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을 하지 않고, 마음을 비우면,
마라, 야차(夜叉), 아수라(阿修羅), 나가(뱀)등에 지배되어,
자신의 마음을 악마들에게 팔아넘기고 말게 된다.
정정(正定)은 반성이라는 ₍₃₎지관(止觀)의 행위가 아니면 안 된다.
고타마는 지나간 36년 간의 인생을,
이상의 여덟 가지 규범에 비추어,
씻어 내보려고 결의하는 것이었다.
즉, 팔정도(八正道)라고 하는 불법(정법)에 비추어,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보기로 작정했던 것이다.
산새들의 시끄럽게 지저귀는 소리가 들려왔다.
팔정도에 대해서 중도의 규범을 생각하고 있는 동안에 어느새 날이 밝았다.
짐승이 다가오는 기미를 느꼈다.
새끼 사슴이 까만 코끝을 고타마의 귓뿌리에 가깝게 대고 있다.
이따금 그 부드러운 코끝이 고타마의 귓불을 건드렸다.
따뜻하고 달콤 새콤한 숨결이, 간지럽게 전해졌다.
고타마는 하는 대로 두고 있으니.
이번에는 작은 새가 등에 머물다가, 머리 위로 올랐다가, 날아갔다.
짐승들의 악의없는 행동은,
고타마의 마음을 편하게 해 주어, 하룻밤의 피로를 풀어 주었다.
고타마의 사색(思索)은, 낮보다는 밤중에,
그것도 사람들이 모두 잠든 한밤중이 많았다.
지금 시간으로 말하면, 새벽 한 시에서 세 시 사이였다.
초목도 사람도, 그리고 동물들의 대부분이 하루의 피로를 풀며 잠이 든 시각이었다.
이 시각은 대기도 드디어 잠잠해지고,
대지와 별이 서로 이야기하는 시간대 인지도 모르겠다.
사색에 잠기면,
자신의 지식이나 경험 밖에서 해답이 흘러나와 실로 잘 통일되어 가는 것이었다.
잡념도 일어나지 않았다.
어젯밤 이후, 선정과 사색의 시각을,
이 시간대에 집중시킴으로써, 집중시키는 것에 의해
마음속에 숨은 악마(惡魔)를 몰아내고,
이틀 째는 팔정도(八正道)가 명료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품어왔던 의문점이,
차례차례 풀려나가게 되니, 밤의 사색이 즐겁기 그지없었으며
이제까지 추구해 온 ₍₄₎파라미타(무한의 지혜=智慧)에 도달하는 것도,
그렇게 먼 장래의 일은 아니라고 생각되는 것이었다.
(1) 오관육근(五官六根) ;
眼, 耳, 鼻, 舌, 身,을 오관이라고 한다,
여기에 意,를 더하면 육근으로 된다.
육근이란 모든 악(惡)의 근원이다.
오관을 통해서 자신의 마음이 뒤흔들리고,
인간으로서의 길을 벗어 나서 가기 때문에, 세상의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아름다운 것을 보고 갖고 싶다고 생각한다.
맛있는 것은 너무 많이 먹는다.
거짓말이라도 자신을 칭찬해주면 선인(善人)이다.
이처럼 육근은 진실한 것을 왜곡시키는 원인을 만들고 있다.
육근에 휘둘리면, 인간으로서의 자신을 잃어간다.
(2) 순환(循環) ;
전생윤회(轉生輪廻)를 설명한 것으로
이 세상의 일체의 것 (정신을 포함)은 빙글빙글 도는 원운동을 그리고 있다.
지구의 자전 공전,
이것에 바탕을 둔 낮과 밤의 구별, 사계(四季)의 변천,
또 모든 물질도 질량불변의 법칙에 따라서 순환하고 있다.
사람의 혼(魂)도 똑같이 전생윤회를 계속하고 있다.
순환이 없는 물질, 정신이란 없다.
이처럼 순환을 이해하면 올바르게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자각하게 된다.
(3) 지관(止觀) ;
지관(止觀)이란 멈추어 서서 본다는 것,
이 말은 천태종을 연, 천태지예라고 하는 사람이
마하지관(摩訶止觀), 소지관(小止觀)을 기록으로 남겨 오늘날까지 전해진 것이다.
멈추어 서서 본다는 것은,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보고, 반성하는 것,
매일의 마음의 움직임과 생활행위가,
인간으로서 잘못이 있는가, 없는가,
만약 있다고 하면 어떻게 해서 그러한 잘못을 범했는가,
과실의 원인을 찾아, 두 번 다시 그 원인을 만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지관(止觀)이며, 반성이다.
그리스도교에서는 이것을 참회라고 한다.
잘못을 뉘우치고 고친다.
반성도 잘못을 뉘우치고 고치는 것이다.
p81~p82
(주; 마음을 비우는 상태를 설명하자면,
밤에 잠을 잘 때의 상태와 같다.
육체의 느낌이 없는 상태로, 의식만이 살아 있을 때를 말한다.
육체의 느낌이 없는 상태인 채로, 의식은 또렷이 살아서,
육체에서 마음이 비워진 상태이다.
정신이 집중되었을 때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 순간은 매우 위험한 순간으로서,
주인이 집을 나가면서,
문을 활짝 열어놓고, 집안에 불을 켜 놓은 상태와 같다.
이때에, 육근의 집착으로 인한 잘못을 반성하여,
때를 닦아 낼 때는,
천사(=보살)의 보호를 받지만,
단순히 집중만 하는 염불일 경우는
집착의 덩어리인 악령들에게 점령 당할 수가 있다.
천사(=보살)들은 절대로 남의 집에 들어가서 집 주인을 쫓아내지 않는다.
한 마디로 천사(=보살)는 욕심덩어리인 주인에게는 접근할 수가 없다.
도와주려고 해도 도울 수가 없다.
천사(=보살)의 도움을 받는 수행을 하는 사람은 이성적으로 되지만,
악령의 영향을 받는 사람의 행동은 점점 감정적으로 되어가며,
자기 마음의 제어가 잘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