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문서 바로쓰기 여섯 번째 사례입니다.
띄어쓰기부터 총체적으로 문제가 많은 원문과 이를 고친 수정문을 함께 싣습니다.
## 원문 공문 ##
## 수정 의견 ##
ㅇ 제목의 “이첩”은 예전 군사정권일 때 사용하던 권위적인 표현입니다.
- 예전의 ‘정부공문서규정’ 조항에도 이 단어는 없었습니다. 또한, ‘이첩(移牒)’은 순화 대상어입니다.
(이첩하다 → 넘기다)
- ‘사무관리규정 시행규칙’을 개정하면서 “문서의 반송과 이송” 조항이 생겼습니다.
- 현재의 ‘행정업무의 운영과 혁신에 관한 규정 시행규칙’ 제16조(문서의 반송 및 재배부 등) 제2항에
“행정기관의 장은 접수한 문서가 다른 행정기관의 소관사항인 경우에는 그 문서를 지체 없이
소관 행정기관의 장에게 이송하여야 한다”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공문서를 다른 소관 기관이나 부서로 보낼 때는 “이송”이라는 단어를 사용해야 합니다.
- ‘사무관리규정 시행규칙’이 2008. 9. 2. 개정되기 전에는
제80조(지정 또는 심사번호) ②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협조요청문서에 부여된 지정번호
또는 심사번호를 사용한다.
1. 업무협조요청문서에 대하여 회신하는 경우
2. 업무협조지연사유등을 통보하는 경우
3. 업무협조요청문서의 보완을 요구하거나 반려하는 경우
4. 업무협조의 처리를 촉구하는 경우
5. 협조요청문서를 다른 기관에 이첩하여 협조를 요청하는 경우
와 같이 ‘이첩’이라는 단어가 쓰였으나 이는 심사번호 사용에 대한 것으로 이 조항도 2008. 9. 2. 개정(심사제 폐지)될 때 삭제되었습니다.
ㅇ ‘관련: 선양 2024-21(2024.4.23.)’ - 연월일의 띄어쓰기가 안 됨.
또한, 교육기관이 아닌 외부기관이므로 공문서를 보낸 기관의 명칭까지 함께 기재하는 것이 좋습니다.
ㅇ 문장은 단문으로 작성해야 글이 힘이 있고 간결하며 이해하기 쉽습니다.
- ‘장수에서 출생, 성장하고 진주에서 순절하신 의암주논개 열사의 거룩한 사랑과 충절을 민족혼으로 승화하고자 전국 초. 중. 고교생을 대상으로’의 표현은 불필요한 사족입니다. 붙임의 공모전 계획에 목적이 있으니, 굳이 써야하나 싶습니다.
- ‘의암주논개’가 ‘의암 주논개’인지 ‘의암주 논개’인지 알 수 없습니다. 논개의 충절을 기린다는 의미와 별개로 ‘의암’을 호처럼 사용한 것도 개인적으로는 조금 문제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원래 ‘의암(義巖)’은 논개가 왜군 장수를 끌어안고 투신한 바위에 어느 선비가 그 뜻을 기려 새긴 말이라고 합니다. 논개의 호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물론 국가에서 하사한 시호도 아니지요.]
‘호’처럼 사용한다 하더라도 띄어쓰기를 안 하면 이상한 말이 됩니다.
여기서는 “의암 주논개”로 써야 맞습니다.
ㅇ ‘개최’는 교육지원청이 아니라 사단법인이므로 ‘개최하오니’가 아니라 ‘개최한다 하니’로 해야 맞습니다.
ㅇ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에서 굳이 ‘학생들’이라고 “들”을 넣어서 표현할 까닭이 없습니다.
그냥 ‘학생’이라고 하면 되지요.
(예시) 전국의 공무원이 많이 참여하도록
해당 기관의 교직원이 많이 참여하도록
관심이 있는 선생님이 많이 참여하도록
ㅇ “다. 공모분야: 논개시(詩) 분량, 형식자유”는 잘못된 문장입니다.
아마도 “공모 분야: 시(詩) - 분량과 형식은 자유”라는 말을 잘못 표현한 것 같습니다.
ㅇ 본문 내용에 ‘논개’를 ‘논개님’이라고 표현한 것도 잘못된 표현입니다.
같은 공문서인데도 제목과 일부 내용에는 ‘논개’로 ‘공모내용’에는 ‘논개님’으로 달리 쓴 것도 잘못이지만,
역사적으로 알려진 인물에 “님”자를 붙여 쓰지 않습니다.
(예시) 이순신의 난중일기, 이순신의 충의와 신념, 충무공 이순신의 업적 등
ㅇ ‘초·중·고등학생’은 있어도 ‘초, 중, 고교생’은 없습니다.(‘초교생’, ‘중교생’이란 단어가 없음)
ㅇ ‘전북특별자치도교육감 상’은 있어도 ‘전북특별자치도 교육청 교육감 상’은 없습니다.( 공문을 작성한 곳이 외부 기관이라 잘모르고 쓸 수 있겠으나, 교육청에서는 이 부분을 올바르게 고쳐서 작성해야 했다.)
ㅇ 이 공문은 띄어쓰기부터 겹말 표현, 잘못된 표현, 사족까지 잘못된 부분이 많습니다.
☆ 수정 공문 ☆
제목: 2024년도 학생 논개 시짓기 공모전 안내
1. 관련: 사) 의암주논개정신선양회 선양 2024-21(2024. 4. 23.)
2. 사단법인 의암주논개정신선양회에서 ‘전국 학생 논개 시(詩) 짓기 공모전’을 다음과 같이 개최한다 하니,
관심이 있는 학생이 참여할 수 있도록 안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가. 공모명: 전국 학생(초·중·고) 논개 시(詩) 짓기 공모
나. 공모 기간: 2024. 5. 1.~7. 31.(3개월)
다. 공모 분야: 시(詩) - 분량과 형식은 자유
라. 공모 내용: 논개의 생애와 삶, 거룩한 사랑과 충절 정신에 대한 추모와 존경 등 나라정신 선양, 자유의 가치
마. 참가 자격: 학생(초·중·고)
바. 시상 내용: 전북특별자치도교육감 상 외 27명(붙임 참고)
사. 참가 문의: 사)의암주논개정신선양회(063-351-6400)
붙임 2024년도 전국 학생 논개 시짓기 공모전 계획 1부. 끝.
언제나 몸건강 마음건강하시길...
첫댓글 ㅎ.ㅎ 저도 항상 신경을 써 가며 노력을 해도 세상에 태어나 수십 년간 잘못 들여왔던 어법이 바쁜 업무를 하는 와중에 불쑥 불쑥 기안문에 튀어나올 때가 많습니다. 연재하시는 글을 보며 다시금 마음을 다잡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