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소식] 인천공항철도의 전망

[솔나무]

오늘 인천공항철도에 대한 얘기를 하기 위하여 세차례에 걸쳐 제가 이용해 본 세계공항의 공항교통에 대해 기차를 위주로 소개하였습니다. 이미 소개해드린 외국 공항의 사례를 바탕으로 이제는 인천공항철도 AREX (Airport Express)의 전망에 대해 얘기를 전개해 나가겠습니다. 과연 AREX (Airport Express)도 많은 여행객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까요 ?

여러가지 조건이 다르겠지만 결국 승객들이 공항교통수단을 선택하는 것은 요금이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다음 달 개통될 AREX 요금은 인천공항-김포공항 직통열차가 7900원, 일반열차는 3100원 이라고 합니다. 공항리무진버스(일반 4500원, 고급 6000원)에 비하면 훨씬 비싼편입니다. 

일반열차는 비슷한 거리인 서울역-동인천역 전철요금(1300원) 보다, 직통열차는 서울역-수원역 무궁화열차(3000원)보다 두배 반 정도 비싸며 운행시간은 비슷한 30분이지만 거리는 두 배나 먼 부산-밀양의 KTX 요금(7600원) 보다 비쌉니다.

	거리	공항교통수단	운행간격	운행시간	요금
1단계  인천공항-김포	38 km	일반열차	12분	33분	3100원
		직통열차	60분	28분	7900원
		리무진버스	5-10분	40분	6000원
		택시		35분	34000원
2단계  인천공항-서울역	58 km	일반열차	5-6분	53분
		직통열차	30분	45분
		리무진버스	10-20분	60분	13000원
		택시		60분	44000원
KUALA LUMPUR    KLIA 국제공항	50 km	KLIA Ekspres(기차)	15분	28분	RM.35 / 9400원
		공항버스리무진	15분	70분	RM.25 / 6700원
		일반버스	60분	70분	RM.10 / 2700원
		택시		70분	RM.70 /19000원
SHANGHAI    푸동국제공항	50 km	Transrapid (31km)	15분	8분	50위안/ 6000원
		+ 시내택시(20km)		30분	100위안/12000원
		공항버스	15-20분	60분	20위안/ 2400원
		택시(공항-도심)		50분	150위안/18000원
TOKYO   Narita국제공항	60 km	Narita Express	30-40분	60분	2940엔/23000원
		Keisei Skyliner	30-40분	60분	1920엔/15000원
		리무진버스		80분	3000엔/23400원
HONG KONG     첵랍콕공항	37 km	AEL공항특급열차	12분	24분	HKD.100/12000원
		버스		50분	HKD.30 - 40
		택시		40분	HKD.300/36000원
PARIS    드골국제공항	28 km	RER 도시고속철	7-8분	28분	EUR.8.1/10000원
		에어프랑스버스	15분	45분	EUR.13 /16200원
		Roissy공항Bus	15분	45분	EUR.8.5/10600원
		택시		45분	EUR.50 /62500원

어느 나라 공항이나 공항전용열차는 요금이 비싼 편입니다. 말레이지아의 기차요금이 쿠알라룸푸르에서 싱가폴까지 특급열차가 일등석 RM.68 / 이등석 RM.34 에 비교하면 공항기차요금 RM.35는 굉장히 비싼편입니다. 샹하이 푸동공항의 공항기차 Transrapid의 경우도 중국물가에 비하면 마찬가지로 엄청 비싼 것입니다. 

그러나 이들 공항은 배짱을 부릴 만큼 비싼 기차요금을 상쇄할 만한 무기가 있습니다. 쿠알라룸푸르의 경우는 기차와 경쟁이 될만한 공항리무진버스가 인천공항이나 나리타공항처럼 다양한 노선이 있는 것이 아니라 시내버스터미날로 가는 공항리무진(RM.25)과 시내의 경전철역까지 연결되는 (RM.10) 두 가지 노선밖에 없어서 버스가 경쟁상대가 되지 못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택시나 버스(70분)보다 빠르게 공항을 연결해 준다는 것이 큰 무기입니다. 특히 쿠알라룸푸르공항은 공항역이나 시내역의 접근성이 리무진버스보다 편리하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샹하이의 Transrapid의 경우는 공항버스에 비해 공항역이나 시내 모두 접근성에서 뒤떨어 지고 비싼 요금에도 불구하고 세계최초의 자기부상열차를 세계최고속도로 달려 본다는 명분으로 꾸준히 샹하이를 찾는 승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홍콩공항열차(AEL)의 경우는 외국관광객들의 대부분이 이용하는 호텔이 밀집된 구룡지역의 침샤추이와 홍콩섬으로 쾌적하게 연결해주며 시내터미날역에는 항공사의 탑승수속까지 할 수 있다는 것이 버스요금 보다 비싼 AEL을 승객들이 선호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공항기차가 공항버스보다 유리한 환경에 있는 공항은 기차요금이 버스보다 비싸지만 인천공항처럼 공항리무진버스 노선이 많은 도쿄의 경우는 공항열차요금이 리무진버스와 비슷하거나 (JR) 오히려 저렴합니다. (Skyliner)

그러면 과연 인천공항에 새로 선보일 AREX는 버스보다 비싼 요금을 상쇄할 만한 뚜렷한 장점이 있을까요 ?

유감스럽지만 제가 보기에는 AREX는 경쟁상대인 30개 노선을 운행하는 공항리무진버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것이 별로 눈에 띄지 않습니다. KLIA Ekspres 처럼 고속열차도 아니고 Transrapid 처럼 세계최초라는 타이틀을 가진 것도 없습니다. 초고속열차도, luxury한 기차도 아닌 AREX와 비슷한 처지의 도쿄공항철도의 요금이 리무진버스와 경쟁하기 위하여 비슷하거나 낮게 책정된 것을 참고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인천공항철도측의 설명에 의하면 AREX가 가장 빠른 공항교통수단이 될 것이라지만 1시간 간격으로 28분 만에 운행하여 인천공항의 주차장에 있는 공항역에 승객을 내려주는 AREX가 10분 간격으로 40분 만에 공항터미날 바로 앞에 내려주는 공항리무진버스 보다 빠르다고 할 수 있을지요 ? 

이는 경인전철을 이용하는 분들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경인전철에는 용산역-동인천역 구간에 평일 출퇴근시간대에는 5-10분 간격으로 직행열차가 운행되고 있어서 이 시간대에는 일반 전철을 한 두대 그냥 보내고 직행전철을 타면 먼저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지만 낮 시간대나 평일에는 직행열차가 20분 간격으로 운행되어 이럴 때는 먼저 오는 일반전철을 타는 것이 빠른 방법이 됩니다.

마찬가지로 AREX 직통열차가 일반열차보다 5분 빠르지만, 공항리무진보다 12분 정도 빠르지만 1시간 간격으로 운행되는 직행열차를 기다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공항리무진이 더 빠른 교통수단이 될 것은 뻔합니다. 최소한 승객들이 지하철 타듯 공항열차시간표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될 정도의 운행간격은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 그림설명 - AREX 의 실내모습과 외형  ( 인천공항철도홈페이지에서  http://www.arex.or.kr )

그럼 KL Ekspres 나 홍콩의 AEL 처럼 AREX가 편리한 교통수단이 될까요 ? 

쿠알라룸푸르공항이나 홍콩공항의 구조는 KLIA Ekspress나 AEL 등 공항열차의 탑승위치가 버스보다 편리한 곳에 있습니다만 인천공항이나 샹하이푸동공항의 구조는 공항기차 보다는 공항버스의 접근성이 훨씬 좋습니다. 출국승객이 집에서 택시나 시내버스를 타고 김포공항이나 가까운 공항버스정거장에 도착하면 바로 그 자리에서 버스에 승차하고 공항에서도 터미날출입구 바로 앞에서 하차하게 됩니다만 AREX를 이용하려면 김포공항에서 지하도를 오르내려야 하며 인천공항역에서도 터미날이 지하도로 연결이 되기는 하지만 공항버스 하차지점보다는 훨씬 멀리 떨어져 한참 걸어가야 합니다.

아마 인천공항도 개항과 동시에 공항철도가 개통되었다면 쿠알라룸푸르공항처럼 공항로비에서 직접 연결할 수 있었을 텐데 단계적으로 개통하기에 이런 구조로 지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새삼 쿠알라룸푸르공항의 완벽한 프로젝트에 감탄을 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AREX 요금에 대한 경쟁력을 살펴보겠습니다. 고급리무진버스(6000원)보다 30% 이상이 비싼 직통열차요금(7900원)은 가족단위의 승객을 유치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인천공항홈페이지에 나타난 자료에 의하면 김포공항-인천공항의 택시요금은 34000원이니 4명 가족의 경우 기차요금(31600원)과 비슷합니다. 물론 택시요금에 고속도로통행료를 추가해야 하겠지만 집에서 나서 김포공항역까지 가는 택시비를 감안하면 거의 비슷한 조건이 될 것 같습니다. 

지금 현재 인천공항-김포공항 구간에서 가장 저렴한 요금은 일반리무진버스로 4500원 입니다만 AREX 일반열차의 경우는 요금이 비슷한 거리인 서울역-주안역 지하철요금인 1300원 보다 두배 반이나 비싼 3100원 이지만 운행빈도가 많고 경쟁상대가 없는 가장 저렴한 교통편이란 것 때문에 이용할 만한 가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 AREX의 하드웨어는 이미 결정이 난 것입니다. 지금에 와서 공항구조를 바꿀 수도 없고 김포공항-인천공항에 KTX를 투입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이제 AREX가 살아 남으려면 현재의 객관적으로 불리한 여건에서 소프트웨어를 얼마나 잘 마련하느냐에 달린 것 같습니다.

결국은 탄력적인 요금제도와 공항버스와 차별화 할 수 있는 운영방식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샹하이의 Transrapid의 경우도 개통 초기에는 비싼 요금으로 승객들이 외면하였지만 결국 요금을 대폭 내려 지금은 이용율이 많이 올랐다고 합니다. 

제가 나리타공항을 이용할 때마다 느낀 점이 있습니다. 저는 공항열차 중에서 요금이 저렴한 Skyliner를 주로 이용하는데 공항에서 시내로 갈 때는 항상 좌석이 여유가 있었지만 시내에서 공항으로 나올 때에는 상대적으로 좌석이 많이 찬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아마 요일이나 시간대에 따라서 차이도 있었겠지만 아무래도 비행기시간을 맞추기 위해서 출국하는 승객이 입국하는 승객보다 더 기차를 선호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인천공항행 열차와 시내로 들어오는 김포공항행 열차의 요금에 차등을 둔다든지 아니면 왕복할인을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쿠알라룸푸르의 경우 상대적으로 불리한 공항버스는 왕복할인을 해주고 있지만 조건이 좋은 KLIA Ekspres 는 왕복할인이 전혀 없습니다. 샹하이 Transrapid의 경우도 승객들이 세계최고속열차를 타본다는 경험도 한 번으로 그칠것 같아서인지 왕복할인을 해주고 있습니다. 

요금할인제도에서 고려해 볼만한 것은 가족할인제도입니다. 부모가 자녀를 동반하여 여행하는 경우 자녀들을 무료 또는 큰 폭으로 할인하여 주는 방법입니다. 이런 가족할인제도는 외국에서는 교통편 뿐만 아니라 박물관이나 각종 시설의 입장료에도 적용시키고 있습니다. 저의 경험으로는 말레이지아항공의 국내선에도 적용받았는데 신용카드로 항공권을 구입하였는데 아무리 계산해도 예상액보다 밑돌아 공항카운터직원한테 문의하니 여권을 보고 같은 가족이란 것을 인지하고 할인을 해 준 것이라 합니다.

앞으로 선보일 AREX 에는 차내의 모니터를 통하여 비행편안내 자료등을 제공한다고 합니다. 이에 한 걸음 더 나아가 기술적으로 가능할 지는 모르겠지만 차량 안에 self check-in 시설을 갖추는 것입니다. 물론 김포공항역과 서울역에 탑승수속과 출입국수속까지 할 수 있는 시설이 마련되겠지만 시간에 쫓기는 승객은 기차 안에서 check-in 을 한다면 큰 인기를 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외국의 공항에서는 탑승카운테를 이용하지 않고 무인 check-in 카운터를 많이 이용하고 있는 추세인데 기술적으로도 문제가 없을듯 합니다.

어느나라 공항이든지 외항사에 비해서는 국적기 항공사들이 텃세를 부리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제도는 항공사들과 협력체제를 갖추어야 할 문제이지만 운행하는 차량에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의 전용차량을 마련하는 방법입니다. 물론 요금은 같아야 하겠지만 항공사측에서 차내에 간단한 음료수를 제공하는 것도 차별화 할 수 있는 전략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미 인천공항고속도로에서 잘못된 정책으로 많은 매년 1000억원이 넘는 국고가 낭비되고 있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인천공항철도의 앞날도 마찬 가지로 전망되고 있다고 합니다. 누가 수요를 예측했으며 그 책임을 누가 져야하는지 모르겠지만 주먹구구식의 통계에 의한 잘못이 되풀이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찌 생각하면 국책사업을 경제성만 가지고 추진할 수 만은 없을 수도 있습니다. 경제성 논리에는 뒤져도 국가적인 명분에서 앞서면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을 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민간기업이 사업성을 보고 뛰어든 마당에 왜 정부에서 결손액의 90%까지 메꾸어줘야 하는 것입니다. 어차피 국고가 부담해야 한다면 국가기관이 운영하는 것이 마땅할 것 같습니다만 손실액의 10%를 민간기업에 넘겼다고 잘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공항철도공사에서 예측한 승객수를 보면 어떤 근거에서 그런 통계를 산출하였는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서초동에 사는 부모님의 입장도 되어 보고 서대문구의 주민입장도 되어 생각해 보았지만 아무리 보아도 지하철 5호선 구간과 인천지하철노선 주변에 사는 주민들 외에는 편리하게 느낄 시민들이 없을 것 같습니다.

새롭게 출발하는 인천공항철도의 개통에 축하한다는 덕담에 앞서서 함께 걱정을 해야하는 처지라 안스럽습니다. 

아무쪼록 내친 걸음이니 ...... 국고를 축내지나 않았으면 좋겠다는 솔직한 마음을 남깁니다.

[날아라 뱃살]

소요시간 5분 상관에,요금은 두배가 넘고, 간격은 하나는12분 하나는 60분이라 안봐도 비디오네요,서울역까지 연장되기전까진 일반 승....

[별리나]

시험 운행하는 것 보았는데..요금이 그리 비쌀 줄은 몰랐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