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일본에 다녀왔다. 니카타 역으로 가는데 앞 차에 붙은 스티카가 눈에 띄었다.70세 이상 노인이 운전하는 차임을 알리는 표지였다. 네 잎 클로바를 형상화한 것으로 '노인 운전차량'임을 쉽게 알 수 있어 방어운전에 도움되게 한 것이다. 4명 가운데 1명이 노인인 일본다운 예방책이다. 일본은 노인 운전자들의 사고를 막고자 안전교육과 치매 검사를 받게 한다. 면허 갱신 주기도 70세 미만 5년,70세 4년, 71세 이상 3년으로 연령대에 따라 달리했다.노인이 운전면허를 아예 반납하면 대중교통비를 지원한다. 우리나라도 65세 이상 노인 운전자가 늘고 있다. 노인 운전자의 교통사고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1년 6%였던 노인 운전 사고 비율이 10%로 늘어났다. 이 기간 노인 운전자 교통사고 건수도 1만3596건에서 2만3108건으로 70% 가까이 증가했다. 그런데 전체 교통사고 건수(21만~23만건)는 비슷했다. 작년에는 노인 운전자 사고 사망자가 사상 최고인 816명으로 음주 운전 사고 사망자보다 많았다. 교통사고 사망자는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인데 노인 운전자에 의한 사망은 크게 늘어나는 것이다. 현실이 이런데도 당국은 팔장만 끼고 있다. 운전면허증 갱신 기간을 10년에서 5년으로 줄인 게 사실상 전부이다.노인 운전 차량에 스티카부터 붙이자. 교통사고는 상대방에게도 치명적이므로 강제성이 불가피하다.서울 도봉구가 작년부터 '실버마크'를 배포하고 있지만 구 하나로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문구도 '어르신 운전 차량' '고맙네 젊은이' 등인데 호응도는 높지 않다고 한다.더 세련된 디자인과 문안을 공모하면 좋을 것이다.뉴질렌드 처럼 일정 나이가 되면 면허를 일단 말소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물론 고령의 이유로 운전을 금해서는 안 된다.
이동권과 생종권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운전을 더 하기를 원하면 건강 증명서를 내고 운전 능력 시험을 거치게 하자. 다만 시행에 앞서 충분한 설명과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 노인 운전자 교통사고 예방책은 인기없는 정책임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장치권으로선 더욱 그럴 것이다. 그렇다고 뭉그적거리면 희생자만 늘어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