皆以學問之士 爲迃闊 吾以謂爲治之具 在山林典禮之士 人之有禮 如穿牛鼻 絡馬首也
學問하는 선비로서 모두 迃闊(우활)하니, 내가 이르길, 다스리는 도구가 山속에서 의식을 행하는 선비들에게는 있는데, 뭇사람에게 禮가 있는 것은 마치 소에게 코뚜레를 꿰고 말의 목에 멍에를 메는 것과 같다네!
※迂闊: 곧바르지 아니하고 에돌아서 실제와는 거리가 멀다, 사리에 어둡고 세상 물정을 잘 모르다, 주의가 부족하다. 迂에돌 오/우(本字 迃), 선뜻 나아가지 아니하고 멀리 피하여 돌다, (길이)굽다. 典禮: 왕실이나 나라의 경사에서 행하는 의식.
※呂氏春秋 重已篇에서, 춘추시대에 이미 소에 코뚜레를 걸었음을 알 수 있다.
使烏獲疾引牛尾, 尾絶力勯, 而牛不可行, 逆也. 使五尺豎子 引其棬, 而牛恣所以之, 順也.(아무리 힘센 장사라도 소꼬리를 힘껏 잡아당기게 하면 꼬리가 끊어지고 힘이 다 빠질지언정 소를 움직일 수 없는데, 그러나, 다섯 자 키의 어린아이에게라도 소의 고삐를 끌게 하면 아이는 소를 자기가 원하는 대로 아무 데나 끌고 다닐 수 있는데, 이것은 도리에 따르는 것이다.)
烏獲(오획): 옛날의 力士 이름. 勯힘 다할 단. 豎더벅머리 수, 세우다, 竪(異體字). 棬코뚜레 권, 나무 그릇. 恣방자할 자, 하고 싶은 대로 하다.
※莊子(外篇) 第17篇 秋水篇에서,
河伯曰 何謂天 何謂人 北海若曰 牛馬四足 是謂天 落馬首 穿牛鼻 是謂人(河伯이 무엇을 자연이라 하고, 무엇을 인위라 합니까? 라고 하니, 北海若(북해약)이 이르길, 소와 말의 발이 네 개 있는 것 이것이 天이요, 말머리에 고삐를 씌우고 소의 코를 뚫는 것, 이것이 人이다.) 故曰 无以人滅天 无以故滅命 无以得殉名 謹守而勿失 是謂反其眞(그러므로 人爲로써 自然을 멸하지 말며, 故意로써 天性을 멸하지 말며, 虚名을 얻기 위해 여력을 다 써버리지 말라. 신중히 자연의 본성을 지키고 상실하지 않는 것을 天眞(本真)으로 돌아가는 것이라 한다.) 若은 北海의 神을 말함. 穿뚫을 천
利欲之人 不足論也
利益이나 慾心을 부리는 者와는 議論하기는 부족하다.
選人 不可不 於學問上 取之
사람 選拔(선발)은 學問上에서 取(취)하지 아니할 수 없다.
內有利欲之心 耳不聰 目不明 智不周 力不剛 威不振 言不信
利益이나 慾心(욕심)을 부리는 마음이 있다면, 귀가 밝지 못하고, 눈이 밝지 못하고, 널리 알지를 못하고, 힘이 강건하지를 못하고, 威勢(위세)를 떨칠 수 없고, 말에는 믿음이 없다.
利欲 纔萌 害已隨之
利益이나 慾心을 부리면 싹을 겨우 틔웠음에도, 害가 이미 따른다.
※纔겨우 재. 萌싹 맹
道有 遺物拾之 而歸幾日後 己之所失物 必三倍於 前日所得之物 以此推之 則得之不可 爲喜
길에 흘린 물건이 있어 이를 주워 돌아와, 며칠이 지나서는 내가 잃게 되는 물건은 반드시 전날에 주운 것에 비해 3배나 되니, 이를 미루어 볼 때 줍는 걸 좋아할 게 아니다.
故天地間 無偏利 偏害
그러므로 세상에는 한쪽만 이익되거나, 한쪽만 손해 보는 일은 없다.
人而不知 有義理 輕重之界分 不足謂之人也
사람이 義理의 輕重에 분별이 있음을 알지 못하면, 사람이라 하기에는 不足하다.
※界分: 어떠한 기준으로 분류한 범주·영역·경지·상태.
※孟子集註大全 卷之十二 告子章句下 제1장(任人有問屋廬子) 註釋에서,
此章言 義理事物, 其輕重固有大分, 然於其中, 又各自有輕重之別. 聖賢於此, 錯綜斟酌, 毫髮不差, 固不肯枉尺而直尋, 亦未嘗膠柱而調瑟, 所以斷之, 一視於理之當然而已矣(이 章은 말하였다. 義理와 事物의 輕重에 진실로 큰 분별이 있으나, 그러나 그 가운데에 또 각자 輕重의 분별이 있다. 聖賢은 이에 대하여 이리저리 종합하고 참작하여, 털끝만큼도 어긋나지 않게 하시니, 진실로 한 자를 굽혀 한 길을 펴려 하지 않으며, 또한 거문고의 雁足에 아교 칠을 하고 비파를 고른 적도 없었다. 이러한 까닭에 결단하기를, 한결같이 이치의 當然함을 보았을 뿐이다.)
※雁足: 거문고, 伽倻琴(가야금), 아쟁 따위의 줄을 고르는 諸具, 단단한 나무로 기러기의 발 模樣 비슷이 만들어서 줄의 밑을 괴고, 이것을 위아래로 움직여서 줄의 소리를 고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