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세계 최대 인구대국 지위 인도에 빼앗겨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기사승인 2023. 04. 20. 15:53
유엔인구기금 보고서 통해 공식 확인 예상했던 바이나 내심 상당한 충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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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세계 최대 인구대국 지위를 인도에게 빼앗길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14억명 이상의 인구는 당분간 유지할 전망이다. 인파로 넘쳐나는 베이징 시내의 풍경이 현실을 잘 말해주는 듯하다./제공=환추스바오. |
중국이 올해 중반 경에 세계 최대 인구대국 지위를 인도에게 빼앗길 것으로 보인다. 수년 전부터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됐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의 자매지 환추스바오(環球時報)를 비롯한 언론이 전날 발표된 유엔인구기금(UNFPA)의 '2023 세계 인구 현황 보고서'를 인용해 20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인도의 올해 추정 인구는 14억2860만명으로 중국의 14억2570만명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됐다. 인구가 계속 줄어들고 있는 중국의 상황을 고려할 경우 앞으로는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중국이 인도에게 1위 인구대국 자리를 넘겨줄 것이라는 사실은 일찌감치 예상됐던 바라고 할 수 있다. 중국 정부나 언론이 외견적으로 현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자세를 견지하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정작 유엔 보고서를 통해 공식 확인되자 내심으로는 상당한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왕원빈(汪文斌) 외교부 대변인이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중국의 인구는 14억명이 넘는다. 그 중 생산가능인구는 9억명에 이른다. 생산가능인구의 평균 교육기간은 10.9년, 신규노동인구의 교육기간은 14년에 도달했다"고 밝히고 애써 자위하는 자세를 보인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리창(李强) 총리가 최근 "중국의 인구 경쟁력은 사라지지 않았다. 인재들의 경쟁력도 본격적으로 형성되고 있다. 발전동력은 여전히 강력하다"면서 비슷한 입장을 취한 것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인구가 줄어드는 것에 대한 초조함이 분명히 묻어난다고 해도 좋다.
디이차이징(第一財經) 같은 매체는 아예 "인도의 인구 통계를 믿을 수 없다. 인도 정부조차 자국의 인구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고 발끈하면서 사실을 부정하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여러 수 아래로 보는 인도 같은 국가에 인구 수에서 밀린 것이 불쾌하다는 논조라고 할 수 있다.
누리꾼들은 한술 더 뜨고 있다고 봐야 한다. 관련 기사에 "인도는 문맹자가 엄청나게 많다. 미개한 국가의 표본이다" "인구가 많다고 강대국이 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인구의 질에 있다. 이 점에서 인도는 중국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등의 댓글이 폭주하는 현실이 이를 잘 말해준다. 중국이 느끼는 충격의 정도가 결코 간단치 않다고 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