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코스
비행기표를 질러버린 후, 하루가 멀다하고
구글맵스(maps.google.co.kr)에서 스페인 지도를 훑어보기 시작했습니다.
인아웃을 바르셀로나로 결정했기 때문에 여행의 형태는 순환이 되었구요.
자동차로 스페인을 한 바퀴 도는 모양으로 코스를 짜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물론 다른 도시에서 자동차를 반납한 후 브엘링을 타고 바르셀로나로 돌아오는 방법도 있었지만,
왠지 스페인을 한 바퀴 돌았다! 라는 뿌듯함을 갖고 싶었기 때문이랄까..
남들은 이해할 수 없는 그런 고집을 가지고 코스를 짜기 시작했습니다.
구글맵스를 선택한 까닭은.. 길찾기가 되기 때문이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50152505259680F33)
<구글맵스를 이용해 바르셀로나에서 발렌시아로 가는 경로를 검색한 모습.
거리, 소요시간, 경로 등 여러 정보가 나타납니다.>
구글맵스에 나오는 경로가 상당히 정확하다는 것은 나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여행경로를 짤 때 참고하면 좋습니다.
단, 검색결과 나오는 소요시간 등의 데이터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므로 너무 맹신하진 마세요.
코스를 정할때에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썼습니다.
1) 가고자 하는 주요 도시를 먼저 선정
제가 가고 싶었던 도시는 바르셀로나, 그라나다, 지브롤터, 세비야, 마드리드, 빌바오 등이었습니다.
이 주요 도시들을 먼저 선정하면 전체적인 뼈대가 나타납니다.
주요 도시를 선정하면서 선택과 결정을 신중하게 해야 했습니다.
당초에는 라코루냐(A Coruna)를 정말 가고 싶어했지만(대항해시대의 영향이랄까요..)
거리상 도저히 방법이 없어서 눈물을 머금고 뺐습니다.
2) 여행 테마 정하기
스페인은 각 지역별로 다양한 문화를 보여주는 곳이기에 몇 가지 테마를 정했습니다.
저의 경우 카탈루냐 지역, 안달루시아 지역, 라만차 지역(돈키호테 코스),
바스크 지역 등으로 권역을 나눈 후
그 지역에서 지나가는 경유지를 선정했습니다.
예를 들어 발렌시아(Valencia)와 로르카(Lorca)를 들른 이유는
단순히 안달루시아지역을 가기 위한 코스 중 들러야 했던 경유지였기 때문입니다.
(그 덕분에 발렌시아의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아무도 모르는 로르카의 조용한 바르(bar)에서
아주 저렴하면서도 맛있는 타파스와 맥주를 맛볼 수 있었죠.
자동차 여행은 이런 맛이 좋은 것 같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40E184C5259681E16)
<여행코스를 간단하게 선으로 이은 모습.
지도상으로 3600km정도이며, 실제로는 약 4000km정도가 나왔습니다.>
3. 숙소
가고자 하는 도시가 결정되었으니 다음 순서는 숙소예약입니다.
스페인에는 호텔부터 민박, 호스탈 등 다양한 종류의 숙소가 있습니다.
파라도르(parador)같은 최고급 숙박시설도 있고요.
어린 아이와 함께 여행을 계획했기 때문에 숙소는 모두 호텔로 선정했습니다.
캠핑장이나 민박집 등을 이용하고 싶었지만
화장실이나 세면장 사용 등에 다소 불편함이 예상되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자동차가 있었기 때문에 숙소는 도시 중심부의 비싼 곳이 아닌
외곽의 상대적으로 저렴한 곳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호텔의 경우 중심부의 호스탈이나 민박과 가격이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저렴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호텔 선정시 주의점은 이렇습니다.
- 주차장이 있느냐. 있으면 유료인가 무료인가. : 정말 중요한 문제입니다.
우리나라 호텔과는 달리 주차장이 딸리지 않은 숙박시설이 많으니 예약시 주차여부를 반드시 확인해보시고, 주차장이 없다면 주위의 공용주차장 위치와 가격을, 있다면 유료여부를 확인하세요. 스페인은 주차비가 무지무지 비쌉니다. ㅜ.ㅜ 예를 들어 세비야에서 플라멩고를 보기 위해 2시간 주차하는 사이 15.9유로라는 엄청난 가격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 숙소 근처에 지하철이나 국철이 있는가 : 스페인의 여름은 무척 덥기 때문에 낮에 차로 이동해서 숙소에 체크인한 후 낮잠을 자고 저녁에 지하철을 타고 도심으로 들어와 관광을 하는 방법이 아주 유용했습니다. 주차비를 아낄 수 있고, 마음놓고 맥주를 마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스페인 대도시에는 지하철이나 국철인 렌페(Renfe)가 잘 되어있으니 지하철이 가까운 외곽에 숙소를 정하면(서울을 생각하면 3호선 구파발이나 7호선 온곡과 비슷한 지역) 돈도 아끼고 몸도 자유로워집니다.
호텔 예약은 직접 하는 방법도 있지만 현지 에이전시를 통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저는 루트를 짜고 숙박하고자 하는 도시를 정한 후
현지 에이전시에게 의뢰해서 숙소예약을 대행했습니다.
대행해서 예약한 숙소 중 일부를 실제 예약사이트와 가격비교해본 결과
그렇게 가격차이가 크지 않아 만족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딸린 맞벌이 부부에게 숙소를 직접 예약하는 건 무척 곤욕스러운 일이었는데..
덕분에 간편하게 예약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4. 자동차렌트
스페인에서 차를 빌리는 방법도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저는 유럽카(http://www.europcar.com)에서 렌트를 했습니다.
가격이 저렴하고 실속있는 차들이 많았습니다.
제가 선택한 차는 스페인 자동차인 Seat Ibiza 1.6 TDI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51AF9505259683E23)
![](https://t1.daumcdn.net/cfile/cafe/2440A6495259684D0B)
렌트 기간은 8월 7일부터 22일(15일 대여)까지이며,
수동변속기 모델로 네비게이션과 카시트는 대여하지 않았습니다.
렌트비용은 878.33유로로 그 당시 환율로 계산하면 127만원 정도였습니다.
렌트 방법은 대여일수로 하는 것과 km로 계산하는 방법이 있으니 참고하세요.
처음에는 4000km로 대여할까 하다가 혹시 모를 추가비용 부담에
그냥 대여일수로 렌트하게 되었습니다.
보험은 기본보험만 들었고요.
차량을 처음 빌릴때 일정 비용을 블럭했다가 반납시 환불해주니 참고하세요.
차량렌트시 고려할 점을 몇가지 적어봅니다.
1) 수동운전이 가능한가 : 유럽 렌트카는 거의 대부분 수동차량이며 오토차량은 가격이 약 20~30%정도 비쌉니다.
집사람은 오토차량만 운전이 가능했기에 처음에는 오토로 빌릴까 고민하다가 결국 수동을 선택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수동운전을 해보신 분이라면 스페인에서 얼마든지 운전이 가능하니 걱정말고 빌리면 됩니다.
2) 네비게이션은 우리나라에서 빌려가라! : 이 부분은 중요하니 잘 보세요 ^^
외국에서 자동차여행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길을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 때문에 보조석에서 동행하는 사람이 눈이 빠져라 지도를 봐야 하는 문제점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때 네비게이션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런데 차량 렌트시 옵션으로 선택하는 네비게이션은
온통 스페인어와 영어로 범벅되어 보는 사람이 더 불편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빌려가는 네비게이션은 디스플레이는 영어로, 멘트는 우리말로 해줍니다!
다음 사거리에서 우회전하세요~ 라는 우리말 멘트가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는 직접 써보시면 알게 될겁니다 ^^
이화득님이 운영하시는(맞나 모르겠는데..) http://leeha.net 사이트에서 빌릴 수 있는 톰톰네비는
15일 사용시 10만원 정도 지불하면 됩니다.
파손이나 스크래치 발생시 추가요금이 발생하긴 하지만 예약하면 빠르게 배송되어 받아볼 수 있으니 참고하세요.
스마트폰에도 톰톰내비를 내려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하니 검색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3) 카시트는 가져가거나 현지에서 싼것을 산 후 버리고 오는 방법이 좋다. :
옵션인 카시트 역시 상당히 비쌉니다. 스페인에서는 유아탑승시 카시트가 없으면 벌금을 물게 되니
카시트는 필히 있어야 합니다(여행 도중 경찰을 본 적은 없지만..
우리나라가 아니라 없으면 불안할 것 같았습니다.).
카시트는 직접 가져가거나 현지에서 저렴한 것을 구입한 다음 올때 처분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4) 햇빛가리개는 필수! : 스페인의 여름 햇살은 우리나라의 그것과는 차원을 달리합니다.
거기에 스페인 차의 선탠상태는 우리나라 차와는 달리 어둡지 않기 때문에
차량용 햇빛가리개는 필수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마트 같은 곳에서 싸게 파는 제품을 구입하면 되겠습니다.
대부분 휘는 철사로 되어 있어 쉽게 접을 수 있으니 가방에 꼭 챙겨가세요.
5) 차 안에 AUX단자가 있는지 확인할 것 : 기나긴 차량 여행에서 음악은 큰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스페인에서 라디오를 켜면 뭐라고 하는지 정말 알아듣기 매우 어렵습니다 ㅜ.ㅜ
음악을 들으려면 차에 AUX단자가 있는지 확인해보고 만일 없다면 무선카팩을 구입해가시길 추천합니다.
차의 라디오와 주파수만 맞추면 음악을 들을 수 있습니다.
긴 여행에서 음악없으면.. 저는 우리나라에서 차에 꽂고 다니던 벨킨사의 아이폰 거치대를 가져가서
차에 꽂고 음악도 듣고 간간히 아이가 지겨워하면 미리 아이폰에 넣어둔 '
뽀로로'와 '출동 원더펫' 동영상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6) 트렁크 크기를 생각할 것 : 제가 빌린 차는 트렁크에 큰 캐리어가 2개 들어가서 큰 짐은
모두 트렁크에 넣고 작은 짐과 잡다한 짐들은 뒷좌석에 실을 수 있었습니다.
트렁크가 큰 차를 빌리는게 여러모로 유리한 점이 많겠죠?
해외에서 차를 빌리고 운전하려면 국제자동차면허증이 있어야 합니다.
인터넷에 발급방법이 상세하게 나와있을테니 찾아보시구요.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운전면허시험장에 가셔서 국제자동차면허 신청 데스크에 가서 신청 후
1시간 이내에 받아오시기만 하면 됩니다. 아주 쉽게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외국에서 면허를 제시해야 할 경우 이것과 함께 본인의 면허증을 함께 제시해야 하니
두 가지 모두 챙겨가시기 바랍니다.
자동차까지 빌렸습니다.
이제 여행을 떠나기만 하면 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