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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적어도 우리 시장에서는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인 삼성 갤럭시탭은 이미 판매가 시작됐다. 광고처럼 양복 상의에서 갤럭시탭을 꺼내 모든 업무를 처리하는 이른바 차도남(차가운 도시 남자)를 꿈꾸는 이들이 적지 않은지 벌써부터 판매가 제법 좋다는 소식이다. 어쨌든 쓸 수 있는 새로운 모바일 IT기기가 하나 더 늘어났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자 그렇다면 이제 아이패드나 갤럭시탭을 산다고 가정해 보자. 과연 어디서 살까. 궁금해 할 필요도 없다. 다름 아닌 휴대폰 대리점에서 이를 판매한다. 너무도 당연하게 생각되는 이 유통에는 사실 심각한 문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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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는 과연 태블릿PC가 휴대폰인가 하는 점이다. 두 제품 모두 Wi-Fi 또는 3G망을 통해 네트워크에 연결한다. 통신사를 통해 공급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현재 아이패드는 KT를 통해, 갤럭시탭은 SKT를 통해 24개월 또는 36개월의 여러 가지 요금제와 묶여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하면 태블릿은 휴대폰이 아닌 PC다. 게다가 모든 이들이 3G를 통해 인터넷과 네트워크에 접속하는 것은 아니다. 즉, 오로지 휴대폰 대리점을 통해서만 태블릿PC를 살 수 있다는 것은 많은 문제가 있다.
비록 최근에 애플이 직영샵을 통해 WiFi 전용 제품은 판매하겠다고 나섰지만 사실 진작 그랬어야 한다. 갤럭시탭 역시 SKT의 대리점에서만 판매하는 지금의 방식은 문제가 있다. 3G를 필요로 하지 않는 이에게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요금제이기 때문이다. 태블릿은 태블릿이지 전화기능이 있다고 해서 꼭 그것으로 전화를 걸어야 할 필요는 없다.
둘째는 휴대폰 대리점을 통해 과연 충분한 제품 설명이 이뤄질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앞서 설명한대로 태플릿은 PC 그것도 노트북의 한 종류로 봐야 할 것이다. 물론 모바일 기기에서 정확한 구분을 짓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수십만 원을 넘게 주고 장만하는 제품이 과연 어떤 제품인지 단지 인터넷의 상품 페이지를 통해서만 안내받거나 카페의 귀동냥으로 정보를 얻는 지금의 방식은 문제가 있다. 태블릿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고, 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인지, 고객님에게 필요한 것은 과연 태블릿인지 아님 넷북이나 다른 노트북은 아닌지 친절하고 정확한 상담을 과연 휴대폰 대리점에서 할 수 있을까?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태블릿 1대가 팔리면 노트북 2.5대의 판매가 줄어들지도 모른다는 뉴스가 나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신제품 태블릿의 높은 진입장벽을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설명한대로 태블릿PC는 전혀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이는 달리 말하면 애플과 삼성만 이를 만들 수 있을게 아니라는 뜻이다. 예를 들어 팜(Palm)을 인수한 HP가 대표적이다. 노트북을 만들거나 휴대폰 제조사라면 사실 어렵지 않게 태블릿을 만들 수 있다. 이미 만들어져 호시탐탐 우리 시장을 엿보는 제품도 이미 여럿 보았다.
문제는 판매다. 지금처럼 이통통신사를 통해서만 판매가 가능한 구조에서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아이패드와 갤럭시탭 아니면 시장에서 구할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될지도 모른다. 아니면 해외보다 상대적으로 비싼 값을 치르고 구입해야 한다.
우리는 이미 스마트폰에서 이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잘 경험했다. 애니콜과 싸이언 그리고 SKY나 큐리텔만 있는 줄 알았던 우리 시장에 아이폰을 필두로 HTC, 소니에릭슨 등이 던진 충격파는 대단했다. 이런 충격과 경쟁을 통해 우리 휴대폰 산업 역시 건강한 성장을 이룰 수 있었고 앞으로도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즉, MS의 모바일 윈도우나 노키아의 미고 같은 참신한 운영체제를 쓴 새로운 태블릿PC가 지금으로서는 언제 나올지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높은 진입 장벽은 우리 산업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소비자들의 선택을 빼앗고 그 안에서 뛰는 선수들을 우물 안 개구리로 만들기 때문이다.
첫댓글 Galaxy Tab은 사실 Com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