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 불루스

[김재곤바오로]

숙소 근처에 배드민턴장 축구장 그리고 수영장과 헬스장을 포함하고 있는 훌륭한 시설의 도봉구에서

운영하고 있는 구립 '창동문화체육센터' 라는 스포츠센터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곳에 자리를 잡

고 일년동안이나 이유도 없이 그냥 엄두가 나지 않아 미루고 미루다가 결국은 오늘에야 스포츠센터

에 가서 처음으로 새벽수영을 하게 되었다.

사실은 8월말 중순경 9월부터는 새벽수영을 시작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9월1일부터 시작되는 '월수금

수영반'의 중급회원으로 등록을 해놓은 상태였으나 왜 그랬는지 차일피일 미루기만 하다가 오늘새벽

에야 첫번째 수영을 하게되는 그런 쾌거(?)을 이뤄내고야 말았다.

실로 2년여만에 시도해보는 새벽수영이였기에 수영장에 가기전에 호흡과 체력이 딸리지 않을까 내

심 걱정이 되기도 했는데 아~걱정했던대로 수영을 하는 한시간 동안 급격하게 저하 된 체력은 나의

심장과 폐에 커다란 고통을 주었고 한마디로 수영을 하는 동안 죽다 살아난 느낌이 들 정도로 무척이

나 힘이 들었던 듯 싶다.

그 결과 중급반 물찬 수제비 샘에게 '저질체력'으로 낙인 찍히기도 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수영을 즐기고 있기도 반대로 많은 사람들이 수영을 기피하고 있기도 할 만큼 수영이

라는 스포츠종목은 극단적인 스포임에 틀림이 없다. 왜냐하면 다른 스포츠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 조

차도 물에 대한 심한 공포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유난히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영을 해 보았거

나 좋아하고 있는 입장에서 굳이 변명을 해보자면 물이라는 것이 짐작하고 있는 것처럼 공포를 느낄

만큼의 위험하거나 두려운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대부분의 국내에 있는 실내수영장은 이런 씨스템으로 되어있다. 수영장은 남자 여자로 구분하여 별

도의 출입구를 통하여 입장하게 되어 있으며 락카룸엔 탈의실이 있으며 수영장으로 입실하기 전에

몸을 씻고 들어가기 위한 샤워장이 있다. 샤워장을 지나면 메인 수영장이 나오는데 이런 씨스템의 착

각으로 인해 가끔 웃지못할 헤프닝이 벌어지기도 한다. 수영을 해본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직접 경험

을 해보았거나 다른 사람들이 그런 헤프닝을 벌리는 것을 본 적이 있을것이라 생각되어 디테일한 이

야기는 생략하기로 한다.

아무튼, 나는 탈의실에서 부터 난감한 상황에 빠지고 말았다. 몸에 딱 맞을 것이라 생각되어 아무 걱

정없이 가지고 온 수영복을 착용하는 순간,,,'수영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는 고민에 빠지고 말

았다. 평소 100싸이즈를 입어도 약간 넉넉한 편이라서 100싸이즈의 새 수영복을 구입하곤 맞겠지 생

각하며 입어보지도 않고 수영장에 온 것이였는데 수영복을 입고 보니 허리부터 엉덩이까지의 살들이

수영복에 눌려 튀어나오는 등 한마디로 비키니가 따로 없을 정도로 스림하기 짝이 없었다.(참고로 필

자는 사각 수영복보다 삼각 수영복을 선호하고 있음)

젊은애들이라면 뭐 대충 넘어갈수도 있을 문제였겠지만 오십이 넘은 사람이 그것도 식스팩이 아닌

수박같은 원팩을 소유하고 있는 몸매로 아무렇지도 않게 그런 야한 수영복(내가 생각하기에)을 입고

수영을 하기엔 아무리 쿨하게 살고 있는 필자에게도 무리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수영장에 들어

가는 일이 걱정스러워지기도 하고 더더욱 '오늘은 수영을 하지 말까,,,' 하며 망설여지기까지 하는 것

이였다.

그러나 오늘이 실로 2년만에 새벽수영을 하기로 결심한 첫번째날이고 오늘 수영을 하지 않으면 또

몇년동안 수영을 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짧은 시간에 모친의 평소지론이기도 한 말

이 머리속을 스치고 지나가는 것이였다. 필자가 거울앞에서 제멋대로 돌아간 곱슬머리에 대해 불평

을 늘어놓기라도 하면 모친께서는 나를 바라다 보시며 이렇게 말씀을 하시곤 했다.

'머리카락 그만 좀 만지고 출근했으면 좋겠네,,,,내가 보기엔 자연스럽고 멋지구만,,,그리고,,,지나가

는 사람들이 너에겐 아무런 관심이 없어,,,그러니 머리카락에 그만 신경쓰고 그냥 생긴대로 살아,,,알

았지,,,'

언뜻 머리속으로 떠오른 그 말에 용기를 내곤 '쪽팔림은 순간이다,,,6미터야,,,여기에서 물속까지,,,그

때까지만 견디어 내면 되는거지 뭐,,,'를 되뇌이며 나의 모습이 적라하게 보이는 정면승부는 포기하

고 옆걸음(게걸음)으로 슬금 슬금 걸어 무사히 수영장 물속으로 들어갈수 있었다.

그리곤 물찬 오리떼같은 10여명의 '월수금 회원'들의 꼬리를 따라 25미터의 레인을 오가며 호흡과 심

장이 터질것만 같은 고통과 함께 '읍파~ 읍파~'를 반복하며 한시간동안의 새벽수영을 할수 있었다.

아마도 지금 입고있는 꽉끼는 수영복이 내 몸에 맞으려면 지금보다 최소 5킬로그램정도는 살이 빠져

야 할 것 같다. 수영을 하는 도중 간간히 수영복 싸이즈를 105싸이즈로 늘릴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그

냥 착용하기로 마음 먹었다. 왜냐하면 내 몸에 수영복을 맞출께 아니라 수영복에 내몸을 맞추는 것

이 필자가 새벽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에도 부합되는 일이였기 때문이였다. 

'그래,,열심히 수영을 해서 살을 좀 빼면 100싸이즈의 수영복이 몸에 맞을꺼야,,,105싸이즈는 절대 아

니지,,,원래 95싸이즈였잖아,,,'

체력저하로 인한 혼수상태(?)로 이마에 걸치고 있던 물안경까지 잃어버리고 쩔쩔매자 가만히 보고

있던 물찬수제비 수영강사가 수영장바닥을 잠영으로 휩쓸며 결국은 다시 찾아주는 등 우여곡절 끝에

길고도 힘든 한시간 동안의 첫 수영강습을 끝냈고 수영장 물에서 나오자 마자 휘청~하며 다리가 후

들거리는 체력저하를 심각하게 온몸으로 느끼며 숙소로 돌아올수 있었다.

'내일 아침 일어나면 지난번 강화도 참성단 올라갔다 온 후처럼 근육에 알이 배기거나 더더욱 몸살이

나 나지 말아야 할텐데,,,어깨쭉지와 목부분이 찌릿 찌릿하고 얼얼한게 조금 걱정이 되기도 한다.'

바오로였습니다

30일 재생기간 만료

가사 뮤비

 

[돌미루]

생각보다 체력이 많이 약하신가 봐요~ 나이가 들면 운동은 필수라고 하는데 수영 시작하신 일은 정말 잘하신 것 같네요. 저는 물을 워낙 싫어해서 수영은 싫고 주로 등산을 하지요. 계속 열심히 하셔서 건강 유지하시길 빌어요.

[김재곤바오로]

네 체력이 약해졌네요,,,사실 10년정도 수영하고 2년조금 안했는데,,,담배도 끊어야 할 모양입니다,,,,고맙습니다

[두리]

수영이 연세가 있으신 분들에게는 가장 안전하고 몸에 무리가 안가는 운동이라고는 하는데 오랫만에 입어 본 수영복과의 해프닝~~ 도시님의 D라인 몸매의 쪽?? 이해가 갑니다~~ 식스팩이 만들고 싶으시면 핼스쪽으로 돌려보심이 어떨까요? 일단 근력이 생기면 체력도 좋아지거든요~~

[김재곤바오로]

에구~이나이에 식스팩은 아닌거죠^^* 그냥 바지를 자꾸만 사야되니까 그게 좀,,,뱃살만 조금 빼는것으로 만족하렴니다,,,고맙습니다

[지지]

드디어 수영 시작하심에 격려의 박수를~~~ ㅉㅉㅉ
시댁 고모가 새벽 수영을 다니시며 저더러 같이 다니자구 무지 졸랐는데 아침 잠 많은 저는 한번 시도만 하다 포기해 버렸어용~~ 뭐, 애들 등교문제도 있고 등등 이유만 갖다대구선..물에서 노는건 좋아하는데 수영을 아직 못해요~ 그저 뜰줄만 알았지..언젠가 배우긴 해야 할텐뎅~~이왕 시작하신거 꾸준히 하셔서 고질 체력으로 탈바꿈 하시길 바랍니당~~^.^;;

[김재곤바오로]

넵 고칠체력,,,!!! 명심하겠습니다,,,그리고 수영 시작하세요,,,조금만 일찍 일어나면 되는데,,,,암튼 고맙습니다

[버피]

힘든 걸음 첫발 내디딘 만큼 화아팅하십시오~참성단을 쑥쑥 오르는 모습을 그리며~(물찬 제비 참성단에 오르다~~)

[김재곤바오로]

물찬제비는 못될것 같고,,민폐끼지지 않는 그날까지만,,,화이팅,,!!!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