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3부
기태 집 골목 (밤)
만복, 엄지, 양순 나란히
걸어 오고 있다.
만복 오늘은 싱싱한 회를 좀 먹어 볼까나?
양순 그려유. 오늘 수고 하셨으니께 마음대로 드셔유.
엄지 간만에 작업 좀 했더니 쪼매 힘드네예.
기태 반갑게 만복, 양순, 엄지를 바라본다.
양순 (기태를 발견한다)
기태 (양순을 발견한다)
양순 (손을 들어 엄지 손가락을 펴 보인다)
기태 (양순을 보고 미소를 짓는다)
양순, 만복, 엄지 모두
기태와 즐겁게 시선을 교환한다.
기태 (하지만 이내 굳어지는 기태의 시선)
기태의 시선으로
양순네 가족 뒤에 준태의 차가
와서 선다.
준태 내린다.
양순, 만복, 엄지 아무것도
모른체 웃으면서 기태쪽으로
걸어가고 있고
양순 (기태의 표정에 이상함을 느낀다)
기태 (기태 어떻게 해야 할지 갈등하는데)
양순 (왜 그러지)
기태에게 손짓하는 준태.
기태 (맞다 싶어 양순이와 야구 할때 했던 도루 싸인을 보낸다)
양순 (뭐지 하는 표정)
기태 (기태, 양순이 못알아듣자 다시 한 번 싸인을 보낸다)
인선트) 12부 25씬 체육공원
벤치에 앉아있는 기태 양순.
음료수 마시고 있다.
기태 (귀 코 귀 만지고) 이게 무슨 싸인이라구?
양순 도루.
기태 (귀 코 귀) 이거 싸인 나오면 무조건 뛰는거야.
양순 그렇지유. 그렇게 정한거니께.
양순 (그때서야 이해가 되는 양순)
(낮은 목소리로) 떴어유! 뛰어유!
양순 , 만복, 엄지
같이 뛰어간다.
기태를 스치고 뛰어 가는 세사람.
기태 (안심하는 표정)
(준태 다가오자 준태를 처음 보았다는 듯한 표정)
준태 (기태 쪽으로 온다) 어 형!
편의점 앞 (밤)
파라솔 의자에 앉아있는 준태.
기태, 음료캔을 사들고 나온다.
기태 연락도 없이 왠일이야? (캔 따서 주며) 자 마셔.
준태 길에서 이러지 말고.
어디 바에라도 갈 시간이 안되면 차라리 가까운 형 집에 들어가서 얘기하자.(일어나는)
기태 (기겁해서 말리며) 에 에. 내 방 지금 엉망이다 엉망.
준태 그러면 뭐 어때, 가지 형.
기태 냄새 나고 어지럽고 난리라니까. 미안하다 야.
앉어 앉어. 무슨 급한 일로 왔냐?
준태 아니. 그런건 아니고.(앉으며)
인제 진짜로 '황후'는 끝난거잖아. 황후 제조 핵심기술인 혼합탱크도 분해해서 다 팔아버렸고.
기태 (끄덕여준다)
준태 형, 오늘 황후 혼합탱크 쪼개서 파니까 많이 서운했지?
어떻게 보면 형 재산목록 1호였는데 말이야.
괜찮으니까 솔직하게 얘기해봐.
기태 솔직히 좀 섭섭하기는 하더라. 그래도 뭐 어차피 황후는 끝난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뭘.
준태 니가 개발한 '네쌍스'가 더 잘되면 되지 뭐.
준태 (빙긋이 웃으며) 형은 역시 현명해. 현실 적응이 빨라.
기태 (고맙다는 듯 웃어준다)
준태 '황후'는 이제 싹 잊어버려. 아예 생각도 하지마.
기태 그럼. 인제 미련도 없고 생각도 안해.
준태 형, 마지막으로 황후 찌꺼기가 회사에 남아 있는거 알아?
기태 (조금 긴장해서) 황후 찌꺼기?
준태 황후 신봉자, 황후 전문가, 주수봉 말이야.
기태 주수봉 팀장?
준태 팀장은 형이잖아. 주수봉이를 회사에서 내보내면 백프로 황후는 정리되는거야. 아주 깨끗하게.
주수봉이를 형이 직접 내쫓아줬으면 좋겠어.
기태 내가 직접?
동네 골목 (밤)
모퉁이에 몸을 숨기고 있는 양순 세식구.
만복 언제까지 이러고 숨어있어야 되는겨?
엄지 기태하고 그 뭐꼬, 본부장인가 하는 사람하고 딴 데로 갔을거다. 우리 먼저 횟집에 가있자. 기태는 나중에 오라카면 되잖아.
양순 안돼유. 그 두 남자가 횟집으로 오면 어쩔려고 횟집에 들어가있어유?
오본부장이 엄니 아부지 얼굴 알아보는 순간에 산통 다 깨지는거 알잖아유.
만복 이번에는 좋은일 한다고 한건디 우리는 왜 맨날 쫓기는 신세여?
엄지 우리가 누구를 잡으러 쫓아다니는 거는 이상하잖아예?
만복 (끄덕인다) 그렇지?
양순, 휴대폰 받는다.
음악메시지 들어온다.
기태(E) 난데 10분쯤 뒤에 준태 돌아갈거다.
배고프니까 밥 차려놔라. 집에서 보자.
양순 (휴대폰 닫으며 기분나쁘다는듯) 밥 차려놔라?
뭐여 시방? 나를 뭘로 보는거여?
만복 기태 전화냐? 아직도 꼼짝없이 숨어있어야 되는겨?
엄지 너그 아부지 회 잡숫고 싶단다.
양순 (능청스럽게) 기태아저씨 전환데유, 집으로는 오본부장 안데리고 갈거라는 얘기네유.
안전하게 집으로 가있자구유 엄니 아부지.
참, 우리 그냥 집에서 삼겹살 구워 먹을까유?
편의점 앞 (밤)
의자에서 일어서는 준태.
기태 미안하다 내집앞까지 왔는데 그냥 가서.
준태 형이 약속 있는줄은 몰랐지. 다음에 한잔 해 형.
기태 그래. 어서 가라. 길바닥이라 먼지도 많이 난다.
모기도 있다야.(자신의 목덜미 탁 치면서)
준태 형, 아까 내가 한 말 명심해야돼.
빠른 시간 안에 주수봉이 팀을 회사에서 쫓아내.
쫓아낸 이후에는 내가 형을 백프로 신뢰할게.
기태 그래. 무슨 말인지 알았어.
준태 내일부터 행동에 옮기는거 지켜볼게. 내일 봐 형.
기태 그래. 회사에서 보자.
기태 집 앞 (밤)
마음이 급해서 뛰어오는 기태.
편의점 비닐봉지에 소주 2병 들었다.
집 앞에 도착한 기태.
대문을 5미터쯤 앞에 두고
돌아서서 뛰어오지않은 척 숨을 고른다.
대문에서 나오는 양순.
양순 왜 아직 안오는겨...(하는데 기태를 발견한다)
안들어고 여기서 뭐해유?
기태 (얼른 돌아서며) 어?
양순 왔으면 들어와야지 거기 서서 뭐해유?
기태 (가쁜 숨을 억지로 참으며) 서있는게 아니라 지금 걸어가는 길이다.
양순 내가 나오면서 보니께 서있던데 걷기는 뭘 걸어유?
그럼 뭐하러 뒤돌아 있었대유?
기태 뒤로 걷고있었다니까! 뒤로 걸으면 건강에 좋다잖아!
양순 목소리는 왜 또 떨어유? 숨가빠유? 뛰어왔어유?
기태 뛰어오긴 내가 왜 뛰어와.
니가 자꾸 쓸데없는 말 시키니까 열받아서 흥분된거지!
양순 (콧방귀낀다) 참말로 나 참.
기태 (양순을 아래위로 빠르게 쫙 훑고) 너는 왜 나왔냐?
어디 가냐?
양순 야? 야.
기태 어디 간다는거냐 안간다는거냐?
양순 간다구유. 왜유?
기태 어디 가는데?
양순 (얼른 기태가 든 소주 봉지 보고) 우리 아버지 소주 사러가유.
어? 그거 혹시 소주아니예유? 잘 됐네 두 병씩이나 사왔으니께 나는 안사러 가도 되겄네. 올라가유.
기태 양수이.
양순 야?
기태 돈 좀 보자?
양순 무슨 돈유?
기태 소주 사러 가는길이라며, 지갑도 안든거 같은데 돈 어디 있냐?
양순 (당황한다) 돈유?....
(정신없이 횡설수설) 아 차차차! 돈 돈! 내가 내가 정신이 이렇게 없어.이렇게.(자기 머리 콩콩 치고)
글쎄 돈도 안갖고 왔네.돈도. 어쨌거나 아저씨가 소주 사왔으니께 됐지뭐. 자 그럼 어서 올라와유. (올라간다)
기태 (콧방귀) 하... 참 나.
옥상 (밤)
평상에서 만복 삼겹살 굽고
엄지, 큰 쟁반에 반찬 나른다.
만복 (고기 구으며) 아 따거. 아 따거.
엄지 (상 차리며)돼지기름 튀지예?
만복 이래서 내가 조용허니 생선회를 먹자고 하는것이여.
엄지 번잡스럽기는 해도 오랜만에 북적거리니까 좋아예.
만복 그려. 당신 좋으면 나도 좋아.
엄지 인자 밥 퍼오면 되겠네.(쟁반 들고 들어간다)
화분에서 뭔가 하는 기태의 뒷모습.
양순, 물통에 물 떠온다.
양순 (내려놓으며) 아직까지 거기서 뭐해유?
상추 빨리 솎아와유.
기태 지금 가잖냐. (양손에 상추 들고온다)
양순 (앉아서 상추 씻을 준비하고 있다)
기태 자. (상추를 내놓는다)
뿌리채 뽑힌 상추.
양순 워매 워매. 시방 이게 무슨 짓이래유?
기태 왜?
양순 상추를 솎아오라고 했지 누가 뿌리채 뽑아오라고 했어유?
기태 뭘?
양순 상추 이파리를 옆에서부터 톡톡 분질러서 솎아야 며칠 지나서 또 솎아 먹을거 아녀유.
뿌리채 뽑아오면 이담에 뭘 먹어유?
기태 그렇게 잘 났으면 니가 하지? 어?
양순 됐슈. 저기 구석에 고추화분에 가서 고추나 좀 따와유.
기태 (서서 가만히 내려다본다)
양순 (상추 씻으며) 고추좀 따 오라는데 왜 안가고 섰어유?
기태 너 '나를' 아주 잘도 부려먹는다?
양순 (쳐다보지도 않고) 아직도 고추따러 안갔어유?
기태 (인상 쓰면서 간다)
옥상 (밤)
평상에 둘러앉아 먹는다.
동시에 잔 비우는 기태 만복.
기태 (빈잔 건내며) 잔 받으세요.
만복 크, 기태 술 좀 하네? 나하고 대등하게 마시네?
기태 (만복의 잔 받으며) 천천히 드세요.
만복 기태야. 너 걱정이나 혀. (마신다)
엄지 (상추쌈을 오무려서 들고 있다)
만복 (엄지에게 입을 벌리는데)
엄지 자 이 쌈 한번 묵어봐. 아.
기태 (이미 술 마시고) 예. 고맙습니다.(엄지에게 받아먹는다)
만복 (빈 입을 닫으며) 뭐여 시방?
엄지 기태 총각이 쌈을 안싸묵길래 하나 싸줘 본거라예.
기태 총각은 쌈싸묵을지 몰라?
기태 알아요. 쌈싸먹을지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만복 안다잖여. 근데 왜 안싸먹어?
기태 안싸주네요.
양순 만복 기태, 세사람
모두 황당해서 멍하다.
만복 (주위 둘러보며) 누구? 누가 너한테 쌈을 안싸줘?
기태 양순이요.
양순 (발끈해서) 뭐라구유? 내가 왜 쌈을 싸준데유?
만복 (껄걸 웃는다)
엄지 (기가막혀서 웃는다)
양순 엄니 아부지 왜 웃으세유.
만복 양순아. 기태가 놀리는거잖여.
엄지 양순아 이럴 때 화내면 본 마음은 쌈사주고 싶은건기라. 우리 여자끼리 솔직한 얘기로 안그렀나?
엄지 엄니 왜이래유?
만복 기태야. 너 양순이가 어떤 앤지 내 얘기 들어보면 쌈싸달란말 안나올것이여.
기태 너도 와봤재? 우리 시골집 말이여.
거기 변소가.
엄지 (픽하고 웃음 터뜨린다)
양순 아부지!
만복 거기 변소에 양순이 야가 맨날 빠지던 애여.
아부지!하고 불러서 가보면 빠져있고, 건져 놓고 며칠 지나면 아부지! 가서 또 건져놓고, 그런 애한테 쌈싸달라고(웃음이 나와서
말을 못한다)
엄지 (웃음을 못참고 끼득끼득 웃는다)
기태 (빤히 양순을 쳐다본다)
양순 (너무 무안해서) 참말로. 내가 언제 그랬다고.(방으로 들어가버린다)
엄지 (웃음 못참고) 양순아. 먹다가 말고 어데 가노.
만복 (눈물 닦으며) 아이고 눈물이 다 나네. 양순아. 양순아.
기태 (부러운 듯 엄지 만복을 본다)
공원 (밤)
기다리고 있는 기태.
쭈삣쭈삣 오는 양순.
기태 뭐하다가 인제 나오냐?
양순 밤중에 뭐하러 불러낸대유?
기태 아직도 화났냐? 니네 시골집 ...얘기 때문에 아직도 화났냐?
양순 그만해유.
기태 왜 나한테 화를 내냐? 니네 아버지가 그런거지.
양순 아저씨하고 우리 아부지하고 똑 같어유.
기태 뭐가?
양순 틈만 나면 사고치지유?
가진거는 없어도 쓰는거는 재벌이지유?
곧 죽어도 큰소리만 치지유?
남들이 보면 우리 아부지 자식은 내가 아니라 아저씨여유 아저씨.
기태 아부지 자식인데 어떻게 너한테 아저씨냐, 오빠지.
지금부터 오빠라고 부를래면 오빠라고 불러.
양순 됐네유, 아저씨.
기태 너 연애 해봤냐?
양순 야?
기태 연애 해봤냐고.
양순 그러는 아저씨는 연애해봤슈?
기태 얘가 하라는 대답은 안하고.
나야 연애 많이 해봐지. 장편 연애소설로 열권도 넘는다.
양순 참 장하네유 연애많이 해봐서. 표창장도 만들어 줄까유?
기태 너 성인이지? 지금까지 연애도 안해보고 뭐했냐?
쑥맥이라는둥 촌뜨기라는둥 그런 말만 듣는다 너.
내가 연애 어떻게 하는건지 가르쳐 줄까?
양순 왜이래유? 시방 나를 꼬드기는거유?
기태 야 야 야! 착가하지마.
내가 너를 왜 꼬시냐? 왜? 무슨 이유로? 얘기해봐. 이유 있을거 같애?
양순 (대답 못한다)
기태 니가 답답하고 안돼서 가르쳐 주는거다.
남들이 연애해봤냐고 물으면 또박또박 잘 대답해줘라.
연애는 이렇게 하는거다. 잘 공부해라.
(덮석 양순의 손을 잡는다)
양순 워매 왜이래유! (팔을 빼는데)
기태 (더 꽉 잡고) 착각하지마라. 내가 너 손 잡고 싶어서 이러겠냐?
연애는 이렇게 시작하는거다.
자 다음 과정 학습이다. 가자.
기태, 양순의 손을 잡고 간다.
끌려가다시피 가는 양순.
남산 공원 (밤)
손잡고 걸어가는 양순 기태.
두사람 다 어색해서 뻣뻣하다.
양순 워디 가는거예유 시방?
기태 여기까지 왔는데도 아직 모르겠니?
너 정말 데이트라고는 해본 적이 없구나?
양순 (듣기 싫어서) 어디 가냐구유.
기태 요즘 같은 날씨에 어울리는 데이트 코스로는 남산 케이블카가 있다.
남산 케이블카 들어는 봤지?
양순 이 밤에도 케이블카가 다니남유?
기태 그럼. 밤 케이블카가 더 분위기 띄워준다.
서울 야경이 다 내려다 보이잖니.
양순 (비꼬는) 진짜로 연애 경험이 많은 모양이네유?
기태 물론이지. 자 가서 직접 눈으로 확인해보고 타보도록하자. 응?
케이블카 매표소 앞 (밤)
매표소 및 승강장에 불은 켜저있지만
매표소와 승강장은 문이 닫혀있다.
여전히 손 잡고있는 양순 기태.
기태 (난감해서 서있다)
양순 (고소하다) 뭐예유 이거? 끝났잖아유? 케이블카 안다니잖아유? 10시반까지라고 써있잖아유.
기태 글쎄 말이다.
양순 데이트 경험상 이시간에 케이블카가 분위기 띄워준다면서유?
기태 (얼버무린다) 영업시간이 변경될 수도 있잖니!
양순 진짜로 밤에 케이블카 타보기나 한거예유?
기태 글쎄 내가 탈 때는 이 시간에 다녔다니까.
양순 왜 소리를 지르고 그래유?
기태 다음 과정로 가보자.
양순 근디 이 손좀 놓으면 안되겄어유?
기태 왜? 남들 못봤어? 손 꼭 잡고 다니는거 못봤어?
양순 손 안답답해유? 땀이 삐질삐질 나서 안이상해유?
기태 그래서? 지금 손 놓자는거냐?
양순 바꿔잡자구유.
기태 그러자 그럼.
(양순의 반대쪽으로 가며)촌스럽기는....
양순 기태, 다시 손잡는다.
양순 인제 다음 과정은 뭐예유?
기태 아, 니가 다음 과정이 궁금해지는구나?
남산 공원 (밤)
손잡고 걸어가는 기태 양순.
양순 (답답해서) 다음 과정은 뭐냐구유.
기태 그냥 걷는거다.
양순 그냥 계속 걸어유?
기태 그래. 다리 아플 때까지.
양순 다음 과정 모르는거 아니유?
기태 니가 뭘 안다고 그러냐.
남들이 연애할 때 뭐했냐고 물으면 그냥 걸었다고 말해봐라. 남들이 좀 쳐줄거다. 수준있다고.
양순 지금 이게 수준있다고?...
이때 롤러블레이드 탄
청소년 3명이 지나가면서
어쩔 수 없이 양순 기태
잡은 손을 놓치게 된다.
기태 (돌아보며) 아 자식들.
양순 청소년들은 일?일? 귀가해야허는디.
다시 걸어가는 기태 양순.
기태 (다시 손을 잡으려하는데 막상 잡을 수가 없다)
양순 (역시 뭔가 손처리가 안되며 어색하다)
나란히 걸어가지만 어색한 두사람.
옥상 (밤)
계단을 올라오는 기태 양순.
여전히 어색한 두 사람.
기태 들어가라.
양순 야.
기태 내일은.. 출근해야지?
양순 야.
기태 들어가.
양순 (꾸뻑 절하고) 안녕히 주무세유. (방으로 들어간다)
기태 (얼떨결에 인사하고) 그 그래. 잘 자라.
양순 방 (밤)
중안 커튼 사이로 양순과 만복 엄지.
앉아서 어깨를 두드리고 팔을 주무르는 양순.
인서트) 한강 공원
기태 양순이 손잡고 있던 모습
양순, 말똥말똥 잠은 안오고
긴장했던 팔은 아프고....
기태 방 (밤)
말똥말똥 벽에 기대앉아있는 기태.
반지목걸이를 손 끝에 들고 빙글빙글
돌리며 생각에 잠겨있다.
아카데미 앞 (아침)
양순, 양손에 간식거리를 잔뜩
들고 가는 양순.
나희, 택시타고 오다가
아카데미로 들어가는 양순의 모습을 본다.
택시에서 내리는 나희.
나희 (시계를 한 번 쳐다보고).....
(이상한 생각이 들어 걸음이 빨라진다)
나희, 현관에서 이리저리 둘러
보지만 양순의 모습은 없다.
나희 (얼굴에 인상을 쓰는데)
교육부장(여,30대) 다가온다.
교육 실장님 오셨습니까?
나희 방금 차양순이 못봤어요?
교육 차양순씨요? 회사로 채용되지 않았습니까. 주수봉 팀장님 덕에요.
아카데미에는 이제 안오죠. 지금 회사 출근할 시간인데요.
나희 ....
교육 말씀하셨던 내년도 유럽 칼라 트렌드 자료 구해놨습니다. 제 방으로 가시죠.(간다)
나희 (찜찜해서 따라간다)
아지트
혼합탱크는 거의 완성 되어져 있는 상태다.
주변에 센서기와 작은 부품들이 널려 있다.
주수봉, 석구, 보배, 루비 모두
밤 샌 모습으로 초췌하다.
루비는 한 쪽에서 여전히 졸고 있다.
양순, 사온 간식거리를 펼친다.
보쌈, 통닭, 김밥, 오뎅, 음료수등
보배 (음식을 보자 달려드는) 우와. 뭐가 이렇게 많어?
양순이 너 우리만 일시키고 놀다 와서 미안해서 이렇게 많이 사왔구나.
양순 (미안하다) 그렇게 말하면 내가 찔리 잖어.
주수봉 뭐, 혼합탱크 사오느라 고생했는데.
석구 맞어. 제일 중요한 일했는데.
보배 농담이에요. 농담. 꼭 양순이 편만 들더라.
루비야 먹을거다.
루비 (후다닥 일어나는) 먹을 거! (잠이 깬 듯)
모두 맛있게 먹는다.
보배 일하고 먹는 새참의 맛이란. 음.
양순 주팀장님.
(팀장님이란 부르는게 맞는 건가?)
보배 (장난치는) 팀장님은 무슨? 팀장님.
우리랑 같은 사원이야. 기억안나? 어제 강등되셨잖아. 그렇죠 선생님.
석구 (말리는) 보배야.
보배 왜? 이렇게라도 웃어야지. 안 그래요 선생님?
주수봉 (못말리겠다는 듯이) 그래. 놀려먹고 많이 웃고 힘내서 황후 살리자.
양순 근디 이거 조립은 다 된거여유?
주수봉 대충 큰 거는 되가는 것 같은데 센서 부분이 잘 안된다. 시간도 없는데.
석구 이거 빨리 조립해놓고 화장품 원료도 구해야 되잖아요.
주수봉 그러게 말이다. 기태 그 자식이 팀장으로 와서 출근을 안 할수도 없고.
보배 황후 없앤 준탠가 뭔가 하는 놈 보다 기태 그 아저씨가 더 밉다니까요.
루비 그러니까 언니, 준태가 시어머니면 기태가 시누이죠.
주수봉 어이고 기특한 우리 루비.
양순 (진실을 말 할수도 없고 난처하다)......
(웃으며) 제가 먼저 가서 어떻게 해볼께요.
마저 정리하고 오세요.
파이팅!
아카데미 강의실
아카데미 강의실 마다 문을
열어보는 나희.
빈강의실에 들어가는 나희.
나희 분명히 차양순이었는데....
양순 옥상
만복과 엄지, 평상에 나와 있다.
엄지, 상추에 물을 주고 있다.
기태, 출근복 차림으로 건너온다.
기태 안녕히 주무셨어요?
만복 그려. 오늘 저녁에도 한 잔 하자고.
기태 좋죠. 그런데 양순이는요?
엄지 벌써 출근 했어예. 일찍 나간거 같은데.
기태 (부리나케 내려가며) 다녀오겠습니다.
기태 골목
기태, 출근하면서 양순에게 음악 메시지
보낸다.
아카데미 입구
지하 계단에서 올라오는 양순.
양순, 입구를 나온다.
휴대폰에 메시지 수신음이 들린다.
<한기태님이 보내신 음악
메시지입니다>
양순 (음성 메시지 확인하다)
E) (전쟁효과음. 따발총 총소리에 전투 비행기 날아가는 소리에 마지막에 카다랗게 폭탄 터지는 소리 들린다)
기태(E) 치사하게 혼자 출근하냐? 배신녀.
양순 (휴대폰 닫으며 휴대폰에 대고) 그럼 여기 같이 올티여? 아저씨를 적군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헌티?
양순, 걸어나간다.
뒤이어 나희, 나온다.
양순의 뒷모습을 보는 나희.
나희 (그러면 그렇지 하는 표정)
(어디서 나왔는지 이상해서 주위를 둘러본다)
나희 집 앞
준태 차 주차 되어있다.
준태 나와서 나희를 기다리고 있다.
안성댁 나온다.
준태 (나흰 줄 알고 밝게 웃으며) 나희야!
안성댁 나희랑 연락 안했어요?
나희 진작에 출근 했는데.
준태 네. (무마하는) 맞다. 맞어요. 오늘 일찍 출근 한다고 했는데. 먼저 갔으면 화 많이 났겠는데요.
갈께요. (차에 탄다)
(돌아서서는 표정 변한다)
회사현관
양순이 앞 서 가고 있고
나희 뒤에서 바짝 쫓아간다.
그때 뛰어 들어오는 기태.
기태 (양순이를 부르려다 나희를 발견한다) 나희야!
나희 (반갑다) 어 오빠! 일찍 출근 하네.
기태 나 마음 잡았잖아. 준태 한테 잘 보여야지.
일은 잘돼? 신제품 준비는 잘 되가고?
나희 그렇지 뭐. 오빠, 우리 점심 같이 할까?
기태 영광이지. 나희처럼 멋진 여자가 점심 초대 하는데.
나희 (웃으며) 오빠 예전 모습처럼 밝아져서 다행이야.
준태, 오다가 기태 앞에서 웃는 나희 모습을 본다.
준태 (입을 꾹 다물고)....
기태 나희, 즐겁게 얘기하며 회사로 들어간다.
준태 .....
본부장실
나희와 준태 앉아 있다.
준태 (화났다) 너 왜 말도 없이 혼자 출근했어?
나 바람 맞추는게 그렇게 재밌어?
나희 무슨 말이야?
준태 여자들 결혼 날짜 잡으면 마음 못잡고, 옛날 남자 생각에 찾아가고 그런다던데 너도 그런거야?
한기태 생각나서 나한데 보이지도 않는 웃음 보이고.
나희 (짜증난다) 왜 이래? 정말 유치하게.
준태 (화난다) 유치? 그래 나 유치해.
난 니가 한기태와 스치는 것만으로도 질투가 나.
질투가 난다고. 왜 그런지 알아.
(사이) 널 사랑하니까.
나희 (한숨나온다)
준태 (부드럽게) 나희야. 나 힘들게 하지마.
아침부터 화내서 미안하다.
나희 아니야. 앞으론 혼자 출근 안할게.
준태 그래. 오늘 점심땐 드레스 맞추러 가자.
나희 다른 사람이랑 점심 약속있어.
준태 누군데?
(누구러뜨리고) 그럼 점심 먹고 만나.
사장실
준태, 영찬, 오명근 같이 있다.
오명근 그래 '네쌍스' 준비는 잘 되어 가고 있냐?
준태 네 잘 되고 있습니다.
오명근 영찬인 어때? 내일 주주 총회 때 신제품 발표 할 자료는 잘 준비 되고 있냐?
준태 완벽합니다.
오명근 다시 한 번 살펴라.
괜찮겠지 하고 꼭 믿었던 부분에서 일이 생긴다.
준태 한기태 일이라면 걱정 마세요.
완전히 눌러 놓았으니까요.
오명근 황후 혼합탱크도 사라졌고 내일 주주총회 때 스노이 화장품의 주력 상품으로 '네쌍스'가 인정만 받으면 되는 구나.
준태 아버님, 그동안 수고하셨어요.
오명근 축하는 내일 주주총회 끝난 다음에 하자.
오명근, 준태 모두 자신만만한
표정이다.
아카데미 앞
보배와 루비 비몽사몽 간에
휘청휘청 걸어오고 있다.
졸음에 겨운 두 사람.
영찬의 차가 선다.
영찬 보배야. 회사가 코 앞인데 왜 오라고 그래?
보배 (눈이 안 떠진다) 영찬. (고개 떨구는데)
영찬 에구.
(보배를 부축해서 옆자리에 태운다)
루비 (졸린 눈을 비비며) 나는?
영찬 이 차 두 사람 밖에 못타.
(차에 올라타고 출발한다)
그 바람에 루비 땅에 주저앉아
잠이든다.
영찬 차 안
보배 자고 있고 영찬 옆에서
바라보고 있다.
영찬 보배야. 그렇게 졸려?
보배 (아무런 대답이없다)
영찬 어젯밤에 뭐했어? 나이트 갔지?
(흔들어 깨운다)
보배 (흔들어 깨우는대로 몸이 움직인다)
영찬 (이상 야릇한 표정을 한다)
(손으로 보배의 얼굴에 어른거려 본다)
보배 (꼼짝 않는다)
영찬 (슬며시 고개를 보배의 얼굴에 가까이 댄다)
(보배의 입에 살며시 입맞춤을 하는 영찬)
보배 (알면서도 꼼짝 않는다)
영찬 뭐 이래? 여자 맞어?
(클락션을 누르며 보배를 깨운다) 야 내려.
보배, 얼떨결에 내린다.
회사복도
무표정하게 걸어들어오는 보배.
모퉁이에 몸을 숨기는 보배.
보배 (갑자기 자신의 입술을 손바닥으로 가리며)
영찬! 나쁜 놈. 내 입술을....
내가 그많은 유혹에도 지켜왔던 입술인데.
(혼자 통곡하는 보배)
(갑자기 표정 변하며) 이제 죽으나 사나 결혼할 수밖에 없어. 영찬이랑 결혼을!
(다시 통곡하며) 어떻게 지킨 입술인데 영찬이한테.
휴게실
기태와 양순이 커피를
마시고 있다.
양순 어젯밤에 주팀장이랑 석구오빠 보배 루비 모두 밤새서 제정신이 아니에유.
기태 (걱정스럽다) 그래?
양순 설계도도 없어서 조립도 잘 안되는 모양이고.
시간이 많이 모자라는 모양이던디.
기태 그래?....
황후처리반
주수봉, 석구, 보배, 루비
모두 앉아서 졸고 있다.
기태, 양순 같이 들어오는데
들어오자 엎드려 있다가
대충 수습해서 앉는다.
기태 (마음이 안됐다)
양순 (자리에 앉는다)
기태 (버럭) 아니 지금 팀장이 들어 왔는데 무시하는 겁니까? 뭡니까? (책상을 쾅하고 친다)
좋아. 내가 우습게 보이나 본데 나의 실력을 보여 주겠어.
오늘 '황후' 재고품은 내가 다 팝니다.
오후 6시에 다시 모입니다. 오후 6시요. 알겠어요?
일동 (기태가 왜 저러나)
기태 보조 할 사람이 필요하니까 아 차양순씨가 제일 멀쩡하네. 따라와요.(나간다)
양순 (얼떨결에 따라나간다)
주수봉 저 자식 왜 저래?
석구 우리가 너무 무시해서 충격 먹은 거 아니에요?
보배 그게 뭐 중요해요. 잠 잘 시간 벌었는데.
(책상에 엎어진다)
주수봉 (흔들어 깨우며) 뭣들해!
한기태가 얼떨결에 도와 주는데 빨리 혼합 탱크 마무리 짓자고.
회사 현관
나희, '네쌍스' 신상품을
손에 들고 걸어간다.
기태 나희야. 오늘 점심 같이 못하겠는 걸.
외근이라 오래 걸릴 것 같애.
나희 (섭섭하다) 뭐 어쩔 수 없지.
기태 그래. 미안. 나중에 먹자. (나간다)
나희 수고해. (가다가 돌아선다) 오빠 그럼 저녁은.
(이미 기태 뛰어가고 있다)
(기태를 따라 나간다)
회사 입구
양순과 기태 스노이 화장품 (봉고차)차에
올라타는 모습이 보인다.
나희, 그 모습을 보고 기분이 안좋다.
나희 (들고있던 신상품을 바닥에 던져서 깨버린다)
스노이 화장품 차
기태, 신나서 운전하고
양순 걱정스런 표정이다.
양순 아저씨.
기태 팀장님
양순 팀장님.
기태 듣기 좋다. 다시 불러 봐라. 팀장님.
양순 장난 치지 말아유. 저 뒤에 화장품 박스가 50박스도 넘는디 혼자 다 어떻게 팔려고 그래유.
아저씨 대책 없는 건 정말 알아 줘야 되구만유.
기태 걱정마세요.
벌써 다 팔았으니까.
양순 팔긴 누구한데 팔아유.
기태 내가 나한데 팔았어요.
양순 그게 무슨 말이여유? 억지를 쓰다 쓰다 별 억지를 다 쓰네유.
기태 어차피 황후 만들려면 원 제품이 필요하잖아.
그러니까 좀 가지고 있어야지.
야! 세상 여자들은 원래 너처럼 그렇게 다 잔소리가 심하냐?
양순 칭찬 할 만한 일을 했어야 칭찬을 하지유.
기태 그래도 내 덕분에 주팀장님이랑 석구, 보배, 루비 좀 쉬잖냐. 칭찬 좀 해줘라.
양순 아이고, 우리 기태 어린이 참 잘했시유.
기태 (인상 찡그린다)
양순 근디 아저씨말대로라면 오늘 일 벌써 다 했는디, 시방 어디 가는거예유?
기태 사업하러 간다.
양순 또 무신 사업이유?
기태 청춘사업이다.
영화관
아무도 없는 영화관에
들어오는 양순 기태.
영화가 상영중이다.
양순, 커다란 음료컵 두 개 들고
기태, 커다란 팝콘봉지 들었다.
기태, 자리에 앉으면
양순, 어색하게 옆에 앉으며
몸을 바깥쪽으로 기우린다.
스크린에만 눈길주는 두 사람.
기태, 양순의 손을 잡으려고 한다.
양순, 슬그머니 앞으로 팔짱낀다.
기태, 하는 수 없이 슬그머니 어깨 안는다.
양순, 의자의 음료꽂이에서 음료 들어서
기태에게 들고 있으라고 한다.
기태, 하는 수 없이 음료를 양손에
들고 꼼짝도 없이 스크린을 본다.
양순, 느긋하게 팝콘 먹으며 본다.
양순, 불쌍해서 팝콘 하나 준다.
기태, 인상쓰며 팝콘을 먹는다.
도심공원
도시락을 펼쳐서 먹는 기태 양순.
생수통을 들고 물컵을 찾는 양순.
기태, 생수를 입에 안대고 먹는 시범 보여준다.
양순, 기태 하는대로 고개 젖히고 마시는데
기태, 생수통 끝을 손으로 툭 친다.
얼굴에 물벼락을 맞고 째려보는 양순.
기태, 시침떼고 도시락 먹는다.
약이 바짝 오르는 양순.
도심공원 계단
가위바위보 하며 계단 내려오는 양순 기태.
앞서가던 양순, 일부러 계속 주먹을 내서 저준다.
기태, 먼저 바닥에 내려와서 음료를 내놓으라고 한다.
양순, 슬쩍 뒤돌아서 캔탄산음료를 세게 흔든다.
양순, 기태에게 돌아서 미소 지으며 캔을 따주겠다고 한다.
기태, 느긋하게 양순이 캔 따는 것을 지켜본다.
양순, 기태 얼굴에다가 캔을 따서 탄산음료가 뿜어져나온다.
양순, 시침떼고 간다.
기태, 약이 올라서 쫓아간다.
아카데미 입구
나희, 경비실 앞에 서있다.
나희 아저씨, 이 아카데미 건물 5층 짜리 맞죠?
경비 예.
나희 혹시 어디 다른데로 통하거나 강의실 말고 특별한 방은 없어요?
경비실 글쎄요. 지하에 주차장하고... 안쓰는 지하실 있고.
나희 (아차 싶다) 지하실이요?
아지트 입구
나희, 아지트 입구의
문을 살핀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나희.
아지트
혼합 탱크가 반쯤 조립되어 놓여져 있고
그 주변에는 공구와 아직 조립하지
못한 부속품들이 놓여 있다.
나희 (기가 차다는 듯이) 황후 혼합탱크잖아...
양순이 이 기지배 제법인데?...
(잘 걸렸다는 표정이다)
아카데미 앞
나희 공장과 통화중이다.
나희 공장장님, 혼합탱크 사간 고철상 업자들 어떻게 생겼어요?
(사이) 남자는 키가 크고 등치가 좀 있는데다.. 눈이 부리부리하고.. 여자는 짧은 단발머리에 눈꼬리가 약간 쳐진데다 키는 중간정도라구요?
(인서트)
3부 #41/ 기태거실
기태집에 만복과 엄지가 들어
왔을 때의 얼굴이 떠오른다.
만복얼굴.
엄지얼굴.
나희 그리고 남자쪽 서울 말씨가 약간 충청도 라인인거 같다구요?
남자 머리가 곱슬머리 였죠. 여자는 얼굴이 갸름한데다 좀 하얗고 어, 짝퉁 가방 들고 있고.
맞아요? 알았어요.
(회심의 미소 짓고)
차
기태, 양순 즐거운 표정으로
앉아 있다.
양순, 전화 통화 중이다.
기태, 귀를 양순 핸드폰에
가까이 대고 통화 내역을
엿듣고 있다.
양순 조립은 다 되었어?
아지트
주수봉, 석구 열심히 조립하는
중이다.
잘 안되는 듯 심각한 표정으로
부속품을 이리 끼웠다 저리 끼웠다
하고 있다.
보배 잘 안돼. 큰일이다.
양순 어떡하냐?
보배 센서 부분이 예민한 부분이라 잘 안돼나 봐.
저부분 잘못되면 부속품도 없고.
양순 (걱정된다) 그려.
보배 너는 그 기태 자식이 너 안 괴롭혀?
기태, 인상 구긴다.
양순 (기태 쳐다 보면서) 성격은 나빠가지고 하루종일 억지만 써.
보배 너도 고생이 만만치 않네.
양순 알았구먼. 빨리 들어 갈게.
힘내라 힘!(전화 끊는다)
차
양순 큰일 났구먼.
기태 (생각난 듯 양순을 붙잡고) 양순아!
양순 또 뭔 짓을 할려고 그려유? (몸을 움추린다)
기태 연애를 좀 가르쳐 줬더니 이상한 생각만 하는 구나.
양순 (팔을 뿌리친다)
기태 우리 공장에서 만났을 때 내가 찍은 사진 생각나지?
양순 맞아유. 그거에유.
기태 그 사진 그대로 조립하면 될 거아니야.
양순 근디 그러면 서로 같은 편인 거 다 탄로 날거 아니여유.
기태 황후 재건이 더 급하잖아. 가자.
양순 (함박 웃음을 보이며) 힘 나네유. 파이팅!
기태 파이팅!
양순 옥상
만복, 엄지의 무릎에 누워 있다.
엄지, 만복의 귀를 파주고 있다.
나희, 표정 관리하고 올라온다.
나희 안녕하세요.
만복과 엄지 상관없이
계속 귀를 파준다.
만복 어떻게 왔는 감?
나희 저 양순이랑 같이 일하는 회사 언니에요.
윤나희라고 합니다.
횟 집
만복과 엄지, 나희와 같이
한 상 거하게 차려져 있다.
나희 (만복에게 술 따르며) 어제 일 감사했어요.
만복 뭘 그런 걸 가지고.
나희 (가방 속에 소형 녹음기를 꺼내 녹음한다)
만복 (으쓱하다) 하긴 우리 아니었으면 그 황후 혼합탱크는 가지고 오지 못했을 기여.
엄지 그럼예.
만복 그런 일 할 때마다 온 몸이 짜릿짜릿 혀. 그냥.
나희 (회심의 미소) 예.
만복 사기 치고 이렇게 뿌듯한 거 처음이여.
우리가 허구헌날 치던 사기가 우리 양순이 한테 도움이 될 줄 누가 알았겄어.
엄지 그럼예.
세상에서 불필요한 학문은 하나도 없는기라예.
아카데미 앞
스노이 차에서 양순과 기태 내린다.
양순의 휴대폰 울린다.
양순 여보세요.
횟 집
만복 통화 중이고
나희 뿌듯하세 전화 내용을
듣고 있다.
만복 양순아 나다.
양순 아부지, 나 쫌 바쁜디.
만복 나 지금 니 회사 언니 나희양 한테 혼합탱크 껀으로 대접 잘 받고 있다.
양순 (나희란 말에 굳어진다)
만복 전화 바꿔 줄텐게 고맙다고 해라잉.
(나희에게 전화 바꿔준다)
나희 (아무렇지도 않게)
양순이니? 우리 지금 만나야 겠지.
양순 (미칠 지경이다. 전화기 막고)
기태 무슨 일이야?
양순 (표정 관리하고) 아저씨 먼저 들어가유.
곧 쫓아 들어 갈께유.
기태 (알았다며 먼저 들어간다)
아지트
기태, 아지트 문을 열고 들어간다.
일하던 주수봉, 석구, 보배, 루비
놀라 쳐다본다.
주수봉와 석구, 기태에게 달려든다.
주수봉 야 이 자식아! 니가 여기를 어떻게 알고 들어왔어.
기태의 멱살을 잡고
입을 막는 주수봉.
석구는 기태의 팔을 뒤로 꺽는다.
석구 보배야, 빨리 문닫아.
보배 (빨리 문닫는다)
기태 (입막힌채로) 우리 같은 편이에요.
보배 뭐라고 그러는 거에요?
주수봉 (입막은 거 풀어 주는데)
기태 같은 편이라구요.
주수봉 그걸 어떻게 믿어.
기태 양순이 들어 올건데. 주머니에 카메라 들어 있어요.
석구 (카메라 꺼낸다)
기태 거기보면 혼합탱크 사진 들어 있을 거에요.
그것대로 조립하면 완성할 수 있어요.
그때서야 석구 팔 풀어준다.
기태, 들어간다.
보배 도대체 어떻게 된거에요?
기태 그동안 연기한 거라구요.
공원
나희 도도하게 앉아 있다.
양순이 뛰어온다.
양순 (오자마자 다짜고짜) 당신 원하는 게 뭐여?
나희 혼합탱크 빼돌린 머리라 그런지 머리도 빨리 돌아가네.
양순 원하는 게 뭐냐고. 뭔디 우리 부모님까지 찾아간 기여?
나희 (녹음기를 들려준다)
만복(E) (으쓱하다) 하긴 우리 아니었으면 그 황후 혼합탱크는 가지고 오지 못했을 기여.
양순 (당황한다) 조건을 말혀.
나희 보기보다 성격 급하네.
내 조건은 하나야. 기태 오빠 옆에서 떠나.
양순 준태 아저씨랑 결혼 할 거면서 기태 아저씨랑은 무슨 상관이여?
나희 (얼굴색 변한다) 니가 기태 오빠 옆에 있는 게 싫어. 내가 이런 걸 너한데 설명 할 이유도 없잖아?
여기서 떠나. 그러면 너희 부모님 신고 안해.
물론 아카데미 지하에 혼합 탱크가 있는 것도 말 안하고.
양순 (입술을 깨문다)
황후 건들지 말아유.
나희 나도 황후가 존속 되길 바라는 사람중에 하나야.
양순 약속 지켜유.
나희 내일 당장 떠나.
(녹음기 보여 주며) 증거물도 있다는 거 잊지 말고.
양순 (눈물이 나려 한다)
양순 방
만복, 엄지 들어 누워
배 두드리고 있다.
만복 아이고 부자들은 배불러서 어떻게 사나 몰러.
엄지 그러니까 적당히 못사는게 좋아얘
문 벌컥 열리면서
양순이 뛰어 들어온다.
양순 엄니, 아부지.
만복, 엄지 (놀라 일어난다)
양순 (가방 꺼내면서) 엄니, 아부지 내말 잘 들어유.
지금 당장 다른데로 가서 숨어계세유.
(지갑에서 돈 꺼내놓고) 묵을 장소 정해지면 저한데 연락 하구요. 다른 사람한덴 절대 비밀이여유.
지도 내일 글로 갈테니까유.
만복 무슨 일 난기여?
엄지 우리 사기 친거 걸렸냐?
양순 엄니, 아부지가 아까 그 나희언니한테 당한거유.
빨리 움직여유.
공원
만복, 엄지 가방을 들고 간다.
양순 손 흔들어준다.
양순, 심란한 마음으로
벤치에 앉아 있다.
본부장실
준태, 무척 화가 나있다.
나희 당당하게 기분좋아 문을 열고 들어온다.
준태 (화가 많이 나있다)
(하지만 소리 누른다) 오늘 드레스 맞추러 가자고 그랬지? 점심 누구랑 먹고 온거야? 회사에도 없고.
나희 (애교 부린다) 준태 오빠. 미안해.
친구 만났는데 조금 시간이 걸렸네.
정말 미안해. 화풀어라. 오빠. 응?
준태 (나희의 애교가 낯설다)
너 무슨 일 있어? 내가 알던 나희가 아닌데?
나희 뭐 나는 맨날 화만 내는 사람인가?
나 조금 기분 좋은 일 있거든.
준태 아니야. 항상 오늘 같았음 좋겠어.
나희 그래? 알았어.
내일 드레스 맞추러 가자. 그 대신 내가 집에 오빠 데리고 간다고 했거든.
집에 가서 밥 먹자. 용서 해줄거지?
나희 주방
음식 차려져 있다.
가운데 불 올려져 있고 주위에 야채, 고기, 곤약등이
놓여져 있다.
안성댁 나희가 (호칭없이) 샤브샤브 좋아한다고 해서요.
준태 (나희 보고 한 번 웃는다)
고맙습니다.
문정임 많이 들게. 우리 아줌마 솜씨가 좋아.
준태 네 맛있습니다.
문정임 나희야, 너도 먹어. 이제 너도 결혼하면 이 집 음식 많이 못 먹을텐데.
준태 어머님 저희 결혼 하면 이 집에 들어와 살겠습니다.
문정임 (놀란다)
나희 (준태 쳐다 본다)
문정임 정말? 둘이 의논한거야?
준태 그게 나희한데 좋을거고 나희가 좋아야 제가 행복하죠. 그리고 장모님 사랑은 사위라는데 그 사랑 듬뿍 받을려구요.
문정임 (흐믓하다)
나희 집 앞
준태, 차타고 간다.
문사장, 나희 배웅한다.
나희, 엄마의 팔장을 끼고
집으로 들어간다.
나희 마당
문정임 준태가 널 많이 사랑하는 모양이구나.
고맙네.
나희 (한숨쉰다)
문정임 왜 그래?
나희 엄마 준태 오빠 좋아?
문정임 원래 자기 딸 이뻐 해주는 남자가 엄마 눈엔 제일 이뻐 보이는 거야. 상황이야 어찌됐던 준태가 너한테 지극정성이어서 다행이야.
나희 (진심으로) 근데 엄마 나 하나도 안 행복해.
문정임 무슨 소리야?
나희 옛날에 기태 오빠가 날 구박해도 그때가 좋았던 것 같거든.
문정임 절대 준태 앞에선 그런 말 하지마.
나희 혹시 내가 황후 복원 시키면 기태 오빠가 나 다시 좋아 해줄까?
문정임 (딸의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냉정하게 말한다)
다시는 그런 말 하지마라.
니가 다시 상처 받는 거 엄마 원치 않아.
누구 보다도 나한덴 니가 제일 중요해. 알았지? 나희야.
나희 (고개만 끄떡인다)
아지트
기태, 석구, 주수봉 디지털 카메라
사진 보면서 혼합탱크 완성한다.
석구 보배야, 전원넣어봐.
센서에 불 들어온다.
일동 (하이파이브 하며) 우와!
보배 성공한 거에요? 팀장님? (하며 주수봉 본다)
(그러다 기태를 보는데)
기태 주팀장님이 팀장님 맞아요.
이때, 양순이 들어온다.
양순 (표정관리하고) 혼합탱크 완성 된거야?
기태 (버럭) 너 어디갔다 왔어?
양순 아니 그냥.
보배 친구 우리가 해냈네.
주수봉 이럴 게 아니라 내친 김에 시험 가동 할 원료를 좀 챙겨 오자고.
회사 연구실
기태, 양순, 석구 같이 들어온다.
기태, 수고가 많다며 이것 저것 물어본다.
동전 마술을 보여준다.
양순, 걱정에 딴 생각에 잠겨 있는데
그런 양순을 석구가 툭 건든다.
양순, 제정신으로 돌아오고 원료를 훔친다.
(행인, 피마자, 금은화, 매실, 자단향,
의이인, 당귀)
실험실
주수봉, 실험실 사람들 한데
음료수를 돌리며 시선을 분산 시킨다.
그 사이 보배와 루비 원료들은 가져온다.
휴지통을 치워 주는 척 하며
휴지통에 (녹두, 해조, 백지, 세신, 상백피,
녹각, 백봉령, 쌀겨, 천궁)등을 챙긴다.
전시실
전시실에 들어간 기태, 양순
재료들을 가지고 나온다.
(영실, 호도, 필관초, 영지, 번초, 생강, 송엽, 박하)
- 전체적으로 조금씩 샘플 생산입니다.
아지트
하나 둘 씩 화장품에 필요한 원료들이
바구니에 담겨져 있다.
(총 20가지 이상의 약재)
기태, 양순, 주수봉, 석구, 보배, 루비
훔쳐 온 것들은 꺼내온다.
주수봉, 가지수를 세어 본다.
주수봉 맞다는 싸인 보낸다.
모두 모여 파이팅 한다.
포장마차 (밤)
기태, 양순, 주수봉, 석구, 보배, 루비
모두 잔을 들고 건배한다.
주수봉 황후재건을 위하여!
일동 황후! (시원하게 마신다)
주수봉 (기태 치며) 자식! 마음에 든다.
석구 어떻게 그렇게 숨길수가 있었냐?
보배 (양순이 보며) 너 알고 있었지? 기태 아저씨 그런거 알고 있었지? 기지배.
양순 (걱정에 넋 나가 있다)
보배 (양순의 얼굴 앞에 손벽을 친다) 양순아.
양순 응?
보배 무슨 생각을 해?
석구 (걱정스럽게 쳐다본다)
양순 아니야. 내가 노래 할까?
(벌떡 일어선다)
보배 안돼, 니 노래는 들으면 힘빠져. 앉아.
(분위기 바꾸는) 기태 아저씨 연극배우 해도 되겠어요.
기태 어쨌든 저 혼자가 아니라 같이 여서 너무 좋습니다.
태어나서 이렇게 기분 좋은 적 처음이에요.
내 편이 이렇게 많았던 적 없었습니다.
주수봉 감동 받았냐? 한기태.
왜 한기태 라고 불러서 기분 나쁘냐?
기태 (건들건들) 예, 원래 팀장은 저 아닙니까.
주수봉씨.
주수봉 주수봉씨. 에이 좋다.
야, 너 황후 살리고 나면 꼭 나 이사 시켜 줘야 된다.
알았지?
기태 알겠습니다.
주수봉 (기분 좋다) 가자, 가자. 2차 가자. 내가 쏜다.
포장마차 앞 (밤)
주수봉, 기태 어깨 동무하고
나온다. 보배, 루비 나온다.
뒤늦게 양순, 석구 나오는데.
주수봉 내 자가용 어딨냐? (주변 찾는데)
기태 주팀장님 음주 운전은 안돼요.
주수봉 괜찮아. 내가 운전 경력 30년이 넘어.
자전거 앞으로 간다.
주수봉 내 자동차. 기태 타!
내가 여자 한 번 안 태워 줬는데 특별히 너는 태워준다.
주수봉 팀장, 기태 뒤에 태우고
달린다.
주수봉 2차 가자! 나를 따르라.
보배, 루비 환호성 지르며 뛰어간다.
석구 양순아 우리도 가자.
양순 석구 오빠 잠깐 저 할 말 있는디유.
거리 (밤)
양순의 심각한 표정에 석구 걱정된다.
석구 뭐라구? 윤나희랑 거래를 했다구?
양순 야. 지만 떠나면 우리 부모님이 나서서 사기친거랑 우리 황후 만드는 거 다 눈감아 준다고 했시유.
석구 (난감하다) 양순아.
양순 윤나희 그 인간 오래 믿을 인간은 못 되는 거 같으니께 빨리 우리 아지트 옮길 수 있게 석구 오빠가 힘 좀 써줘유.
석구 왜 너보고 떠나라는 거야?
양순 원래 저 싫어 했잖아유.
만약에 이 사실을 기태 아저씨가 알면 또 정신 못차리고 아무데나 들이 받을게 뻔하구만유.
지 떠난 것도 석구 오빠가 적당히 둘러 주세유.
석구 진짜 갈꺼야?
양순 왜 일을 어렵게 해유.
지만 여기 없으면 되는디....
우리 기태 아저씨 잘 좀 도와 주세요.
지가 그래도 맘 놓고 얘기 할 수 있는 사람은 석구 오빠 밖에 없구만유.
(웃는다)
석구 (답답한 마음으로 양순을 바라본다)
(이게 사랑인가 싶다. 가슴이 아프다)
골목 (밤)
걸어오는 기태 양순.
기태 (기분 좋아서) 양순아. 나 지금 기분 어떤줄 아냐?
양순 (우울해서) 어떤데유?
기태 너무 기분 좋다. 아주 후련하고 시원하다.
우리편이 생겼다는 기분이 이런거구나 알겠다니까.
양순 (애써 웃으며) 잘됐네유.
기태 앞으로 잘 될거 같지 않냐?
지금부터는 좋은 일만 있을거 같지 않냐?
양순 (밝게 웃으며) 야. 그래야지유.
앞으로는 좋은 일만 있을거구만유.
기태 (하늘보고 소리친다) 인제부터 좋은 일만 생긴다!
양순 아저씨. 기분도 좋은디 우리 남산에 갈래유?
케이블카 못탔었잖유. 우리 타러가유.
기태 몇시냐? (휴대폰 꺼내 시계보려는데)
양순 뛰어유.
양순, 기태의 손을 끌고 뛴다.
케이블카 매표소 앞 (밤)
뛰어오는 기태 양순.안도의 숨을 내쉰다.
표를 사고 케이블카에 타는 기태 양순.
기태, 양순을 먼저 케이블카에 태운다.
케이블카 안 (밤)
창밖 야경 보면서 어린아이처럼 좋아하는 기태.
그런 기태를 가슴 아파서 쳐다보는 양순.
기태, 야경을 가리키며 보라고 한다.
양순, 밝게 웃으며 내려다본다.
기태, 양순의 어깨를 안는다.
양순, 그대로 기태에게 기대서 야경을 내려다본다.
남산 공원 (밤)
비둘기 모이주는 기태.
기태, 대충 모이를 뿌린다.
양순, 음식 주는건데 마음 담아서 주라며
구구구 비둘기 모이주는 요령 가르쳐준다.
따라해보는 기태.
양순, 그런 기태를 보고 마음이 아프다.
남산 계단 (밤)
계단을 내려오는 기태 양순.
기태 가위 바위 보 해서 계단 먼저 내려가기 또 할래?
양순 우리 여기 앉아서 얘기 좀 해유.
기태 (앉으며) 너 좀 이상하다? 나한테 무슨 할 얘기 있냐?
양순 할 얘기가 뭐 있겄슈. 다리도 아프고 쉬어가자구유.
있잖아유 지난번에 오본부장 앞에서 내 편지 읽어준거 있잖아유?
기태 (심통나서) 그거? 나한테 이별을 고하던 그 편지?
양순 사실 그 편지는 문사장님이 공장에 최기장님한테 보낸 편지였어유. 내가 그냥 지어서 읽은거유.
오해는 하고있지 말라구유.
기태 절대 내가 그걸 안잊어버리지.
양순 아저씨 나 좋아하쥬?
기태 어? 너 왜이러냐? 왜이래?
양순 나 왜 좋아해유?
나는 가진 것도 없고, 공부도 많이 못했고, 집안도 안좋은디 왜 날 좋아해유?
기태 그럼 넌 날 왜 좋아하냐?
부모도 없고, 너보다 아홉 살이나 많고, 성질도 더럽고, 너 맨날 무시하는데 왜 날 좋아하냐?
양순 아저씨는 나한테 참치 샌드위치 만드는 법도 가르쳐줬구, 야구공 던지는 법도 가르쳐 줬구, 사람 믿는 법도 가르쳐줬고, 아저씨
땜에 딴 세상 많이 알었어유.
기태 너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 잡는 것도 가르쳐줬고, 물고기 기르는 법도 가르쳐줬고, 상추 솎는 법도 가르쳐줬고,
비둘기 모이 주는 법도 가르쳐줬지만.
그래도 내가 제일 하고 싶은 말은.
너는 내가 좀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게 해.
그래... 내가 좀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게 해.
양순 ......
버스 정류장 (밤)
기다리고 있는 양순 기태.
양순, 기태의 손을 잡는다.
기태 (뭔가 느껴져서 양순을 본다)
양순 (시침떼고 가만히)
기태 (손을 빼서 손바닥을 펴보면 집 열쇠다)
인서트) 제8부 6씬 공원
기태 그래 다 봐라 봐. 자 자 자.
하며 집 열쇠, 차 열쇠, 지갑을
벤치 위에 탁탁탁 꺼내놓는다.
양순 이거 집 열쇠쥬? 아저씨 집 없지유? 소용없어유.(옆으로 툭 버린다)
이거 비싼 차 열쇠지유? 인제 소용없지유? (옆으로 툭 버린다)
(지갑 열어서) 이 신용카드 정지당했지유? 구두주걱으로 쓸라면 써유. 안써유? (옆으로 툭 버린다)
기태 에이 씨. (발딱 일어나서 간다)
양순 (따라가려다가 집 열쇠를 집어들고 다시 따라간다)
기태, 감회에 젖어 열쇠를 본다.
양순 나중에 옛날집 되찾아도 열쇠 없어서 대문 못열면 어떡해유.
기태 양순아.
양순 꼭 그 집 되찾아유.
기태 (감동해서) ....
버스 안 (밤)
타고가는 기태 양순.
양순, 기태의 어깨에 기대서 간다.
옥상 (밤)
올라오는 기태 양순.
양순 나 때문에 많이 늦었어유. 어서 들어가유.
기태 그래. 내일 보자.
양순 그려유. 내일... 봐유.
기태 들어가.
양순 야.
기태 들어가라니까.
양순 야.
아저씨. 아니예유. 내일 봐유. (들어가는데)
기태 양순아. 너 혹시 무슨 일 있냐?
양순 .....
기태 너 무슨 일 있지?
양순 (망설이는 얼굴에서)
제 13 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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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이야기
심심해서 올리는 명랑소녀 성공기13회(이번주 수요일)대본입니다,.
주닝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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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4.22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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