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가키 히데히로 작가
*식물이 이렇게 무서울 줄이야.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섬뜩하고 기묘한 식물 세계, 백수의 왕 사자를 죽이는 풀이 있다고? 왜 귀신은 버드나무밑에서 나타날까? 커피나 초콜릿의 카페인이 식물의 독이라고? 제초제로도 시들지 않는 슈퍼 잡초란? 시체 썩는 냄새가 나는 정극의 '식인 꽃'....
*몇번이고 되살아난다: 식물의 지상부는 잎과 가지라는 기본 구조를 반복해서 마치 장난감 블룩을 쌓아 올리듯 몸을 만든다. 몸 일부분을 잃는다 해도 다시 블록을 쌓으면 그만이다. 그래서 식물은 좌우 상관없이 뻗어 나가 모양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고 크기도 마음대로 조절한다. 또한 인간의 뇌나 눈, 위장이나 발처럼 조직의 역할이 명확히 나뉘어 있는 것이 아니라서 기본 단위만 있다면 아무 데서나 자극을 받고 반응하거나 광합성을 하며 성장할 수 있다.
*수명이 짧게 진화하다: 거목으로 자라는 식물과 자그마한 풀 중에서 더 진화한 형태는 어느쪽일까? 자그마한 한해살이풀은 진화 과정에서 비교적 새로 나타난 작물이다. 마음만 먹으면 몇천년도 살 수 있는데, 신기하게도 1년 이내에 말라죽도록 진화했다. 오랜 세월을 살다 보면 병원균 침입, 재해를 만난다, 영원히 살아남는 것은 불가능하다. 식물은 수명을 짧게 잡고 세대를 교체하는 방법을 선택하였다.
*옥수수의 음모: 애당초 옥수수란 신기한 식물이다. 볏과 옥수수속으로 분류되는데, 옥수수속으로 분류되는 식물은 옥수수말고는 없다. 닮은 식물이 없다.
옥수수는 고대마야인들의 주식이었다. 이들에게 옥수수는 신성한 작물. 마야 문명의 고대 벽화에도 옥수수가 사람들에게 힘을 주는 듯한 그림이 있다. 마야에는 신들이 옥수수르 반죽해 인간을 창조했다는 전설이 있다. 옥수수 알갱이는 노란색이나 흰색뿐만 아니라 자주색이나 검은색, 주황ㅎ색 등 여러 가지 색깔이 있다. 그래서 옥수수로 만들어진 인간도 다양한 피부색을 가지고 있다는 것. 그런데 피부색이 하얀 스페인인이 중남미로 온 것은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이후인데, 마야인들은 전 세계에 다양한 피부색의 인종이 있다는 걸 어떻게 알았을까?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는 식물은 옥수수. 옥수수하면 찐 옥수수나 콘플레이크 정도를 떠올리지만 소나 돼지, 닭 등의 가축 사료의 대부분이 옥수수. 그러니까 고기도 우유도 달걀도 옥수수로부터 만들어지는 것. 옥수수 식용유나 옥수수전분 등 다양한 식물의 원료로 쓰이며 어묵이나 맥주를 만들때도 들어간다. 탄산음료나 스포츠음료에 함유된 인공감미료인 과당, 포도당, 액당도 옥수수로 만든 것. 그리고 다이어트 식품에는 식이섬유인 나소화성 덱스트린이 들어있다. 현대인의 몸 40%가 옥수수로 만들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식량뿐 아니라 공업용 알콜이나 공업용 접착제를 비롯한 다양한 것이 옥수수로 만들어진다. 요즘에는 플라스틱이나 자동차를 움직이는 바이오 에탄올까지 옥수수로 만들어진다. 우리 생활은 옥수수 없이는 하루도 버티기 힘들다. 옥수수가 지구를 지배한 것. 누군가 지구를 지배하기 위해 옥수수를 보낸 건 아닐까?
*이용당하는 건 어느쪽인가?: 우리가 식물을 이용한다고? 식물은 자손을 퍼뜨리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는데, 인간은 배나 비행기를 이용해 어려움 없이 씨앗을 옮기고 전 세계로 퍼뜨려준다. 뿌린 씨앗에 물과 비료를 주고 해충이나 잡초까지 제거하며 알뜰살뜰 돌봐준다. 재배 식물에게 인간은 곤충이나 새와 비교해서 더 없이 편리하고 도움이 되는 존재인 것. 인간이 식물을 이용하고 있다는 생각은 자만일 수도 있다. 이용당하는 쪽은 인간일지도 모른다.
*인류가 일을 해야만 하는 이유: 씨앗이 이삭에서 자동적으로 떨어지는 성질을 '탈립성'이라고 한다. 하지만 아주 드물게 씨앗이 떨어지지 앟는 '비탈립성'성질을 가진 돌연변이가 생길때가 있다. 씨앗이 여물어도 땅에 떨어지지가 않으면 자연계에서는 자손을 남길 수 없어 야생 식물에게 치명적인 결함이다. 그런에 이 비탈립성이 인류에게는 굉장히 가치있는 발견이었다. 씨앗이 줄기에 그대로 남아있으면 식량으로 삼을 수 있다.그 씨앗을 거두고 뿌려서 기르면 아무 곳이나 떨어지는 탈립성에 비해 곡류가 비약적으로 늘어난다. 씨앗이 떨어지지 않는 비탈립성 돌연변이의 발견, 이것이야말로 인류농업의 시초였다.
*인간이 만들어낸 괴물: 양배추도 방울양배추도 자연계에서는 살아남지도 못할 기묘한 모습을 하고 있다. 야생 늑대를 길들여 몰티즈나 닥스훈트같은 개로 만들어낸 것처럼, 인간은 야생 식물로 개량을 거듭하여 기묘한 식물을 만들어냈다.
양배추와 방울 양배추는 학명이 '브라시카 올레라케아'로 똑같다. 브로콜리도 학명이 똑같다. 양배추는 잎을 먹을 수 있게, 방울양배추는 겨드랑이눈을 먹을 수 있게 그리고 브로콜리는 꽃봉오리를 먹을 수 있게 개량되었다.
*고질라에 나오는 식물괴수: 괴수 비오란테는 고질라세포와 장미세포를 융합하여 탄생시킨 괴물.
-'세포융합'이란 두 종류의 세포를 융합하여 양쪽의 성질을 함께 갖는 세포를 만드는 것. 종이 달라도 융합이 가능하므로 다른 식물끼리 세포융합을 통해 새로운 식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 -감귤나무아과의 오렌지와 탱자(가라타치)=오레타치/가짓과의 감자와 토마토=포마토- 이들처럼 근연종끼리 조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유전자 재조합은 생물의 설계도인 유전자에 부분적으로 다른 종의 유전자를 이식하는 기술. 반딧불이의 유전자를 식물에 이식해서 빛을 내는 식물이 개발중이고, 식물의 우전자를 이식한 가축도 개발 중.
*식물과 동물의 차이: 같은 점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다르다. 그러나 모호한 생물 '연두벌레'가 있다. 최근에 유글레나라는 건강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연두벌레는 엽록체를 가지고 광합성을 하는 식물의 특징, 그러나 편모로 헤엄치며 돌아다니는 동물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하테나 아래니콜라 는 일본어로 '물음표'를 뜻하며 단세포 생물이고 편모로 움직이고 몸이 녹색이라 엽록체를 가지고 광합성을 할 수 있다. 하테나 아레니콜라는 체내에 녹조류를 공생하게 하고, 녹조류가 광합성을 해서 생산한 양분으로 생활한다. 이들의 세포분열은 신기하다. 세포분열을 하면 분열된 한 쪽은 녹조를 가지고 다른 한 쪽은 녹조류를 가지지 않아 양분을 얻을 수 없다. 그럼 녹조류가 없는 쪽은 포식을 위해 입이 생겨 먹이를 먹는다. 이렇게 하테나 아레니콜라는 식물적인 삶을 사는 부류, 동물적 삼을 사는 부류가 있다.
*잡초는 뽑을 수록 늘어난다: 워래 잡초는 다른 식물과의 경쟁에 약한 식물. 그래서 다른 식물이 자라는 숲에서는 못산다. 그대신 잡초는 다른 식물이 자랄 수 없는 곳에서 난다. 제초제를 뿌리는 들과 밭에서 자란다. 잡초는 제초를 하면 할수록 번성한다. 제초작업으로 줄기가 잘려나가면 그 잘린 조각 하나하나가 뿔리를 내서 재생한다. ...잡초의 씨앗은 대체로 햇볕이 닿아야 싹을 틔운다. 제초작업으로 흙이 뒤집어지면 흙속에 햇볕이 들어간다. 식물의 씨앗들은 대부분 어두운 곳에서 싹을 틔우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거품경제를 일으킨 꽃: 네덜란든 해양무역에 성공해 세계에서 손꼽히는 경제대국이 되었고 여윳돈으로 구근을 샀는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그러다 마침내 거품이 꺼지고 사람들이 꿈에서 깨어나자 구근의 값이 폭락하여 많은 이들이 재산을 잃었다. 결국 네덜란드는 부를 잃고 세계 경제의 중심지는 영국으로 올겨갔다. 튤립중 희소가치가 있다고 하여 비싼값에 거래된 것이 '브로큰'. 이 튤립의 무늬는 진딧물이 매기가 되어 바리어스병에 걸린 꽃. 고작 병에 걸린 툴립에 열광해서 거품 경제가 일어났다니 어이없다.
*만약 당신이 벌레라면: 파리지옥은 짧은 시간동안 센서에 두번 자극이 일어났을 때 비로소 잎을 단는다. 두번 닿았다는 것은 벌레가 움직이고 있을 가능성이 크며, 잎의 중심부에 와 있을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하는 것. 식충식물은 벌레를 잡아 양분을 얻는 것으로, 파리지옥만큼 재빨리 움직여 먹잇감을 잡는 식물은 없다. 다윈은 파리지옥을 '세상에서 가장 신기한 식물'이라고 불렀다. 파리지옥의 센서는 단백질을 감지해서 벌레말고 다른 것을 잘못 잡았을 때는 입을 벌린다.
*이용하고 죽이는 식물: 반하는 부패한 고기냄새를 풍겨 썩은 냄새를 좋아하는 파리를 유인. 냄새에 낚인 파리는 꽃속으로 들어간다. 꽃 속으 바깥보다 따뜻해서 파리에게 안성맞춤. 꽃 속은 낚싯바늘의 갈고리같은 구조로 되어 있어 한번 들어가면 나올 수 없다. 하지만 냄새에 이끌린 파리는 눈치를 못 챈다. 꽃의 내부 위쪽에는 수꽃, 아래쪽에는 암꽃. 처음에는 암꽃이 핀다. 이때는 -출구가 없다. 며칠 뒤 수꽃이 피면 이때 한줄기 빝이 생기며 꽃 아래쪽에 아주 약간의 틈이 생긴다. 이렇게 혼이 나도 파리는 다시 다른 꽃을 찾는다. 천남성은 암꽃과 수꽃이 따로 핀다. 수꽃에는 반하와 똑같이 아주 좁은 출구가 있지만 암포기에는 들어가면 못 나온다. 출구를 찾아 발광하면서 암꽃에 꽃가루를 모두 묻힌다. 꽃가루를 운반해 온 파리에게 더 이상 볼일이 없다. 파리의 양분을 빨아들이는 것도 아니면서 그 속에서 죽인다. 천남성과 식물의 꽃은 부처가 앉아있는 대좌의 후광과 비슷하다고 해서 '불염포'라고 불리는데 이 얼마나 아이러니한가. 이래서야 파리가 성불할 수 있을까?
*아름다운 악마: 여름에 연못이나 수로에 보라색꽃 워터 히아신스 물옥잠은 '아름다운 악마'로 불린다. 물에 떠 있는 일주일동안 그 수가 2배로 늘어난다. 그리고 또 일주일이 지나면 4배... 이런 식으로 2배씩 불어난다. 연못의 절반을 덮은 물옥잠은 고작 일주일사이에 연못을 가득 채운다. 물옥잠은 '100만달러 잡초'라고도 한다. 없애려면 억 단위의 비용이 든다고 해서 붙은 이름. 물옥잠은 남아메리카가 원산지이지만, 이제는 전 세계로 널리 퍼져 방방곡곡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 물옥잠을 깨끗한 연못에 넣으면 전혀 자라지 않는다. 오히려 사라진다. 더러운 물이 바로 물옥잠을 늘어나게 하는 영양원.
*물구나무서기를 한 식물: 인간의 머리는 몸의 꼭대기에 달려있다. 그리고 얼굴에 있는 입으로 영양분을 섭취. 그러나 이 생물은 반대다. 입은 아래에 달려있고 먹잇감을 잡지 않는다. 그 대신 머리를 땅 속에 박고 흙에서 양분을 위챃낟. 그리고 기묘하게도 그 생물은 몸 위쪽에서 분신을 만들어낸다. 그러니까 인간과는 위아래가 반대여서 위족이 하반신이고 아래쪽이 상반신이다. 이 생물이 바로 식물이다.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식물은 물구나무서기를 한 인간'이라고 했다. 인간이 영양분을 취하는 입은 상반식에 있지만, 식물이 양분을 얻는 뿌리는 하반신에 있다. 그리고 식물은 생식기관인 꽃이 상반신에 있고 인간은 생식기관이 하반신에 있다.
*왜 무덤에서 꽃을 피울까? 꽃무릇 독이야기: 꽃무릇은 씨앗을 맺지 않는다. 일반식물은 염색체 덩어리가 2쌍인 2배체인데, 꽃무릇은 3쌓인 3배체. 식물이 열매를 맺으며면 수술의 꽃가루와 암술의 배주를 만들기 위해 염색체 덩어리를 2개로 나눠야 한다. 그러나 3배체는 염색체 덩어리가 홀수라서 정상적으로 씨앗을 만들수가 없다. 그래서 구근으로 번식하는데 멀리이동하지 못한다. 구근에는 독성이 있다. 이 독성이 시체를 헤집는 쥐나 봉긋 솟아오른 흙무덤에 구멍을 뚫는 두더지를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무덤을 지키기 위해 꽃무릇을 심는다. 그뿐만 아니라, 일본 에도 시대에 쓰나미를 피하기 위해 흙을 쌓아만든 명산(命山)에 꽃무릇이 지천. 구근에는 독이 있지만, 물에 잠겨 독이 씻겨 내려가면 풍부한 전분을 얻는다. 그래서 기근이나 천재지변 등 재난 상황에서 식량을 삼았다.
*귀신은 버드나무아래에 산다: 버드나무는 금새 자라기 때문에 집 뜰에 심으면 걸리적거린다. 게다가 습한 장소를 좋아해서 나무 그늘을 그리워 집의 부지를 축축하게 하여 병원균이 번식하기 쉽다. 그래서 집 안에 버드나무를 심는 것은 금기. 집에 버드나무를 심으면 귀신이 나온다는 말이ㅣ 퍼진 것도 이런 금기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하는 의도. 물가에 자라는 버드나무는 예로부터 저 세상과 이 세상의 경계선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게다가 요염한 자태 때문에 귀신이 나온다는 말이 생긴 것.
*대꽃이 피면 천재지변이 온다: 대나무도 꽃이 피면 시든다. 식물 세계에서는 흔한 일이다. 단지 대나무의 경우는 그 주기가 터무니없이 긴 것. 대나무는 땅속줄기로 뻗어나가기 때문에 대나무 숲에서 자라는 대나무는 모두 땅속줄기로 이어져 있다. 옛사람들은 대나무가 한꺼번에 시드는 모습을 보고 섬득하다고 여겨 대나무에 꽃이 피면 천재지변이 일어날 징조로 두려워했다.
*독을 사용하는 마녀: 마녀는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난다. 이때 빗자루에 바르는 것이 밸라돈나나 사리풀이라는 가짓과 식물로 만든 연고. 마녀는 영어로 witch라고 한다. '슬기로운 여성'을 뜻하는 'wicca'에서 유래. 그들은 식물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고 약초를 배합하는 일을 업으로 삼음. 지금으로 말하면 악제사나 화학자. 이들은 약초를 다뤄야 해서 외딴곳에 살았고 사람들이 꺼리는 깊은 숲속으로 들어가야 했고 커다란 솥안을 휘젓는 모습이 마법으로 보였을 것. 약을 다루는 마녀들의 집에는 청소를 위한 빗자루가 필수품. 실내의 습기 찬 조직이라서 치내로 흡수하기가 좋았다고 한다. 사람들과 교류할 일이 적었던 마녀들은 외로움을 떨치고 스스로 달래기 위해 벨라돈나나 사리풀로 만든 연고를 몸이나 빗자루에 바르고 올라탔다고 한다. 벨라돈나나 사리풀은 환각이나 최음작용이 있어 마녀들에게 쾌락을 주었을 지도. 하늘을 나는 듯한 기분에 빠졌을 지도. 그런 그들의 모습을 본 사람들이 마녀가 하늘을 난다고 표현.
벨라돈나를 사용한 여성은 또 있었다. 중세 귀인들은 독초인 벨라돈나의 즙을 눈에 넣으면 동공을 열어 눈을 아름답게 빛나도록 하는 작용이 있어, 많이 사용. 그 중에는 너무 많이 넣어서 목숨을 잃기도 했다고. 중세 유럽, 외딴곳에서 약초를 만들던 마녀는 마녀사냥을 당해 무고하게 화형을 당했다. 이중에는 민간요법으로 약초를 이용한 사람들이 많이 포함되었다.
마녀하면 검은 고양이가 떠오르는데, 마녀가 하늘을 나는 연고를 만들때 독초와 같이 섞었다는 것이 고양이의 피. 그래서 고양이도 마녀의 앞잡이라며 대량으로 학살. -> 중세부터 근대까지 유럽에서 페스트가 대유행. 전염원인 쥐를 잡아줄 고양이가 많이 없어 대유행한 원인중의 하나가 됨.
*매혹적인 맛은 멈출 수 없다: 커피는 꼭두서니과의 커피나무 열매로 만들고, 홍차나 녹차는 차나무과의 찻잎으로 만든다. 또한 코코아나 초콜릿은 벽오동과의 카카오열매로 만든다. 카페인은 알카로이드라는 독성물질의 일종으로, 원래는 식물이 곤충이나 동물에게 먹히지 않기 위해 만들어 낸 기피물질. 이 카페인의 화학구조는 니코틴이나 모르핀과 매우 흡사해서 신경을 흥분시키는 작용이 있다.
*환경의 변화로 괴물이 되다: 대표적인 천덕꾸러기 식물이 양미역취. 뿌리에서 유독물질을 발산. 이 물질은 경쟁 상대인 주변 식물이 싹을 틔우거나 성장하지 못하도록 억제한다. 그리고 왕성한 번식력으로 일대에 큰 군락을 만들어버린다. 양미역취는 키가 몇 미터 넘게 자라 강변이나 공터등을 뒤덮어 버리는, 그야말로 괴물같은 식물이다. 양미역취는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인 식물. 그런데 원산지에서는 크가 크지 않다. 채 1미터가 되지 않는 키에 노란색의ㅣ 가냘픈 꽃을 피우는 들꽃. 그래서 양미역취는 앙증맞은 토종꽃으로 미국인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켄터키주나 네브라스카주 등에서 주의 꽃으로 선정될 정도록 인기가 높다. 게다가 미국들판에서는 연약한 존재. '들판의 양미역취를 보호하자'는 캠페인까지 벌일 정도다. 그 땅에서 오랜 시간 함께 진화해 온 식물에게는 이미 익숙해진 물질이라 아무런 타격이 없다. 그런데 다른 나라에 가면 상황이 달라진다. 일본의 식물들에게 양미역취으 독은 첫 경험. 속수무책으로 당한다. 라이벌이 사라진 양미역취는 큰 키로 자라 맹위를 떨침. 그러나 식물은 이런저런 화학물질로 서로 공격하면서도 균형을 잡아 생태계를 유지하는데 양미역취로 ㄱ득한 군락에서 그들이 내뿜는 독은 스스로를 좀 먹게 하고 결국 자가중독으로 쇠퇴한다.
*억울한 귀신의 저주: 사향제비나비의 유충이 먹는 쥐방울덩굴이 무덤 주변에 많이 난다. 풀베기를 한 풀밭에 자라며 구석구석 사람의 손길이 닿는 이곳은 쥐방울덩굴이 좋아하는 곳. 이 덩굴은 아리스토로크산이라는 독성물질을 지니고 있다. 사향제비나비유충은 이 독초를 거침없이 먹는다. 그리고 독을 체내에 축적. 나비가 지닌 옥은 사실 쥐방울 덩굴을 먹고 몸속으로 들어온 것
*칠석의 진실: 인일, 상사, 단오, 칠석, 중양. 이 다섯개의 계절 행사들은 벼농사와 깊은 관련이 있으며 식물과도 관련이 있다. 이 행사를 통해 약효가 있는 식물들을 이용해 원기를 북돋웠다.
일본의 경우 1월1일 설날에는 도소를 마신다. 도소는 산초, 육계, 길경 등 여러 종류으 식물 생약으로 만든 약주. 그리고 1월 7일을 일곱가지 나물의 명절로 삼음. 이 봄나물로 나물죽을 끓여 먹는다. 3월3일 상사에는 복숭아씨를 달인 행인탕을 마신다. 음력 3월 3일은 벼의 종자를 뿌리고 드디어 벼농사가 시작되는 때. 그래서 행인탕을 마시고 농번기를 준비. 5월5일 단오에는 창포 뿌리를 달인 약탕을 마신다. 이때는 비가 많은 모내기 시기라서 중노동을 하느라 몸이 지친다. 창포 약탕에는 건강을 지키는 작용이 있었을 것.. 그리고 창포탕에 몸을 담그는 것도 다 이유가 있다. 창포나 쑥에는 강한 항균 작용이 있다. 기온이나 습도가 올라가는 이 시기에 밭에 들어가면 벌레나 균 때문에 피부병 위험이 있다. 옛날에는 모내기가 여성의ㅣ 일이었다. 5월 5일은 남자아이의 절구지만, 여성을 위한 절구였다. 음력 7월7일 칠석에는 꽈리의 뿌리를 달인 약탕을 마시고 음력 9월 9일 중양에는 벼를 베고 국화주를 마셨다.
절구에는 모두 약효가 높은 식물들만 쓰인다. 그러나 칠석에 쓰는 과리에는 더 중요한 의미. 꽈리는 가짓과 식물. 가짓과 중에는 독이 있는 식물이 많다. 꽈리의 뿌리에는 독이 있다. 이 독으로 태아를 죽여서 유산을 하게도 해서 낙태제로 쓰임. 7월 7일 즈음은 가장 바쁜 김매기 철이어서 임산부는 무리해서 중노동하면 유산한다. 이때는 꽈리의 뿌리를 달여 마시거나 그 즙을 자궁에 넣어 낙태를 했다. 옛날에는 어느 농가든 앞마당에는 꽈리를 심었는데 그런 용도로 이용했다고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