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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네번째] 돌로미테의 유혹 그리고 매혹[2013년 8월 1일]
=======글을 열심히 연재형식으로 쓰다보니까
내용이 너무 길고 읽기 귀찮아질겁니다.
하지만 내용 안에 처음 유럽여행자분들께는
많은 도움이 될겁니다.
힘내시고......^^
1. 볼차노를 거쳐 돌로미테로
푸시나 캠핑장을 나와서 공터에 차를 세우고 네비양을 맞추면서
다시 마누라하고 1분토론에 들어갔다.
[코르티나담페초 쪽으로 가면 오스트리아로 빠질 때 국도를 좀 타야 하고,... 국립공원 산악도로라서..]
말 가로막으면서 험악하게 와이프가
[산길 너무 타는 거 싫고, 다른데 없나?] 한다.
[아 그럼 볼차노로 가서 거기서 들어가면 좀 가까운데가 있어.]
길치에다가 지도보기에 약하고 꾸불도로에 패닉증세 있는 마누라,
얼른 그쪽으로 가자고 오케이 한다.
사실 코르티나담페쵸를 먼저 가고 싶었는데,
돌로미티도 잘 모르는 마누라에게 설득이란게 쉽지는 않다.
쉽게 말하자면, 코르티나담페쵸입구로 가는 도로까지는 편하지만
일단 그 공원입구로 올라가면 완전 산악도로이고
이걸 타고 두세시간을 버티면 볼차노쪽으로 빠지는 돌로미테도로가 나오는데
아무튼 이 지역은 몽땅 돌로미티지역이라고 보면 된다.
그 길들은 꾸불꾸불 무서운 산악도로이당,.
여하튼 산악공원이 거대하다.
그러나저러나 참내..발음 힘들다. 돌로미테. 코르티나담페쵸.. 왜이렇게 어렵게 지어?
그래서
목적지로 향한 곳은
오스트리아 인스브르크 방향 볼차노에서 한시간 가량 올라가는 돌로미티의 제일 큰 고지대 평원이었다.
여긴 상대적으로 고지대 운전이 쉽다할지 몰라도 사실....거기가 거기였다.
마찬가지로 올라가는 길 험악하다.
돌로미티, 돌로미테, 돌로미텐 그러드라.
영어 이태리어 ,독일어로 발음이 다 틀리다.
2. 캠핑장에 도착하다
볼차노에서 목적지인 자이저알름캠핑장으로 올라가는데 예의 공포의 꾸불길이 이어졌다.
조수석의 와이프는 원망을 넘어 거의 귀신되면 사무친 원한으로 갚을거란
수준으로 패닉에 들어갔다.
까마득한 절벽에 180도로 꺾어지는 좁은 아스팔트 도로...
이거 친퀘테레나 모나코도로 저리 다 꺼져 수준이다.
어떻하면 좋으냐... 와이프 옆에서 거의 운다 울어.
또 이런데로 가냐 하는 배신감?
[제발 길 좋은데 가서 있자고 했지? 왜 자꾸 올라가는거야?]
하지만 사실 고속도로에서 자는것보다야 백번 안나을까? 하면
[아냐!! 차라리 고속도로에서 자!!] 메아리처럼 소프라노가 들려왔다.
거기에다가 왜 집에 두고온 차는 걱정을 해?
우리 올적에 아파트 주차장에 차를 장기주차해야 하는데 내가 구석에다가 차를
주차안해놓고 매일 대던데 주차해놔서 차가 걱정이 된단다. 밸 걱정이야 참..
차가 부서질거면 어디 둔다고 안부서져?
[당신 내가 시키는대로 안하고 차를 그냥 주차장에 두고 와서 너무 걱정이 돼!
누가 가져갔으면 어떻게 할거야?]
누구좀 말려주세요.....
그래도 일단 참으면서 가자.
와이프가 옆에서 소리지를 때마다..나는 공자.. 나는 석가...나는 슈바이처...나는 예수다. 참자참자.
이러면서 가는데 마누라는 연신 옆에서 더 가야해? 더 가아해? 이러고...
까마득히 보이는 한국에서 전혀 못보던 험악한 산들도 보이고..
길은 꾸부닥꾸부닥 대면서 180도 휘어지고 휘어지고..올라가고 또 올라가고..
앞에서 가끔 승용차들이 꾸부러진 길에서 마주치며 후다닥 튀어나오고..
우리 캠핑카는 1단 넣고 가다가 잉잉 거려서 2단 넣고..웅..웅..거리고...헥헥 대고...
조수석에선 거의 졸도직전의 마누라 신음소리가 들려오죠...
그렇게 가서 도착한 게 해발 900미터에 위치한 자이저알름 캠핑장이었다.
여하튼 돌로미테 지역에 캠핑장이 여러 곳이 있다는 건 안다. 이곳은 그 중에 하나다.
일단 캠핑장에 들어서서, 차를 캠핑장 입구에 잠시 주차하자 시간이 7시였다.
리셉션사무실에서 접수하려고 줄을 서는데, 그 사이에 와이프는 백팔십도 돌변해서
언제 내가 여기 오자고 했어 여기 왜 가. 그냥 도로 내려가자 하던 절규를 언제 했냐는 듯
돌변해서 여우탈을 쓴 어린 양처럼 아주 평화스런 표정으로 동영상을 찍고 있었다.
캠핑장을 마주보며 터억 마누라를 내려다보는 산, 그 유명하다는, 인터넷에 나도는,
석양에 황금색으로 변한다는 네개의 커다란 큰바위얼굴로 이루어진 산이
마누라에게 윙크를 보내고 있었던 것이었다.
..여기는 돌로미터인가? 아무튼 돌로 뭐라는 캠핑장인데요.. 험한길 위험한데 남편이
열심히 잘 운전해서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에...너무 경치가 아름답네요.
여기 도착해서 이런 장관을 본다는게 꿈같네요..에..에..
이러고 있다.
[여보, 저 산 이름이 뭐래니? 몰라? 모르면서 온거야? 좀 찾아보고 오지.]
이러면서 또 열심히 각본감독연출조감독촬영기사 4인5역 다하면서 찍고 하드라.
리셉션하우스에서 또 줄을 서야했다.
접수실 직원들 정말 친절하다.
그런데 이사람들 몽땅 독일말을 하드라. 이태리말이 아니네?
이태리사람들에게는 이태리말을 쓰는데 자기네 직원들끼리는 독일말을 하는거였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 곳 돌로미테 지역은 이탈리아 국가땅임에도 불구하고
주민들 약70프로가 독일계통이란다.
독일쪽에서 이곳으로 주민들이 이주한 이유는 역사적으로 설명이 길다해서 생략한다.
직원들이 일일이 다 캠핑객들에게설명을 해주는데 결코 서두르지 않는다.
유럽인들 그 특유의 줄서기의 인내 여기서 또 나온다.
여직원이 접수록에 쓸 내 주소를 묻길래 종이에 써주었더니,
아하 코리아 하고 미소를 보낸다.
여기도 후불제드라. 여권을 달라길래 주었다.
출입카드와 전기함열쇠를 대신 주더라.
지정장소를 받았는데 아주 편한 사이트지만 뭐 별로 장소는 안좋다고 마누라가 그러네.
공동시설하고는 가깝지만, 앞에 큰나무가 가려서 멋있는 저 크나큰 산이 잘 안보인다란게 이유다.
아무튼 우리차를 일단 사이트에 주차하고 나기 긴장이 탁 풀렸다.
나는 그렇다치고, 마누라는 생전 처음보는 바위산에 넋이 나가 있었다.
와이프 뺨을 탁탁 두어번 치고 뒷머리를 콩 쥐어박아 정신차리게 하고는 왜그러냐고 물었다.
[올 때는 여기 왜오나 후회스러웠는데 막상 오니까 너무 좋아.. 이런데는 정말
일생에 한번 구경이자나. 정말 여기 잘왔네.아까는 잔소리해서 미안해.]하면서
공포영화 좋아하는 마누라가 단순낭만소녀로 변하드라. 정말 다행이드라.
아무튼 이 캠핑장을 소개하자면..
자이저알름캠핑장
Camping Seiser Alm KG / Camping Alpe di Siusi s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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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Konstantin 16/a S.Constantino
I-39050 Vols am Schlern-Fie allo Sciliar
tel; 0471 70 64 59
www.camping-seiseral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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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박3일: 73.80유로
알프스 디 시우시 또는 자이저 알름 캠핑장이라고 하는데,
알프스 디 시우시는 이태리말이고 자이저알름은 독일어로 말하는 것이란다.
볼차노에서 시우시지역으로 빠지면 돌로미테 지역 중에 가장 큰 초원이 나온단다.
이 거대한 평원이 시우시 또는 자이저알름을 말하는데, 정말 대평원이다.
여긴 해발 1800미터에서 2300미터사이에 자리잡는다.
아무튼 이 평원에 대표하는 큰 바위산이 3200미터의 사소롱고산이다.
이 초원 못미쳐 바로 앞이 해발 900미터의 자이저알름 캠핑장이고
그 앞에 보이는 거대한 바위산은 그냥 바위산이다. 왜냐고?
와이프에게는 커보이지만 사실 저넘어 뒤쪽에 더 거대한 바위산들이 즐비하다.
여기 시우시평원에서는 해발 최고 2600미터까지 케이블카로 올라갈 수 있고, 더 걸으면
2800미터까지 하이킹이 가능하다드라.
여기는 대평원지대이고 아주 걷기좋은 하이킹천국이라고 한다.
그래서 하이킹을 즐기는 수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특히 자전거족들이 많이 온대나.
생각해보라. 해발 2300미터위에서 바람 속에 낭만적인 하이킹을...
내가 알기로는 스위스 산속에도 이런 평원은 없다.
캠핑장 사이트는 캠핑카사이트와 오토캠핑사이트는 구분이 안되어 있지만,
그냥 백패킹이나 도보로 오는 배낭족을 위한 사이트들이 위쪽 넓은 잔디밭에 따로 구성되어 있다.
이 사람들을 위해서 텐트도 대여해준다.
또한 캐러반 대여도 해줄 뿐만 아니라, 아파트도 대여하드라.
캠핑장 옆에 산장같은게 있는데 그게 대여하는 아파트란다. 시설 좋드라.
자세한 사항은 인터넷사이트를 보시라.
사실, 우리가 그동안 묵었던 파리의 볼로냐[인디고]캠핑장이나, 베니스의 푸시나캠핑장 모두
캐러반, 모빌홈, 텐트등을 충분히 대여해준다.
각 캠핑장마다 특색이 있는데 이 캠핑장은 거기 더 추가해서 다른 혜택이 좀 있다는 것이다.
카페와 마트는 접수실과 같은 건물에 위치한다.
나머지 공동시설은 반지하에 있는데, 너무 잘되어있어서 감탄을 했다.
공동시설 안에는 화장실, 세면대, 개수대, 샤워장. 세탁실.건조실등이 있고,
다른 캠핑장과 틀리게, 남녀화장실 샤워장이 따로 엄격히 구분되어 사용한다.
특이한 것은, 아이들 꼬마전용화장실샤워장이 따로 있고, 장애인용목욕탕도 따로 있다.
놀라지마시라. 애견용 화장실 및 목욕탕이 따로 있드라.
우리나라 캠핑장들이 대부분 강아지 동반금지인 것 하고 많이 비교된다.
하긴..캠핑온 사람들조차 아직은 대접을 제대로 못받지 않는가.
또 특이한 것 있도다, 약 18유로를 더 내면 개인목욕탕을 제공받는다.
여기 하나 얻으면 가족들이 하루동안 웬종일 이용가능한데 그 안에 화장실, 세면대. 샤워장 다 있다.
여기 미리 예약 안하면 얻기 힘들겠드라. 우린 아예 들어가지도 못했다.
만일 4인이상가족이 여기 캠핑장 간다면 제일먼저 이 개인용 욕실을 예약하시길.
그리고, 푸시나캠핑장과 틀리게, 여긴 우리나라처럼 분리수거쓰레기장을 운영하드라.
푸시나캠핑장은 캠핑장내에 군데군데 커다란 쓰레기통을 설치해놨었다.
여긴 건조실을 운영하는 대신에 절대 나무에 줄을 연결해서 빨래를 걸지말라고 되있다보니
그늘 제공하는 나무에 빨래가 매달린 경우를 보지 못했다.
3. 돌로미테의 별밤에 취하다
일단 우리는 시간이 8시를 훌쩍 넘은 가운데 짐을 풀었다.
마누라가 동영상이 꽉 찬 휴대폰 정리좀 해야 하니 피시방좀 알아보란다.
얼렁. 접수실로 뛰어가서 여직원에게 피시방이 어디냐고 물었다.
피시방은 따로 없다면서 왜냐고 묻길래,
휴대폰용량이 꽉차서 USB로 데이타를 옮겨야 하는데
컴퓨터가 필요하다 했더니 그러면 오늘은 너무 늦었고 내일아침에
손님전용노트북을 빌려주겠단다. 이렇게 고마운 아가씨가 있나?
아주 예쁘게만 보이는게 아니라 거룩하게 보인다. 일단 고맙드라.
9시가 다 되자 너무나 배가 고팠기때문에 접수실 뒤 식당에 가기로 했다.
접수대에서 사장에게 식당 시간을 물어보자, 10시까지이고 현금사용이란다.
우리 현금없다고 하니까 사장이 우리를 끌고 식당으로 가더니 웨이터에게 뭐라고 하고는
우리에게 카드 받아달라고 했으니 맘껏 주문하래네.
참내.그냥 카드결제받지 뭘 꼭 사장이 명령해야 하나.원...
아무튼 우린 식사를 주문했다.
빵과 버터, 모짜렐라치즈요리, 생맥주 두잔와 토마토샐러드, 그리고 야채스프였다.
그런데 너무 맛있다. 여기 음식값? 둘이서 27유로를 계산했으니까 뭐 그렇게 싼가격도 아니다.
맥주를 주문할 때 우리보고 자꾸 포도주를 권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여기는 포도주 생산지라드라.
그러고보니까 여기 돌로미테지역에 오면서 내려다본 게 포도밭들이었다.
웨이터는 앞에 꺼먼 앞치마를 처억 두르고 부지런히 돌아다니고 손님들은 많은데
조용하다.... 난 정말 이런 분위기 너무 싫어.
우리나라 식당처럼 좀 떠들썩한 분위기면 얼마나 좋아?
뷴명 테이블은 꽉 차서 자리가 없을 정도인데 다들 뭐하나 보았더니
자기네들끼리 조용히 이야기를 속닥속닥거리고 있드라.
그런데 난 불만이야. 왜 이리 조용하게 먹어야해? 왜 이리 남을 배려해야 하나? 심하게시리.
식사를 끝내고 우리캠핑카로 돌아와 다음날 계획을 짜는데 돌연
와이프가 아주 환하고, 구세주를 본 얼굴처럼 화사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여보, 우리 여기서 하루 더 자고 가면 안돼?]
헉...돌로미테는 하루만 자고 빨리 스위스로 넘어가야 하는데..
[우리 파리에서 너무 지체해서 지금 시간이 없자나?]
[아니야. 우리 딴데 못가더라도 나 여기서 하루 더 잘래.]하면서 마누라는 하루 더 예약하란다.
웬일이람..아까 이곳으로 올 때는 산속에 왜 기어들어가냐고 속사포를 날리더니만...
[왜 맘이 변했어?] 하고 넌지시 묻자,
[아..여기 너무 좋드라. 밤하늘 별좀 봐. 이렇게 가까이서 별 본 적 있어? 그리고
여기 구경하고 갈래. 팜프렛에 보니 케이블카 타고 융푸라우처럼 어디 올라가나보더라.]
해서 우리는 여기서 2박3일 즉, 하루 더 묵기로 결정이 났다.
이렇게 되면 독일여행코스가 줄어드는데.... 에라 모르겠당.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곳에 있는 캠핑장은?
해발700미터에 있는 강원도 평창 계방산캠핑장이다.
여행 좋아하는 남편 만나서 우리나라 여기저기 온갖 캠핑장을 다 가본
마누라가 캠핑장 하면 질린다고 했는데 여기서는 아니드라. 온갖 감격을 다했드라.
아무튼 이렇게 캠핑장에서의 밤은 깊어갔다.
도착했을 때 캠핑장 뒷돌바위산 모습. 시간에 따라 산의 컬러가 다양하다.
아이들 많드라. 대부분 가족단위로 캠핑을 오지만 이외로 배낭여행족들도 많았다.
아마도 하이킹 때문에 온 것 같다.
캠핑카와 트레일러사이트 전경 . 저 끝에는 동물원도 있다.
사진에는 안나오지만 아이들놀이터도 꽤 크다.
텐트전용사이트. 텐트 백여개는 충분히 들어간다.
장기숙박객. 아예 트레일러를 끌고 와서
이렇게 개인카라반을 만들고 보름이상 있다드라. 심하면 한달이래.
대형텐트인줄 알았더니 자세히 보니 트레일러카라반 위에 텐트를 추가한 것이라는...
어디가나 보는 캘리포니아밴 캠핑카.
이 차 많이들 끌고 다니더라. 기동성이 좋다.
입구, 입구에 들어서면 경치가 깔끔하다.
아파트먼트. 대여해주는데 두채이니까 방이 꽤 되는 듯. 대형가족에게 좋다.
이틑날 아침. 바위산이 또 반겨준다.
식당아침. 어제밤에는 카메라를 안꺼내서 못찍음. 건물안에도 테이블이 꽤 많다.
리셉션하우스. 저 카트를 타고 직원들이 다니면서 도와준다.
공동시설 지하로비. 너무 시설이 편하니까 와이프가 아주 좋아하드라.
완전 호텔임. 이 안에 다 있다.
공동시설 복도. 반지하라서 저 앞이 나가면 바로 캠핑장이다.
세탁실. 자동으로 액체세탁비누가 나오는데
그걸 모르고 가루비누를 또 넣었었다.검은 박스는 동전 넣는 타이머다.
[돌로미티 2부로 계속]
작성자 길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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