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도 폭염’ 이슬람 성지순례 사망자 1천300명 넘어
사망자 3/4 미허가 인원... 폭염 속 장거리 이동
미국기상학회 “향후 사우디 에어컨 없이 생존 불가능”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와 메디나를 찾는 이슬람 성지순례(하지)에서 살인적인 폭염으로 인해 숨진 사람이 1천300명을 넘어섰다.
23일(현지시각)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통신 SPA와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현재까지 숨진 사람이 최소 1천301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 대부분은 이집트인이다.
로이터는 보안과 의료 소식통을 인용해 “이집트인 사망자가 672명이고 24명이 실종됐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36명의 인도네시아인이 사망했다고 밝혔고, 인도 정부는 98명이 하지 기간 숨졌다고 발표했다.
사우디 보건부의 공식 집계상 사망자는 1천301명으로 지난해 200여명보다 6배 이상 많다.
사망자의 4분의3 이상은 순례 미허가 인원이며, 폭염 속에서 장거리를 이동했다.
올해 성지순례에는 약 180만 명의 순례자들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중 160만명은 외국에서 왔다.
하지는 매년 이슬람력 12월 7~12일 치러지는 종교의식이다. 무슬림이 반드시 해야 할 5대 의무 중 하나이지만, 사우디는 국가별 할당제로 참가 인원을 제한한다.
WP에 따르면, 하지 참가 공식 허가를 받기 위한 비용이 상당해 관광비자로 사우디에 입국한 뒤 무허가로 순례를 시도하는 인원이 늘고 있다.
목격자들은 사우디가 아픈 일부 순례객에 도움을 주지 않고, 미등록 순례자들도 당국에 적발되는 것을 두려워해 스스로 의료 서비스 요청을 거부한다고 전했다.
미국기상학회(AMS)는 사우디가 지난 40여 년 동안 북반구의 다른 곳보다 50% 더 온난화됐고, 이 추세가 이어지면 에어컨 없이 생존이 불가능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언론인홀리클럽 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