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집은 모든 좌석이 좌식이라 휠체어 장애인이 이용하긴 불편하다. 그래서 항상 휴대용 테이블을 가지고 간다. 이런 특별한(?) 손님이니 몇 년에 한번씩 들러도 일하는 아줌마 모두가 기억하고 반가운 인사를 한다.
어머니와 여동생은 방에 들어가 앉았고 나는 권이와 휴대용 테이블을 펼치고 자리에 앉았다. 한 상 가득 금방 차려졌다. 22가지 반찬 중 동물성은 꽁치조림 단 한 가지. 너무 맛있다. 평소에 밥 먹을땐 반 공기만을 먹지만 여기서는 한 공기를 다 먹었다. 반찬도 그릇마다 싹싹 비우니 금방 다 채워준다. 맛있게 먹고 뜨거운 숭늉까지 마시니 속이 든든하다.
또 오라는 식당 사람들의 따뜻한 배웅을 받으며 밖으로 나오니 아직도 비는 주룩주룩 내린다. 에효~
대관령에 이르니 안개가 자욱해 자동차 속도를 낮췄다. 비도 계속해서 내린다. 날씨도 참… ㅠㅠ.
3시 좀 못 되어 호텔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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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1, 512호 두개의 방을 배정받았다. 더블 베드 하나와 싱글베드가 하나 있는 트윈룸이다. 당연히 장애인방은 없다.
곧바로 침대에 누웠다. 아직도 욕창으로부터 100% 자유롭지 못해서이다. 1시간을 쉬고 속초해수욕장으로 갔다. 가는 길에 대포항에 들러 새우튀김을 사서 먹었다. 속초 오면 꼭 먹어야한다. ㅋㅋㅋ 왕새우 네 마리에 5000원.
철 지난 인적없는 바다도 좋다. 다행히 비는 멎었다. 멀리 파란 하늘이 보이기 시작한다. 하느님 감사하옵나이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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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을 따라 끝없이 이어진 나무데크를 따라 천천히 걸으며 모처럼의 여유를 즐겼다. 초등학교 6학년때 아버지의 부임지가 속초였다. 학교는 서울에서 다녔지만 여름방학에 아버지한테 오면 이 해수욕장과 낙산해수욕장을 오가며 아예 살다시피했었다.
다음은 속초중앙재래시장으로 갔다. 모처럼 가보는 재래시장이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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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식으로 잘 정돈되어 있어 휠체어 다니기도 편하다. 수수부꾸미도 사서 먹고 올들어 처음 붕어빵과 호떡도 사먹었다. TV에 여러 번 소개되기도 했던 ‘만석 닭강정’ 박스를 많은 사람들이 너도나도 하나씩 들고 다닌다. 우리도 만석닭강정 한 박스를 샀다. 15000원. 유명하기는 유명한가 보다. 전국으로 택배를 한다 하고, 열 개의 대형 팬에서 계속 닭강정이 튀겨지고 있다. 그걸 사려고 사람들은 기다리고…
계속 군것질을 해서 저녁 생각이 없다. 원래 계획은 미시령 아래 콩꽃마을의 유명한 ‘시골이모 순두부집’에서 먹으려고 했는데…
어머니는 재래시장에서 가자미, 말린 황태, 늙은 호박 등을 사셨다.
속초 시가지는 참 귀엽게 조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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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몇 캔을 사가지고 호텔로 돌아왔다.
씻고 침대에 누우니 어머니와 막내가 우리방으로 왔다.
닭강정을 안주로 맥주 한 캔을 비웠다. 기분 좋~다…. ㅋㅋㅋㅋㅋ
아침 8시에 호텔 식당에서 만나기로 하고 11시가 조금 넘어 평소보다 조금 일찍잠자리에 들었다.
침대가 불편해서인지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4시가 조금 지났나… 잠에서 깼지만 권이가 일어날 때까지 기다렸다. 운전하느라 힘들었을텐데 나 불편하다고 깨울 수는 없었다.
6시 40분에 알람소리와 함께 권이가 일어났고 서둘러 준비를 하고 삭당으로 내려갔다. 워낙 싼 가격에 나온 패키지라 별 기대 안했는데 의외로 기대이상이다.
양식과 한식이 꽤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달들 즐겁게 식사를 마쳤다.
오늘은 눈이 부실 정도로 시원하고 파란 하늘이 펼쳐져 있다. 바람도 너무나 시원하다.
설악산 입구로 올라갔다. 장애인 1인과 동반자 무료, 65세 이상 무료. 막냇동생만 입장료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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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입의 통일대불상을 지나쳐 비선대, 금강굴로 가는 갈과 흔들바위, 울산바위로 가는 길의 갈림길목이 나온다. 비선대 2.3km이라는 푯말이 보인다. 휠체어가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 시간이 부족해 끝까지 갈 수는 없겠다. 바쁘신 비즈니스 우먼 우리 오마니 오늘이 말일이라 은행업무가 많아 세시까지는 올라가셔야 한단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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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다니기에 큰 어려움은 없다. 하늘이 무성한 나뭇잎에 가려 거의 보이지 않는다. 심호흡을 하니 가슴 가득히 나무냄새 가득한 설악산의 기운이 들어온다. 너무 좋다…
반쯤 올라갔다가 내려왔다. 다음번엔 휠체어가 갈 수 있는 곳까지 꼭 올라갈 거라는 숙제를 남기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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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길은 미시령을 넘어 경춘고속도로를 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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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점심은 양평의 옥천면옥에서 물냉면으로 해결했다.
오는 길, 가는 길 얼마나 길이 좋은지 시원, 시원하다. 차도 별로 없어 여행길이 즐겁다.
세 시가 채 못 돼 집에 도착했다.
1박 2일 짧은 여행이었지만 충분히 즐거웠다. 컨디션 조절차 떠난 여행. 엉덩이도 이상없다.. 우하하하~~~
첫댓글 잘 다녀오셨네요~만석닭강정 저도 요즘 먹고싶어 하던 중인데 염장을~~^^
기대나 명성에 비해 그닥... ㅎㅎㅎ
짧지만 알찬여행 을 하고오셨네요 아직 단풍은 물들지않았나봐요?
아직은 나뭇잎들이 파릇파릇합니다. 10월 중순은 지나야 단풍 들거예요...
어릴 때 속초에서 산적이 있습니다. 방학 때 마다 걌지만. 비선대, 흔들바위.....중앙시장...ㄴ
이 사진이 1981년 흔들바위 앞에서 찍은 사진. 딱 30년 전이네요. ㅠㅠ 오른쪽이 저예요.. ㅎㅎㅎ
속초바닷가도 데크가 설치되었네요? 대포항에서 부터 되어있어요?
대포항부터는 아닌 것 같구요. 암튼 아주 길어요.
즐거운 여행길이었군요.
해마다 몇차례 속초에 가서 1박2일 또는 2박3일 묵고 오곤 하지요.
할인요금으로 이용 가능한 한화콘도, 금호콘도, 척산호텔, 설악가족호텔 등을 주로 이용합니다.
때론 오색 그린야드 호텔에서 탄산 온천욕을 즐기기도 하고요.
권금성 케이블카도 휠체어로 이용가능하다는데, 거긴 이번에 안가보셨나요?
전에 케이블카는 여러번 타서 이번엔 생략했어요...
설악과 동해는 언제 가도 좋죠? ^^
즐거운 여행 되셨으리라 생각 됩니다.
산채 정식 정말 좋아합니다. 떠나고 싶어요.
언제든지 떠나실 수 있잖아요? 더 추워지기 전에 여행 한번 떠나세요.
산채정식 정말 맛나보여요. 1박2일을 알차게 다녀오셨네요.
제가 다 가슴이 두근두근...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울 서방이 지기님좀 닮았음 좋겠어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
나는 나이 먹어서 그래요. 앙겔님 신랑은 일하느라 시간 내기도 쉽지 않겠죠. 나이 들며 나보다는 훨씬 더 좋아질텐데...
와우 ~ 산채정식 반찬이 저렇게 많아서 어떤 반찬부터 먹을까 고민 되겠네요
재래시장이 깨끗하니 정겨워 보이네요
호텔방도 넓직하니 휄체어 다니기도 편할 것 같네요
멋진사진 잘 보구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