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끝을 이틀 앞두고 오늘 모인 우리는 진정한 送年 느낌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유를 알수 없는 맞형님의 불출석에, 동네 아주마들의 결집을 위해 창설한 배드민튼 모임의 송년 모임 때문에 못나오게 된 전 완묵 사장님을 뺀 可動 멤버 7명이 모두 참석한 셈이다. 오늘 모임도 시작은 조원중 거사님을 통해 보내준 도우미아줌마의 정성어린 생강차로 몸을 데우는 걸로 始動을 건다.
갑자기 병세가 惡化되어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는 동창의 어두운 소식이 전해지자 모두들 무거운 분위기로 빠진다. 과연 80대 중반은 ‘밤새 안녕!“의 나이인 것 같다. 그러니 움직일 수 있고 떠들 수 있고 먹을 수 있는 이 시간 시간이 기적같은 祝福으로 생각하고 열심히 즐겨야 한다.
겨울 날씨답지 않은 푸근한 오늘 날씨인데 나이 탓인지 피부로 파고드는 寒氣가 고통스럽다고들 토로한다. 늙은이에게 추위는 면역력도 떨어뜨리는 등 좋을게 하나도 없다고 한다. 그저 겨울에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몸 保溫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한겨울이라 공원 거리는 한산하고 고즈넉하다.우리 전용 호숫가 벤치를 찾아 최 총무가 힘들게 준비해 온 족발과 대형 막걸리가 중앙에 자리잡고 다른 회원들이 준비한 떡,과자등이 주위를 장식한다.
간식 잔치에서의 대화는 최근 한회장이 또다시 응급실에 가게된 사실과 그 안에서 일어나는 實狀의 고발로 시작된다. 잠시 후 단골 메뉴인 조 심술 첨지의 김 병철 관장에 대한 대학 시절 여학생 헌팅의 실패를 놀리는 순서로 들어가니 분위기는 맛깔스럽게 변한다.
그러자 김 관장은 대학 시절 우리가 모르는 또다른 여학생 헌팅 경험이 있었음을 고백한다. 그러다가 이야기 순서가 우연히 조 남진 회장으로 넘어갔는데 우리는 오늘 너무 충격적이고 질투가 나고 부러운 그의 신체 건강 지수를 알게 되었다. 우리 나이 모두가 함께 하는 고혈압, 당뇨 등 등이 하나도 없고 먹는 약도 없다는 놀라운 사실과 자기 몸은 한 군 데 빼고는 모든 곳이 발달된 근육으로 채워져 있다는 사실도 알려준다. 여기까지는 덤덤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는데 끝에 가서 내뱉는 한 마디에 모두,특히 최총무의 속을 뒤집어 놓는다.
아직도 젊은이 같이 혈류가 활발하여 아래쪽 근육이 없는 그 한군데의 혈관에도 혈액이 잘 흘러 시시때때로 불끈거리는 바람에 손빨래를 하는 등 뒤처리가 귀찮다고 불평인지 자랑인지 모르는 고백을 한다. 그 쪽 혈관이 老朽되어 挾軌처럼 되는 바람에 이제 새로운 논갈이도 포기하게 된 최 총무에게는 적지 않은 마음의 상처를 줄 것이 분명하다.
우리 주변 노란 잔디위에는 우리가 던져준 족발에 붙어 있는 살점을 먹기위해 까치들이 이리저리몰려다니는 멋진 모습을 보인다. 인정많은 이 두훈 기장이 다음 올 때는 까치들을 위해 건빵을 가져와야겠다고 한다. 이 기장으로부터 겨울 모임에 필요한 중요한 정보를 얻었다. 얼마 전 空士 모임이 여기에서 있었는데 호수 근처에 아주 따뜻하고 아늑한 넓은 카페가 있다는 사실이다. 앞으로 더 추워지면 호숫가 간식 잔치 대신 그 카페에서 談笑를 하다가 점심을 먹기로 잠정적인 합의를 본다.
오늘 점심은 지난 번 춘천 나들이 여행 때 남은 돈으로 해결하기로 하고 선바위 단골집으로 향한다. 우리 전용 특별 룸으로 안내를 받자 미소 언니가 달려와 반가운 인사를 하자 최총무가 팁을 건낸다.
오늘은 새로운 메뉴인 소고기 국밥을 먹어보자는 주선장님 제안에 따라 시식하기로 한다. 소맥잔을 높이들고 아듀! 2023년!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덕담을 나눈다. 점심 자리에서의 대화 주도권은 김병철 관장이 꽉 잡고 결혼 과정,대학 4년간의 家庭敎師 생활의 哀歡을 풀어놓는다.조남진 회장이 동명여고 재단 이사장이 될 기회가 있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팁 가치를 뛰어넘는 미소 언니의 반찬 공세와 커피 서빙에 감사를 표하고 來年에 만나기를 기약하며 자리를 정리한다.
오늘도 참석한 우리 백수 멤버들은 우리 나이에 기적같은 즐거움으로 건강을 다지는 행복을 누린 것 같아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오늘 함께 즐긴 친구들] 김병철,주재원,조원중,조남진,이두훈,
최기한,한현일
[다음 모임 안내] 2024년 甲辰年 새해 1월 5일(金 ) 11시 대공원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