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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는 다 계획이 있구나"… 한화큐셀, 美 IRA·탠덤 셀 공략
2024.05.13
한화솔루션, 올해 1Q '적자 전환'… 신재생에너지 실적 악화 탓
좁아지는 국내 태양광 시장… 큐셀, 3.2조 투자 '솔라 허브' 추진
"美-中 갈등 반사이익 노린다"… 1분기 AMPC 수혜 966억원
태양광 초격차 기술 '탠덤 셀'로 시장 판도 바꿀까? 개발 가속화
한화솔루션은 고성장이 기대되는 북미 태양광 시장 공략을 위해 미국 조지아주에 태양광 통합 생산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단일 기업이 북미 지역에 태양광 핵심 가치사슬(밸류체인)별 생산라인을 모두 갖추는 것은 한화솔루션이 최초다. 사진=한화솔루션.
<편집자 주> 미국 주택용·상업용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 각각 19개 분기 연속, 14개 분기 연속 점유율 1위를 기록한 한화솔루션 큐셀 부문(이하 한화큐셀)이 북미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매년 20% 안팎 고성장이 예상되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관련 첨단 제조 생산 세액 공제(AMPC·Advanced Manufacturing Production Credit)를 제공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한화솔루션이 받은 AMPC 규모는 966억원에 달한다.
회사는 세제 혜택을 기반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 북미 지역 점유율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최대 40%대 효율을 자랑하는 '페로브스카이트 폴리실리콘 탠덤 셀' 양산을 계기로, 글로벌 태양광 시장에서 '게임 체인저' 위치를 굳힌다는 복안이다.
2166억원. 올해 1분기 한화솔루션이 기록한 영업손실 액수다. 시장 컨센서스(영업손실 985억원)를 크게 밑돈다. 사측은 그룹 내 태양광 사업을 담당하는 큐셀 부문(이하 한화큐셀) 실적 부진이 이번 어닝쇼크에 영향을 주었다고 했다. 중국발 태양광 모듈 공급 과잉으로 판매량이 줄었고, 판매가격도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국내 수요 부진까지 겹치면서 한화큐셀은 눈길을 미국으로 돌리고 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세액공제(AMPC)를 받을 수 있는 세계 최대 시장이다. 무엇보다 최근 동남아를 우회해 수출 중인 중국 태양광 제품에는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다. 값싼 가격으로 물량 공세 중인 중국에 밀려 실적이 크게 악화된 한화큐셀로서는 미국 시장이 역전을 노릴 수 있는 ‘기회의 땅’인 셈이다.
한화큐셀은 지난해 12월 17일자로 충북 음성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하고, 해당 공장 생산직을 상대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다음달에는 중국법인 ‘한화Q CELLS(Qidong)’의 태양광 모듈 생산과 판매도 중단할 예정이다. 대신 충북 진천공장을 중심으로 셀 제조 기술 고도화에 집중할 방침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화큐셀의 매출 대부분이 해외로부터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래픽=시장경제DB
태양광, 해외선 잘나가는데… 국내·외 매출 2배 차
한화큐셀은 한화그룹의 신재생에너지 부문 계열사로서 태양광 발전에 필요한 태양전지(셀, 모듈)를 생산·판매한다. 태양광 모듈은 신재생에너지 발전과 효율적인 전력 관리에 대한 수요 증가로 매년 지속 성장하는 분야다. 다만, 국내 태양광 시장은 2020년 정점을 찍은 후 하락하는 추세다. 올해 태양광 설치량 또한 2.5기가와트(GW) 안팎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한화솔루션 큐셀 부문 내수 매출액은 7511억원에서 3737억원으로 5년간 50.24% 감소했다. 이에 반해 수출액은 같은 기간 1조3764억원에서 2조1694억원으로 57.61% 증가했다.
지난해 태양광 산업 관련 보고서를 낸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국내 태양광 설치량은 정부가 2030년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21.6%로 하향 조정하고,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RPS) 제도를 폐지한 데다 경매 제도를 도입하는 등 정책을 변경함에 따라 향후 2∼2.5GW 내에서 수요가 정체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 시장은 국내 상황과 사뭇 다르다. 미국 내 태양광 설치량은 최근 10년간 연평균 24% 늘었다. 2023년 1분기에는 분기별 역대 최고치인 6.1GW가 새로 설치됐다. 2022년 IRA 시행과 이에 따른 세부 지침인 AMPC 발표 후에는 가정용 태양광 수요가 직전년도 대비 32% 증가, 총 33GW가 설치됐다.
한화큐셀은 빠르게 성장하는 태양광 시장과 IRA 관련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해 총 3조2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조지아주 내 '솔라 허브' 구축을 결정했다. 솔라 허브는 북미 최대 규모의 태양광 공장인 동시에 태양광 핵심 밸류체인별 생산 설비를 모두 갖춘 곳이다.
한화솔루션 이구영 큐셀 부문 대표는 “솔라 허브 조성에 나서는 것은 미국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을 최대한 활용해 경쟁력을 극대화하려는 것”이라며 “솔라 허브가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 태양광 사업 매출과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조지아주 돌턴(Dalton)에 위치한 태양광 모듈 공장. 사진=한화큐셀
태양광 사업 밸류체인은 크게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태양전지(셀)→모듈’로 이어진다. 문제는 태양광 패널 제조에 필수적으로 쓰이는 ‘폴리실리콘’ 생산의 80%가 중국에서 이뤄진다는 점이다.
IRA에 따른 세제 혜택 극대화가 목적인 한화솔루션은 2022년 미국 내 폴리실리콘 생산시설을 보유한 노르웨이 기업 ‘REC 실리콘’의 지분 21.34%를 인수하고, 지난해 9월 해당 기업에 친환경 폴리실리콘을 10년간 공급받기로 했다. 태양광 전체 밸류체인을 'Made in America'로 생산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읽힌다.
최근 솔라 허브의 한 축인 조지아주 카터스빌 공장의 모듈 생산 설비 건설을 완료한 한화큐셀은 연 내 1억4000만달러(약 1860억원)의 세액공제가 추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부터 잉곳·웨이퍼·셀·모듈을 모두 미국 내에서 제조하기 시작하면 그 규모는 더욱 늘어나 연간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올 1분기 한화솔루션이 받은 IRA 관련 생산 세액공제(AMPC) 규모는 966억원이다.
"대세는 탠덤이야!"… 큐셀, 초격차 기술 선점 페달
한화큐셀은 IRA 관련 세제 혜택을 기반으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차세대 고효율 태양전지 상용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글로벌 태양광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을 차세대 태양전지로 넘어서겠다는 복안이다.
태양전지의 효율은 태양 빛에서 빛 에너지를 흡수해 얼마나 전기에너지로 변환할 수 있는지에 달려있다. 그러나 현재 중국이 세계 시장을 장악한 실리콘 기반의 ‘퍼크(PERC) 셀’이나 ‘탑콘(TOPCon) 셀’은 전환 효율이 20%대에 불과하다.
이에 반해 차세대 태양전지로 주목받는 ‘탠덤 셀’의 이론상 한계 효율은 44%에 달한다. 실제 양산 시 효율도 35%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실리콘 기반 태양전지는 물론 기초재료 부문까지 중국이 장악한 현시점에서 에너지 안보와 자립을 꾀할 수 있는 건 차세대 태양 전지뿐이라고 보았다.
(왼쪽) 한화큐셀이 2026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인 '페로브스카이트 폴리실리콘 탠덤 셀' 시제품과 (오른쪽) '페로브스카이트 폴리실리콘 탠덤 셀' 구조도. 사진=한화큐셀
한화큐셀도 ‘페로브스카이트 폴리실리콘 탠덤 셀(이하 텐덤 셀)’ 양산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폴리실리콘 전지 위에 차세대 태양광 소재인 ‘페로브스카이트’를 얹은 형태다. 이렇게 하면 실리콘과 페로브스카이트가 서로 다른 영역대의 빛을 흡수해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화큐셀은 오는 2026년 하반기 탠덤 셀 양산을 목표로 지난해 충북 진천공장에 1365억원을 투자해 탠덤 셀 관련 파일럿(Pilot) 설비를 구축했다. 한화는 2015년 개소한 독일 탈하임 연구·개발(R&D) 센터에서도 탠덤 셀 시험 생산시설을 설치했으며, 2022년에는 유럽연합(EU)의 탠덤 셀 관련 연구·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한 바 있다.
그 결과 지난해 4월 최대 효율이 29.9%에 달하는 탠덤 셀 개발에 성공했다. 회사 측은 “2022년 기록인 28.7% 대비 1.2%p 개선한 결과로 현재 시장에서 판매되는 실리콘 셀의 이론 한계 효율에 근접한 수치”라며 “이번 연구 결과는 유럽 ESTI(European Solar Test Installation)에서 공식적인 검증을 받았다”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 한화큐셀은 탠덤 셀 개발을 위해 경기도 판교에 있는 미래연구소에 ‘연구·개발(R&D)’ 조직을 구성하고 차세대 태양전지 연구에 매진 중이다. 페로브스카이트 기술력 확보를 위해 석·박사급 인력도 대거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KETEP) 명승엽 PD는 “탠덤 기술이 적용되면 설치 면적을 줄일 뿐만 아니라 운영 효율도 높아지기 때문에 균등화발전원가(LCOE, Levelized Cost of Electricity)를 많이 줄일 수 있다”라며 “기술 개발의 지속성만 담보된다면 글로벌 최초로 상용화를 이루는 것도 충분하다”라고 말했다.
https://www.meconomy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92963
김동관의 '태양광 리더십'…한화솔루션, 제조·금융 아우르는 종합기업 변신
입력 2024.06.17. 06:10
김동관 부회장, 2012년부터 태양광 사업 집중
최근 태양광 파이낸싱·EPC·개발까지 사업 확장
엔핀 설립으로 제조·금융서비스 시너지 극대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지난해 4월 조지아주 달튼에 위치한 태양광 모듈 공장에서 미국 최대 태양광 밸류체인 프로젝트 '솔라허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화솔루션]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이 기존 태양광 모듈 제조·판매를 넘어서 금융 등 비하드웨어 산업까지 아우르는 공격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서고 있다.
10여 년간 한화의 태양광 사업을 주도해온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과 경영진의 빠른 판단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솔루션은 김 부회장이 애정을 쏟는 그룹의 핵심 계열사다.
◇김동관 부회장, 한화솔루션 태양광 사업 다각화 추진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큐셀은 김 부회장의 진두지휘 하에 '토털 에너지 솔루션 프로바이더'라는 표어를 내세워 사업 다각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태양광 발전단지 EPC(설계·조달·시공)와 개발, 태양광 도입에 필요한 할부금융 사업이 대표적이다. 주택 태양광 설치를 원하는 소비자에게 설치 대금을 대출해주는 것부터 시작해 대형 발전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개발 사업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반적인 태양광 사업을 영위하는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김 부회장이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건 것이다. 김 부회장은 2012년 한화솔라원 기획실장으로 재직할 당시 독일 큐셀 인수를 진두지휘했다.
이후 2015년 한화솔라원과 큐셀을 합병하며 현재까지 태양광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그 결과 2020년 9월에는 한화솔루션 대표이사로 선임됐으며, 태양광 사업을 안정적으로 이끌며 지난해에는 한화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한화큐셀의 주택용 에너지 솔루션이 설치된 미국 주택 전경. [사진=한화솔루션]
◇한화큐셀 자회사 엔핀 설립…태양광 파이낸싱 시장 본격 진출
지난해 1월 김 부회장은 한화큐셀 자회사인 엔핀의 사업을 개시하며 태양광 파이낸싱 시장에 첫 출사표를 던졌다. 태양광 자회사가 금융서비스 자회사를 설립한 최초 사례다.
엔핀은 주택용 태양광 설치가 보편화된 미국에서 고객에게 할부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태양광 할부금융은 주택 태양광 설치 대금을 대출해준 후 이를 일정 기간 동안 할부 방식으로 돌려받는 금융 서비스다.
태양광 모듈과 에너지저장시스템을 직접 구매하고 대출을 받는 최종소비자와, 이를 최종소비자에게 판매하고 설치까지 진행해주는 시공사를 모두 고객으로 하는 'B2B2C' 사업자라는 점이 특징이다. 지난해 말 기준 엔핀은 태양광 할부금융 사업 누적 계약건수 1만 건과 계약규모 5억달러를 달성했다. 올해는 주택용 서드파티 오너십(TPO) 상품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일반 가정집에 태양광을 설치하는 사례가 많지 않은 한국과 달리 미국에서는 주택용 태양광을 적극적으로 설치한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영향으로 미국 내 주택용 태양광 수요는 꾸준히 확대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우드맥킨지는 미국 주택용 태양광 시설의 70%는 태양광 할부금융을 활용해 설치됐다고 밝혔다. 또 미국 주택용 태양광 신규 설치량이 2023년 한 해 동안 약 7GW(기가와트)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작년 말까지 미 전역에 설치된 주택용 태양광 발전 시스템은 누적 450만건에 달한다.
한화큐셀은 미국에서 다년간 사업을 영위하며 쌓아온 네트워크와 역량, 노하우 등을 활용해 엔핀의 파이낸싱 사업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고객을 대상으로 태양광 연계 상품을 제공하고, 제품을 상대적으로 저가에 제공하거나 이율을 조정하는 등의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엔핀 홈페이지 메인 화면. [사진=엔핀 홈페이지]
◇태양광 솔루션 전체 생애주기 개입…다운스트림까지 사업 확장
한화큐셀은 엔핀 출범을 통해 자금 조달과 제품 공급, 설치, 운영과 유지보수까지 주택용 태양광 솔루션의 전체 생애주기에 개입하는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 사업자로서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모듈 판매만으로는 사업성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2022년부터 종합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사업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며, 그 과정에서 여러 파이프라인도 확보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화솔루션에서 신재생에너지 부문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모듈 판매량 감소와 판가 하락으로 적자 전환했지만, 지난해만 해도 신재생에너지 부문에서 매출 6조6159억원, 영업이익 568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8.8%, 62.3% 증가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개발 자산 매각과 EPC 매출이 1조원 이상 늘어난 결과다.
한화큐셀은 앞으로도 제조업 중심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높은 부가가치와 유연한 이익구조를 창출할 수 있는 태양광 다운스트림 분야에서 다양한 사업을 영위한다는 계획이다.
굿모닝경제 권상희 기자
http://www.goodkyung.com/news/articleView.html?idxno=239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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