고 저녁 먹어라."
어스름한 저녁이면 어김없이 일용이 노모의 목소리가 동네에 울려 퍼진다. 허리가 꿋꿋한 일용이 노모는 지팡이도 짚지 않고 어기적어기적 골목길을 나서며 아들을 부른다.
일용이는 엄마가 두 분이 계셨다. 일용이가 젊었을 적에 아버지는 일찍 세상을 뜨시고, 큰 어머니 작은 어머니 두 분과 함께 살았었다. 일용이가 일터에서 일하고 돌아오면 일용이 큰 엄마와 작은 엄마가 마루에 앉아 일용이를 맞이했었다. 두 엄마는 친자매처럼 의가 좋았다.
옛날 일용이 아버지가 결혼 후에 금슬이 좋았지만 오랫동안 아이가 없었다. 대를 잇기 위해 아버지는 본 부인과 상의해서 첩을 얻기로 했다. 첩에게 아들이 태어났다. 태어난 아들은 갓난이 적부터 주로 큰 엄마의 품안에서 자랐다. 낳아 준 엄마의 젖을 먹는 시간 외에는 큰 엄마의 품안에 있었다. 젖을 뗀 다음부터는 먹고, 입고, 자는 일상생활의 전반을 큰 엄마와 함께 했다.
일용이는 오랫동안 큰 엄마에게는 큰 엄마라 부르지 않고 '엄마'라고 불렀고, 자기를 낳아 준 엄마에게는 처음부터 '작은 엄마'라고 불렀다. 큰엄마가 자신을 낳아 준 친엄마로 알고 자랐다. 그런데 초등학교 입학한 후에 우연히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그래서 어린 그는 자연스럽게 엄마가 둘이다,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그 후부터 어느 순간, 자기를 낳아 준 엄마를 '작은 엄마' 자기를 키워 준 엄마를 '큰 엄마'라고 호칭하게 되었다.
세월이 흘러 큰엄마가 먼저 세상을 뜨셨다. 이제 자기를 낳아 준 친 엄마만 남았다. 그때는 일용이는 환갑을 훨씬 넘겼다. 일용이는 그 때부터 밤이면 밤마다 80이 넘은 노모와 함께 한 방에서 한 이불을 덮고 잠을 자기 시작했다. 일용이는 엄마의 깊이 패인 얼굴을 만지기도 하고, 엄마의 엉성해 진 손을 붙잡고 오늘 하루 동안 있었던 일, 또는 옛날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잠 들곤 했다. 일용이는 이렇게 20여 년간 엄마와 잠자리를 함께 하였다. 일용이는 100세 가까운 엄마의 품에서 천진한 어린 아이가 되었고, 일용의 노모는 아들을 젖먹이 아이가 품 안에 안겨 있는 것처럼 사랑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찬바람이 부는 초겨울 어스름한 저녁, 일용이 엄마는 두꺼운 옷을 걸쳐고 집을 나서자 어김없이 일용이 노모의 목소리가 동네에 울려 퍼졌다.
" 일용아, 일용아, 해 저물었다. 일용아 일용아 해 저물었다."
어디에선가 뻐꾸기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
첫댓글 기본 창작구조(구성)는 됐습니다. 다음 두 가지를 유념하여 작품 만들기를 해 보시기 바랍니다.
1. 제목은 그냥 <뻐꾸기>로 하는 것이 창작성을 훨씬 높일듯 합니다. 일용 친모는 뻐꾸기니까요.
2. 창작의 절대 조건은 상상적 허구적 세계를 창작한다는 것과 두 번째는 구체적 세계를 형상화한다는 것입니다. 구체적이란 영어로는 detail이라고 합니다. 세세한 묘사를 의미한다고 이해하면 될 것입니다.
현재의 문장은 디테일이 아닌 요약서술입니다. 그 동안에 있었던 일을 몰아서 설명하는 문장법이지요.
요약서술을 디테일한 묘사로 바꿔 보세요. 큰엄마와 작품 엄마 사이에서 부대끼며 살아가는 모습 중 대표적인 사례 한 가지 정도,
그리고 큰엄마와 작품엄마가 함께 잘 어울려 살아가는 모습을 현장 이야기로 묘사해 보세요. 탁란을 생각하며 형상화 하면 좋은 결과가 될듯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탁란에 관한 자료를 찾아보세요.
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