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도플갱어]
해무, 어뢰, 물기둥... 그리고 천안함
광우병 쇠고기 파동과 천안함 사고의 공통점
필자는 미국산 쇠고기를 좋아했었다. 아니 사실 지금도 좋아하는 편이다. 업무나 여행으로 미국 갈 일 있으면 미리 맛집 정보 찾아 놨다가 스테이크를 먹곤 한다.
그런데, 노무현 정권 당시 메이저 언론들이 광우병의 위험성에 대해 많은 보도를 하는 것을 보고 약간 거부감을 가지게 되었고, 결정적으로 이명박 정부 들어서서 '검역 주권'을 거의 포기하다시피하는 등신짓을 하는 바람에 (최소한 한국에서는) 미국산 쇠고기를 먹는 것을 상당히 주저하게 되었다.
※ 참고 : 일부 불순한 세력들은 2008년의 쇠고기 파동을 '미국산 쇠고기 반대시위'라 부르며 친북좌빨들의 미신행위라 비난하는 것을 보곤 한다. 이런 불순한 세력들은 항상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여론을 왜곡하고 정보를 조작하는데... 정확하게 말한다. '미국산 쇠고기'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광우병 위험이 제거되지 않은 쇠고기'의 수입을 반대하는 것이다. 그리고 대한민국 정부는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해 일해야 하는 것이지 미국 축산업자를 위해 일하는 게 아니란 사실을 똑바로 인식하기 바란다.
이번에 천안함 사고를 접하면서 2008년에 크게 일어났던 광우병 쇠고기 파동 당시의 정부의 모습이 겹쳐지는 것은 필자만이 아닐 것이다. 가장 큰 공통점은 아마 '불신'일 것이다. 당시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약 절반 정도의 국민들이 정부와 국방부의 발표를 그대로 믿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제대로 하지도 못하면서, 조금이라도 불리한 것은 열심히 감추고 어떻게든 괴로운 상황만 모면하면 된다는 식으로 넘어가려 한다. 문제는 그러면서도 나를 무조건 믿으라는 터무니 없는 강요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모든 불신의 원인을 제공해 놓고는 그 불신을 이적행위로까지 공격하니 어처구니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에는 더욱 고약한 것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대적인 북풍 마케팅을 펼쳤다는 것이다. 자신들의 선거 판세를 유리하게 하기 위해 국가의 안보와 경제를 팽개치는 반국가적 행태를 보인 것이다. 다행히 선거 결과를 통해 이들의 행위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크게 꾸짖고 있다. 문제는 이런 꾸지람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결코 바뀔 것 같지 않다는데 있다.
어쨌거나 오늘도 천안함 사고와 관련하여 새로 파악된 FACT를 기반으로 추가적인 분석을 해 드리려 한다.
참고로, 미리 말씀드리자면 국방부와 정부에 대한 불신이 깊어 지는 내용이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monitor4u.co.kr%2Flesson%2FContentImg%2F20100520%2520Water%2520Pillar-4%2520evidence-560.png)
※ 물기둥의 존재 근거 4가지를 설명하는 이기봉 준장 (출처 : MBC)
없다던 물기둥, 갑자기 왜?
합조단의 발표가 나간 후 적지 않은 언론들에서는 "없다던 물기둥이 갑자기 왜 튀어나오는가"라며 의심스럽다는 기사를 내 보냈다. 그런데, 사실은 이전(4월초)의 브리핑에서도 김태영 국방장관은 물기둥을 목격한 초병이 있다는 언급을 한 적이 있다.
단지, 지금과의 차이점이라면 당시에는 (어뢰나 기뢰에 의한 폭발을 의미할 수 있는) 물기둥 문제에 대해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했었다는 것이다. 당시 그는 "초병은 물기둥을 목격했다고 하는데, (천안함의) 좌우 견시(함교 밖, 발코니에 나와 직접 배 밖을 눈으로 관찰하는 병사)들은 못 봤다고 하니..."라면서 이 문제는 좀 더 파악해 봐야 한다고 유보적인 태도를 취했다.
하지만, 언론들은 대부분 국방장관의 이 설명을 '유보적'이라 보도하지 않고 '물기둥이 없었다'에 무게를 실은 것처럼 보도하는 경향이 강했기 때문에 합조단 발표시 이전의 국방부 의견을 번복하는 것처럼 인식한 것이다. 필자도 4월 초의 국방부 브리핑을 모두 다시 점검하면서 알게 된 내용이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monitor4u.co.kr%2Flesson%2FContentImg%2FTorpedo%2520Attack%2520Non-contact%2520UNDEX.jpg)
※ 비접촉 수중폭발 장면 (출처 : 모름)
왜 그렇게 물기둥에 집착하냐굽쇼?
김태영 국방장관은 국회 천안함 진상특위에서 민노당 이정희 의원의 물기둥 관련 질문에 대해 답변하면서 (이미 '북한산 유성매직 1번 어뢰'라는 강력한 증거가 있는데) "왜 그리 물기둥에 집착하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합조단 발표로 이미 게임 끝났는데 뭘 더 알고 싶어 하냐 이거다.
유엔사를 통한 정전위 개최와 조사에 대한 절차적 문제를 지적하는 질문에는 이정희 의원이 북한을 두둔하기 위해 질문을 한다는 식으로 짜증섞인 비아냥 거림을 보여 주기도 했다. 일본 같으면 할복을 해도 모자랄 사람들이 자신들의 발표 내용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자 그 지적한 사람을 간첩이라고 몰아 붙이는 파렴치한 발언인 셈이다.
어쨌거나 물기둥의 목격 여부는 대단히 중요하다. 왜냐하면 합조단이 "수중에서 어뢰가 비접촉 근접 폭발했다"고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따라서, 합조단의 발표가 맞으려면 무조건 물기둥이 있어야 하고, 물기둥이 있었다면 거의 99.9% 어뢰였던 것이 증명되고, 그 반대로 물기둥이 없었다면 어뢰에 의한 비접촉 근접 폭발이 아닌게 된다.
그러니 당연히 중요할 수밖에 없지 않나? 4월초의 브리핑에서 국방장관이 물기둥 목격 가능성에 대해 유보적 태도를 보인 것도 이것 때문이었고, 합조단이 이날 물기둥이 있었다는 4가지 증거를 제시한 것도 이 '수중 비접촉 근접폭발 = 어뢰'라는 공식 때문이었다. 특히, 지금 '유성매직 1번'이 타버리지 않은 점, AL 분말이 흡착된 점 등, 부식상태 등에 대해 강한 과학적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에 더욱 물기둥은 중요하다.
국방부 Q&A에서 사라진 기상정보
앞서 게재한 컬럼이 서프라이즈(http://www.seoprise.com/)이라는 곳에도 게재가 되었는데 그 글의 댓글을 통해 '떡찰지옥'이라는 아이디를 쓰시는 분께서 중요한 제보를 하나 해 주었다. 국방부가 합조단의 발표내용과 관련 동영상을 국방부 홈페이지에 올리면서 Q&A라는 (아래)한글 문서도 하나 올렸다. 이 Q&A 문서에 보면 물기둥이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4가지 사유 중 하나로 제시된 초병이 목격한 물기둥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나온다.
해병대 초소의 초병이 '굉음'도 듣고 '섬광 기둥' 같은 것도 목격했다는 내용인데, 이게 그 증언 자체가 모순을 내포하고 있어 그대로 받아 들이기가 좀 어려운 상황이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나중에는 삭제되었지만) 원래 최초의 Q&A에는 물기둥 목격 당시 해무(바다안개)가 짙게 깔려 있어서 시정거리가 500m에 불과했다는 <참고자료>가 있었다. 아래의 그림에서 빨간색으로 표시한 부분이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monitor4u.co.kr%2Flesson%2FContentImg%2FQnA-10-Water%2520pillar_20100522-1.png)
※ 합조단 결과발표와 함께 국방부 홈페이지에 게재된 Q&A (5/27 이전)
그런데, 이 부분이 5/27 이후의 버전에서는 깨끗하게 사라졌다. '짙은 해무 등 시계불량'에 대한 얘기는 그대로 들어 있지만 정확한 근거가 되는 '해농 40%, 시정 500m'라는 기상상태에 대한 보고가 삭제된 것이다. 이렇게 조금 불리하면 삭제하고 하니 어떻게 국방부를 충분히 신뢰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떡찰지옥'님이 제보해 준 내용은 원래 '장덕진'이라는 아이디를 사용하시는 분이 올린 글에 있던 내용이다. 이 분이 바로 이 기상상태에 주목했고, 나중에 국방부가 삭제한 걸 발견한 분이다. 이 분의 글에 가면 삭제 이전의 한글 파일도 내려 받을 수 있다.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155136
이 부분이 왜 빠졌는지는 여러분들이 쉽게 짐작하시는 그대로이다. 안개 때문에 500m 정도까지 밖에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도대체 어떻게 4~5km 밖의 물기둥(섬광기둥?)을 목격했냐는 것이다. 야간에 불빛이 강하게 번쩍거리면 안개가 있다고 해도 대충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게 몇 m 높이였는지, 그리고 km 거리였는지 구분해 낼 수 있을 정도일까?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monitor4u.co.kr%2Flesson%2FContentImg%2FQnA-10-Water%2520Pillar_20100527-1.png)
※ 합조단 결과발표와 함께 국방부 홈페이지에 게재된 Q&A (5/27 이후)
백령도 해병대 OO초소는 어디?
필자는 이전의 기사(추가 공개된 TOD로 무엇을 알 수 있나?)에서 굉음을 들었다는 초소의 위치를 연화리 남쪽 초소였을 것이라고 추정했었다. 그런데, 위의 국방부에서 작성한 위의 Q&A를 보면 굉음을 청취한 초병들의 위치가 이곳(연화리 남쪽)이 아닐 개연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힌트는 "전방 약 4km, 방위각 270도를 쳐다보니 하얀색 섬광(높이 100m, 폭 20~30m)이 보였다가 2~3초후 소멸되었다"라고 진술한 부분이다. 국방부의 사고지점(37-55-45N, 124-36-02E)은 연화리 남쪽 초소로부터 약 2.8~3.0km 정도 떨어진 곳이었는데, 이 굉음을 들었다는 초병들은 4 ~ 5km 떨어진 곳에서 섬광을 봤다고 증언한다. 툭 트인 바다였고, 야간이었기 때문에 더 멀게 느껴질 수도 있으므로 일단 거리에 대한 정확성은 낮다고 가정하자.
결정적인 것은 이번에도 방위각이다. TOD에서는 밀리각법(0 ~ 6400mil)의 절대방위각을 사용하고 있지만, 이곳 초소에는 TOD가 아닌 맨 눈으로 관측하는 곳이라 일반 360도각법을 사용해서 증언하였다. 270도라고 했다. 270도는 0(=360)도가 진북일 경우 정서(正西) 방향을 말한다. 즉, 내가 보는 관점에서 270도가 아니라 진북에 맞춰진 지도로 볼 때 정서쪽 방향에서 섬광을 목격했다는 뜻이다.
그런데, 국방부의 사고지점(37-55-45N, 124-36-02E)이 맞다면 이곳을 방위각 270도의 정서 방향에서 볼 수 있는 초소는 지금까지 필자가 한번도 언급한 적이 없는 새로운 초소여야 한다. 아래의 위성사진에서 보듯이 270도라는 방위각을 만족시키는 곳은 필자가 'W0?'라고 명명한 새로운 초소 뿐이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monitor4u.co.kr%2Flesson%2FContentImg%2FOP%2520new-observed%2520water%2520pillar2.png)
국방부의 사고지점으로부터 방위각 270를 만족하는 곳의 위성사진을 좀더 확대해 보면 초소가 있을 개연성이 있기는 하다. 도로에서 절벽쪽으로 샛길이 뻗어 있고, 초소같은 간단한 건물을 지었을 만한 넓이의 땅을 인위적으로 가꾼 흔적이 있기 때문이다. 애초에 TOD 초소를 찾을 때에도 이곳은 후보지들 중 하나였는데 이곳을 정확히 촬영한 일반 사진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100% 확신하지는 못했던 곳이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monitor4u.co.kr%2Flesson%2FContentImg%2FOP%2520new-observed%2520water%2520pillar.png)
※ 새로 등장한 백령도 서남쪽의 해병대 초소
연화리(백령도 서쪽)에서 두무진쪽(서북쪽)으로 배를 타고 가다 보면 아래의 사진에서와 같이 해안의 절벽 사이에 이런 초소(TOD는 없어 보임)도 있고, 절벽 한 가운데를 뚫고 88mm 정도의 해안포를 설치한 경우도 있는데, 위의 초소도 이런 관측 초소가 아닐까 생각된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monitor4u.co.kr%2Flesson%2FContentImg%2FOP%2520near%2520Dumujin%2520port.jpg)
※ 백령도 서북쪽의 한 해병대 초소
초병들이 들은 굉음은 무엇인가?
일단 해병대 초병들은 자신들이 들은 굉음에 대해 "낙뢰와 비슷한 꽝~하는 소리"였으며 "사격소리보다 더 큰 깜짝 놀랄 정도의 소리"였다고 진술하였다.
낙뢰와 비슷한 '꽝'하는 소음이란 폭탄의 폭발음이나 (소총 등의) 사격 소리와는 확실하게 구분된다는 것을 낙뢰를 목격한 사람들은 이해할 것이다. 즉, 이 초병들이 들은 굉음은 어뢰의 폭발소리가 아니고 천안함의 철판이 절단되는 소리였다고 판단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철판이 꺽일 때에도 낙뢰 소리와 유사하게 '꽝' 혹은 '깡~'하면서 엄청난 굉음이 발생한다.
그렇다면, 초병들이 어뢰의 폭발소리는 왜 듣지 못한 것일까? 그것은 1) 천안함 침몰의 원인이 어뢰가 아니거나, 아니면 어뢰나 기뢰였다 하더라도 2) 수중에서 폭발했기 때문이거나 둘 중 하나이다. 수중에서 폭발할 경우에는 수심이 낮은 곳에서 폭발하더라도 물기둥 올라 오는 소리만 들리지 폭발 소리 자체는 물 밖 멀리까지는 퍼지지 않기 때문이다.
천안함의 승조원들이 '쿵'과 '쾅'의 굉음을 2번씩 들었다고 한 것은 그들이 배 속에 타고 있었기 때문이다. 천안함이 직접 타격을 받기도 했지만 배 근처에서 일어난 폭발의 폭발음이 바닷물과 배를 통해 그대로 승조원들의 청각을 자극했을 것이다. 하지만, 물 밖에 있는 사람에게는 음파가 전달되려면 물과 공기를 모두 거치야 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급속히 음파의 강도가 약해진다.
※ Lighting Strike Up Close
소리보다 빛이 느렸던 이유는?
이렇게 백령도 서남쪽의 한 초소에서 방위각 270도 방향에 4~5km 떨어진 곳에서 섬광(기둥)이 번쩍하는 것을 봤다는 얘기이다.
물론, 앞서의 컬럼에서도 설명드렸지만 이 자체가 큰 모순을 가지고 있다. 초병들은 4~5km 거리였다고 느꼈다지만, 실제 국방부의 사고지점까지는 약 3km 이므로 이들이 굉음과 섬광을 동시에 보거나, 폭음을 들은 후에 섬광(기둥)을 볼 가능성은 전혀 없다. 아래는 두 초병이 진술한 내용이다.
* 상병 박일석 : 쿵 소리후 보니... 방위각 270도, 거리 약 4km 지점에서 2~3초간 흰색 섬광기둥 목격
* 상병 김승찬 : 쿵 소리와 함께 4~5km 지점에서 섬광이 주변으로 퍼졌다가 소멸하는 것 목격
박일석 상병은 폭음 소리 청취후 그곳을 보니 섬광기둥이 보였다고 하지만, 소리가 3km를 가는 데에는 약 8초가 걸린다. 따라서, 쿵 소리를 듣고 쳐다 보았다면 이미 폭발로 인한 섬광은 8초 전에 번뜩이고 꺼졌을 것이다. 김승찬 상병의 진술도 모순되기는 마찬가지이다. 역시 소리가 느리게 이동하기 때문에 쿵 소리와 섬광을 동시에 목격할 수는 없다. 동시에 목격하기 위해서는 섬광이 8초 이상 지속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monitor4u.co.kr%2Flesson%2FContentImg%2Fdistance%2520to%2520water%2520pillar.png)
그렇다면 이들 초병들이 (어뢰 폭발의 증거를 강화시키기 위해) 거짓 진술을 한 것일까? 그렇지 않다고 본다. 정부와 국방부에서 사고 초기 어뢰나 기뢰설에 대해 조심할 때부터 이미 이들의 진술은 존재했었고 국방장관의 입을 통해서도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그럼, 이번에는 과학적인 상식을 벗어나 천안함의 굉음이 빛보다 2~3배 빨리 전파된 것일까? 그럴 가능성은 0.0000000001%도 없다고 본다. 그럼, 도대체 어떻게 한 초병은 굉음을 먼저 들은 후 섬광을 보고, 다른 초병은 굉음과 섬광을 동시에 볼 수 있었을까?
분명 천안함에 화재는 발생하지 않았으므로 2차 폭발을 목격한 것은 아니다. 필자도 정확한 원인은 모르겠지만, 천안함이 절단되면서 각종 전선류가 함께 끊어질 때 전기 합선이나 변압기 폭발 등으로 인해 전기 불꽃(Spark or Arc Flash)이 튄 게 아닌가 생각된다. 이들 전기 배선에서 발생한 불꽃이 해무(바다안개)에 번지면서 섬광 기둥같이 보인 건 아니었을까? 혹은 아래의 동영상에서와 같이 전기 스파크 그 자체가 기둥을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 AC Lightning
※ Arc Flash Accident
※ 요청 : 천안함의 절단면에서는 타거나 그을린 흔적이 없었던 것 같다. 필자는 전기에 대해 무지하므로 위의 내용은 완벽한 상상력의 발휘일 뿐이다. 이렇게 타거나 그을린 흔적이 없이도 전기 스파크가 일어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신 분들이 검토해 주시기 바란다.
■ 참고(1) : 야시장비의 사용거리
"야시장비(PVC-7) 및 해안탐조등을 이용해 추가 관측을 시도했으나 짙은 해무 등 시계불량으로 인해 육안 관측이 제한되어 물기둥이나 화염 등 다른 현상은 목격하지 못하였음"이라고 적고 있다. 여기서 야시장비는 PVC-7가 아니라 PVS-7이다. 군에서 흔히 사용하는 야시경(Night Vision Goggle)로 영화에도 많이 등장하는 그런 장비이다.
TOD와는 달리 약한 빛을 증폭하여 눈에 보이게 해 주는 장비인데, 아래의 스펙에도 나와 있지만 탐지거리가 350m, 인식거리가 300m 밖에 안되기 때문에 4km 밖에서 봤다는 섬광의 흔적을 찾겠다며 이걸 뒤집어 쓰는 것 자체가 코메디이다. 뭐 어차피 안되는 거 알지만 혹시나 해서 써 봤다는 얘기인 것 같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monitor4u.co.kr%2Flesson%2FContentImg%2FPVS-7%2520Night%2520Vision%2520Goggle.png)
■ 참고(2) : 탐조등과 해무(바다안개)
초대형 탐조등(Search Light)는 몇 km씩 가기도 하지만 해안 초소에 있는 탐조등이 그리 강력할 리는 없고 기껏해야 1km 이내의 물체를 인식할 정도일 것이다. 그러니, 4km나 떨어진 곳에 뭔가를 찾는데 도움이 될 리가 없을 것이다.
특히, "짙은 해무 등 시계불량으로 인해 육안 관측이 제한되어..."라고 진술한 바와 같이 사고 당일에는 해무가 껴서 시계가 불량했던 듯 싶다. 위의 국방부 Q&A 원본에서와 같이 시정거리가 500m 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해무가 짙었으니 탐조등을 켠다고 해 봤자 전혀 도움이 안되었을 것이다.
아래의 사진은 해경에서 천안함 승조원 구조당시 촬영한 동영상의 일부인데... 보시는 바와 같이 100m도 안되는 지근거리인데도 불구하고 (고속정 혹은 해경의 탐조등 불빛이) 해무로 인해 많이 확산되어 뿌옇게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사고 당일에 시계가 안 좋았다는 국방부의 사라진 설명을 증명하는 자료라 하겠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monitor4u.co.kr%2Flesson%2FContentImg%2F20100404-mbc%2520newsdesk-1326-560.png)
※ 영상 출처 : 4/4 MBC 뉴스데스크 (침몰하는 천안함 함수를 비추는 탐조등)
시정거리가 500m이내... 어뢰는 어떻게 쐈나?
지금 합조단에서 밝힌 북한의 '유성매직 1번 어뢰'는 음향감지식 센서를 이용해서 배에 접근한 뒤, 자성을 인식하여 폭발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잘은 몰라도 직격어뢰가 아닌 이상 음향이나 자기센싱 방식이 대부분인 것 같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음향이나 자성을 감지하는 것은 일단 목표물에 일정한 거리 이내로 접근한 후에 하는 것이지 처음부터 센서만 가지고 추격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예를 들어, 우리 해군 잠수함이 사용하는 중어뢰의 경우에도 약 2km 정도는 유선 유도방식을 사용하고 그 다음부터 어뢰 자체 센서로 항진하는 방식이다. (어뢰 뿐아니라 코브라 헬기 등에서 발사하는 대전차 유도 미사일 토우(TOW)도 유선 유도방식이다)
그리고 보통의 경우 잠수함이 수상함을 공격할 때에는 2~3km 이내의 거리에서 잠망경을 이용해 탐지, 조준한 후 어뢰를 발사하는 방식을 취한다고 알고 있다. 최신의 핵잠수함들은 또 어떤 새로운 무기체계가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꼴랑 사람 몇 명 타지도 못하는 130톤급이라는 북한의 연어급 잠수정은 1.7톤자리 어뢰도 내장할 수가 없어 바깥에 달고 다닐 정도라니 뭐 그리 대단한 사격통제장치가 있을 것이라 생각되지 않는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monitor4u.co.kr%2Flesson%2FContentImg%2F20100524%2520DPRK-Yona%2520sub.jpg)
※ 북한이 이란에 수출했다는 연어급 잠수정 Ghadir Midget (출처 : 모름)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어떤 종류의 잠수함이 되었든 수심 20~40m 정도의 섬 근처에서 항진하고 있는 천안함을 맞추겠다고 한다면 천안함의 뒷쪽에서 어뢰를 발사했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본다. 왜냐하면 사고 당시 천안함은 2~3노트의 거센 조류를 거술러 서북쪽으로 향하고 있었기 때문에 천안함의 (좌)측면에서 잠수정을 고정시킨 채 대기하고 있다가 어뢰를 발사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130톤의 작고 가벼운 연어급 잠수정이 스크류 가동없이 조용히 오랫동안 저격위치를 고수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본다.
자 그렇다면 북한의 소형 잠수정은 어떻게 천안함을 포착하고 조준하였을까? 한국 잠수함에 배치된 독일제 SUIT 중어뢰와 마찬가지로 일정거리까지는 유선유도를 하다가 일정거리 이내로 들어가면 자체 센서로 추격하는 방식이라 치자. 그렇다면 일단 소나로 배의 위치를 탐색하고, 잠망경으로 조준한 다음 어뢰를 발사해야 한다. 마치 아래의 게임 장면과 같이 말이다.
이번 천안함 사건과 관련되어 인터뷰를 한 전직 잠수함 함장(한국 해군)에 따르면 보통의 경우 약 2~3km 이내에서 잠망경으로 보고 조준해서 어뢰를 발사한다고 한다. 그런데, 앞서 국방부가 밝힌 바와 같이 해무가 짙어서 시정거리가 500m 밖에 되지 않는 상황이었다면... (100m짜리 물기둥이 문제가 아니라) 도대체 어떻게 어뢰를 발사했느냐는 것이다. 설마 500m 이내로 접근해서 발사했다고 한다면 할 말이 없다. 향후 이 부분도 검증되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monitor4u.co.kr%2Flesson%2FContentImg%2FSilent%2520Hunter%25203_01.jpg)
※ 컴퓨터 게임 Silent Hunter의 한 장면 (이미지 출처 : 모름)
※ 뱀다리 : 북한제 어뢰는 폭발도 참 지랄스럽군!
현재 합조단의 결과 발표 내용에 대해 많은 반론들이 제기되고 있다. 생각나는 것 몇 가지만 적어 봐도 아래와 같이 과학적으로 정밀한 재분석을 요하는 내용도 있고, 상식적으로 검증이 가능할 것 같아 보이는 것들도 있다. 중요한 것은 국방부와 정부의 발표를 믿지 않은 학자와 국민들이 점점 늘고 있다는 것이다.
1) 매직으로 쓴 '1번' 글자가 (폭발열에 의해) 타지도 않았고, 바닷물과 조류에 의해 지워지지도 않았다.
2) AL흡착이라고 한 것은 이종합금 부식현상(Galvanic Corrosion)의 결과이다.
3) AL흡착의 방사선 회절실험 결과가 다르다.
4) 시뮬레이션이 함선 파괴에 더 큰 작용을 하는 충격파(Shock Wave)를 제외한 버블젯(Bubble Jet) 만을 담고 있다.
5) 어뢰 파편(부품)들의 부식상태가 심해 2개월보다 훨씬 오래 된 것 같다.
6) 짙은 해무 속에서 어떻게 물기둥을 봤으며, 어뢰는 또 어떻게 쏘았나? 등등
6/4일자 조선일보 기사를 보니 합조단의 단장이었던 윤덕용 단장이 유성매직으로 쓴 '1번'이라는 글자가 왜 지워지지 않았는지에 대해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설명을 아무리 읽어 봐도 필자의 상식으로는 이해가 가질 않는다. 과연 필자가 무식해서일까? 아니면 KAIST 교수님이 결과에 과정을 맞추기 위해 무리한 논리를 전개하고 있는 것일까?
차가운 바닷물로 인해 고온, 고압의 폭발개스 버블이 어뢰 추진부에 열을 전도할 수 없어서 타지 않았다는 설명은 그럴 듯하다. 그런데, 그렇다면 도대체 어뢰에 칠해져 있던 페인트는 어떻게 다 타버린 것인가? 설마 어뢰 안과 밖의 차이라고 할 텐가? 폭발로 분해된 어뢰의 안과 밖의 차이가 있을 수 있을까?
AL분말은 폭약과 함께 탄두에 들어 있던 것이고, AL의 용융점은 6660도이므로 폭발의 높은 열(수천도)로 인해 기화되어 버블안에 갇히게 된다. 그런데, 어뢰 추진부가 폭발의 충격파로 인해 버블보다 더 빨리 30~40m 날아간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타당하지만, 그렇다면 버블이 닿을 시간이 없게 되고 당근 AL흡착이 일어날 수 없게 된다.
왜냐하면 어뢰 추진체는 이미 떨어져 나간 상태에서 기화된 AL을 포함한 버블은 2회 이상 수축과 팽창을 반복한 뒤 천안함과 수면을 뚫고 모두 물 밖으로 나가 버렸기 때문이다. 따라서, 윤덕용 교수의 설명대로라면 어뢰 추진체에 흡착된 AL은 폭약에 있던 것이 흡착된 것이 아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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