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의 王道’는 없다
Ⅰ. 들어가며
여러분은 교사가 되고 싶으신가요? 되고 싶으시다면 왜 되고 싶으신지요? 교사라는 직함이 주는 명예, 안정적인 일자리와 적당한 봉급, 퇴직 후 수령하게 되는 높은 연금 등 여러 이유를 떠올리실 겁니다. 그러나 ‘왜 교사가 되고 싶은가?’란 물음은 적어도 김구 전공 역사 수강생 여러분께는 틀린 질문입니다. 왜냐하면 역사 임용고시를 응시하기 위해서는 역사 전공 교원자격증을 취득해야만 합니다. 사범대학, 교직 이수, 교육대학원 등 교원자격증을 발급받으신 기관은 제각각이겠지만 분명한 사실은 여러분은 이미 자격을 갖춘 역사 교사라는 사실입니다.(물론 졸업 예정자의 경우는 예비 역사 교사입니다.) 그렇다면 처음에 드린 질문을 여러분 상황에 알맞게 수정해 보겠습니다. “여러분은 왜 000 지역 교육청 소속의 역사 교사가 되고 싶으신가요?”
임용고시는 상당히 잔인한 시험입니다. 내가 합격하면 필연적으로 다른 사람은 탈락하는 메커니즘도 하나의 이유가 될 것입니다. 물론 이는 임용 시험만 그런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의 공직 시험, 기업 취업, 심지어는 대학 입학까지 사회에 진출하기 위해 거치는 관문들에는 이와 비슷한 속성을 보입니다. 하지만 임용의 잔인성은 여기에만 있지 않습니다. 임용은 여타 취직 혹은 자격 득실 시험과 응시생의 속성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특이하게도 임용 시험을 응시하는 지원자 모두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미 교사라는 자격을 갖고 있습니다. 임용고시생은 교사가 되기 위해, 교사의 자격을 획득하기 위해 시험을 보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특정 지역 교육청 소속의 교사가 되기 위해 같은 자격의 교사들과 경쟁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성격에 따라 다른 지역에서 임용시험에 합격하여 이미 교사로 재직 중에 계신, 심지어 해당 지역에서 1정 교원자격증까지 취득한 분들이 다른 지역으로의 재임용을 위해 응시하기도 합니다. 임용고시의 이러한 특수성은 제 고시 생활 내내 ‘시험을 왜 봐야 하는가?’란 의문의 꼬리가 이어지게 만드는 상당한 아이러니로 작용했습니다.
결국, 임용고시를 지치지 않고 이어가려면 임용에 대한 속성과 시험을 보는 이유를 이해해야 하고, 본인이 임용을 합격해야 하는 당위성을 스스로 찾아내야 합니다. 그 과정은 시험 준비 기간 내내 이어질 것이고, 찾아낸다면 합격에 가까워질 것입니다. 물론, 이른 시일 내에 당위성 찾기에 성공한다면 남들보다 유리한 고지에 서겠죠. 반면, 자신이 임용고시에 합격해서 특정 지역 교육청 소속의 교사가 되어야 하는 당위성을 찾지 못한다면 공부의 동력을 이어가기 어려울 확률이 높습니다.
여기서 집중해야 할 것은 ‘확률’입니다. 가령, 자신이 지역청 소속 교사가 되어야 하는 이유를 찾아내지 못한 고시생이 교사가 될 수 있으며, 반대로 명확한 의지로 시험에 임했음에도 불합격의 고배를 마시는 선생님도 계실 것입니다. 임용고시 판에 ‘이것이 정답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실은 역사적 사실을 제외하면 없을 것입니다. 따지고 보면, 역사적 사실도 시대에 따라, 사회에 따라, 학자에 따라 변화하고 재정의되는 데 고시생의 합격 수기 내용은 오죽하겠습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깐의 사유(思惟)로 합격의 확률이 높아진다면 밑지는 장사는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본 합격 수기에는 2차 시험 준비 내용이 주를 이룰 것입니다. 1차 준비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선배 합격자분께서 양질의 합격 수기를 업로드해 주셨고, 저 역시 이 수기들을 다수 참조하여 도움을 얻은 바 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1차 시험공부는 합격 수기의 내용을 그대로 따라 하기보다 자신만의 공부 방법을 찾는 과정과 그 시간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본 수기에는 1차 공부 방법에 대한 내용이 거의 없으므로 양해 바랍니다. 또한, 2024학년도 임용고시 공고와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내용이므로 2025학년도 시험과 다를 수 있습니다. 가령, 경기도 기준으로 2020학년도까지는 집단 토의가 존재했으나 코로나 이후 집단 토의가 부활하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2차 시험의 정확한 절차와 자세한 내용, 유의 사항은 2025학년도 임용고시 공고문을 참고 바랍니다.
더불어, 본 글은 시험 대비 요령과 비법 전수보다는 2차를 앞두고 준비할 때 느끼셨을, 혹은 느끼게 될 막막함에 초점을 맞추고자 합니다. 한 편의 자전적 수필로 편하게 봐주시길 바랍니다.
Ⅱ. 2차, 무엇인가?
1. 1차와 2차, 그 막막함의 차이
1차는 비교적 로드맵이 명확합니다. 김구 역사팀이 구성한 커리큘럼이 있고, 읽어야 할 책과 풀어야 할 학습지가 매 차시 정해져 있고 제공되며, 공부에 들이는 절대적인 시간 역시 대부분 일정합니다. 그래서 김구 팀이 제시한 바와 같이 들으라는 강의 잘 듣고, 읽으라는 개론서 잘 읽고, 풀어오라는 문제만 잘 풀어와도 선방할 수 있습니다. 김구 팀을 믿고 하라는 것만 잘하면 되니 어떻게 보면 쉽고, 또한 본인의 실력 향상이 어느 정도 체감되므로 만족스럽습니다. 다 해내고 나면 뿌듯한 마음도 듭니다. 여기에 복습까지 완벽하다면 정도를 걷는 듯합니다.
이에 반해 2차는 막막합니다. 물론 2차 준비를 위해 김구 특강도 들을 수 있고 책도 잘 구비되어 있으므로 혼자서 한다면 가능은 합니다. 하지만 무슨 책을 어디서부터 봐야 할지, 책의 내용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책을 보고 실전에 적용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 지 등 많은 질문을 한 번에 대답해 줄 만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은 없습니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2차 준비 기간 내내 불확실성과 불안감이 증폭됩니다. 저 역시 많은 합격 수기를 읽어보고 주변에 조언을 구했으나 천차만별의 사례들로 오히려 불안은 더욱 커졌습니다. 그래서 올해 11월 말 혹은 12월쯤, 이 합격 수기를 읽고 계실 고마우신 선생님들께서는 해당 불안이 여러분만 가진 감정이 아니며, 공부 방향이 잘못되었기 때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더불어 본 수기를 통해서 파편화되어 있던 다양한 2차 정보들을 서로 이어주는 맥락 형성에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더불어 2차 결과는 직전년도 혹은 이전의 2차 시험 경험과 2차 스터디 경험과는 무관하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2차 스터디, 2차 시험 경험 모두 없었으나 2차에서 97.70이라는 이른바 고득점을 획득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코로나 시기에 보름이라는 짧은 교생실습 기간 중 진행한 2회의 수업을 제외하면 기간제, 시간 강사 등 학교 현장 수업 경력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수업 실연 항목의 최소 감점을 이루어냈습니다.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는 임용고시생분들이 제 성취를 통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 2차의 구성 요소
1) 2차의 평가 기준
결론부터 말하자면 2차는 응시생이 ‘얼마나 역사 교사다운가?’를 평가하는 시험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역사 교사다움’이란 누가 봐도 역사 교사가 되어 수업하는, 역사 교사의 마음가짐으로 자신의 수업을 성찰하는, 역사 교사의 생각과 언어로 면접에 대해 답변하는 응시생의 모습을 이야기합니다. 당연히 이러한 평가 기준은 제가 만들어낸 말이 절대 아닙니다. 장학사를 하시며 오랜 기간 평가관으로 들어가셨던 교감 선생님, 모 대학의 역사교육과 교수님, 20년 넘게 교사로 재직 중이신 고등학교 3학년 부장 선생님 등 오랜 기간 교육 현장에 이바지하신 분들이 2차 시험 준비에 도움을 주시며 공통으로 언급하신 사항입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지점은 2차 시험이 그 특성상 자신의 교사상이 여지없이 드러나는 시험이라는 사실입니다. 사실 교사다움을 정의하는 바는 임용고시생마다 다릅니다. 그래서 각자가 정의하는 교사다움은 어떤 교육자가 보더라도 거슬리지 않는 범위, 즉 올바른 교사다움의 스펙트럼 안에 속해야 합니다. 결국, ‘들어가며’에 적은 사유의 중요성이 여기서 드러납니다. 역사교육에서 배우셨듯, 교육관과 역사관, 역사교육관을 확고하게 확립해야만 2차 준비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이 과정 속 확립된 교육관은 교직에서 여러 고난과 역경을 마주했을 때 교사 스스로의 기준만이 문제 상황을 헤쳐 나갈 수 있는 길잡이가 될 것입니다.
물론, 1차 이후 하나의 공부 팁이라도 얻으려는 절박한 심정의 임용고시생 입장에서 위와 같은 말들은 뜬구름 잡는 소리라고 느끼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제 주변의 합격자 중 2차에서 고득점을 받았던 사례의 경우, 교사다움을 고민하지 않았던 분이나 교사다움을 선보이는 데 실패한 분은 거의 없었습니다. 만약, 1차 때부터 이 작업을 수행하셨거나 미리 고민하셨던 분들은 분명 1차 공부에도 지대한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 예상합니다.
2) 2차 일정
2차 시험은 이틀에 걸쳐서 진행합니다. 물론 필자는 경기 임용을 응시했으므로 설명하는 모든 사항은 경기도교육청의 시험 시간 기준인 점 참고 바랍니다. 첫째 날에는 25분의 수업 구상 시간을 거쳐 15분의 수업 실연과 15분의 수업 나눔을 수행합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수업 실연 시간 15분이 종료되면 후 바로 수업 나눔을 진행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수업 실연 후 종료 타종까지 시간이 남는다면 교탁 옆 대기석에서 잠시 앉아 있다가 타종 시 평가관 앞의 나눔석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둘째 날에는 15분의 면접 구상 이후 15분간 심층 면접을 진행합니다.
수업 나눔이라는 진행이 낯설고 거부감이 들 수도 있습니다. 저도 그랬고요. 그렇지만, 여타 지역의 교육청들과는 다르게 경기교육에서는 2차 시험에서 수업 실연 직후 진행하는 수업 나눔에 대해 상당한 자부심이 있습니다. 그래서 경기교육에 일원이 되기 위해서는 수업 나눔의 긍정적 측면을 최대한 크게 보고 학습에 있어 수업 나눔을 체화해야 합니다. 실제로, 수업 나눔은 2차 준비에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자신의 수업을 복기해보고 여러 관점에서 평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Ⅲ. 2차 준비
1. 1차 시험 전후
1) 스터디 모집
2차 스터디의 경우 ‘필수다.’, ‘안 해도 된다.’ 등 여러 의견이 분분합니다. 물론, 많은 분이 스터디를 하지만, 스터디를 구하거나 스터디원과의 관계에 부담을 느끼는 경우 안 하는 분들도 제법 있는 것으로 압니다. 수기 제목과 마찬가지로 정답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매일 늦게까지 스터디를 진행하고 스터디원들에게 좋은 피드백을 받았던 분이 불합격한 경우, 스터디를 한 번도 진행하지 않았으나 고득점으로 합격한 경우 두 가지 사례 모두 목격했기 때문입니다. 그럼, 스터디는 어떤 기준으로 해야 할지 결정해야 할까요? 여기서도 스스로의 사유가 필요합니다. ‘자기가 자신의 학업 상태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학습 방향에 대한 메타 인지가 부족하다.’ 등 자기 객관화가 안 된다고 느끼는 분들에게 스터디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대부분의 임용고시생은 혼자서 준비하기보단 스터디를 진행하며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고 귀중한 피드백까지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최종 합격자들이 스터디 조직을 잘한 선택이라 회고하는 것을 많이 들었습니다. 저 또한 저희 스터디원이 없었다면 2차 고득점이 불가능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스터디는 어떻게 모집할까요? 다행히, 우리에게는 ‘김구 전공 역사 카페’라는 스터디 모집 공간이 있습니다. 저도 카페에서 2차 스터디원 모집하여 진행했습니다. 여기서 어떤 구성원이 좋을지 고민이 될 것입니다. 2차 준비가 처음인 분부터 기간제 경험이 있는 분, 2차 스터디 경험만 있는 분 등 다양한 경우의 수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2차 스터디는 2차 스터디 경험자 1~2명, 초수 1~2명, 총 3~4명 정도로 구성됩니다. 물론 2차 시험 경험이 있으시다면 경험을 높이 사는 분위기 덕분에 스터디를 구하는데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2차 스터디 경험이 없었고, 2차 시험 경험도 없었습니다. 제 스펙으로는 스터디를 구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으로, 아예 스스로 스터디 조직 주체가 되어 스터디원을 모집했습니다. 다행히도 많은 분이 스터디 모집 글에 적극 호응해 주신 덕분에 운이 좋게도 스터디를 구성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경험을 비추어 볼 때, 스터디원이 되어 스터디에 들어가거나 스터디 모집 주체가 되어 스터디원을 구할 경우 가장 중점으로 두어야 할 판단 기준은 ‘성실성’입니다. 2차 스터디 혹은 2차 시험 경험이 있는 스터디원이 있다면 스터디 초반에 일정을 진행하면서 유용한 점은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스터디를 한 주만 진행해도 ‘2차 스터디는 이렇게 진행하면 되겠구나’ 하며 스터디 체계가 어떤 스터디이든 일정 수준을 갖추게 됩니다. 따라서, 스터디에 들어가고 스터디원을 모집할 때 ‘해당 스터디에서 본인이 성실하게 수행할 수 있는가?’, ‘다른 스터디원이 해당 스터디에 진심으로 참여하는가?’ 등 태도와 마음가짐이 더 중요합니다. 반복해서 말씀드리지만, 본 수기를 작성하고 있는 본인은 2차 시험은커녕 2차 스터디 경험도 전무한 상태로 고득점을 달성했다는 점, 참고 바랍니다.
2) 스터디 공간
스터디팀 대부분은 노량진 근처의 스터디 룸에서 스터디를 합니다. 유의할 사항은 스터디 카페에 칠판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수업 실연 중 판서를 진행하므로 판서 연습도 함께 수행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2차 시험 스터디 공간으로서 스터디 카페에는 몇 가지 단점이 존재합니다. 첫 번째는 대여 가격이 비싸다는 점입니다. 저는 스터디 카페에서 스터디를 진행하지 않아 정확하지는 않지만, 3주라는 기간을 대여한다는 가정하에 대략 1인 당 2~30만 원을 납부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부담되는 비용임이 틀림없습니다. 두 번째, 시간이 고정적입니다. 정해진 시간 내에 스터디를 끝내고 룸을 비워야 하므로 빠듯한 감이 없지 않습니다. 그래서 스터디 룸에서 진행한 팀들의 경우, 대부분 점심도 같이 먹지 못하고 스터디 끝나고 가는 데 급급했다고 들었습니다.
스터디 룸의 위와 같은 단점 때문에 다른 공간을 모색했습니다. 운이 좋게도 모교 행정 담당자와 연락이 되어 대학교 강의실을 대여해 스터디를 진행했습니다. 대학교 강의실의 장점은 스터디 룸의 단점을 정반대로 생각하면 됩니다. 대학별로 공간 대여에 대한 학칙이 제각각이므로 정확한 사항은 각 대학 본부에 확인해야 하지만, 대부분 대학이 스터디 룸보다 저렴하게, 혹은 무료로 공간을 대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스터디 진행 시 경제적 부담을 한 층 덜게 되었습니다. 스터디 룸의 두 번째 단점이었던 시간에 대한 부분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대여 시간 후에 강의가 없다면 대략 오후 7~8시까지도 진행하였습니다. 물론 시간 내에 끝내는 스터디가 가장 좋습니다만, 스터디원 모두가 실제 시험 시간에 맞게 실연하고 면접하며, 이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받기 위해서는 계획된 시간을 초과하는 경우도 왕왕 발생하게 됩니다. 그래서 스터디 시간에 제약이 없다는 사실은 분명 이득이었습니다.
대학교에서 스터디를 진행할 경우, 가장 좋은 점은 넓은 공간입니다. 스터디 룸은 아무리 넓어도 그 한계가 있습니다. 2차 시험은 실제 중고등학교의 교실에서 진행하므로 입장과 이동, 착석까지 실제처럼 연습해 봐야 합니다. 하지만 스터디 룸은 실제 교실처럼 넓은 곳이 많지 않으므로 이동 동선을 다소 생략할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서 대학교의 넓은 강의실이 빛을 발합니다. 오히려 교실보다 넓은 강의실에서 진행하는 경우도 종종 있어서 더욱 긴장된 상태로 연습했습니다. 이는 실제 시험장이 주는 압박을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2. 스터디 진행
1) 스터디 준비
첫날에는 수업과 면접을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 스터디원 간 자기소개를 한 뒤, 스터디 운영 규칙을 정하고, 앞으로의 스터디 방향성에 대해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스터디 규칙은 각자가 생각하는 스터디에서 지켜줬으면 하는 규칙을 하나씩 말해보고 그 의견 중 6개를 정해서 지키자고 약속했습니다. 만약에 지키지 못할 경우, 스터디원 전체에게 간식을 돌리거나 음료를 사는 등 벌칙도 함께 정했습니다. 옥에 티라면 서로 규칙을 어기지도 않았는데 스터디원 모두가 항상 넉넉하게 간식을 준비해 오는 바람에 규칙이 의미가 없어지긴 했습니다. 그럼에도 규칙을 정하고 의견을 나누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레 스터디의 방향성이 정해졌습니다.
스터디의 규칙과 방향성을 대략 설정한 후 11월과 12월의 스터디 일정을 계획했습니다. 후의 수업 실연 준비 과정에도 적었지만, 교과서 분석 및 사이다 면접 진도 범위까지 스터디 일정에 기록했습니다. 물론 계획이란 게 대부분 그렇듯 많은 수정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해당 범위까지 마쳐야 한다는 압박과 동시에 우리 스터디만의 학습 일정표가 생긴 셈이므로 최대한 지키고자 노력했습니다.
여기에 2차 인터넷 특강일, 토요일 특강일도 기록해 두니 스터디원 모두가 해당하는 일정도 함께 볼 수 있게 되어 스터디 운영에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스터디 운영 시, 대략의 스터디 일정표를 함께 보고 수정하며,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시기를 바랍니다. 참고로, 저희 스터디는 네이버 박스에 엑셀 문서를 만들어서 공유했습니다.
2) 수업 실연
수업 실연은 김태규 선생님 외 2인의 『선생님을 위한 수업실연』 책을 기반으로 진행했습니다. 다만, 해당 책에 담긴 수업만 실연 후 피드백하고 끝내면 수업 실연 스킬은 늘겠지만, 다른 주제가 출제될 경우 대비가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첫 주부터 각자 교과서 분석 범위를 정하고 수업실연 책의 분석 양식을 참고해서 만든 자체 양식에 맞춰 네이버 박스 공유폴더에 업로드하기로 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교과서 분석은 중간에 흐지부지되었고 수업 실연과 나눔, 면접 대비만 해도 매일 녹초가 되는 바람에 할 사람만 하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양식에 맞춰 교과서 내용을 분석하다 보니 교과서의 구조를 인지하게 되었고 자신만의 수업 틀을 만드는 데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한참 늦었지만 구쌤이 교과서 분석을 강조하는 이유를 비로소 알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더불어 혼자서 주요 교과서의 내용을 정리한다고 했으면 1년이 꼬박 걸렸겠지만, 스터디원들과 범위를 나누고 분배해서 함께 하다 보니 나만 힘들지는 않다는 사실, 서로의 집단 지성이 모여 하나의 포트폴리오를 이루어서 만족할 결과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1월에는 교과서 분석을 별도로 하지 않고 해당 자료만 보고도 단원별로 대략적인 파악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다만, 해당 작업을 수행하며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시간이 넉넉한 1차 시험 준비 시기에 미리미리 해놓았으면 더욱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스터디하며 수업 실연 후 바로 나눔하고, 여기에 면접까지 한 다음 스터디원들의 피드백을 받고 또 반대로 주다 보면 집에 귀가 시 녹초가 되었습니다. 이 상태에서 식사하며 금일 수업에 대한 복기 및 다음날 수업에 대한 준비까지 한 후 교과서 분석을 하다 보면 새벽 1~2시까지 넘어가는 경우가 부지기수였습니다. 따라서 본 수기를 읽는 여러분은 이러한 시행착오를 겪지 마시고 1차 시험 준비 과정에서 미리미리 스터디 조직 후 교과서를 분석하는 방향으로 준비하시기를 바랍니다.
초반의 수업은 스터디원 모두 앞이 막막한 상태에서 시작했습니다. 일단, 수업실연책에 담겨 있는 수업 주제들의 개수를 살펴보니 1차 합격자 발표일 전까지 스터디원 모두가 한 번씩 번갈아 가며 하기에는 시간적 여유가 부족한 양이었습니다. 그래서 스터디원의 인원수에 맞게 나누고 각자 해야 할 주제를 무작위로 선정했습니다. 그리고 수업 실연에 익숙해질 때까지는 해당 주제에 대한 수업을 미리 구상해 오자고 정하였습니다. 사전에 알게 된 주제를 고려해서 수업 실연하기 직전 날 교과서를 읽어보며 해당 주제로 15분 수업을 구상하며 구상지에 적어 갔습니다. 미리 구상도 해오고 구상지까지 만들어오며 만반의 준비를 했으나 초기에는 스터디원 모두 부족한 실력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루가 다르게 일취월장하는 모습 또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첫 주에는 스터디원 모두 시간제한이 없이 수업 실연을 진행했습니다. 아직까진 시간을 지키는 것보다 수업에 대한 감을 익히고 구조를 숙지하여 ‘아, 수업이란 이런 것이구나.’ 파악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15분을 초과할 경우, 불필요했던 부분은 없었는지, 수업 비중이 적절했는지 점검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와 같은 집단 지성을 발휘하다 보니, 시간제한을 두지 않았지만, 스터디원 모두가 15분 근방으로 맞춰졌습니다. 둘째 주부터는 15분 경과 시, 칼같이 수업을 끝냈습니다. 이처럼 수업 실연 시간에 대해 체화가 이루어지니 2차 시험장에서 단 10초를 남기고 안정적으로 수업을 마치는 신공을 보였습니다.
수업 실연 문제는 교재에 존재하는 양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기출문제까지 수행하다 보면 12월에서 1월 시험 전까지 모든 주제를 한 번씩 수행해볼 수 있습니다. 매일 한 주제씩 수업 실연을 연습하다 보면, 나중에는 한 사람이 모든 주제를 수행하게 됩니다. 다만, 여기서 이미 했던 주제를 수업하기 싫어서 다른 수업 실연 주제를 추가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수업 실연을 연습하는 이유는 해당 주제를 익히기 위함이 아니라 자신의 수업 방식을 다듬고 개선해 나가기 위함입니다. 그래서 검증되지 않은 모의 수업 실연 주제로 실연을 연습하기보다, 차라리 수업 실연 기출문제를 반복하면서 자신의 수업 실연의 빈틈을 보완해 나가는 편이 낫습니다. 명심해야 할 사항은, 수업 실연의 승부는 양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완성도로 결정된다는 점입니다.
수업 실연은 구상과 수업 실연 시간만큼이나 해당 수업에 대한 피드백이 매우 중요합니다. 본 스터디에서 저를 포함한 모두의 수업 실력이 일취월장한 이유는 바로 스터디원이 해주는 촌철살인의 피드백 덕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스터디 규칙에 피드백 시 긍정적 측면, 보완이 필요한 부족한 측면을 동시에 짚어주었습니다. 왜냐하면 어느 수업이든 긍정적인 면모나 부정적 면모 어느 하나만 존재하지는 않는다는데 스터디원 모두 동의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다른 스터디와 조금 다른 우리 스터디만의 숨겨진 비법이 있었는데, 바로 부정적 측면을 언급할 경우 이에 대한 개선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는 점입니다. 보통, 부정적 측면을 언급하면 이에 대한 해답은 피드백 받는 당사자가 스스로 찾도록 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두 방법 모두 장단점이 있겠지만 개인 학습 시간 단축과 집단 지성을 이루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개선 방안에 대해 함께 고민해 보는 시간은 정말 소중한 경험으로 남았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당부드리고 싶은 사항이 있습니다. 모 선생님은 새 학기 3월 첫 조회 시간, 학생들에게 생활지도에 관하여 이렇게 당부한다고 합니다. “학생에게 ‘엎드려 자지 말고 일어나라’고 하는 말은 그 학생을 싫어해 하는 게 아니다. 그 학생의 존재를 부정하는 말 또한 아니다. 내가 지적하는 것은 오직 ‘그 순간 그 학생의 행동’일 뿐이다. 그러니 제발 짜증 내며 ‘아이 씨X’ 하지 말아라.”라고요. 피드백도 이와 동일합니다. 간혹가다 스터디원의 비판적 피드백을 자신에 대한 공격이라고 치환하여 생각하며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피드백은 스터디원의 잘못된 혹은 잘못되어 보이는 지점을 기꺼이 짚어주는 소중한 정보입니다. 설령 스터디원이 자신을 싫어해서 얼토당토않는 비판적 피드백을 한다고 쳐도, 본인이 본인 수업에 떳떳하고 자신 있는 사람이라면 정당한 근거를 들어 해당 피드백을 반박해 낼 것입니다.
스터디를 하는 이유의 7할은 피드백 교환에 있습니다. 피드백을 어떻게 소화해 내느냐가 2차 준비의 관건입니다. 물론 모든 피드백을 수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자신이 소중하게 취할 피드백은 간직하고, 개인적으로 납득이 안 되는 피드백은 겉으로 “그렇구나” 말하며 고개 끄덕이는 척하고 한 귀로 흘리면 됩니다. 여러분이 성인이면 상대를 존중하며 상호 간에 예의를 갖추고 스터디에 임하길 바랍니다. 스터디는 모두가 귀중한 시간을 할애해서 ‘다 같이 잘되자고 하는 공부 모임’임을 절대 잊으면 안 됩니다.
수업 실연을 연습하는 데 있어 가장 체화하기에 어려웠던 부분은 구상지 작성 단계입니다. 구상지는 실연 문제라는 미로 속에서 문항과 조건들이란 힌트를 이용해 자신만의 언어로 수업을 구성해 定道를 찾아가는 백지도인 셈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경기 2차에는 서울 및 여타의 지도안 지역과는 다르게 구상지가 평가 요소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지도안 지역과는 다르게 구상지를 자신만이 볼 수 있게 정리하여 수업 실연에 들어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위험합니다. 수업 실연에 직접 들어가 본 경험에 의하면, 잘 정리해 놓은 구상지였음에도 엄청난 압박과 긴장으로 수업 초반에 구상지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수업 실연 차시를 구획으로 구분하고 조건들을 개조식으로 표기한 덕분에 구상지에서 잃었던 길을 쉽게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평소에도 구상지에 구획을 나누고 개조식으로 작성하는 습관을 들여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누구라도 본인이 작성한 구상지를 보면 수업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방안입니다.
구상지 작성 시 반드시 미리 생각해 두어야 할 사항이 있다면, 바로 조 이름과 학생 이름 정하기입니다. 경기교육이 모둠 수업을 버리지 않는 이상 수업에 모둠 활동 시간을 반드시 편성해야 합니다. 따라서 모둠 이름을 정하는 데도 많은 고민이 필요했습니다. 처음에는 김태규 선생님의 조언에 따라 ‘경기, 교육, 미래, 창의, 자율’로 구성했으나 입에 익지 않고 수업과 붕 뜨는 것 같아 다른 이름들을 붙였습니다. 마지막에 가서 정한 나만의 원칙은 한국사 문제의 경우 ‘인, 의, 예, 지, 신’ 모둠을, 세계사 문제의 경우 관련 국가들을 모둠 명으로 정했습니다. 이번 2차 시험의 경우, 추축국과 연합국 국가명을 사용했습니다.
학생들의 이름 또한, 처음에는 경기 시책과 관련된 명칭들로 정했습니다. 그러나 이 역시 수업에 맞지 않고 붕 뜨는 듯하여 실제 친구들의 이름을 적어놓고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친구들의 특성을 생각하며 공부를 잘했던 친구는 모범생으로, 장난을 잘 쳤던 친구는 배움이 부족한 학생으로 가정하고 호명했습니다. 친구들이 정말 교실에 앉아 있다는 가정을 하고 수업을 진행하니 스스로 몰입이 잘되고 스터디원들의 피드백 또한 전보다 자연스러워졌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다만, 익숙히 불렀던 친구 이름이 간혹 긴장되어 나오지 않을 때도 있었습니다. 따라서 구상지에 친구들 이름을 9명 이상 표기해 두고, 모둠 명도 미리 적어놓는 편이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좋을 것입니다.
2) 수업 나눔
경기교육의 자랑, 수업 나눔은 수험생들이 제2의 즉답형 면접이라고 부를 만큼 부담감이 심한 평가항목입니다. 완전한 면접도 아니면서 자신의 수업을 토대로 자기 PR을 해야 하므로 신경 쓸 사항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경험에 근거하면 수업 나눔은 2차 시험에서 자신의 교육관이 가장 잘 드러나는 평가항목입니다. 그래서 수업 나눔의 기출문제와 모의 문항을 반복하기 전에, 반드시 스스로 성찰하며, 되고자 하는 교사상을 그리시길 바랍니다. 자신만의 정확한 교사상이 있는 수험생과 없는 수험생은 수업 나눔의 대답에서 깊이의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가령, 학생이 역사가가 되어 재사고하는 것을 중시하는 교사는 수업에서 학습자료로 사료를 주로 다룰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교육과정과 교과서의 서사를 재구조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 모둠 혹은 개별 활동이 수반될 것입니다. 이처럼 교사가 중시하는 가치는 반드시 수업에 반영됩니다. 이에 연장선으로, 수업 나눔은 자신의 수업을 기반으로 문항을 풀어가야 하므로 재사고의 중요성을 설파하는 방향으로 답변하겠죠.
반면에, 수업에도, 수업 나눔에도, 면접에도 자신의 교육관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수험생은 줏대 없이 바람에 흔들리는 대나무와 같습니다. 해당 수험생들이 보이는 공통적 특징이 존재합니다. 수업은 조건을 지키는 데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입니다. 물론 조건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조건이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저는 수업 방법으로 선다형 문항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고 구상지에 작성하지 못했으며 수업 실연 시에서도 당연히 해당 요소를 누락했습니다. 그러나 매우 적은 감점을 받았습니다. 평가관이 보고자 하는 모습은 조건 수행 하나하나에 목숨을 거는 수험생이 아닙니다. 교사관과 역사교육관이라는 큰 기준과 맥락을 토대로 조건들을 마치 자신이 본래 활용하는 수업 도구인 양 활용하는 교사, 수업을 막힘없이 물 흐르듯 이끌어가는 자연스러운 교사입니다.
쉽지 않은 일입니다. 다만, 역설적으로 가장 난해했던 수업 나눔이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제 수업의 잘된 점과 부족했던 점을 역사관과 역사교육관, 교육관에 비추어 다양한 질문으로 반복해서 성찰하다 보니 자연스레 나만의 기준이 생겼습니다. 물론, 여기서도 스터디의 힘과 피드백의 기여가 크게 도움이 됐습니다. 수업 나눔 피드백 역시 긍정적인 측면과 개선해야 할 사항, 보완점으로 나누어서 정리했습니다. 이 과정 중 스터디원들의 천차만별 교육관을 엿보게 되었고 상대방의 수업에 대한 이해가 더 용이해졌습니다.
3) 심층 면접
교육청의 시책만 달달 외우는 학습법은 결코 면접에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데 부합하는 시책만 단순히 나열하는 것이 정답이라면 굳이 교사 임용 면접이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았을 겁니다. 면접에서 교사에게 요구하는 답변은 자신의 교육관에 기반하여 구상한 자신만의 문제 해결 방안입니다. 예를 들어, 수업 시간에 교사의 수업을 방해하고 다른 학생들의 정당한 수업권을 침해하는 학생이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때, 공감을 중시하며 학생 친화적 교사관을 가진 응시생은 해당 학생이 문제 행동을 벌이는 이유에 대해 이해해 보고 지속적인 상담을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고 답변할 것입니다. 반면, 공동체성과 원리원칙을 강조하는 교사관의 응시생이라면 학생에게 주의를 주고 학급 자치 규칙을 정하여 문제 행동을 규율하고 교정한다는 방향으로 답변하게 됩니다. 무엇이 정답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위와 같은 교사관 없이 사이다 면접에 나오는 시책만 단순하게 읊는 답변은 그 답변의 방향성에서 옳을지 몰라도, 평가관 입장에서는 공허하게 느껴지고 천편일률적 답변 중 하나로 들릴 것입니다.
저희 스터디는 해당 부분에 대해 해결 방안을 고민했고 그 결과, 『사이다 면접 인풋』을 진도에 맞춰서 함께 읽기로 했습니다. 단순히 같이 읽기만 하지 않고, 사이다 면접 내 테마별로 제시된 질문들에 대한 나름의 답변을 미리 고민해 오고 함께 나눠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예를 들면, ‘학교는 00한 공간이다.’, ‘학생은 00한 존재다.’ 등 다양한 질문에 대해서 각자가 생각하는 모범 답안을 말해보고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시간의 한계로 인해 모든 테마에 대해 나눔을 갖진 못했지만, 나눔이 가능한 주제나 생각해 볼거리가 나오면 거의 모든 순간 대화했습니다.
사이다 면접 내 60개에 달하는 테마를 읽는 중 나눔까지 진행하다 보니 시간이 배로 걸렸으며, 모든 테마를 다루고 면접을 진행하자 결정함에 따라 다른 스터디 팀보다 늦게 실전 면접을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스터디원 모두가 동의한 바는, 심층 면접을 진행하며 더욱더 스터디 내 의견 나눔 시간의 덕을 봤다는 것입니다. 추상적이던 교직관을 좀 더 단단하게 해주고, 구체적이지 않던 답변을 스터디원들의 보완 피드백과 나눔으로 좀 더 정제된 의견을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집에서는 개별적으로 공부를 안 하게 되는데 스터디에서 함께 테마와 시책을 읽다 보니 자연스럽게 기억에 남았습니다. 듣고, 말하고, 직접 쓰는 과정도 병행하니 장기 기억으로 유지되었습니다. 스터디하며 면접도 함께 대비하신다면 반드시 위와 같은 주제별 나눔 시간을 갖길 강권합니다. 면접 대비에 가장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사이다 면접을 모두 읽고, 본격적인 심층 면접 대비는 실제 시험 시간과 동일하게 진행했습니다. 그래서 처음엔 구상형과 즉답형이라는 방식과 구상형은 미리 써놓는 면접이라는 사실이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구상형은 일종의 면접 실연이라고 생각하며 준비하고 진행했습니다. 즉답형은 기출과 모의 문제를 포함하여 다양한 문제와 답변을 제시해보며, 경기교육과 가장 부합하는 모범 답안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 속에서 방향성을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학창 시절의 기억을 희로애락으로 나누어서 정리했습니다. 기간제나 시간강사 경험이 전혀 없었으므로 관련 질문에 답변하기 위해서는 학창 시절 공교육의 경험만이 소스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학창 시절 다양한 교사상과 부서, 업무 경험을 해본 덕분에 교직 경력이 존재하는 응시생들 못지않게 독특하고 기발한 답변이 가능했습니다.
면접 또한 스터디원의 피드백을 받으며 나날이 성장해 갔습니다. 면접 중 보이는 말과 행동 버릇, 사용하는 어휘 등 다방면으로 스터디원들의 보완 속에서 면접 실력이 향상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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