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잎이 노랗게 되고, 땅에 몸을 누인 수미감자 | 포실한 햇수미감자 | 자기할일 하면서 열심히 알채우고 있는 앉은뱅이강낭콩 |
쇠뿔가지(4/7)와 나주땅콩(4/17)을 심었던 이랑이 있어요.
쇠뿔가지는 곧뿌림했는데 2달넘게 싹을 보지 못했어요.
그때 싹을 내도 열매맺기 힘들다는 선배의 이야기의 마음접고,
가지 넣었던 구덩이에 황기장(6/4) 심고 움터밭에서 몇 친구들 옮겼어요.
수세미, 백피단호박, 여주(6/11)가 이사와 자리잡았답니다.
땅콩은 비맞으면서 꽃을 피웠어요. 노랗고 작은꽃 아름다워요.
빈구석에는 들깨(4/17)와 옮겨온 가랑파(4/19)들 씩씩하게 자라고 있어요.
여러 식물생명들 모둠살이해가는 한 이랑이죠.
이 곳 이랑에 쇠뿔가지 2친구도 이사온다니 만날 생각에 설렙니다.
노란꽃 피우는 나주땅콩 | 초록색 선명한 수세미 | 까슬한 잎 맘껏 펼쳐내는 백피단호박 |
연두색의 잎을 가진 여주 | 날푸성귀밥상 맛나게 채워주는 깻잎 | 꽃 피워내 첫 씨앗을 내어준 가랑파 |
비 온 뒤 대가 세워진 황기장 |
사근초와 가랑파를 절반 섞어심고(4/9), 절반에는 잎남새들, 동부콩(4/16) 심었던 이랑과
산도메벼와 진안토마토(4/19), 흰당근과 앉은뱅이강낭콩(4/20)을 차례로 심었던 이랑이 있어요.
새로 만든 이랑이었는데, 만들때 돼지감자나와 맛있게 먹기도 했었죠.
근데 돼지감자는 사람에게만 맛있는게 아니었어요!
멧돼지로 추정되는 산 속 생명이 다녀갔고(5/8), 흐트러진 밭에 여러 새싹들 잃어버렸어요.
허탈한 마음과 아쉬운 마음 다잡고,
다시 얼굴 보고픈 마음으로 어금니동부, 사과참외 모둠살이로 다시 심고(5/18),
움터밭에서 옮겨온 청치마상추와 밭 둘레에 절로나는 아욱들 옮겨와 잎남새밭 만들어졌어요.
몇몇 살아남은 사근초와 진안토마토는 새로 자리잡게 했어요.
산도메벼는 이번 한해 잘 만나보고 싶었는데 새싹을 내지 못했어요.
벼과의 들풀들이 마구 자라면서 정리하게 되었어요(5/31).
빈곳에는 쥐눈이콩(5/22), 붉은팥(6/8)을 심어 풍성한 모둠살이 밭이 되었어요.
작지만 꿋꿋하게 자라고 있는 사근초 | 장영란 선생님께 씨앗 받아 올해 처음짓는 진안토마토 | 하나밖에 없지만 잎 활짝 펼치는 사과참외 |
움터밭에서 옮겨온 청치마상추 | 밭 둘레절로 나서 옮겨온 아욱 | 비오는 새 부쩍 자란 붉은팥 |
늘 푸른잎으로 반겨주는 어금니동부 | 벌레에게 많이 뜯겨 안타까운 쥐눈이콩 |
다사다난했던 산 속 생명과의 만남을 통해 하늘땅살이 새롭게 알게되었어요.
관념적으로만 생각하던 생명 만남에서 몸으로 부딪히는 사건이 된거죠.
하늘의 흐름을 따라 땅에 맞추어 씨 뿌리고 가꾸고 돌보는 일,
맛있게 먹고 씨 남기는 것, 단순하지만 뭇 생명들의 조율과 질서가 필요했어요.
관념적일 것 없는 엄염한 현실에 눈 뜨게 해준 고마운 사건이었어요.
그러기에 해야할 일을 꾸준히 할 새로운 힘이 났어요.
이랑을 만들고 새로 씨앗들 꾸준히 넣었지요.
가랑파와 우엉(4/28), 제주검은찰옥수수(4/28)가 자리했던 이랑이 있었어요.
제주검은찰옥수수는 한 이랑으로 다시 이사를 해서 그 자리에는 오리알태 자리 잡았어요(6/8).
우엉은 심는시기 늦었지만, 잎이라도 먹어보고 싶어서 심었어요.
오리알태는 씨앗이 넉넉해 한 구덩에 여러개를 심었는데 다 싹이 잘났어요.
솎기도 하겠지만, 옮기고 싶어서 시기를 보고 있어요.
얇지만 힘있게 자라는 가랑파 | 잎 먹을 생각으로 늦게 심은 우엉 | 솎고, 이사갈 준비하는 오리알태 |
잡곡 공부이어가면서 심었던 황차조와 단수수, 피마자밤콩(5/1) 이랑 있어요.
단수수는 피마자밤콩이랑 섞어짓기해 절반 자라고, 황차조는 그 뒤로 줄 만들어 심었어요.
다 싹이 잘 났는데 단수수는 새싹부터 붉은 잉크에 적신 것 처럼 자라 어느정도 구분이 가능했지만,
황차조는 벼과풀들과 헛갈려 솎기를 주저하다가 드디어 어제 솎았어요.
황차조는 분얼하지 않는 것이라고 알고 솎는데,
씨앗을 많이 넣어 다른 씨앗에서 났지만 분얼한 것 처럼 있었거든요.
그래서 다 뽑아서 다시 자리 잡아주었어요.
둘레에는 흑수박이 자리잡고 자라고 있어요.
움터밭에서 처음으로 키워보는 생명인데, 싹이 잘나와 3친구 이사왔어요(6/5).
단수수와 함께자라는 피마자밤콩 | 뒤늦게 솎아서 새로 심어준 황차조 | 이사와 씩씩하게 잎내는 흑수박 |
토박이감자 중 청춘감자를 각시단콩과 길러보고 있어요(5/1).
뒤늦게 심어 서리때 가까이까지 자라는 아이라고 해요.
아직 몸집이 작고 지금 꽃 피우고 있으니 수미감자랑 확실히 비교되었어요.
청춘감자는 늦게 심기도 했지만, 보관을 잘 못해 영양체의 상태가 안좋았어요.
그래서 모든 구덩이에서 자라지 못했어요.
빈 구덩이들에 녹두를 넣어주었어요(6/27).
그 이랑 한 쪽에는 꽃 밭 만들려고 해요. 해바라기와 목화가 자라고 있어요(5/1).
작고 밝은 꽃 피운 청춘감자, 그 옆 각시단콩 | 꽃 피울 때 기다려지는 해바라기 | 목화솜을 얻을 수 있을까. |
뒤늦게 하늘땅살이움터 생활을 시작하면서 고구마 순 늦게 내기 시작했어요.
올해는 순을 내보는 것에 의미를 갖고 길렀죠.
흙으로 가지 않고 물에서 길렀는데 쑥쑥 자라는 모습 보면서 생그러웠어요.
필요한 줄기 토박이수고구마 판매하는 분에게 받아서 키운 고구마줄기와 함께 심었어요(5/18).
비오는 날 기다렸다가 고구마줄기 심는 재미가 있지요.
제주검은찰옥수수도 여러 이랑에서 자라던 것들 이사오게 해 한 이랑 차지했어요(6/2).
물 속에서 줄기 열심히 냈던 고구마 | 토박이수고구마(물)과 직접기른 밤고구마 | 연두빛 생그러운 제주검은찰옥수수 |
5월 22일 들깨두레 첫 모임하면서 들깨 씨앗 넣던 날 제 밭에도 여러 씨앗들 자리잡았어요.
서리태와 벙어리참깨 섞어지어 한 이랑 자리잡았고,
검은깨(흑임자) 반 이랑 자리잡게 했어요.
벌레에게 수난 겪는 서리태와 벙어리참깨 | 들기름 만들요량으로 심은 열매들깨 이랑 | 잘 자라주고 있는 검은깨 |
검은깨와 한 이랑 함께 쓰고 있는 반납대기와
이름부터 대왕이 들어가 자리 넉넉하게 준 검정대왕콩(6/14)도 잘 자라고 있어요.
메주만들어 장 담글 생각하면서 메주콩을 4이랑 심었어요.(6/27) 잘 자라주겠죠?
솎을때 기다리는 반납대기 | 이름따라 자리 넉넉하게 잡아준 검정대왕콩 | 메주콩 새싹 기다리는 이랑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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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땅살이하면서 밭생명들과 나와의 이야기가 쌓여져가는 것 느껴요.
그래서 구구절절 이야기가 길어지기도 하는 것 같네요. 너그러이 봐주세요.
때론 식물생명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해요.
식물생명에게 '지금 필요한게 뭐니, 어떻게 하면 더 잘 커갈 수 있어?'
그럼 잎에 붙어있는 벌레를 보여주거나, 줄기 아래 들풀들을 선명하게 보여줘요^_^
수미감자는 노래져가는 잎을 보여주는 것을 이제 끝낼래라는 답이라고 여겼어요.
그렇게 하나씩 소통해가면서 땅 아름답게 일궈가볼게요.
6월 30일 밭 빛그림 |
첫댓글 글 그림 보고나니, 거기 살고 있는 생명들과 쌓인 얘기가 들리는듯 해요^^
땅과 잘 만났어요. 가서 봤을 때도 땅이 좋아하는 느낌.
생명들과 이야기하며 소통하는 모습^^ 멋집니다~ 저도 물어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