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만 보지 말고 숲도 보자.
경주 불국사 삼층석탑(석가탑)과 다보탑을 우리는 각각 하나의 중요한 문화재로 인식하고 그냥 바라봅니다. 불국사 삼층석탑(석가탑)이 중요한 이유는, 석가탑이 만들어지고 부터 우리나라 석탑의 모본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경주 불국사 삼층석탑(석가탑)과 다보탑은 단독적 탑이라 하기보다 불교의 묘법연화경(법화경)과 관련이 되어 있는 탑(塔)입니다. 이 법화경의 견보탑품편에 석가모니 부처님이 법화경을 설법 할 때에, 7층 탑으로 나타나 증명을 하리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그때 부처님 앞에 7보탑이 하나 있었으니, 높이는 5백 유순이요 너비는 250유순으로, 이 탑은 땅으로부터 솟아나 공중에 머물러 있었다. 그것은 가지가지 보물로 장식되어 있으며, 5천의 난간과 천만의 방이 있으며, 한량 없이 많은 당번을 장엄하게 꾸미고, 보배 영락을 드리우고 보배 방울을 또 그 위에 수없이 달았으며, 그 사면에는 다마라발전단향(多摩羅跋栴檀香)을 피워 향기가 세계에 가득하고, 모든 번개(幡蓋)는 금ㆍ은ㆍ유리ㆍ차거ㆍ마노ㆍ진주ㆍ민괴 등 7보를 모아 이루니, 그 탑의 꼭대기는 사천왕궁에까지 이르렀다. 삼십삼천(三十三天)17)은 하늘의 만다라꽃을 비내리듯 내리어 그 보배탑에 공양하고, 그 밖에 하늘ㆍ용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 등 사람인 듯 아닌 듯한 천만억의 중생들은 온갖 꽃과 향과 영락과 번개와 기악들로 그 보배탑을 공양하며 공경하고 존중하며 찬탄하였다.
이때 보배탑 가운데서 큰 음성으로 찬탄하여 말하였다.
“거룩하시고 거룩하시도다. 석가모니 세존이시여, 능히 평등한 큰 지혜로 보살을 가르치는 법이며, 부처님께서 보호하고 생각하시는 『묘법연화경』으로 대중을 위하여 설법하시니, 이와 같이 석가모니 세존께서 하시는 설은 모두 진실이니라.”
그때 사부대중이 이 큰 보배탑이 허공 가운데 머물러 있는 것을 보고, 또 그 탑 가운데서 나는 음성을 듣고는 모두 기뻐하며, 전에 없던 일이라 이상하게 생각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공경ㆍ합장하고 한쪽에 물러나 있더니,
그때 대요설(大樂說)이라 하는 보살마하살이 일체 세간의 하늘ㆍ인간ㆍ아수라 등이 마음으로 의심하는 것을 알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인연으로 이런 보배탑이 땅으로부터 솟아났으며, 또 그 가운데서 그와 같은 음성이 나옵니까?”
그때 부처님께서 대요설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이 보배탑 가운데는 여래의 전신이 계심과 같나니, 오랜 과거에 동방으로한량없는 천만억 아승기 세계를 지나서 보정(寶淨)이라 하는 나라가 있었으며 그 나라에 부처님께서 계셨으니, 그 이름이 다보(多寶)였느니라. 그 부처님께서 보살도를 행하실 때 큰 서원을 세우셨느니라.
‘내가 만일 성불하여 멸도한 후 시방국토에 『법화경』을 설하는 곳이 있으면, 나의 탑은 이 『법화경』을 듣기 위하여 그 앞에 나타나 증명하고, 거룩하다고 찬양하리라.’
그 부처님께서 도를 이루신 뒤 멸도할 때에 이르러, 하늘과 인간 가운데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느니라.
그 부처님께서 신통한 원력을 가져 시방세계 어느 곳에서나 『법화경』을 설하는 이가 있으면 그 보배탑이 모두 그 앞에 솟아나서 탑 가운데 전신이 있어 찬탄하여 거룩하다고 말하느니라. - 견보탑품 내용 中에서》
하여 경주 불국사의 삼층석탑과 다보탑은 법화경의 견보탑품 내을은 표현한 것으로 석가여래와 다보여래가 마주 앉은 이불병좌상(二佛竝坐像)과 형식을 취하고 있는 탑입니다.
이불병좌상이란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 「견보답품(見寶塔品)」의 내용 중 석가불(釋迦佛)이 다보불(多寶佛)과 다보탑(多寶塔) 안에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을 도상화한 불상이다. 중국에서는 북위(北魏)시대 이후 활발하게 조성되었다고 합니다.
삼국시대 불교가 가장 먼저 전파된 고구려 때에도 있었다고 추정을 합니다. 남북국시대(통일신라시대) 발해가 형성 되면서 발해의 수도였던 상경성 주위에서 천여개의 불상이 출토되었는데, 법화신앙은 '법화경' 중심의 회삼귀일, 이불병좌상을 만들어 숭배하였고 발해 동경지역에서 이불병좌상이 다수 발견됐음을 알 수 있습니다.
발해의 불교는 불교(특히 대승 불교)의 삼보인 불, 법, 승이 전래되어 발전하였다. 불은 부처의 혼과 정신을 뜻하고 법은 부처의 말씀을, 승은 석가모니의 뜻을 앞장서 따르는 승려를 뜻한다. 이러한 불교는 발해의 교육과 학문을 넘어 사회, 정치,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끼쳤다고 합니다.
발해 불교는 크게 2가지인 관음신앙(상경)과 법화신앙(동경)으로 나뉘어지는데, 관음신앙은 '관세음보살'을 반복 염불하고, '화엄경', '법화경' 등 여러 경전을 활용합니다.
이렇듯, 발해에서 불교가 융성하였다는 점은 이미 고구려 시대부터 전해져 온 전통이 큰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미 고구려는 372년, 소수림왕 때 5호 16국 시대 전진왕 부견이 보낸 순도에 의해 불교를 수용하였고, 불교를 실행해 온 고구려의 대조영 집안도 영주로 이주되고 난 이후, 발해 건국까지 불교를 실행하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발해의 이불병좌상으로 높이 29이며, 일본 동경국립박물관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발해의 동경(東京) 용원부(龍原府) 유지에서 발견된 이 불상은 현재 남아 있는 발해 이불병좌상 중에서 그 형태가 가장 완전한 상이라고 합니다. 응회암제(凝灰岩製)의 환조(丸彫 : 한 덩어리의 재료에서 물체의 모양 전부를 조각해 내는 일)로 부드러운 질감을 느낄 수 있다고 하는데, 우리 문화재가 일제강점기 시대에 도굴, 밀매로 일으로 무한정 넘어 갔다는 것에 늘 안타까움이 남는 부분입니다.
(참조 : 법화경)
나무묘법연화경(법화경)은 대승 불교의 근본 경전입니다. 화엄경, 금강경과 함께 대표적인 대승삼부경으로, 산스크리트어로 사다르마 푼다리카 수트라(saddharma-pundarika sutra)라 하는데, 번역하면 '흰 연꽃과 같은 올바른 법을 가르치는 경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법화경)이 중요한 것은 대승 불교에서 부처의 모습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열반에 들기 얼마 전 영산회상에서 열린 법회에서, 석가여래는 반평생 동안 설파한 아함부의 가르침이 사실 임시방편이었다고 말하면서, 진실로 성불하기 위해서는 오직 대승으로만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자력 수행으로는 성불이 사실 불가하고 타력으로 들어와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대승의 핵심은 모든 중생을 부처의 자녀로 여기는 일불승과 무분별법에 들어가는 제법적멸의 이치, 그리고 여래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입니다. 그러나 다른 경전들과 가장 뚜렷하게 구별되는 법화경만의 사상은 바로 여래의 무량한 수명입니다.
법화경 (여래수량)에서 석가여래는 자신이 실제로는 젊어서 성불한 것이 아니라 무한한 시간 이전에 성불한 구원실성(久遠實成, 장구한 시간 이전에 이미 성불하였음)의 부처임을 밝힙니다. 그런데 이는 석가여래가 인간과 같은 수행자 이기 이전에 이미 우주 전체의 지존임을 밝힌 충격적 선언이었습니다. (여래수량품)에 나오는 이 말씀으로 인해 동아시아 불교는 석가모니 부처를 삼계의 지존이자 남섬부주(지구)의 교주, 신들을 모두 다스리는 우주의 법왕으로 섬기게 된 것입니다. 개인적인 수행에서 벗어나 우주의 지존이신 석가모니불을 섬기는 대승 불교는 바로 이 때부터 탄생했습니다.
묘법연화경은 천태종의 근본경전[소의경전]으로서 화엄경과 함께 동아시아 불교 사상 확립에 크게 영향을 끼쳤다.
(참조 : 문화재 지정번호)
문화재청에서 2021. 11.19부로 국가지정 문화재에 붙어 있던 문화재 지정번호를 해제 하였습니다.(예, 국보1호, 보물1호와 같은 번호를 문화재 명명 앞에 이제는 붙이지 않습니다.)
경주 불국사 삼층석탑과 다보탑
통도사 영산전 벽화에 석가여래와 다보여래가 창문을 열고 대화하는 모습(이불병좌)
괴산 원풍리 마애이불병좌상
청주 보살사 석조이존병립상(보물) 사진 : 문화재청
청송 대전사 청동이불병좌상 - 사진 : 국립중앙박물관
첫댓글 과거불과 현세불을 (속된 말로) 한 세트로 표현한 것이 다보탑과 석가탑이다. 불탑으로는 이불병좌상이 있다. 근거는 법화경이다..
어려워서 제가 잘 이해하였는지 모르겠습니다. 이해하였다면, 잘 배웠습니다.
부처의 세계도 중생이라 윤회를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우주에는 삼천대천세계가 있다 하였습니다, 그 1세계에 1부처가 있다는 석가모니의 우주론입니다. 삼천대천세계는 약 10억개의 세계를 의미하는데, 스티븐호킹 박사도 우주의 별이 10억개로 추정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비과학적 논리에 찬탄을 보냈다고 하네요. 과거불과 현세불의 한세트라고 하기 보다는 경전의 나오는 이야기를 종교적 믿음으로 형상화 했다고 보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