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토텔레스 사상의 진화에 관한 이론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의 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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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거의 발달이론
20세기 이전 아리스토텔레스의 현존하는 논문들은 그의 진짜 사상을 보여주는 글로 해석되었다. 그리고 발렌틴 로제처럼 없어진 대화편들이 모두 가짜라는 주장도 있었다. 이러한 해석의 밑바탕에는 아리스토텔레스처럼 엄밀하고 체계적인 정신을 가진 사람이 일관성없는 사상을 제시했을 리 없다는 가정이 깔려 있었다.
그러나 20세기 전반 독일의 베르너 예거는 아리스토텔레스 사상이 단계적으로 발달했다는 이론을 제시했다. 예거는 역사발생론적 방법론을 이용하여 아리스토텔레스의 없어진 저작 대부분은 그가 아카데메이아에서 플라톤의 영향을 강하게 받을 때 지닌 사상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예거에 따르면 영혼불멸과 같은 주제에 대한 선호, 물질세계에 대한 경멸, 이데아의 '상기'(想起) 이론, 지혜의 우위, 금욕주의, 신의 존재 인정 등 초기 사상은 플라톤적이었으며, 그 뒤에 아리스토텔레스는 점차 플라톤의 견해와 멀어져 관념론을 버리고 경험주의로 나아갔다.
예거의 발달이론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아리스토텔레스 저작의 정확한 연대를 결정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따라서 어느 논문이 어느 시점에 쓴 것인지를 알 수 없으므로 아리스토텔레스의 초기 사상만이 플라톤과 일치한다는 가정은 증명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예거의 이론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심리학과 관련해서는 타당성을 지니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초기에 영혼을 육체와 분리된 실체로 묘사했고, 육체를 영혼의 도구로 보는 중간 단계를 거쳐 마지막에는 영혼을 육체의 형상 또는 현실태로 봄으로써 영혼과 육체의 실체적 통일을 주장했다.
아리스토텔레스 사상의 발달과 체계화에 관한 최근의 분석
아리스토텔레스 연구자들은 대체로 그의 사상이 단계적으로 발달했다고 볼 근거가 있지만 변화의 시점과 정도를 결정하는 데는 문제가 있다고 한다. 현대 해석가들은 아리스토텔레스가 경험적 지식과 물질의 역동적 측면을 중시하게 되면서 플라톤의 관념론의 모든 측면을 거부한 것은 아니라는 점에는 동의한다.
오히려 아리스토텔레스는 생물학에서는 실험적으로 연구하면서도 물리학에서는 지각과 사유, 사물의 우연적 특성과 본성 사이의 차이를 계속 주장했다.
원전
논리학에 관한 저작
논리학이라는 용어는 이미 아카데메이아의 크세노크라테스가 만들었지만 아리스토텔레스는 언어(로고스)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여 이를 인간만의 특징으로 강조하고 인간을 이성적 동물로 정의했다.
여기서 이성적 동물은 그리스어로 '언어·말' 또는 '단어'를 가진 동물이라는 뜻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리학 논문들은 〈오르가논 Organon〉('도구'라는 뜻)이라는 저작 속에 모여 있다. 이 제목은 후대의 해석가들이 붙인 것인데, 이들은 소요학파의 전통에 따라 논리학을 철학하는 수단으로 생각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논리학을 과학의 분류체계 속에 넣지 않고 각 지식분야를 연구하기 전에 먼저 해야 할 예비학문으로 여겼다.
그가 논리학에 직접 붙인 이름은 '분석론'(analytica)이었다.
〈오르가논〉은 〈범주론 Categoriae〉·〈해석론 De interpretatione〉·〈분석론 전서 Analytica priora〉·〈분석론 후서 Analytica posteriora〉·〈토피카 Topica〉·〈궤변론 Sophistici elenchi〉 등의 논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논문들의 배열 순서는 연대보다 체계에 따른 것으로 보이며, 집필연대에 따른 순서를 확정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
〈범주론〉이 실제의 사물 또는 사물의 본성에 관한 이론인지 아니면 말 또는 표현에 관한 이론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는 범주론을 실재에 관한 이론으로 사용하여 플라톤의 형상이론을 비판했다. 그에 따르면 플라톤은 예를 들어 아름다움 또는 지혜와 같은 질에 실체성을 부여함으로써 실체 범주와 그밖의 범주를 혼동했다. 〈범주론〉 5장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실체 범주 안에서도 '제1실체'와 '제2실체'를 구분했다.
제1실체는 이 사람, 저 말, 이 돌 등의 개체이며, 제2실체는 이 개체가 속한 종(種)과 유(類)이다.
이와 같이 아리스토텔레스는 종과 유를 파생된 종류의 실체로 보았다. 그러나 〈형이상학〉에서는 종과 유가 1차적 실체로 나타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견해는 분명하지 않으며, 그래서 몇몇 학자들은 그가 〈형이상학〉에서 플라톤적 존재론으로 되돌아갔다고 해석한다.
〈해석론〉에서는 우선 '이름'·'동사' 등 문장을 구성하는 단순한 부분들에 관해 논의한 다음 다양한 종류의 완전한 문장들과 이들 사이에 성립하는 논리적 관계(반대·모순·함언)를 검토한다. 또 '양상' 문장('……은 가능하다', '……은 필연적이다')에 대한 선구적인 설명과 '미래의 우연'에 대한 유명한 논의(만일 내일 해전이 있을 것이라는 점이 이미 참이라면, 어떻게 그 해전을 우연적 사건으로 볼 수 있는가? 만일 진리가 이미 결정되어 있다면 그 해전은 확정적이고 필연적인가? 아리스토텔레스의 대답은 미래에 관한 특정 유형의 문장은 참도 아니고 거짓도 아니라는 것임)를 포함하고 있다.
〈토피카〉는 주로 어떤 주장을 확인하거나 반박할 논증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를 다룬다. 그래서 이 논문은 논리학의 일반 법칙 또는 규칙을 설명하고 있다.
〈궤변론〉은 겉으로 보면 타당한 것 같지만 실은 오류인 추론규칙을 밝힌다. 오류논증의 예로는 '선결문제 요구의 오류' 또는 순환논증(예컨대 영혼은 불멸이기 때문에 영혼은 육체가 죽은 뒤에도 계속 존재한다는 '증명'), 후건긍정의 오류(예컨대 만일 어떤 사람이 술꾼이라면 그는 가난할 것이다, 피터는 가난하다, 그러므로 피터는 술꾼이다라는 논증), 논점일탈의 오류(문제가 되는 결론을 증명하는 대신 무관한 사실에 주의를 돌림으로써 자신의 논점을 뒷받침하는 논증) 등이 있다.
〈분석론 전서〉의 가장 큰 업적은 오늘날 아리스토텔레스의 삼단논법론이라고 알려진 논리학 체계를 발달시킨 점이다. 삼단논법이란 세 명제(두 전제와 한 결론)로 구성된 논증형식이며, 타당한 삼단논법의 예는 다음과 같다.
'모든 그리스인은 사람이다·모든 사람은 죽는다·모든 그리스인은 죽는다.' 〈분석론 전서〉는 놀라울 정도로 엄밀하고 정교하게 삼단논법의 다양한 형식을 검토한다. 〈분석론 후서〉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논리학 이론을 과학과 인식론의 목적에 응용하려 한다. 과학지식의 적절한 구조를 논의하면서, 각각의 과학은 제1원리, 즉 공리와 여기서 연역된 정리로 구성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분석론 후서〉 제2권은 주로 '정의'(定義) 이론을 다룬다.
자연철학에 관한 저작
〈자연학〉에서는 자연 물체 일반, 즉 형체를 가진 모든 것을 다루고, 특수한 종류의 물체는 〈하늘에 관하여 On the Heavens〉·〈기상학 Meteorology〉 등의 글에서 다룬다.
〈자연학〉 제1권은 자연 물체를 구성하는 본질적 요소들, 즉 '질료'와 '형상'을 다룬다. 질료는 변화를 거치더라도 계속 존재하는 기체이고 형상은 변화의 성질을 결정하는 특징이다. 제2권은 주로 자연학자들이 연구하는 다양한 유형의 원인을 다룬다. 이러한 원인으로는 질료인·형상인 이외에 어떤 것이 존재하는 목적인과 어떤 것을 존재하게 하는 작용인 등이 있다(질료형상론). 제3~7권은 운동과 공간·위치·시간·크기·연속성 등 운동과 관련된 개념을 다룬다.
제8권의 주제는 원동자(原動者)이다. 원동자란 그 자체가 자연 물체는 아니지만 모든 자연 물체를 운동하게 만드는 원인이며, 부동성·영원성 등의 속성을 가지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연학〉에서 논의한 일반원리를 우주 전체를 다루는 〈하늘에 관하여〉(여기서 그는 우주가 공간 면에서 유한하지만 시간 면에서 영원하다고 논증함)와 우주의 생명 없는 부분을 다루는 〈생성과 소멸에 관하여 On Generation and Corruption〉·〈기상학〉 등에도 적용한다.
〈생성과 소멸에 관하여〉는 4원소(흙·공기·불·물)와 그 상호관계를 다룬다. 특히 그는 한 원소가 다른 원소를 변하게 하거나 다른 원소로 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기상학〉은 예컨대 혜성·강·연소·무지개 등 잡다한 문제를 다룬다. 여기서 그는 자연학의 일반원리와 원소론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지구가 항상 일종의 '증발'(수증기나 연기와 같이 습기가 있는 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음)을 하고 있다고 가정하고, 위의 다양한 현상을 이 증발로 설명하려 한다.
생물학과 동물학 저작에도 〈자연학〉의 원리는 분명하게 나타난다.
〈동물사 History of Animals〉는 서로 다른 동물 종에 대한 기술이 주내용이다. 이중 갑각류 동물종에 대한 것을 비롯한 몇 가지 기술은 놀라울 정도로 상세하고 정확하다. 몇몇 아리스토텔레스 연구자는 〈동물사〉가 1차 자료들을 모은 것일 뿐 체계화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한다. 한편 아리스토텔레스는 〈동물사〉에서 생물 분류학을 세우려 했고 그래서 동물세계를 유(類)와 종(種)으로 나누었다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그러나 〈동물의 신체 부분 Parts of Animals〉·〈동물의 생성 Generation of Animals〉은 비록 많은 경험자료를 담고 있지만 과학적 설명 체계를 세우려는 의도를 가진 글이다.
그는 동물의 여러 기관과 그밖의 '신체 부분'의 성질·기능 등을 단순히 기술하지 않고 '설명'하려 한다. 바로 여기서 아리스토텔레스의 목적론적 설명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자연은 쓸데없는 짓을 하지 않는다"라고 말했으며, 분명하게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동물의 모든 특징을 기능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동물의 생성〉은 특히 생식과 성장의 문제를 다룬다. 아리스토텔레스의 가장 무르익은 이 과학저작에는 그의 방법의 장단점이 잘 나타나 있다. 그는 조심스럽고 정확하며, 이론적 설명을 제시하면서도 이론이 관찰을 왜곡시키지 않으려 한다. 그러나 지식과 새 지식을 얻는 그의 수단은 분명히 한계를 가지고 있으며 따라서 적어도 몇몇 이론적 개념은 거칠고 부적절하다. 그밖에 생물학 저작으로는 〈동물의 운동 Movement of Animals〉·〈동물의 진보 Progression of Animals〉 등 2편의 짧은 논문이 있다.
여기서 아리스토텔레스는 동물의 움직임에 대한 생리학적 설명과 심리학적 논의를 결합하려 했다.
심리학에 관한 저작
감각 생활과 지적 생활에서 작용하는 능동적 원리와 수동적 연속체 사이의 관계 또는 형상과 질료의 관계를 검토하는 저작은 〈영혼에 관하여〉이다(질료형상론). 아리스토텔레스는 영혼의 본성에 관한 플라톤의 초월주의적 이론과 소크라테스 이전의 유물론적 이론을 모두 거부한다.
영혼은 생명체의 형상으로서 질서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기능은 양육·지각·지성 등이다. 양육 기능은 모든 생명체에 공통적인 기능이며 보고, 듣고, 냄새 맡고, 움직이는 역할을 담당한다. 지성 기능은 인간에게만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지각 양식을 자세히 설명했고, 사유에 대해서도 '수동' 지성과 '능동' 지성을 구분하는 어렵기로 소문난 설명을 제시했다. 이 저작은 동물의 움직임과 그 전제조건인 상상·욕망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형이상학에 관한 저작
형이상학은 그 주제 면에서 의견이 일치하지 않던 분야였는데 아리스토텔레스는 이 분야의 연구를 혁신했다.
〈형이상학〉에는 그가 때로는 '지혜'라 부르고 때로는 '제1철학' 또는 심지어 '신학'이라 부른 학설이 설명되어 있다. 이 학설의 과제는 실재의 가장 일반적·추상적 특징과 보편타당성을 지닌 원리를 기술하는 것이다. 널리 알려진 대로 그는 형이상학을 '존재로서의 존재'를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했는데, 이 말은 존재하는 것이라면 모두 충족해야 하는 일반조건, 달리 말해서 존재하는 모든 것에 관해 참인 것을 연구한다는 뜻이다.
〈형이상학〉 제1권에서는 선배 철학자들이 사용하거나 논의한 설명 형식을 조사·연구하고 자신의 '4원인' 이론이 설명문제에 관한 올바른 이론이라고 주장했다.
이 조사·연구는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들과 플라톤 철학의 몇 가지 측면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귀중한 자료이다. 제2권은 과학의 원리에 대한 짧은 논문이고, 제3권은 형이상학의 수수께끼 또는 '아포리아이'(aporiai)를 나열한 글이다. 제4권에서는 '제1철학'이 존재의 조건에 대한 일반적 연구라고 설명하고, 모순율('P와 비P가 모두 참은 아니다')과 배중률('P가 참이거나 아니면 비P가 참이다')을 옹호한다.
아리스토텔레스 철학 사전이라고 불리는 제5권에서는 중요하면서도 모호한 약 40개의 철학 용어를 분석한다. 제6권의 주제는 제4권과 같다.
제7~9권은 아리스토텔레스가 쓴 가장 어려운 글 가운데 하나이며 따라서 요약할 수 없다. 핵심문제는 실체란 무엇인가, 세계의 기본 구성물은 무엇이며, 독립적으로 존재하고 우리가 인식·정의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등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논의는 매우 복잡하게 꼬여 있으며, 질료와 형상, 실체와 본질, 변화와 발생, 현실태와 가능태 등에 초점을 맞춘다.
결론은 실체란 어떤 의미에서는 형상이라는 것인 듯하다. 그러나 이때 형상은 플라톤식의 추상적 형상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특수한 형상이다. 이러한 형상은 예컨대 '이 사람', '저 말' 또는 '이 참나무' 등의 표현이 지시하는 것이다. 제10권은 통일성·연속성·동일성 등 '일자'(一者)에 관한 독립적인 논문이다. 제11권은 〈자연학〉·〈형이상학〉의 앞부분을 요약하는 글이다. 제12권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목적론'을 제시한다.
세계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원인을 설정해야 하는지를 묻고, 결국 신 또는 움직이지 않는 제일 원동자라는 생각에 도달한다. 제13·14권에서는 수학적 대상의 본성에 대해 길게 논의한다.
윤리학과 정치학에 관한 저작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론과학과 실천과학의 목적이 결정적으로 다르다고 강조하면서, 실천과학은 무엇인가를 행하거나 만들기 위한 학문이지 그것을 사고하고 정의하고 알기 위한 학문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니코마코스 윤리학 Ethica Nicomachea〉 첫 부분에서 왜 실천과학이 이론과학만큼 정확성을 가질 수 없는지를 설명하는데, 그 이유는 실천과학의 주제가 정확하게 정의할 수 있는 것에 한정되지 않고 습관·기술·제도 등까지 포함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생물학적 정의나 심리학적 정의가 아무리 정확하더라도 사람은 환경·교육·가족·재산·신분, 심지어 여가 방식 등에 따라 다양하다고 주장했다.
개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도덕문제들은 서로 분리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정치문제와도 분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므로 〈니코마코스 윤리학〉·〈정치학〉은 독자적인 주제를 다루는 서로 분리된 과학이 아니라 공통의 영역을 서로 다른 관점에서 다루면서 상호보완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개인들의 가능태를 바탕으로 삼아 도덕문제를 다루었지만, 이 가능태를 현실화하고 실천하는 능력은 정치상황에 의존한다고 생각했다(법철학). 그래서 〈니코마코스 윤리학〉 제1권에서 정치철학의 광범한 맥락을 도덕적으로 고려하는 데서 출발하여, 제10권에서는 행복과 명상생활을 검토한 뒤 도덕문제에 대해 법이 기여할 수 있는 점을 언급하면서 끝낸다.
이 지점이 윤리학에서 정치학으로 넘어가는 곳이다. 윤리학에서 아리스토텔레스가 사용한 접근법은 목적론이다. 즉 도덕적으로 절대적인 어떤 것이 아니라 무엇이 인간의 선을 위해 바람직한가를 기준으로 윤리문제를 이야기한다. 이러한 접근법 때문에 다양한 종류의 선을 검토하고 마침내 행복에 이르는 최고선을 규정한다.
그리고 행복이라는 말썽 많은 개념을 면밀히 검토한 뒤 행복을 덕(arete)과 일치하는 영혼의 활동이라고 정의한다.
그는 도덕적 덕과 지적 덕을 구분하고 각각은 영혼의 비합리적 힘과 합리적 힘에 의해 규정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이 덕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덕을 개발할 능력 또는 성향을 가지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어린이는 처음에는 자기 행동의 도덕적 우수함을 깨닫지 못한 채 부모의 명령에 따라 거짓말을 하지 않지만 결국 참말을 하는 습관이 그의 도덕성의 뿌리 깊은 일부가 된다.
그 다음 아리스토텔레스는 덕과 악을 구분하고 덕을 '중용'으로 정의한다. 예를 들어 용기는 만용과 비겁 사이의 중용이다. 그는 최고선을 정의하면서 이 논의를 끝맺는데, 행복이 덕에 따른 활동이기 때문에 최고선은 사람의 최고덕, 즉 이성적 활동에 따른 삶이라고 주장한다.
〈정치학〉은 인간 행동과 공동체의 문제를 다룬다. 그는 인간이 '본성적으로' 정치적 동물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하여 국가에 관한 이론을 세우고 다양한 유형의 법제도를 구분한다. 정치적 불안정과 혁명의 성질과 원인에 관한 논의도 있으며, 마지막 2권은 주로 교육 문제를 다루고 있다.
예술과 수사학에 관한 저작
아리스토텔레스는 수사학의 목적 또는 목적인을 설득이라고 주장한다.
수사학도 논리학과 마찬가지로 과학체계 속에 포함되지 않으며 따라서 특정의 주제, 단일한 방법, 일련의 원리를 갖지 않는다. 그에 따르면 설득의 양식은 설득자 자신의 성격에 따른 설득력, 원하는 감정을 청중에게 일으키는 것, 증명 또는 겉치레 증명 등 3가지이다. 〈시학 Poetica〉에서 그는 시와 역사를 비교하면서 시가 역사보다 더 철학적이고 따라서 더 큰 가치를 지닌다고 주장했다.
역사는 개별자, 즉 특정 사건이나 특정 인물을 다룬다. 반면 시는 비록 자연을 모방하지만 보편자에 가까운 유형과 상황을 창조한다. 〈시학〉 중 현재 남아 있는 유일한 단편은 비극을 분석하는 부분이며, 여기서 비극의 목적은 동정과 두려움을 통해 감정을 정화하는 것, 즉 '카타르시스'라고 말한다.
아리스토텔레스 저작을 읽는 방법
괴테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을 피라미드에 비유했다.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의 각 부분은 다른 부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의 저작을 처음부터 확실히 이해하면서 읽을 수 없고, 기본적인 개념과 방법을 알아내기 위해 되풀이해서 읽어야 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분석방식을 익힌 뒤에는 〈오르가논〉에 있는 논리학 부분과 〈자연학〉에 있는 공간·시간·운동론을 읽는 것이 좋다. 그 다음으로 〈형이상학〉·〈영혼에 관하여〉에 있는 좀더 복잡한 사상을 만나보고, 윤리학과 문학이론 연구에서 나온 결론을 그 통찰력·분별력·논증력 등에 비추어 검토해봄직하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내린 결론에 접근해보면 그는 하나의 철학을 제시한 인물로서 중요할 뿐 아니라 정신을 갈고닦는 데 도움을 준 사람으로서도 중요하다는 점이 밝혀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