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에 입학하면서 신분이 구별되는 현실]
- 고교 교육이 사회의 양극화 현상을 완화하는 사다리 역할을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
1. 경제력이 학생의 미래를 좌우하는 사회적 현상
며칠 전에 동창회에 갔다가 건축업등으로 수십억의 재산을 모은 친구한테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내가 학교의 선생이라고 하니까 자랑삼아 이렇게 말했다. 자기 손자가 제주의 국제학교에 다니는데, 1년에 학비가 약 6천만원 정도이지만 외국에 나가는 것보다 싸고 교육만족도가 높다고 하였다. 그가 학비로 6천만원을 말할 때는 애완견 껌값처럼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고 많이 놀랐다. 그러나 가난한 학생들은 정반대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생활하고 있다.
일반고에 와서 근무한지 1년! 그간 지켜보니까 어떤 학생은 가난해서 저녁에 아르바이트를 하고, 등교해서는 모자란 잠을 보충하느라 복지부동(伏地不動)보다 더한 낙지부동(낙지의 빨판이한번 붙었다 하면 잘 떨어지지 않는 모습을 비유)의 자세로 잠을 자다가 겨우 점심 식사할 때만 일어나는 학생도 있는 것과 완전 딴세상의 이야기처럼 느꼈다. 요즘, 형편이 어려워서 4년간 등록금을 대출받아서 대학을 졸업해도, 운이 좋아 곧바로 취업한다고 가정하자. 열심히 절약해서 혼자 그돈을 갚게되면, 최소한 5년간은 근검절약하면서 눈물 젖은 빵을 먹어야 한다. 그래서 금수저, 은수저, 동수저, 흙수저를 물고 태어났느니 하는 유행어가 생기게 된 것이리라. 부모의 도움없이 시골출신 대학생이 서울에서 아르바이트하면서 대학을 졸업한다는 것은 마치 맨땅에 머리박기와 같이 어렵고 험란한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자율형사립고의 1년간 학비가 3천만원 정도 들어간다고 하니까 그친구의 이야기가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다.자율형 사립고의 교복은 유명디자이너 제품은 백만원 정도 한다니까 부대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학부모들은 기숙사가 갖춰진 자율형 사립고를 선호한다고 한다.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학습동아리, 취미동아리, 독서토론 등 다양한 방과후 활동과 자율동아리 활동을 하기 때문에 학교생활기록부의 활동란이 일반고 학생들과 비교가 안될 정도로 경험과 스펙이 화려하다는 것은 대부분 인정할 것이다.
그래서 어느 교육과정 전문가가 연수원의 강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고교에 입학면서 학생들의 진로와 신분이 정해지는 모순된 우리 사회를 비판하는 내용에 전적으로 공감했다.
경제력이 있고 공부를 잘하는 학생은 자사고에 입학하고, 과학이나 영어등 특정과목을 잘하거나 취업을 원하는 우수한 학생들은 특목고(외국어고,과학고,마이스터고등)에 진학하고, 취업과 학업을 병행하고자 뜻을 둔 학생들은 특성화고에 입학한다고 한다. 나머지 내신관리를 위한 상위권과 학습적성이 부족한 학생들이 평준화지역의 일반고에 진학한다고 한다.
이런 고착화된 고교 학교 체제를 어떻게 개선하느냐가 우리사회의 양극화 현상을 완화하는 하나의 방안일 수 있을 것이다.
2. 교육이 양극화 현상을 완화시키는 사다리 역할을 해야 사회가 발전
요즘은 학교에서 인기종목의 엘리트 체육(축구, 야구, 농구, 배구 등) 육성을 하면서 훌륭한 선수를 길러내는 것도 결국 경제적인 부담과 재력이 많이 좌우한다. 특히 골프는 더욱 말할 필요도 없다. 집안 형편이 어려운 학생은 아주 기량이 뛰어나지 않으면 선수 생명이 아주 짧고 운동을 계속하기 힘든 경우도 있다.
김연아같은 세계적인 피겨 선수나 소위 서울소재 명문대에 진학하려면 이런 조건을 갖춰야한다는 우수갯소리가 있다. 할아버지의 재력, 아버지의 무관심과 어머니의 열정어린 정보획득력, 형제의 희생이 전제되어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일리가 있다고 생각되면서 웃음뒤의 페이소스가 있다. 비슷한 농담 하나 더 있다. 자녀가 초등학교 다닐 때는 최고명문대학인 s대학을 염두에 두고 s우유만 먹이고, 중학교 들어가면 성적을 알고 한단계 낮춰 Y대를 목표로 Y우유만 주로 먹이고, 고등학교에 입학하면 그래도 K대는 가겠지 하는 기대로 K우유만 먹이다가, 고2가 되어서 보다 현실적이 된다고 한다. 최소한 서울소재 대학은 가겠지 하는 기대에서 S두유를 주로 사먹이고, 고3이 되면 서울은 포기하고 수도권의 빨간 버스나 M버스가 다니는 도시의 대학에 입학을 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저지방우유'를 주로 사먹인다고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그저 농담만으로 들리지는 않는다.
요즘은 대학 진학률이 80%를 넘어서 취업시장에 과잉 인력이 넘쳐나고 있다. 9급공무원을 선발하려면 보통 100:1의 경쟁을 뚫어야 하는 치열한 경쟁의 시대에 청년들이 내몰리고 있다. 오죽하면, 20대 태반이 백수라는 '이태백'이라는 신조어가 생겼겠는가?
더구나 요즘 20대 젊은이가 자라온 환경이 힘들고 복잡하며 더러운 환경에서 작업하는 직장은 구하지 않기때문에 사람 구하는 기업에서는 인력난, 청년들 입장에서는 취업란이 반복되는 것이다.
그래도 우리 교육이 희망의 끈을 놓아서는 안될 것이다.
그래서 일반고 졸업생을 기업에서 연수와 기술교육을 전담하는 제도와 기구가 꼭 설치 및 설립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래야 일반고도 희망 적인 교육을 시킬 수 있기때문이다.
일반고 교장으로서 간절히 바라는 희망과 기원하는 소망이 있다면, 권력에 호가호위한 어느 특정인의 자녀 한사람에게 좋은 마필을 사는데 수십억원을 쾌척하는 것보다 굴지의 대기업들이 ‘기술교육원’을 설립하여 일반고를 졸업하고도 취업에 애를 먹는 청소년들을 대거 교육시키는데 앞장섰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그래서 학생들이 최첨단 기술을 습득하고, 그중에 성실하고 모범적인 연수생을 우선 채용하는 방식을 도입한다면 국민들로부터 열렬한 환영을 받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청문회에서 대답을 못해 쩔쩔매다가 립밤 바르는 모습이 TV에 노출되어 립밤장사만 돈벌게 하지말고, 청년들이 돈을 벌게 해주어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고 할 수 있다.
3.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의대를 진학하는 이유 생각하기
왜 최상위권 자연계 학생들이 의과대학을 진학하려고 할까? 이유는 간단하다. 평생직업인으로서 건강만 허락하면 진료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과대학이나 기초 자연과학을 전공하여 취업을 해도 나이제한과 계급정년에 내몰려서 결국 평생 직업을 갖기 힘들기 때문일 것이다.
학부모들이 재산을 물려주는 것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자녀가 재산을 모으는 방법인데, 그 방법 중의 하나가 바로 의사라는 직업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어느 교감선생님의 자제분이 의과대학에 입학했는데, 등록금도 대출을 받아야 하고 동생들도 있어서 형편이 넉넉지 못하였다. 그때 그 자제가 의과대학을 다니면서 6년간 등록금 장학생이 되어 가계에 큰 보탬이 되었다고 한다. 그 이유를 알고보니까 다른 의대생들은 경제적 여유가 많아서인지, 학교에서 주는 장학금 받는 것을 자존심이 상한다는 생각으로 대부분 안받는 분위기여서 계속 장학금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조심스럽게 부모 입장에서 자존심에 상처를 입지 않았느냐고 물었더니, 의연하게 괜찮다고 하였다. 아마 그런 부모의 마음을 헤아렸던지, 더 집중해서 열심히 공부하여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전문의 시험도 아주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하였다고 한다. 요즘은 최고의 효도가 바로 대학 졸업 후에 취직하는 것이다. 의대를 졸업하면 최소한 밥굶고 다닐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것이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은 부모의 마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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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너무 심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