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 질환과 미역국

[우각붙출]

갑상선 질환과 미역국

갑상선 질환의 대표적인 것 중에서  갑상선 기능 항진증과 기능 저하증이 있다. 갑상선 질환은 남성들보다는 여성들에게서 7배~10배가 더 자주 호발하므로 여성들의 질환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지만, 여성들의 경우 생리기간 중 매월 반복되는 생리현상을 조절하는 여성 호르몬 체계와 연관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즉, 여성들의 호르몬 체계는 남성들보다는 복잡한 구조로 작동하고 있으므로 갑상선의 기능에 종종 교란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단순한 기계장치보다 복잡한 기계장치가 자주 고장을 일으키는 이치를 생각해 보면 그렇다는 말이다.

갑상선은 앞 목의 후두융기 아래의 기관에 나비넥타이 모양으로 달라붙어 있는 내분비선이다. 갑상선은 여포세포로 이루어졌으며 이들 세포들은 타이로글로블린이라는 단백질을 합성하여 여포세포들로 에워 쌓인 세포 밖의 콜로이드라는 하나의 작은 공간으로 분비시킨다. 콜로이드로 분비된 타이로글로블린은 혈액과 함께 떠돌다 콜로이드로 들어온 요오드라는 물질과 결합하여 갑상선호르몬이 만들어지게 된다. 타이로글로블린은 매우 큰 단백질 분자로 이루어졌으며 이 중에 티로신이라는 아미노산이 요오드와 결합하여 갑상선호르몬이 생성되는 것이다. 

한 개의 티로신에 요오드 한 개가 결합한 것을 1요오드티로신이라 하며, 티로신 한 개에 요오드 두 개가 결합한 것을 2요오드티로신이라 한다. 이렇게 결합한 요오드화 물질들 중에서 1요도드티로신과 2요오드티로신이 공유결합을 하게 되면 3요오드티로닌이라는 갑상선호르몬이라는 모양을 갖추게 되고, 2요오드티로신 두 개가 공유결합하면 4요오드티로닌이라는 호르몬의 모양을 갖추게 된다. 이 둘을 각각 T3, T4 호르몬이라고 부르며 이 둘은 아직까지는 연결되어 있는 상태며 콜로이드 안에서 불활성 상태로 저장된다. 뇌하수체에서 분비된 갑상선자극호르몬이 혈류를 타고 갑상선으로 접근해 갑상선을 자극하게 되면 콜로이드 안에 저장돼 있던 연결상태의 T3, T4 호르몬이 여포세포로 이동하면 세포 안의 리소좀이라는 효소가 T3, T4의 열결을 끊는다. T3와 T4는 비로소 혈관 안으로 방출되어 혈액과 함께 떠다니다가 표적세포를 자극하게 된다. 그런데 T4는 T3보다 훨씬 많은 양이 만들어지나 T3에 비해 세포의 수용체를 자극할 수 있는 작용력은 미미하기 때문에 간이나 신장에서 T3로 전환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러니까 갑상선호르몬으로서의 진정한 구실을 하는 것은 T3가 되는 것이다. 

 

갑상선호르몬의 기능은 뇌, 비장, 성선과 같은 조직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조직에 작용하여 기초대사율을 증가시키는 것이다. 갑상선호르몬은 세포를 자극하여 산소의 소모와 에너지의 이용률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인체의 원활한 신진대사가 이루어지도록 돕는 것이다. 인체의 모든 조절인자가 다 그렇듯이 갑상선호르몬 또한 적정한 수치로 분비되어야 한다. 과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은 상태를 유지하여야 정상적인 신진대사가 이루어진다.

갑상선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되면 갑상선기능항진증이라 하여 신진대사의 기능항진이 나타나게 된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신진대사가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진행되므로 섭취한 음식물이 저장될 여지도 없이 신속하게 연소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런 현상은 식욕이 당겨 음식을 많이 섭취함에도 근육량이 늘어나지 않아 마르게 되며, 심장이 빨리 뛰며 때로는 불규칙하게 뛸 때도 있다. 심장이 안정적으로 박동하지 않으면 불안증과 불면증을 유발시킨다. 그래서 뻑하면 화도 잘 낸다. 항상 몸에서 열이 발생하므로 땀도 많이 흘리고 더위를 견디지 못한다. 때로는 손을 지속적으로 떠는 증상도 동반된다. 여성들일 경우 생리불순이 나타나기도 한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을 일으키는 갑상선의 과잉 분비의 대표적인 원인은 그레이브스병으로 잘 알려진 자가면역질환이다. 면역세포가 분비하는 항체는 이물질이나 병원성 미생물을 공격하는 방어시스템이지만, 때로는 비정상적으로 항체가 자기의 조직을 공격하여 질병을 유발시키는 경우가 있다. 이를 자가면역질환이라 한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을 일으키는 자가면역질환은 항체가 갑상선세포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갑상선자극호르몬처럼 자극성을 띠고 갑상선의 수용체를 자극하여 갑상선호르몬을 과잉 분비하게 하는 것이다. 항체의 자극으로 갑상선호르몬이 과잉 분비됨에 따라 갑상선기능항진증이 확진되면 현대의학은 호르몬 분비를 억제시키는 약물을 투여하여 치료한다. 이 약물(메티마졸)은 요오드가 티로신에 결합하는 것을 차단시킨다. 요오드가 티로신과 결합하여 갑상선호르몬이 생성되는 과정은 앞에서 설명했다. 또 다른 치료방법은 방사성 요오드라는 인공합성의 물질을 투여하여 자연의 요오드가 갑상선으로 들어가는 경로 대로 방사성 요오드가 갑상선으로 들어가 갑상선호르몬을 만드는 세포를 파괴시키는 것이다. 이 두 가지의 치료방법에 어느 것이나 부작용은 따르지만, 특히 방사성 요오드의 투여는 오히려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반전시켜 죽을 때까지 인공의 갑상선호르몬제를 복용해야 될 사태에 직면할 수도 있다.

자가면역질환에 의한 갑상선기능항진증은 안구돌츨증이라는 특징적인 현상을 나타내기도 한다. 수분을 보유하는 복합 다당류가 안구 뒤에서 압박하여 눈알을 앞으로 튀어나오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갑상선이 있는 목 부위가 부풀어 오르기도 한다.

갑상선기능항진증과 반대인 갑상선기능저하증도 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증상은 갑상선기능항진증의 반대되는 현상이다. 전체적으로 신진대사가 저하되어 있기 때문에 산소와 에너지의 소모율이 낮은 상태다. 그래서 섭취한 음식물은 모두 저장형으로 되며 체중이 증가한다. 심장의 박동이 느려지고 약해지며, 심한 피로감과 얼굴이나 눈주위 또는 손발이 잘 붓는다.  피부가 건조해지고 두꺼워진다. 추위를 못 견디며, 목소리가 허스키해진다. 변비가 발생하며 여성들은 생리량이 많아진다. 

갑상선호르몬의 분비 결핍으로 인한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원인은 갑상선세포의 기능부전과 요오드가 함유된 식품의 섭취부족이다. 또한 하시모토병으로 알려진 자가면역질환으로 그레이브스병과는 달리 항체가 갑상선세포를 파괴함에 따라 갑상선호르몬의 분비 부족이 발생하는 것이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원인 중 식이성 요오드의 섭취부족에 의한 갑상선호르몬의 분비 부족은 해조류인 미역이나 다시마 같은 식품을 섭취하면 해결이 되는 질환이다. 미역과 다시마는 갑상선호르몬의 생성에 없어서는 안 될 요오드가 풍부한 식품들이다. 중앙 아시아나 중국의 내륙지방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인한 갑상선질환이 흔한 이유는 미역과 같은 해조류가 귀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미역이 흔하기는 하나 식생활의 서구화로 미역을 등한시하여 갑상선기능저하증과 같은 질환에 곧잘 걸리게 되었다. 그리고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역시 갑상선의 질환은 스트레스가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사실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갑상선의 기능 항진증이나 저하증은 스트레스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므로 스트레스의 조절도 중요하다.  

갑상선암이라는 질환이 있다. 다른 부위의 암에 비해 심각한 질환은 아니지만 치료할 시기를 놓치면 암세포가 림프관을 타고 몸의 여기저기로 전이될 우려가 있다. 어떤 과학자에 의하면 식이성 요오드의 섭취 부족은 갑상선암은 물론이고 어떤 종류가 되었든 갑상선질환을 유발시킬 확률이 높아진다는 걸 연구에 의해 밝혀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듯이 바다가 없는 내륙 깊은 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갑상선질환은 더 흔하다고 했다. 우리 주변에는 생명력을 튼튼하게 해주는 식물들이 지천으로 널려 있음에도 이를 소중하지 않게 여기면서 온갖 종류의 질병들과 가깝게 되었다. 미역은 바다에서 나는 흔해빠진 해초류여서 값도 싸다. 그래서인지 많은 사람들은 미역을 소중하게 여기질 않는다. 미역을 멀리하면 갑상선질환에 이환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갑상선질환이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질병은 아니라 할지라도 이런저런 갑상선질환에 걸리게 되면 몸이 불편한 것은 말할 것도 없지만, 의욕의 상실로 매사에 자신감이 없는 삶을 살아야 한다. 갑상선호르몬은 인체의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유지시켜주는 기능을 함으로써 생활의 활력소 역할을 하는 것이다. 특히, 여성들에게 있어서의 갑상선호르몬의 중요성은 여성호르몬으로 알려진 에스트로겐 못지않다. 인체에서 분비되는 여러 가지의 호르몬들은 마치 오케스트라와 같은 조화를 이뤄야 하며, 이들 호르몬들이 조화롭게 작용하도록 지휘하는 것이 갑상선호르몬일 수도 있다.

이 글을 시작할 때 갑상선호르몬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루하게 설명했다. 설명에서처럼 갑상선호르몬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티로신이라는 아미노산과 요오드가 주재료로 이용된다. 티로신은 몸 안에서 자연적으로 합성이 되기 때문에 섭취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요오드는 반드시 식이로 섭취가 되어야 하는 필수 영양소이다. 요오드는 인체 내에서 오로지 갑상선호르몬의 생성물질로만 이용된다. 요오드는 미역과 다시마 같은 해조류에 풍부하게 들어 있어 미역국만 잘 먹어도 갑상선질환과 같은 질병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갑상선질환은 흔히 여성들에게 잘 발생하며 나이에 관계없이 전 연령대에서 고루 나타나지만, 건강해야 할 젊은 여성들에게도 무차별적으로 빈번하게 발생하는 이유는 순전히 식생활의 문제이다. 즉, 미역을 기피하는 식생활 때문인 것이다. 우리들의 어머니들이 출산 후 한 달 동안 미역국을 먹으면서 산후조리를 했던 이유가 분명히 있다. 긴 시간의 임신과 출산을 하는 과정에서 질서가 교란된 호르몬 체계를 바로잡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모든 호르몬의 지휘자인 갑상선호르몬을 원활하게 분비시키기 위해 우리네 어머니들은 그 옛날 미역국을 한 달 동안이나 먹었던 것이다. 여성들이여, 미역국은 산 후에만 먹는 것이 아니라 수시로 먹어야 할 귀중한 식품임을 알았으면 한다. 미역국을 깔끔하면서도 맛나게 끓이는 방법을 소개하면서 이 글을 끝내겠다.

미역을 물에 불린 다음 적당한 크기로 자른다. 냄비를 불에 달군 후 참기름을 두룬다. 그리고 불린 미역과 다진 마늘을 냄비에 넣고 볶다가 재래식 조선간장 또는 멸치액젓으로 간을 맞춘다(가게에서 파는 양조간장으로 간을 맞출 경우 말짱 황이 된다). 자글자글 볶다가 물을 붓고 생굴을 충분히 넣고 끓인다. 조미료는 기호에 따라 적당히 넣는다. 10분 정도 끓이면 국물이 우윳빛 같은 색갈의 깔끔하고 아주 맛나는 미역국이 된다. 며칠을 먹어도 질리지 않으며, 무엇보다도 돈이 안 들면서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다. 미역국은 갑상선질환은 물론 변비, 체내의 독성을 해독하기까지 하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무상심]

갑상선에 미역이 좋다구요?
처음알았네요. 좋은 정보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