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품은 바람은 모두 한순간이다
조숙향
바람을 품고 살았다
헛헛해지는 바람을 지그시 누르면
가슴에서 풍선이 튀어나왔다
풍선은 감나무 가지에 걸렸고
빨갛게 익은 바람이 그늘을 만들기도 했다
때로는 말 많은 까치가 날아와
바람을 유혹하기도 했다
유혹이 바람의 결핍에서 오는 손짓이라는 걸 알지 못했다
바람을 타고 산기슭을 기웃거리며 떠도는 날이 많았다
어린 바람들이 집 안에서 자라났다
지독한 안개가 내리는 밤 아버지는
진고개를 넘다가 바람과 맞닥뜨렸다
밤안개가 옷자락을 여미었지만
축축해지는 바람을 잡지 못했다
가을밤 내내 바람을 잡으려다
바람을 타고 하늘 위로 날아올라 구름이 되었다
아직까지 바람을 놓지 못하는 것은
내 결핍의 빛깔이 너무 다양하기 때문이다
# 군더더기
때때로 마음이 텅 비는 날이 있다.
집에서자고 일어나도 낯선 곳에 서 있는 듯
집 안이 생소해 보일 때도 있다.
마음이 한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늘 허공에 붕 떠있는 느낌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또 주말입니다.
이제 2018년도 15일 남았내요...
남은 날들..의미있는 날들이기를...
오연준/바람이 불어 오는 곳
https://www.youtube.com/watch?v=gmYKtSv6JW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