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책 : 옛날 옛적 갓날 갓적1 中 해님달님(평북편, 충남편)
토론일 : 2024.06.12 수요일 10시
발제 : 장재경
참석 : 김주형, 도지연, 박은실, 채수진, 한민혜, 박지영, 장재경
<발제글>
해와 달이 된 남매
2024.06.07.
장재경
여태 한번도 신경쓴 적 없던 호랑이가 눈에 띈다. 머릿수건, 저고리, 초매, 속곳... 처음 이 이야기를 접했을 때 별 희한한걸 다 달라고 하네...라고 생각하고 지나갔다. 그리고 너무나 흔한 흐름으로 호랑이가 변장할 것도 알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상하게 호랑이의 치밀함이 나를 오싹하게 한다. 옷 따위를 달라고 하여 안도와 두려움을 반복시켜 정신을 흐려놓고 팔을 달라더니 그다음 홀라당 잡아먹었다. 이 전개가 갑자기 난 무섭게 느껴졌다. 요즘 너무 이런 뉴스를 많이 봐서 그런지 가스라이팅이 떠올랐다. 이 이야기는 분명 아이들의 똘똘함에 미소지으며 응원하게 되고 호랑이의 죽음에 속시원해하는 이야기였는데 난데없이 이게 왠일인지... 옛날 이야기를 마주할때면 늘 그렇듯 황당한 감상에 스스로 또 놀라며 생각해본다.
잘 생각해보면 영 황당한 것도 아닌 것이 요즘 확실히 가스라이팅에 대해 자주 생각하기는 했다. 물론 아직도 나는 내가 가스라이팅 당한 것이 맞나... 라고 완전히 믿지 못하고 있기는 하다. 우리 어린 시절에 부모에 의한 가스라이팅은 뭐 별것도 아니지 않았나...하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그것도 받아들이기 나름! 난 엄~~~청나게 영향을 심하게 받는 아이였고 이제야 온전히 벗어났다고 할 수는 없고 심각한 상태였구나...하고 알게 되었다. 물론 난 그걸 안 것만으로도 천국을 만난 느낌이기는 하다. 부모님은 당연히 스스로가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몰랐고 그저 당신의 삶이 고단하여 좀 퍼부은거 가지고 그걸 가스라이팅이라고 칭한다고 하면 기절을 하실지도 모르겠다. 여튼 최근 나는 또 한 껍질을 벗는 중이다. 부모님이야 이제와서 내가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니 내가 깨어나면 되는데 혹여나 내가 우리 아이에게 나도 모르게-아니지...알고 있다..- 지기 싫어 끌어오는 널 위한다는 차분한 이야기, 즉 어폐가 가득한 논리를 갖다 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요즘 그것이 너무 두려워졌다. 아이와 얘기를 하다가도 문득문득 내 말은 정말 아이를 위한 것인가 아니면 나를 위한 것인가...하는 생각에 빠진다. 그리고 대부분의 답은 나를 위함이었다. 이제 난 내가 어떤 말을 해줘야하는지 모르겠다. 그런 혼란에 빠져있는 중이다.
해와 달이 된 남매 / 해님과 달님
1. 녹음된 옛날 이야기(해와 달이 된 남매)를 귀로 들으니 어땠나요?
2. 두 각편 중 어떤 것이 더 재미있었나요? (기억에 남나요?) 이유는?
3. 옛날 이야기에 대해 평소 갖고 있던 생각은 무엇이었나요? 옛날 이야기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요?
<나눈 이야기>
-잔인함의 강도가 두 각편이 달라서 신기했다. 평북은 외국어같아서 신선한 재미가 있었다.
-애들에게 읽어주다가 말았다. 어감이 중요하구나...무서웠다.
-평북 각편이 재미있었다. 오독오독, 손가락 날려주는 것도 재미있고 기존과 달라서 재미있었다. 빠른 속도로 전개되어 술술 읽혀 몰입감이 높았다. 충남은 주거니, 받거니 해서 옆에서 간접적으로 듣는 재미가 있었다.
-평북은 빠른 전개로 단편 공포영화 보는 느낌이었다. 빨래터에서 아낙네들이 얘기하는 느낌. 구석에서 애기를 먹는게 공포스러우면서도 생동감 있는 느낌이 들었다. 어른을 위한 동화를 보는 느낌. 충남 각편에서 눈찌르는 것은 섬찟하였으나 해의 눈부심에 대한 유래담은 재미있었다.
-신입 이후 다시 읽으니 재미 있었다. 현대 동화들은 우애를 강조하고 미화하는데 여기서는 아이들이 더 현실감 있었다.
-옛날 이야기하면 교훈, 우애 강조, 권선징악, 숲속의 초가집 이런 것들이 떠오른다.
-모두 알고 있는 이야기라 더 토론이 활발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를 글로 볼 때는 단어에 대해 생각하느라 끊기면서 읽었는데 귀로 들으니 전체 이야기를 보는 느낌이 든다.
-아이들은 왜 이렇게 순수할까? 어른들이 아이들을 그렇게 보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 실제로 아이들이 이러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런데 진짜 어떤 때는 애들이 하지 말아야할 말을 분위기 파악못하고 내뱉어서 난감하게 할 때가 있기는 하다. 그런거보면 순수하다고 할 수 있겠다.
-감상을 저렇게도 할 수 있구나...
-감상글을 보니 들은 말이 생각난다. 엄마에게서 정신적으로 독립하지 않으면 엄마의 바램이 나의 바램이 되어 내 아이에게 그 영향을 끼친다. 내 본연의 모습은 뭘까 생각해볼 시간이 필요하다.
-옛이야기는 내 상황을 바로 바로 반영하여 해석하기에 아주 특화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내 딸이 지금 낭랑18세다. 그래서 그런지 속곳을 벗어달라는게 너무나 거슬렸다.
-엄마가 하나하나 내어줄 때의 심정은 어땠을까를 많이 생각하게 했다.
-예전에 딸과 함께 나눴던 경험이 떠오른다. 책을 보며 딸아이가 아이들이 바보같다고 했는데 난 그럴수 있지...했었다. 왜 같이 '그러게!'해주지 못했는지...
-글로 읽을 때는 의무감에 읽었으나 소리내어 읽으니 좀더 재미있다. 읽으니 내가 북한 사람이 된 느낌이다.
-아들을 늘 가스라이팅하고 있었는데 아이의견을 존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첫댓글 이 시간 정말 유익했던 기억이 납니다^^
감사해요!!! 유익했다니 넘 다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