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에 평화를♥메리크리스마스🎅🎅🎅🎅🎅🎅

[정용진1]

▲크리스마스에 평화를!
◼전쟁터에 퍼지는 캐럴 

     ◀크리스마스트리 점등 
       *성소피아 성당 앞, 키이우
     ◀쉬체드리크(Щедрик:Shchedryk)
       -(Carol of the Bells)
       *2013 12 유로마이단 시위, 키예프  
       ◾리투아니아 합창단 ‘Bel Canto’
     ◀Carol of Bells
       ◾The Tabernacle 합창단
     ◀너에게 좋은 저녁이다
       주인장이여 기뻐하라
       (Добрий вечір тобі,
       пане господарю!)
       *우크라이나 캐롤 (꼴랴드까:колядка)
       ◾티나 카롤(Tina Karol)
     ◀크리스마스이브/사라예보
       (Christmas Eve/Sarajevo)
       ◾Trans Siberian 오케스트라

◉온 세상이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들떠있어도
그러지 못하는 곳이 있습니다.
알다시피 전쟁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입니다.
특히 러시아가
‘춥고 어두운 겨울’을
무기로 내세워
사람들을 추위와 배고픔으로
죽게 만들려는 잔인한 전략을
쓰고 있습니다.
피폐화시킨 겨울이 지난 후
봄에 승기를 잡겠다는 속셈입니다.

◉우크라이나 젤린스키를 만난
미국의 바이든이
러시아를 강하게 비난했듯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기반 시설,
특히 발전소와 변전소 등
에너지 시설을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절반 이상의 가구에
전기가 들어가지 않는 등
전력난이 심각합니다.
그 때문에 수도 키이우가
크리스마스트리 설치 여부를
고민한 것은 당연해 보입니다.

◉그런데 결국 크리스마스트리에
불을 밝혔습니다.
성 소피아 성당 앞쪽에
예년보다 낮은 12미터 높이의
트리를 설치하고
우크라이나를 상징하는
파란색과 노란색의 불을 밝혔습니다.
‘무적의 우크라이나 트리’라는
이름도 붙였습니다.
여기에는 디젤 발전기가
동원됐습니다.
다른 곳의 트리는  자전거 자가 발전이 
불을 밝혀주기도 했습니다.
방송뉴스에서 제공된 영상입니다.
https://youtu.be/Vj_TIPE2wYM

◉키이우 시장은 말합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일상을
훔쳐 가려 하지만
우리 아이들에게서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뺏지 못할 것입니다.’
율리우스력을 사용하는
우크라이나의 크리스마스는
새해 1월 7일입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정교회는
12월 25일을 새 크리스마스로
인정했습니다.
러시아와 크리스마스 날을
달리하고 싶은 우크라이나인들의
정서를 수용했습니다.

◉내일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지 열 달째가 됩니다.
3백일이 넘어섰습니다.
그동안의 사상자는 양측을 합쳐
20만 명이 넘습니다.
미국 합참은 우크라이나군 6만,
러시아군 2만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민간인 사망자도 3만 명에
이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이들을 잃은
가족들은 슬프고 안타까운
크리스마스를 맞고 있습니다.
국경 넘어 피난했던 우크라이나인
1,630만 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780만 명이
나라 밖에서 떠돌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전쟁의 끝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푸틴은 전쟁을 끝낼 생각이 없고
젤렌스키는 단지 평화를 위해
영토와 주권을 타협할 생각은
없다고 말합니다.
미국은 이번에 2조 3천억 원
상당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속내도
전쟁을 통한 러시아 힘 빼기에
역점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푸틴이 실각해 러시아가 궁지에
몰리면 핵 등 극단적인 선택의
위험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오히려 우려하는 분위기입니다.
이래저래 전쟁은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습니다.

◉어렵고 힘들수록
크리스마스에 캐럴을 부르는 관습은
우크라이나의 오랜 전통입니다.
우크라이나의 캐럴은
꼴랴드까(колядка)라고 합니다. 
캐럴을 부르며 가족의 안녕과
평화를 기원하는 의식입니다.
그 가운데 쉬체드리크
(Щедрик:Shchedryk)는
세계에 널리 알려진 캐럴입니다.
바로 ‘Carol of the Bells’
(종소리 캐럴)가 여기서 나왔습니다.

◉이 캐럴은 예수가 탄생한
크리스마스 밤에
그에게 영광을 돌리기 위해
세계의 모든 종이  울린다는
슬라브 전설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원래 제목의 뜻은
‘풍성한 저녁에 부르는 노래’
라고 합니다.
우크라이나 음악가 미꼴라 레온또비치
(Микола Леонтович)가
1904년에 작곡한 캐럴입니다.

◉2013년 12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시민들이 키이우 독립광장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입니다.
‘예브로 마이단’(Евромайдан),
즉 ‘유로 광장’ 봉기로 부르는
시위입니다.
이 시위는 어떻게 보면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과
현재의 러시아 침공을 불러온
출발점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당시 우크라이나의 親러시아 정부가
EU-우크라니아 연합 협정에
서명하지 않고 親러시아 선택을
하면서 발생한 대규모 시위입니다.
이 시위가 2014년 존엄성 혁명으로
이어지면서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해임됩니다.
그리고 친러시아 정부가 무너집니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유로 마이단
시위 때 울려 퍼진 캐럴이
바로 ‘쉬체드리크’였습니다.
리투아니아 합창단 벨 칸토
(Bel Canto)의 합창이
시위 영상에 깔립니다.
https://youtu.be/udUgNVPQfZY

◉이에 앞서 2010년에
엘 칸토 합창단의 공연을
만나보고 갑니다.
리투아니아 수도 Vilnius의
St. 캐서린 성당에서의 공연입니다.
https://youtu.be/0UmvUy1LziE

◉레온또비치가 작곡한 이 음악은  
1921년 미국 카네기 홀
무대에 오릅니다.
공연된 후 우크라이나 출신
미국 작곡가 피터 월후스키
(Peter Wilhousky)가
NBC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위해 편곡합니다.
여기에 영어 가사를 붙인 것이
바로 오늘날 크리스마스 때마다
등장하는 ‘Carol of the Bells’입니다.
미국 유타주의 대규모 합창단
Tabernacle Choir의 공연입니다.
https://youtu.be/k-W2Bkz_Rno

◉이 대규모 합창 캐럴과 달리
우크라이나 가정에서
가장 사랑받는 꼴랴드까(캐럴)은
지금 들을 긴 제목의 이 노래입니다.
'너에게 좋은 저녁이다,
주인장이여, 기뻐하라’
(Добрий вечір тобі,
пане господарю!) 
우크라이나의 모든 지역에서
널리 알려진 가장 흔한 캐럴입니다.
이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에게
가정에서는 음식을 대접하고
아이들에게는 사탕과 초콜릿을 줍니다.

◉노래를 부르는
티나 캐롤(Тiна Кароль)은
‘우크라이나 목소리의 멘토’로
불리는 국민가수입니다.
서른일곱 살인 그녀는
2006년 유로비전에 출전해
7위를 차지했습니다.
2년 전부터 유로비전
우크라이나 심사위원을 맡았습니다.
그녀는 특히 전쟁이 발생한 뒤
더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바르샤바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지원공연에서
國歌를 부르고 수입 전액을
우크라이나 어린이를 위해
기부했습니다.
이어 베를린 도쿄 뉴욕, LA. 등
세계 각지에서 공연하며
우크라이나의 입장을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그녀가 부르는 우크라이나
최고의 캐럴입니다.
https://youtu.be/AlgRbJl06pY

◉또 다른 전쟁, 보스니아 내전의
아픔을 담은 크리스마스 음악을
불러옵니다.
바로 1992년부터 1995년까지
이어진 전쟁입니다.
민족적 종교적 반목이 불러온
참혹한 전쟁입니다.
20만 명 이상의 희생자와
230만 명의 난민을 생겼습니다.
이 전쟁으로 폐허가 된
사라예보에서 첼로로 캐럴을
연주했던 한 첼리스트의 얘기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음악이 바로
‘Christmas Eve/Sarajevo’입니다.
미국의 프로그레시브 록밴드
Trans Siberian Orchestra(TSO)의
리더이자 프로듀서인 폴 오닐
(Paul O’neil)이 만들었습니다.
TSO는 락과 클래식을 넘나드는
크로스오버 락밴드입니다.

◉수십 년 해외에서 활동하며
명성을 얻은 첼리스트가
보스니아 전쟁이 한창때
고향인 사라예보로 돌아와
폐허가 된 도시를 보고
마음 아파합니다.
무엇보다 거의 동족이나 다름없는
사람들 사이의 전쟁을 안타까워합니다.
그래서 폭격에도 방공호로 가지 않고
광장 분수대 돌무더기 위에서
매일 밤 첼로로 캐럴을 연주합니다.
그 장소에는 아직도 휴머니즘이
살아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것이 TSO의
크리스마스 연주음악입니다.
폴 오닐은 전쟁의 아픔이 서린
크리스마스 음악을 작곡하면서
우크라이나의 캐럴
‘Carol of the Bells’과
영국의 전통 캐럴
‘God Rest Ye Merry Gentleman’
(하나님은 안식을 주어요, 여러분)을
샘플링해 넣기도 했습니다.
1996년 이 음악이 담긴
데뷔앨범은 130만 장이나 팔리면서
Best Seller 앨범이 됐습니다.
TSO 특유의 웅장하고 클래시컬한
연주를 만나봅니다.
영상은 3년 뒤 나온 영화
‘The Ghost of Christmas Eve’
(크리스마스의 유령)에서
가져왔습니다.
https://youtu.be/MHioIlbnS_A

◉캐럴을 부르는 우크라이나의
전통 행사를 꼴랴두반야
(колядування)라고 부릅니다.
舊 소련 공산 정권 시절에는
이 의식조차 금지했습니다.
강한 민족주의 표현으로 간주해
이를 막았습니다.
그래서 크리스마스 일주일 지나면
대량 검거 선풍이 불어닥치기도
했다고 합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깊게 들어가 보면 거의 같은
뿌리를 가진 슬라브 민족입니다.
초기 루시(러시아)시대
우크라이나의 키예프(키이우)는
‘모든 루시의 어머니 도시’로
불렀습니다.

◉땅을 맞대고 사는 나라끼리
사이좋기는 어렵다는 것을
숱한 역사가 말해주고 있긴 합니다.
그래도 따지고 보면
그들은 남이 아닙니다.
크리스마스이기도 하니까
하나님이 나서서
싸움을 말리고
흥정을 붙여서
두 나라 국민이 모두
고달픔에서 벗어나도록
선물을 주면 좋겠네요.
‘God rest ye Merry Gentleman’
캐럴대로 되면
최고의 선물입니다. (배석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