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가르쳐야 할까요?
어떤 엄마들은 어느 날부터 아이를 붙잡고 가르치면 한글을 읽고 쓸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입니다. 한글은 인지발달과 궤를 같이 하기 때문에 억지로 가르친다고 빨리 익히는 것이 아닙니다. 한글은 매우 분석적이고 논리적인 언어입니다. 읽고 쓰기 위해서는 글자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눈과 귀로 구분할 수 있는 논리적인 사고를 할 수 있어야 가능합니다. 또 아이에 따라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발달에는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읽고 쓰기를 하려면 듣기와 말하기가 어느 정도 이루어져 있어야 가능합니다. 언어 발달은 생활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아이가 읽고 쓰는 데 흥미를 느낄 만한 환경을 제공한다면 아이는 글자에 관심을 가지고 배우고 싶어하며 자연스럽게 읽고 쓰게 될 것입니다.
어떻게 지도하는 게 효과적일까요?
문장으로 글자를 배우는 의미중심 지도법이 효과적입니다. 전통적인 한글 학습법이라고 할 수 있는 발음 중심 지도법이나 통글자 학습법의 경우, 의미 파악과는 상관없이 아이가 얼마나 철자 자체를 틀리지 않고 기억하는가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 방법들은 반복적인 연습을 강조하기 때문에 자칫하면 아이들이 읽고 쓰는 문자활동을 재미없는 것으로 받아들일 염려가 있습니다. 이에 반해 문장으로 글자를 가르치는 의미중심 지도법은 아이가 읽는 동시에 의미를 파악해야 하므로 글자를 익히는 것은 물론 상상력과 사고력을 동시에 키워줄 수 있습니다. 낱말카드에 클립을 달아서 아이로 하여금 자석 막대기로 서로 연관되는 단어를 낚시질하게 하세요. 아이는 재미있게 글자와 문장을 익힐 수 있을 겁니다.
효과적인 한글 배우기 놀이법
| 사물에 이름표를 붙여주세요
집안의 가전제품이나 장난감, 살림살이 등의 이름을 적어서 아이에게 접착식 종이에 직접 붙이게 하세요. 하루하루 아이의 이해도를 살펴가며 단어 수를 늘려갑니다. 어느 정도 글자를 알게 되면 냉장고에 텔레비전이라는 이름표를 붙여놓는 등 뒤죽박죽 해 놓고 아이로 하여금 제자리에 붙이도록 시켜봅니다. 이때 한꺼번에 많은 이름표를 붙여놓으면 흥미를 잃게 되니 주의하세요. 또 억지로 시켜도 안 됩니다.
| 한글 까꿍 놀이를 해요
잡지나 광고지 등에서 오린 실물 사진을 두꺼운 종이에 붙인 후, 뒷면에는 한글과 영어로 표기하여 아이 눈 높이에 맞춰서 아이가 직접 카드를 뒤집어볼 수 있게 합니다. 되도록 낱말 카드를 자주 바꾸어 주어 아이가 싫증을 내지 않도록 하세요.
| 카드로 퀴즈놀이를 해요
낱말이 적힌 카드를 방안에 펼쳐놓고 '고양이' '개'라고 엄마가 불러주면 아이는 그에 해당하는 카드를 찾습니다. 아는 말이 늘어나면 '야옹야옹하는 고양이가 뭐야?' '멍멍 짖는 것은?'하는 식으로 묻고 대답합니다. 자꾸 틀리는 카드는 따로 모아서 반복적으로 물어보면 효과적입니다.
| 숨은 글자 찾기 놀이를 해요
완전하지는 않지만, 이제 아이가 띄엄띄엄 글자를 읽을 수 있게 되었을 때, 엄마와 함께 하면 좋은 놀이입니다. 신문이나 책을 펼친 후 엄마와 아이가 각각 다른 색깔의 색연필을 쥐고 '이'자 찾기, '배'자 찾기 등을 해보도록 합니다. 서로 먼저 찾는 사람에게 상을 주기로 하고, 엄마는 아이에게 기회를 더 많이 주어서 흥미를 갖고 찾도록 해주면 좋습니다.
| 상표 읽어주기 놀이를 해요
아직 한글을 전혀 모르는 아이라 해도 가게나 TV광고를 보고 정확하게 기억하는 것을 많이 봤을 것입니다. 이것은 아이들이 글자를 통째로 기억하고 있기 때문인데, 이런 아이들의 특성을 이용한 놀이가 바로 상표 읽어주기 놀이입니다. 아이들이 잘 먹는 과자나 아이가 좋아하는 특정 상표를 아이 눈에 잘 띄는 곳에 붙여놓고, 생각날 때마다 아이에게 상표를 읽어주고 아이에게 함께 읽어보도록 한다. 읽어줄 때 가능하면 한 자씩 짚어가며 읽어주도록 합니다.
| 글자 따라 걷기 놀이를 해요
전지를 오려 글씨를 크게 만든 후, 필순을 화살표로 표시하고 화살표 방향으로 자유롭게 걸어가도록 합니다. 신나는 음악을 틀어주며 리듬에 맞추어 걷게 하고, 씌어진 글자가 동물이라면 흉내나 울음소리를 내며 걷게 하면 효과적입니다.
| 같은 글자 찾기 놀이를 해요
3X4cm크기의 낱말 카드 형식으로 같은 글자가 적힌 카드를 두 장씩 만들어 12쌍을 만듭니다. 글자가 안 보이도록 12장의 카드를 모두 뒤집어 놓고 아이와 함께 차례로 두 장씩 뒤집어 같은 글자가 나오면 자기가 갖고 다른 글자가 나오면 다시 안 보이게 제자리에 뒤집어 놓습니다. 이렇게 해서 같은 글자를 모두 가져가면 게임이 끝나는데, 카드를 많이 가져간 사람이 승자가 됩니다. 한 번 본 카드의 글자를 잘 기억해야 게임에 이길 수 있으므로 기억력 발달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반복 읽기 효과도 있습니다.
한글 떼기 이런 방법은 나빠요
| 자음과 모음이 만나면 이렇게 되는 거예요
'ㄱ이랑 ㅏ랑 만나면 가가 되는 거야', 이런 식의 낱자 공부는 아이들에게 글자는 골치 아픈 거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해 흥미를 떨어뜨립니다. 통문자를 다 익힌 후 글자의 원리를 가르쳐야 할 경우는 '이쪽 자음과 저쪽 모음을 우리 결혼시켜 보자. 어떤 글자가 태어날까?'하는 식으로 재치있게 가르쳐 주면 좋습니다.
| 다그치지 마세요
문가 빨리 깨치기를 바라는 욕심에 방금 읽은 글자를 다시 읽어보도록 다그치거나 써보기를 강요한다면 평가받기를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오히려 읽기, 쓰기에 대한 흥미만 떨어뜨리게 합니다.
| 낙서 금지는 좋지 않아요
아이가 낙서를 할까봐 필기도구를 아예 다 치워버린다거나, 턱없이 작은 종이를 주고 그 위에만 그리도록 하는 것은 문제입니다. 아이가 맘껏 그릴 수 있도록 다양한 필기도구를 아이 손 닿는 곳에 두고 벽에도 커다란 종이를 붙여 마음놓고 그리면서 놀 수 있도록 해주세요.
| 미루는 것도 좋지 않아요
책 읽어달라고 아이들이 쫓아다니면 바쁘다며 요리조리 피해 다니거나 피곤하다고 물래 책을 숨겨놓거나, 서점에서 책 사달라고 조르면 '집에도 많잖아'하면서 뿌리쳐서는 곤란합니다. 아이들은 관심이 있을 때 배우는 속도가 더 빨라집니다. 도서관이나 책방에 가서 아이 스스로 책을 선택하도록 만들어 책읽기를 자연스럽게 유도해 보세요.
| 아이와 함께 읽어요
식당에서 메뉴판을 볼 때 아이가 옆에서 기웃거리면 가만히 있으라는 투로 눈짓을 주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럴 때는 엄마 혼자서 읽거나 골라주지 말고 아이도 함께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읽고 스스로 선택하도록 하면 좋습니다. 집에 온 신문이나 우편물도 아이에게 보여주어 자연스럽게 읽기를 유도해보세요.
1단계 명사 낱말 카드 보여주기
카드를 통해 문자에 익숙해지는 단계. 주의할 것은 한글을 배우는 것이라고 문자만 제시하면 오히려 금세 싫증을 느끼게 되므로 그림과 글씨를 함께 보여준다.
처음에는 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기본적인 단어가 쓰여 있고 크기가 큰 것이 좋다. 한 장의 카드에 앞에는 그림, 뒤에는 글자가 쓰여 있다면 넘길 때 단조롭지 않아서 좋다.
2단계 동사, 형용사 카드를 보여주기
명사 외에 다양한 단어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단계. 형용사, 동사, 부사 등으로 단어를 늘려간다. 동사 카드를 보여주면서 동작에 해당하는 그림도 함께 보여준다. 아이가 어떤 행동을 할 때마다 그것을 가리키는 동사를 말해주는 것도 좋다
3단계 단위 배우기
명사마다 세는 단위가 각각 다르다. 새 한 마리, 연필 한 자루, 종이 한 장, 나무 한 그루 등 여러 가지 단위말을 배우게 한다. 개수가 틀린 그림을 보여주면서 엄마가 단위를 들려준다. 이때 숫자는 1~10 내외가 좋다. 일상 생활 속에서 엄마가 단위를 정확하게 표현해주는 것이 좋다. “예쁜 꽃이 한 송이 있네”, “엄마가 연필 한 자루 줄게” 등
4단계 가나다 노래 배우기
아이들은 노래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언어를 배운다. 노래와 한글 공부를 함께 하면 아이가 지루해하지 않고 흥미를 유발시킨다.“가, 가, 가자로 시작하는 말~”하는 노래를 반복해서 들려주면서 카드를 함께 보여준다. 가사를 바꾸어가면서 과일 이름 대기, 동물 이름 대기 등으로 불러본다.
5단계 의성어·의태어 배우기
의성어와 의태어는 아이들이 재미있어하고 잘 기억한다. 명사와 동사, 형용사, 부사에 이어 의성어, 의태어까지 배우면 거의 모든 단어를 접해본 것이 된다.상황에 맞는 그림과 함께 글자 카드를 보여준다. 이때 엄마가 리듬감 있는 억양으로 읽어주는 것이 포인트. 아이가 따라하기 쉽고, 재미있어 해서 반복적으로 배울 수 있다
6단계 공통점이 있는 단어 배우기
단어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이제 한 글자씩 떼어서 읽어보는 단계에 이른다. 이전 단계까지는 단어의 성격이 조금씩 다를 뿐, 거의 비슷하게 반복하면서 단어를 배울 수 있었다면 이제부터는 조금 어려운 단계.
1음절, 2음절, 3음절 단어를 모아서 보여주고 그 다음에는 음절에 맞춰 박수 2번, 박수 3번으로 흥미를 일깨운다. 같은 글자로 시작된 단어를 보며 같은 글자를 찾아본다
7단계 상황이 있는 이야기 만들기
글자의 의미를 이해하는 단계. 명사와 형용사의 관계를 연결시킬 수 있게 해준다. 글자를 통해 그 글자의 이미지를 떠올리고 상상력, 감성도 키울 수 있다.
빨갛게 익은 사과, 아직 덜 익은 파란 사과, 껍질을 깐 사과 등 하나의 사물에 대해 여러 가지 표현이 있다는 것을 배우면서 단어의 갯수를 늘려간다
8단계 이름표 붙이기
글자를 조금씩 알게 되면서 카드를 응용한 글자 놀이를 여러 가지로 해보는 단계. 그동안 익힌 글자를 다시 복습하면서 글자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
아이가 잘 아는 단어를 중심으로 그림에 맞는 글씨를 붙인다. 그림을 보면서 이름을 말하고 동시에 그것에 맞는 글자를 찾는 것. 1음절 등 쉬운 단어부터 시작하고 틀려도 혼내지 않아야 싫증을 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