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숙 언님은 제 마음에 오래도록 남아 있는 분이다. 우리는 개신교에는 수녀가 없다고 알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 '한국디아코니아자매회'라는 수도공동체가 있는데 개신교 수녀님들의 공동체이다. 전남 목포를 중심으로 활동하였고 충남 병천에도 터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수녀님이라 부르지 않고 '언님'이라 부른다. '언니' 할 때 그 '언'이다. 우리는 '언짢다'는 표현을 쓰는데 여기서 '언'은 좋음 평화로움 자연스러움 어질다(仁) 등의 뜻이다. 이 '언'에다 존대격 의존명사 '님'을 더하여 '언님'이라 부른다. 굳이 그 뜻을 보자면 '어질고 좋은 님' 정도 쯤 되지 않을까?
이영숙 언님은 디아코니아자매회가 시작되던 1982년에 다른 네 언님들과 평생을 하나님을 위해 살기로 서원하였다. 그 고백과 다짐을 담은 종신허원서에는 이렇게 적었다.
“비천한 여종이 지금 여기 섰습니다…이날을 있게 하신 이는 오직 당신입니다. 그러므로 저희의 약함과 허물을 마다 않으시고 있는 그대로 받아주시는 당신 앞에 서서 당신의 뜻에 절대 복종하고자 원하오니 받아주시기 바랍니다. 저는…당신을 섬기는 길이 바로 세상에서 버림받은 이웃을 사랑하는 길임을 믿고 가난한 이와 병든 이, 눌린 이와 비천한 이의 손발이 되겠습니다…당신의 참된 종으로 삼아 주시기를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