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보문단지 벚꽃/2016. 4. 5 꼭 8년이 지났다. 직장을 그만 두고 내 사업을 시작했을 때, 모처럼 하루의 시간을 직장에서와는 달리 마음대로 쪼개어 쓸 수 있었다. 거리상으로는 가까운 보문단지였지만 2008년도에 처음으로 절정의 벚꽃을 보았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난 오늘 다시 보문의 벚꽃을 마주했다. 보문으로 가는 길목에 거래처가 있어서 불과 10분이면 다녀올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 달 전 생일 이벤트로 가족과 찾은 리조트에 차를 주차한다. 이미 보문은 만개한 벚꽃으로 사람들이 북적인다. 맞은 편 놀이터에도 벚꽃이 활짝 피었다. 평일에도 이렇게 사람이 많다는 것에 놀랍다. 난 평일에 일만 했을 뿐이었는데... 수와진, 오늘도 자선공연을 하고 있다. 몇 번 만났지만 순수하고 열정이 대단한 가수이다. 호텔과 리조트 주변을 벗어나면 한가해진다. 벚꽃 터널에는 남녀노소가 없다. 편안한 길에 모두가 자연스럽게 거닌다. 오래도록 키스하는 남녀를 보면서도 사진으로 남기진 못했다. 초상권 어쩌고 저쩌고...ㅎㅎ 저 잔디에 앉아서 막걸리나 마셨으면 좋겠다.ㅎㅎ 사실 가장 오래된 벚나무는 도로를 따라 심어져 있다. 보문호의 나무들은 그 이후에 심어졌다.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서 사람들은 이곳으로 찾는다. 보문단지를 처음 찾았을 때가 1981년도였는데 그 때도 경관이 좋았다. 그 때 심어졌던 나무들이 수령이 50년을 헤아리는 지금이니 앞으로 50년은 어떤 모습일까? 인생의 봄 하나가 지나간다. 누구에게는 하찮을 수 있지만 누구에게는 마지막일 수 있는 계절이다. 찾아가서 즐기지 않으면 인생의 아까운 계절 중 하나가 통째로 날라간다. 호수 주위를 돌면서 꽃구경을 끝내고 차량이 많이 다니는 도로변으로 트래킹을 시작한다. 도로변은 수령이 오래된 나무들이 즐비하다. 호숫가보다는 키도 훌쩍 대형이다. 모처럼 한 해 봄을 제대로 넘기는 듯 싶다. |
출처: 바람불고 돛이 팽팽해지면 원문보기 글쓴이: 율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