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에 대하여 드는 생각 두 번째
결혼 시즌이 되면 여기저기서 쳥첩장이 날아온다. 반가운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부담이 더 클 때도 있다. 막상 결혼식에 참석한다 해도 신랑 신부를 축하하고 축복하는 일보다는 밥 먹는 일에 더 치중하는 일이 허다하다. 식당은 많은 하객들로 붐벼 밥 먹는일 조차 편안하지 않다.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든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결혼식에 초대 받았을 때 기꺼이 결혼식에 참석해서 새롭게 출발하는 신랑 신부에게 진심어린 마음으로 축하하고 축복해 줄 수 있는 정도의 사이만 결혼식에 초대하면 좋을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지금의 결혼식 문화에 문제의식은 가지고 있지만 내가 뿌린 만큼 거둬야 된다는 생각 때문에 이 불합리한 관습이 쉽게 고쳐질 것 같지는 않다. 결혼식 진행 방식도 진지함이 결여된 이벤트위주의 진행은 숭고한 결혼의 의미가 잘 전달되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든다, 결혼 준비 과정에서도 혼수로 인해 양가가 갈등을 겪는 경우가 많아 결혼의 의미가 퇴색되기도 한다. 요즘은 스몰웨딩이라고 해서 가까운 가족끼리만 모여 결혼식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부모님은 이제 부모를 떠나 새로운 가정을 꾸리고 첫걸음을 뗀 자녀들을 축복하고 응원하며 신랑 신부는 그동안 키워주신 부모님께 감사를 드리며 앞으로 부부로서 서로 사랑하고 헌신하므로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겠노라고 가족들 앞에서 다짐함으로 결혼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길 수 있을 것 같다. 허례 허식을 과감히 버린 조촐하지만 의미있는 결혼식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내가 결혼할 때만 해도 결혼은 나이가 차면 당연히 거쳐야하는 과정으로 생각했다. 요즘은 비혼시대라고 할만큼 결혼에 대하여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다. 청년실업시대로 인한 경제적인 이유도 있고 여성들의 적극적인 사회 참여로 자기실현의 이유로, 또 그 어디에도 구속되지 않고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열망 때문에 결혼을 포기하기도 하고 늦추기도 해 20대 신랑 신부가 드문게 현실이다. 또 혼자 밥 먹고 혼자 술 먹는다는 뜻으로 혼밥, 혼술이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서로 뜨겁게 사랑해서 결혼해도 행복하게 잘 산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드라마에서처럼 결혼에도 인턴제도가 있다면 좀 더 잘 살 수 있을까. 부부는 평생원수라는 편히 웃을 수만은 없는 이야기도 있듯이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남녀가 갈등을 겪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평생 함께 해야 할 배우자를 선택할 때에는 대화가 잘 통하는지 가치관이 같은지를 우선 기준으로 삼으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서로 지쳐있을 때에는 에너지를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그 이외의 것은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상대의 생활 방식에 대해 존중해주고 서로 배려해준다면 나와 다름이 나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고 나를 성장시켜 더욱 조화롭고 풍요로운 결혼생활이 되지 않을까 싶다. 모든 식물이 끊임없이 햇볕과 공기와 물이라는 양분을 먹고 자라듯이 결혼생활도 끊임없이 영양분을 주어 가꾸어야 할 대상이다. 요즘에는 마치 유행이기라도 한 듯이 졸혼이라는 용어가 회자되고 있다. 말 그대로 결혼을 졸업하고 각자의 공간에서 서로 간섭하지 않고 각자의 라이프 스타일대로 즐기며 살자는 것이다. 뒤늦게나마 편안함을 추구하고 나의 즐거움을 추구한다는 면에서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썩 유쾌하지는 않은 것 같다. 같은 공간에서도 상대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인정해주고 서로를 존중해주고 배려한다면 행복한 부부로 남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