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로즈] 12
S#1. 중원의 하우스 쪽 엘리베이터 앞 (N)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정기사
이내 땡, 엘리베이터 문 열리고 내리는 유란
올라타는 정기사
서로를 의식하지 못한 듯 유란은 중원의 하우스 쪽으로 정기사는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가는
S#2. 엘리베이터 안 (N)
1층 버튼을 누르고 문이 닫히기를 기다리는 정기사, 퍼뜩 .... 자신을 스쳐지나갔던 고혹적인 원피스차림의 여자가 떠오른다.
황급히 닫히려는 엘리베이터문을 손으로 밀치며 나가는 정기사
S#3. 중원의 하우스 앞 복도 (N)
중원의 하우스 쪽으로 심상하게 걸어오는 유란
이내 커브를 틀어서 번득이는 눈으로 유란의 뒤를 쫓아오는 정기사
그 두 사람의 모습이 한 프레임에 잡히면서
중원의 하우스의 문이 벌컥 열리고 나오는 중원과 타오렌
중원, 유란과 동시에 그녀 뒤에서 다가오는 정기사를 보고
중원 : (중국어) 아는 체 하지마, 리칭!
유란 : ?!
중원 : (유란을 보면)
유란 : (알아듣고 / 뒤를 의식한 채 내처 걸어가는 )
정기사 : (중원의 모습에 얼른 뒤를 돌아서 왔던 길로 가버리는)
중원, 정기사가 사라진 쪽으로 걸어가는 타오렌, 쫓아가는
S#4. 엘리베이터 앞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서있는 정기사
다가와서 옆에 서는 중원과 한걸음 뒤의 타오렌
중원을 힐끔대며, 왠지 주눅이 드는 정기사
이내 엘리베이터 멎으면 올라타는 중원
할 수 없이 같이 타는 정기사 타오렌 타고
S#5. 엘리베이터 안 (N)
중원과 타오렌의 뒤쪽에 가서 서는 정기사
중원 : (중국어) 타오렌, 일전에 니가 봤던 그 자지?
타오렌 : (중국어) 맞습니다
중원 : (중국어) 이번에는 놓치지말고, 확실하게 쫓아!
타오렌 : (중국어) 알겠습니다
정기사 : (무슨 소리인지 전혀 알아듣지 못하고) ...
S#6. 음료회사 마당 (N)
페인트 통에 불을 피워놓고 둘러앉아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는 기사들
기사1 : 아따 내가 대통령이라면 확 밀어 부러 독도는 우리 꺼다, 백날 말로 해봤자 뭐혀?
기사2 : 암만, 두 번 다시 헛소리 못하게 확 담가야하는디 말여 ...
커다란 가방을 어깨에 들쳐 매고 그들에게 다가오는 동욱
동욱을 쳐다보고 활짝 웃으면서
청년 : 형, 어디 가?
동욱 : 잠깐 다녀올 데가 있어, 저 올 때까지 모두 건강하세요
일동 : 어디가는데? 어디?
동욱 : 꽝!! 폭탄 터뜨리러요
기사1 : 뭔디 폭탄을 터뜨려? 너도 독도 땜시 열받았냐?
청년 : (칵 웃으며) 오늘 밤 뉴스에 터지겠네!
동욱 : 한달이 될지 두 달이 될지 1년이 될지 모르겠다!
아무튼 억울하게 죽은 놈 살리고 죽어마땅한 놈들한테 폭탄 꽝꽝꽝 터뜨리고 올께!
청년 : (그제야 진담같다) 형! 진짜야?
동욱 : 너 또 본드마시고 그랬다간 알지? 너부터 다이나마이트야!
청년 : 알았어 알았어, 형 무서워서 나쁜 짓은 꿈도 못꾼다
동욱 : 갔다올게
청년 : 멋지게 깨부수고 와!
손을 번쩍 들어주고 나가는 동욱의 모습에서
S#7. 강남 버스터미널 밖 (N)
커다란 가방을 어깨에 매고 터미널을 나오는 동욱
기다리고 있다가 그의 앞에 서는 리무진
이내 차창문 내려지고 중원의 얼굴이 보이면
씨익 웃으면서 리무진에 타는 동욱
S#8. 중원의 집무실 (N)
동욱과 와락 껴안는 춘복
춘복 : (동욱을 품에서 떼어내며) 붕우!
동욱 : (중원을 한번 쳐다보고 웃으며) 붕우!
춘복과 동욱의 옆에 서있던 유란
유란 : 저, 알죠? 비서실 차유란 (손을 내밀면서) 환영해요!
동욱 : 당신 손은 우리 정현이 누명이 다 벗겨진 다음에 잡죠
유란 : (중원을 쳐다보고 웃으며) 마음에 드네, 이 남자!
S#9. BAR (N)
쨍! 부딪치는 와인잔에서 화면 빠지면
식탁에 마주 앉아 식사를 하는 중원과 동욱, 춘복, 유란
춘복 : 회사는 왜 관뒀어요?
동욱 : 나도 괴롭고, 수아씨도 괴롭고 ... 그래서 때려치웠죠
춘복 : 괴로워?
동욱 : 이 자식, 죽었다는 기사 터지고 수아씨 제 정신 아니었어요. 회장님 저렇게 되시고, 수아씨까지 쓰러지고 나니까
주주들은 벌떼같이 일어나지, 당장 망할 것처럼 언론에선 떠들지 마음 놓고 아프지도 못하는 것 같더라구요
중원 : (가슴이 미어진다) ...
유란 : (중원의 마음이 읽힌다, 그를 깊게 보는) ...
동욱 : 허깨비 같은 몰골로 회사에 출근해서 날 보면 이 자식을 보는 양 깜짝깜짝 놀라는데 ...
중원 : (그랬구나, 그랬었구나 ... 터질 듯이 아프고)
동욱 : (E) 내가 피해주는 게 수아씨 돕는 길이겠다 싶드라구요
중원 : (가슴이 터질 듯이 아파서) ... 미안하다, 나 때문에 ...
동욱 : 너 때문이 아냐, 내가 싫어서 관둔 거야! 회장 딸 사랑했다는 죄로 너 그렇게 으깨지는 거 보구 아무도 아파하지 않드라
중원 : (가슴 아프게 보는)
동욱 : 머슴 주제에 감히 주인 딸을 넘봐? 지들도 머슴이면서, 언제든지 약 떨어지면 갈아 끼우는 밧데리 신세면서
다들 은근히 즐기는 분위기였어. 내가 그런 것들하고 일해야겠냐? 차라리 기름밥을 먹을망정 난 사람들하고 어울리지
그런 것 들하곤 안놀아!
중원 : (뜨거워져서, 주먹으로 동욱의 가슴을 푹 내지르면)
동욱 : (역시 툭 치면서) 아우 나쁜 자식, 적어도 나한텐 살아있다고 연락을 했어야짐마!
중원 : (순간, 짧은 침묵 후, 굳은 채) 이정현인 ... 죽었다. 죽었기 때문에 너한테 연락을 못한 거야!
동욱 : (보면)
중원 : 하지만 이제 난... 이정현일 되살릴 거다! 두고 봐라!! 이정현인 반드시 부활한다!!
S#10. 도로 (새벽)
펜트하우스 근처의 한적한 도로 (되도록 일직선상의 도로)
세련된 운동복차림의 현태, 조깅을 하고 있다
거침없이 달리는 현태의 두 발에서 카메라 PAN하면 맹렬하게 달리는 자동차의 바퀴 보인다.
그 모습에서 카메라 빠지면 저만치 달리는 현태를 향해 달려드는 검은 스포츠카
현태, 어느 순간 놀래서 뒤를 돌아다보면 그대로 현태를 쳐버리고 달리는 검은 스포츠카
하늘 높이 치솟았다 푹 -- 떨어지는 현태의 피묻은 얼굴에서
S#11. 중원의 하우스, 수련장 (새벽)
꿈이라도 꾼 듯, 아니 살의에 빠져 있다가 깨어난 듯 두 눈 번쩍 뜨고 거친 호흡을 가다듬는 중원(앉은 자세)
목계(木鷄)란 붓글씨를 쳐다보며 거친 호흡을 가다듬는 중원
중원 : (마음의 소리) 싸움에 능한 닭은 허장성세를 부리는 닭도 아니요 상대를 이기려고 노려보는 닭도 아니요
자처초연(自處超然)! 나무 닭처럼 전혀 동요함 없이 초연한 닭이다 ...
그렇게 끓어오르는 분노와 증오심을 지그시 누르는 중원의 모습에서
S#12. 특실 (D)
여전히 의식없는 오회장
그의 앞에 서서 인사를 드리고 있는 서전무
그 서전무 뒤에 나란히 서있는 수아와 현태
서전무 : (울먹이는) 회장님 ... 저 왔습니다 ... 재우가 왔어요 .. 흑흑
현태 : (가증스럽다) ...
서전무 : 이제 그만 일어나셔야죠. 세계 가전 시장을 석권하시겠다는 그 포부는 어쩌고 이렇게 누워만 계십니까?
수아 : (한없이 고맙고) ...
서전무 : 꼭 일어나셔야합니다, SR전자는 누가 뭐래도 회장님 겁니다. 반드시 일어나셔야해요
현태 : (거슬린다) 임원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제 그만 들어가시죠
수아 : 그래요, 전무님... 다들 인사드린다고 기다리고 있어요
서전무 : (돌아서서 수아에게) 힘내세요, 이제 제가 옆에 있을겁니다
수아 : 네, 전무님!
현태에게 깍듯이 인사하고 아웃되는 서전무
그런 서전무를 배웅하기 위해 나가는 수아
혼자 남아 ... 서전무의 등장이 미칠 여파를 곰곰이 생각하는 현태
문득 두 눈을 번득이며 오회장의 병상 옆으로 다가간다
눈을 감은 채 나무토막처럼 누워있는 오회장.
무슨 걱정이란 말인가? 오회장만 영원히 입을 닫으면 아무도 모르는데 ...
싸늘한 냉소를 흘리며 오회장의 생명줄을 쳐다보는 현태의 모습에서
S#13. 병원 복도 (D)
서전무와 나란히 복도를 걸어 나오는 수아
서전무 : 아가씨가, 회사 밖이니 아가씨라고 불러도 되겠지요?
수아 : 그럼요, 수아야-- 이름 부르셔도 돼요
서전무 : 아가씨가 아장아장 걸을 때부터 봐온지라 남 같지가 않아요
수아 : 저도 전무님이 가족같애요
서전무 : (문득 멈춰 서서) 신사장하고는 결혼할 생각인가요?
수아 : (대답을 못하고 고개를 꺾는) ...
서전무 : 회장님께서 사윗감으로 점찍으셨다고는 하나, 결혼은 누구보다 당사자의 생각이 중요한 겁니다
수아 : (뜻밖의 말이다, 고개들 들고 보면)
서전무 : 더구나 아가씬 장차 SR 전자의 오너가 되실 분이예요. 신중 또 신중하시길 바랍니다
수아 : ?!
가볍게 목례를 하고, 뚜벅뚜벅 걸어나가는 서전무
아버지와 항상 뜻이 같았던 서전무다. 그런 사람의 입에서 현태와의 결혼에 신중을 기하란 말을 듣다니 ...
의아한 얼굴로 쳐다보는 수아의 모습에서
S#14. 특실 (D)
오회장의 귀에 얼굴을 들이밀고 있는 현태
현태 : (싸늘하게) 제발 깨어나, 이렇게 끝낼 수는 없잖아? 이렇게 쉽게 ...
오회장 : (마치 현태의 그 말을 들은 듯 미간이 움찔거리면)
현태 : (서서히 몸을 일으켜 오회장을 내려다보는)
오회장 : (문득 두 눈을 번쩍 떠버리는) ...
현태 : (움찔! 내심 질겁하는) ...
S#15. 복도 (D)
스치는 간호사들과 인사를 주고받으면서 걸어오는 수아
특실 앞에 와서 드륵 문을 여는 순간
S#16. 특실 (D)
문소리에 화들짝 놀란 현태,
현태 : 회장님! 회장님!! (돌아보며) 수아씨, 회장님께서
수아 : (놀래서 다가와 오회장의 얼굴에 제 얼굴 들이밀며) 아빠! ... 아빠? 저, 수아예요, 저, 보이세요?
현태 : (긴장한 채 오회장의 기색을 살피면) ...
오회장 : (두 눈을 부릅뜨고 있다가, 이내 멍해지는)
수아 : (실망하고) ...
현태 : (긴장이 풀리고) ...
수아 : (애써 미소로) 또 속았네
현태 : (보면) ?
수아 : 가끔 이러세요 ... 얼마 전엔 절 보고 웃으시더라구요. 그저 반사작용이라는데도 어찌나 반가운지 ...
이래서 한가닥 희망을 못버리나봐요 (현태를 쳐다보며) 그만 가보셔야죠?
현태 : (긴장했던 감정 추스르고) 임원들 만나는 자리에 제가 끼면 외려 어색해요. 오늘 같은 날은 피해주는 게 돕는 거죠
수아 : 이번 협상, 서전무님께 맡겨보시는 게 어때요?
현태 : (회사의 사운을 서전무에게 맡기는 건 안될 말이다) 갑자기 실무자를 바꾸면, 대륙공사 측에 신뢰감을 주지 못합니다
수아 : 실무 담당을 체인지하자는 게 아니라 서전무님과 김상무님께 함께 맡겨보자는 거예요
두 분이 힘을 합치면 아무래도 결과가 더 좋지 않겠어요?
현태 : (정말 내키지 않는다) ...
수아 : 더욱이 서전무님, 지금 의욕이 넘치세요. 기회를 주시는 건 회사측에도 도움이 될 일이예요
현태 : (수아의 뜻이 의외로 강경하다, 일단은 받아줘야겠다, 미소로) 수아씨 뜻 잘 알겠어요, 전무님과 상의해 보죠
수아 : (미소로) 고마워요
S#17. 전원주택단지 전경 (D)
고급스런 유럽풍의 단지, 들고나는 사람이라고는 단 한 명도 없이 고요하다
화면이 마치 정지된 사진 같다.
어느 순간, 유광일의 저택에서 럭셔리한 외제차가 빠져나가면서
카메라 좀더 빠지면 전봇대 위에 올라가있는 타오렌, 보인다
찰칵, 찰칵, 유광일의 저택을 여러 각도로 사진에 담는다
S#18. 중원의 집무실 (N)
윗 씬에서 찍은 사진 (저택 곳곳에 비치된 보안경비시스템) 이 화이트보드에 프리젠테이션 되고 있다
심각한 얼굴로 둘러 앉아 있는 중원, 춘복, 동욱, 유란
중원 : (E) 저택엔 보안경비시스템이 작동되고 있어
중원 : 게다가 사나운 경비견이 두 마리나 돼
춘복 : 아휴, 그럼 저길 무슨 수로 들어가. 차라리 울 엄마 뱃속으로 다시 들어가는 게 쉽지
동욱 : 앞뒤 잴 것 없이 트럭으로 확 밀어버릴까?
춘복 : (겁나서) 미미밀긴 어딜 민다고 그래? 이런 일일수록 침착, 침착, 치밀하게, 응?
유란 : 쥐도 새도 모르게, 유광일조차 시디를 카피한 걸 몰라야 돼요
동욱 : 보안경비시스템을 해제하려면 어떻게 하면 돼?
중원 : 우선 보안카드가 있어야지. 물론 그 카드야 유광일이 가지고 있을테지만
춘복 : 유란씨가 몰래 빼내면 안될까?
중원 : 카드가 있어도 소용없어. 저 집에 설치된 경비회사 시스템은 비밀번호까지 입력해야 해제돼
동욱 : (답답해서) 아우 씨이-- 무슨 수가 없을까?
중원 : 방법은 딱 하나!
모두 : (중원을 쳐다보면)
중원 : 유광일이 집에 있을 때 들어가는 거야
춘복 : (놀래서) 도둑질이 아니라 강도질을 하라구?
중원 : 아니, 유광일이 눈치채지 못하게 들어갔다 나오는 거야
춘복 : 무슨 수로? 유광일이 집에 있는데 무슨 수로?
중원 : (차마 당신이 유혹을 해줘야겠다는 말은 하지 못하고 유란을 보는)
춘복 : (짐작이 되는, 웃으며) 맞다, 그럼 되겠네, 유란씨가
유란 : (O.L) 알았어, 내가 맡을께
중원 : (고맙고 미안한 마음으로 유란을 보면)
유란 : 그 다음은? 어떤 식으로 빼낼 거지?
중원, 좀더 가까이 모이라는 제스쳐를 해보이면
동욱, 유란, 춘복, 자세를 바로하고 머리를 모으는 모습에서
S#19. 펜트하우스 (N)
이제 막 현관으로 들어서는 현태, 이내 핸드폰 울리면, 발신자 확인한다. 정기사다.
폴더 열고 전화를 받는
현태 : 여보세요 (사이 / 굳어지며) 그게 무슨 소리야? 차유란이를 봐?
S#20. 비밀 하우스 (N)
예전의 비밀하우스보다 훨씬 더 고급스런 하우스다. 둥근 원탁에 타짜들이 모여 패를 돌리고 있다
그들을 배경으로 서서 핸드폰을 하고 있는 정기사
정기사 : 봤다고야 단정지을 수는 읎지만, 직감적으로 차유란이 같다 이거쥬
현태 : (F) 차유란인 죽었어
정기사 : 그류? 뭐 그렇다면야 (씨익 웃으며) 참말로 다행입니다요. 불씨는 애초에 싸그리 꺼버리는 게 수지요
S#21. 중원의 하우스, BAR (야외, N)
창가에 서서 서울의 야경을 내려다보는 유란
그녀에게 몹쓸 짓을 시키는 것 같아 마음이 무거운 중원, 유란의 옆으로 다가와 서서
중원 : 내키지 않으면 안 해도 돼. 당신이 싫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볼께
유란 : 나,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사악해! 부담 갖지마. 천둥 번개가 치고, 해일이 몰아쳐도 모를 만큼
유광일이 혼을 다 빼 놀께
중원 : ... 미안해
유란 : 당신을 진창에 처넣은 게 누군데 미안해? 앞으로 그런 말 하지마, 그야말로 부담돼
중원 : 자책하지마. 당신은, 신현태를 사랑했을 뿐이야! 그 사랑에 맹독이 있어서 당신의 양심이 마비됐을 뿐이야, 아주 잠깐!
유란 : (자신의 인생을 망가뜨린 내게 잘못이 없단다, 깊은 눈길로 보는) ...
중원 : (미소로) 늦었다, 데려다 줄께
유란 : (내가 만약 이 남자를 사랑했으면 어땠을까 ... 그런 눈길로 보는) ...
중원 : (말간 눈으로 보는) ?
유란 : 당신 참 좋은 사람인데 ... 나한텐 나뻐, 나쁜 남자야.
그대로 돌아서 나가는 유란
유란의 말이 무슨 뜻인지 뜨악해서 쳐다보는 중원의 모습 위로
소라 : (E) 자, 이 못난아!
S#22. 수아의 방 (N)
수아의 침대 위에 수아의 사진을 던지는 소라
커플 다이어리를 열어놓고 정현과 찍었던 사진첩을 보고 있던 수아, 뜨악한 얼굴로 일어나서, 침대로 온다
자신의 얼굴을 찍은 사진을 들고
수아 : 이게 뭐야?
소라 : 장중원이 사랑했다던 여자!
수아 : (어이없다) 무슨 소리야, 지금?
소라 : (강하게) 알아봐 달라며!
수아 : (다소 화나는) 이거 나잖아!
소라 : (진심이다, 언성 높이지 않고 확신으로) 아니, 너랑 똑같이 생긴 딴 여자야!
수아 : (화나는) 지금 장난해?
소라 : 난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해. 진지하다 못해 심각해!
수아 :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소라 : 이 여자, 스무살에 자살한 장사장 첫사랑이야!
수아 : (열받는) 나잖아 나아!!
소라 : (더욱 차분하게) 답답하지? 오수아를 딴 여자라고 우기니까 미치겠지? 아니, 그렇게 우기는 내가 미쳤나 싶지?
수아 : (보는) ??
소라 : 내가 지금 그 심정이야! 널 지켜보는 내가 지금 딱 너같은 심정이라구!
수아 : !
소라 : 다들 아니라는데, 딴 사람이라는데, 오직 너만 그 사람이라고 하잖아!
수아 : !!
소라 : 제발 정신 좀 차려! 니가 아무리 간절히 헤매도, 니가 제 아무리 꿈속을 헤매도 그 사람 ... 없어!
수아 : (핑그르 눈물이 도는) ...
소라 : 타고 남은 재조차 없어, 없어, 수아야!
수아 : (터지는) 아냐!!!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되는 거야!! 오빤 살아있어, 내가 봤단 말야!!
소라 : (미치겠는) 너 정말 왜 이러니? 좋아, 그래, 장중원이 이정현이라고 쳐! 왜 그 사람이 너한테 자기가 이정현이라고
말 안하겠니? 이정현이라면 니가 얼마나 기다릴지 뻔히 알 텐데 ...니가 얼마나 애가타고 살이 타는지 뻔히 알 텐데, 왜??
수아 : (정말 왜 그럴까? 왜? 왜?? 말문이 막히다가) ... 혹시, 영화나 드라마처럼 기억상실증에 걸린 거 아닐까? 그래서 날 ...
소라 : (기막히다 못해 절망스러운) 너, 정말 ... 정말 이럴래?
수아 : (가슴에 차고 넘치는 눈물로) 오빠가 날 몰라봐도, 모두가 아니라해도 그래서 설령 나조차 아니라 해도 ...
내 가슴이 오빠래 ... 내 가슴이 그 사람을 알아봐
소라 : (침대에 주저앉아 얼굴을 묻는)
수아 : (미어지고) ... 언니 ...
소라 : (고개를 들고 울면서) 널 어뜩하면 좋으니? 어뜩하면 좋아아--
털썩 주저앉아 소리없는 눈물을 흘리는 수아의 모습에서 (F. 0)
S#23. SR 전자 전경 (D)
S#24. 사장실 (D)
중앙의 1인용 소파에 앉아있는 현태
마주앉아 있는 서전무와 김상무
현태 : 그동안 김상무가 협상 팀을 총지휘해왔습니다만 오늘부턴 총 책임은 전무님께서 맡으시고 김상무는 적극 협조해주세요
김상무 : 알겠습니다
서전무 :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현태 : 말씀 안 드려도 아시겠지만 제조와 유통을 동시에 하는 동종 업체와의 결합이 성공할 확률이 가장 높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대륙공사는 조인하기엔 최적의 파트너죠. 두 분이 힘을 합쳐 기필코 협약을 이뤄주시길 바랍니다
서전무 : 알겠습니다
현태 : 그만 나가보세요
가볍게 목례를 해보이고 일어나는 김상무와 서전무
막 돌아서 나가려는데
현태 : 아, 전무님!
서전무 : (돌아보면)
현태 : 저 좀 보시죠
김상무 : (아웃되는)
서전무 : (앉으면)
현태 : 장중원이 이정현일 수도 있겠단 말의 의미가 뭡니까?
서전무 : (여유만만 웃으며) 그저 제 느낌일 뿐이예요
현태 : 이정현이 탈주 후 전무님 방에 숨어들었다구요. 그때 무슨 일이 있었죠?
무슨 일이 있었기에, 수아씨에게 말하면 장중원일 이정현으로 믿을 수도 있다는 겁니까?
서전무 : 염려마세요. 절대로 그런 일은 없을 겁니다
현태 : (장중원이 이정현일 수가 없다는 건지, 수아에게 말하는 일이 없다는 건지, 의중을 알 수 없는 대답이다, 열받는다)
이번 한번만 눈 감아드리겠습니다
서전무 : ?
현태 : 회장님을 해치려한 살인범이 사무실로 잠입해 들어왔는데 그걸 내버려뒀단 말이죠?
공범이 아니고서야 그런 짓을 왜 하셨습니까?
서전무 : (요놈 봐라? ...만만치 않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과연 놈답다 태연히 웃으며) 칼로 위협하는 데야 당해낼 재간 있나요?
놈이 나간 다음에 곧바로 검찰에 신고 했었습니다. 미심쩍으면 확인해보시지요
현태 : (한방 먹었다) ...
서전무 : 그럼, 전 이만 ...
깍듯이 인사하고 일어나 나가는 서전무
이빨 빠진 호랑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다
분노를 지그시 누르는 현태의 모습에서
S#25. SR 전자 복도 (D)
사장실을 나와서 성큼성큼 걷는 서전무, 이내 걸음을 멈추고 사장실을 돌아다본다
이제 네 놈 손에 쥐었던 칼자루를 내가 거머쥘 차례다 ...
그런 마음으로 스윽 미소를 머금는 모습에서
S#26. 변호사 사무실 건물 앞 (D)
멈추는 조계장의 짚차
누런 봉투를 들고 내리는 조계장
S#27. 변호사 사무실 (D)
허름하기 짝이 없는 사무실
여직원, 여성지 정도를 보고 있고
정변호사, 컴퓨터 앞에 앉아서 자판을 두드리고 있다.
카메라, 모니터를 CU하면 《2001년 3월19일 오병무회장 살인방화사건 발생》
이내 똑똑 노크소리 나고 들어오는 조계장
정변호사 : 어, 어서와! (일어나 소파 쪽으로 가면서) 미스 김, 여기 커피 둘!
여직원 : (여성지에 코 박고) 커피 떨어졌어요
정변호사 : 그래? (호주머니에서 동전 꺼내 주며) 자판기 커피 빼와
여직원 : (입술 삐죽이며) 백 원 더 주셔야돼요
조계장 : (얼른 호주머니에서 천원짜리 꺼내 주면서) 정말 선임하시게요?
여직원 : (아웃되고)
정변호사 : 가져왔어?
조계장 : (기록을 정변호사에게 내밀며) 살인방화사건 기록 빼내온 거 청에서 알았다간 저 곤란한거 아시죠?
정변호사 : (소파에 앉으며) 대충 신문기사만 훑어봐도 알겠던데 ...(조계장을 쳐다보며) 수사를 왜 그따우로 했어?
조계장 : (고개를 떨구면) ...
정변호사 : 위에서 시켜서 어쩔 수 없었다? 자넨 공무원이기 이전에 검찰 수사관이고 수사관이기 전에 인간이야,
조직 탓 하지 말게, 인간임을 포기한 건 자네니까!
조계장 : (다소 억울한 심정으로) 정변호사님!
정변호사 : 자존심은 말이야, 뺏는 게 아니야 ... 주는 거지!
조계장 : 면목없습니다 ... 근데요, 누가 재심청구재판을 의뢰했나요?
정변호사 : (기록을 보면서) 형사소송법 424조,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재심의 청구를 할 수 있다.
조계장 : 이정현인 죽었습니다, 그 어머니도 돌아가셨구요. 일가친척이라고는
정변호사 : (O.L) 검사, 유죄의 선고를 받은 자, 유죄의 선고를 받은 자의 법정대리인!
조계장 : (유죄의 선고를 받은 자라면 이정현이를 말함이다) !!
잠시 생각하다 후다닥 일어나서 정변호사의 컴퓨터로 가는 조계장 검색 창을 클릭하려는데
조계장의 앞으로 툭 경제전문지 하나를 던져버리는 정변호사
장중원의 사진이 CU되어있는 표지 아래《시선집중/ 대한투자? 비즈니스 사절단’ 대표 대륙유통장중원 사장》
그 사진을 보고 놀라는 조계장의 모습에서
S#28. 용산전자상가 (몽타쥬씬이 변경)
각종 전자제품과 부품들이 놓인 상가
직원의 안내를 받으며 무전기를 고른 동욱
동욱 : (무전기를 내밀며) 이걸로 네개 싸주세요,..참, 저 말이죠, 컴퓨터에서 뭔가를 카피해야하는데 감쪽같이 할 방법, 없을까요?
직원 : 있죠 (MPIO SMART를 주면서, 은밀하게) 이것만 있으면요, 접속창 내역은 물론 홈피쿠키기록도 전혀 남지않습니다
동욱 : (역시 은밀하게) 그러니까 컴퓨터에서 작업한 어떠한 흔적도 남지 않는다, 그말이죠?
직원 : (끄덕이면)
동욱 : (씩 웃는)...
S#28-1. 유란의 새 오피스텔 (D)
좌불심 그림을 정성껏 박스 포장하는 춘복과 유란의 모습에서
S#29. 차이니즈 레스토랑 (D)
호텔에 위치한 고급스런 중식당
타오렌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가는 중원
대기 중이던 중국 전통의상의 여종업원, 중원을 객실로 안내한다
그녀를 따라가는 중원
VIP 룸 앞에 와서 똑똑 노크하고 문을 열어주는 종업원
들어가는 중원
문 앞에 대기하는 타오렌
그 타오렌 앞을 슬쩍 스쳐지나가는 정기사
S#30. VIP룸 안 (D)
안쪽에 앉아 있다가 중원을 반갑게 맞이하는 서전무와 김상무
김상무 : 어서오십시오, 장사장님
서전무 : (정말 똑같다, 그러나 내색않고) 앉으시지요
김상무 : 이이사께서는?
중원 : (자리에 앉으며) 출장갔습니다
김상무 : 아, 네 ... 소개해드릴 분이 있어서 이렇게 뵙자고 했습니다
서전무 : (중원을 뚫어져라 보면서) 오늘부터 협상 책임을 맡게된 서재웁니다
중원 : (서전무를 마주보며) 장중원입니다
서전무 : (웃으며) 과연 아주 많이 닮으셨군요, 다들 놀랄만도 하겠습니다
김상무 : (장중원의 눈치를 살피며 / 작게) 전무님
중원 : (대수롭잖게) 오회장을 해치려한 그 사원과 말입니까?
김상무 : (좌불안석) 어디서 그런 되지도 않은 소리를 들으셨습니까? 장사장님, 그건 그저 근거없는 소문에 불과합니다.
서전무 : 언짢으셨다면 죄송합니다,
중원 : (웃으며) 언짢을 게 뭐 있습니까? 살인범을 닮았다고 제가 살인자가 되는 것도 아닌데 ...
서전무 : (중원을 보는, 아니 들여다보는) ...
중원 : 누구든지 처음부터 살인범으로 태어나진 않습니다. 그런 환경에서 만들어지는 거지요.
절 닮았다는 그 친구 역시, 인간 아니겠습니까?
서전무 : 맞습니다. 우리 아가씨께서, (웃으며) 오상무말입니다, 오수아 상무! 하도 어렸을 때부터 봐와서 ...
오수아 상무께서 그 친구의 무죄를 끝까지 주장하셨지요. 저 역시 무죄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김상무 : (뜻밖이다, 서전무를 경계의 눈으로 쳐다보는)
중원 : (서전무가 자신이 이정현이 아닐까 눈치챈 것 같다, 태연히 보는) ...
문득 똑똑 노크소리 나고 안으로 들어오는 수아, 파리한 안색이다
수아의 등장에 내심 놀란 김상무, 서전무의 꿍심이 뭘까 슬쩍 서전무의 눈치를 본다.
무심코 고개를 돌리는 중원
들어서던 수아, 중원을 보자 멈칫 굳어진다
중원, 역시 다소 굳어지는데
서전무 : (밝게 웃으며) 어서오세요, 오상무!
수아 : (가볍게 목례하고 중원의 옆자리에 앉으면)
서전무 : 오수아 상무는 제게는 조카같고 딸같은 사람이예요. 부다페스트에서 돌아온 뒤 변변히 식사한번 같이 한 적이 없어서
제가 불렀습니다, 괜찮으실지 ...
중원 : 물론입니다 (수아를 담담히 보는)
수아 : (중원과 눈이 마주치는)
이내, 똑똑 노크소리 나고 들어오는 여종업원
여종업원 : 다 오셨죠? 식사 올리겠습니다
S#31. VIP룸 (시간경과)
산해진미와 담소가 넘치는 식탁
오랜만에 수아도 웃고, 중원도 웃는다
서전무 : 헝가리 전통음식중에 굴라쉬라는 게 있어요. 우리나라 음식중에 육개장 같은건데 지난 3년 그것마저 없었으면 못견뎠죠!
장사장께서도 지금 음식이 가장 입에 안 맞으실걸요?
중원 : 어머니가 한국 분이셔서 어렸을 때부터 한국음식에 익숙합니다
서전무 : 다행이군요. 그럴 줄 알았으면 한식당으로 갈 걸 ...
김상무 : 다음에 뵐 땐 토속식당으로 모시겠습니다
중원 : (미소를 머금으면)
서전무 : 서울 관광은 하셨습니까?
중원 : 바빠서 통 짬이 없었습니다
서전무 : 오상무! 이왕 나온 김에 장사장님, 서울 관광이나 해드리는 게 어떨까요?
수아 : (당황) 네?
서전무 : 우리같이 나이든 사람하곤 감각도 안 맞으실테고 ...오늘 하루만은 기획 상무가 아니라 홍보 상무 역할 좀 해주세요
수아 : ...
중원 : ...
S#32. 차이니즈 레스토랑 밖 (야외) (D)
핸드폰을 들고 나오는 김상무
서둘러 현태에게 이 사실을 보고하려고, 핸드폰 누르고
김상무 : 어, 박실장, 날세!
서전무 : (E) 언제든지
김상무 : (화들짝 놀래서 뒤돌아보면)
서전무 : 상하좌우 주위를 잘 둘러보게. 까딱 줄 하나 잘못섰다가 추락하는 인재들이 너무 많아서 말이야
김상무 : !!
그대로 자신의 앞에 와서 멎는 승용차에 올라타는 서전무
열었던 핸드폰을 잠시 들여다보다가 조용히 닫는 김상무의 모습에서
S#33. 국도 (D)
달리는 중원의 리무진
그 뒤를 쫓는 정기사의 차
S#34. 정기사의 차 (D)
정기사 : (핸즈 프리로 통화중인) 시방 막 서전무와 헤어지고 두 사람이 같은 차에 탔슈!
S#35. SR전자 사장실 (D)
현태 : (핸드폰 귀에 대고) 같은 차에?
S#36. 정기사의 차 (D)
정기사 : 눈앞에서 생생하게 보는 듯이 찍어 보낼테니께 쪼께만 지달리쇼 잉!
S#37. SR전자 사장실 (D)
핸드폰을 끄고 벌떡 일어나는 현태, 참을 수 없이 화가 나는 그 얼굴에서
S#38. 달리는 리무진 안 (D)
이 쪽 저 쪽 떨어진 채 앉아있는 중원과 수아
중원, 수아와 단 둘이 있는 게 꿈만 같다, 비록 널 안아볼 수도, 만질 수도 없지만,
이렇게 니 옆에 앉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련과 고통을 견뎌야했던가!
수아 역시 꿈같다. 이건 꿈이지? 꿈일거야, 꿈이 아니고서야 이런 일이 어떻게 생겨?
수아 : (애가 타고) ...
중원 : (속이 타고) ...
마침내 두 사람 동시에 차 창문을 열면,
열린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수아의 긴 머리칼이 흩날린다.
그 긴 머리칼이 중원의 얼굴을 스치고, 마음을 스치고 ...
어느 순간, 고개를 돌리는 수아
그녀를 애타게 보고 있던 중원, 황급히 고개를 돌려 창밖을 쳐다본다.
수아 : (중원을 보는) !!!
S#39. 몽타쥬 (D)
-남산골 한옥마을
마치 관광가이드처럼 중원에게 한옥마을을 설명하는 수아
두 사람, 서먹하고 어색한 분위기다
-벚꽃 길
아름다운 꽃잎이 눈송이처럼 날리는 길을 나란히 걷는 중원과 수아
수아의 머리칼에 묻은 꽃잎을 떼어주는 중원
서로 눈이 마주치면 ... 말없이 그 눈길을 거두는 모습에서 찰칵 스틸이 걸리고
-인사동 골목
노점에서, 토속공예품등을 쇼핑하는 수아와 중원
하회탈을 써 보이는 중원의 모습에 미소 짓는 수아
역시 카메라에 찰칵 찍히고
-헤이리 아트밸리 안 갤러리
아이를 중심으로 한 조각상을 관람하는 수아와 중원
‘기다림’, ‘심통’, ‘멀리 오줌싸기’ 등등을 보면서 미소짓는 수아
그 어여쁜 모습에 저절로 미소가 번지는 중원의 모습도 찰칵찰칵 찍히면서
S#40. 헤이리 북하우스 앞 (석양)
그랜드피아노를 연상시키는 아티스틱한 건축물
안에서 새어나오는 조명으로 건물 전체가 하나의 예술품 같다
그 앞에 와서 멎는 중원의 리무진
조수석에서 내려, 뒷좌석 차문을 열어주는 타오렌
내리는 수아와 중원
S#41. 레스토랑 안 (저녁)
마주 앉아 식사를 하는 중원과 수아
중원이 이정현이라는 확신을 갖고 중원을 탐색하고 있는 수아
탐색당하고 있음을 충분히 감지한 채, 태연하게 식사중인 중원
수아 : .... 일전에 ... 사랑하는 분이 ... 저를 닮았다고 하셨죠?
중원 : (보는) ...
수아 : 많이 ... 닮았나요?
중원 : (수아를 보면서, 다소 슬픈 미소와 함께) .... 네
수아 : (그래서, 내게 그런 눈빛을 보냈던 걸까?) ... 정말 저랑 많이 닮으셨나요?
중원 : ....
수아 : 그래서 절 그렇게 쳐다보신 건가요?
중원 : ....
수아 : 장사장님 뵐 때마다 눈빛이 참 낯익어요 (간절히) .... 제 착각인가요?
중원 : 여기 오기 전에 우연히 점을 친 적이 있습니다, 점쟁이가 그러더군요. 이번 여행을 통해 한 여인을 만날 거라고 ..
수아 : (보는) ...
중원 : 비가 오길 바라고 바라는 한 여인을 만날 거라고 ...
수아 : (보고) ....
중원 : 당신을 보는 순간, 혹시 이 여인은 아닌 가 ... 싶었습니다
수아 : 왜 ... 그런 생각을.... ?
중원 : 당신의 눈빛이 ... 아니, 마음이겠죠, 그 마음이 가뭄 끝의 들판보다 더 타고 있으니까요
수아 : (순간, 눈물이 핑 도는) ...
중원 : (미어지는 아픔으로 그 눈을 보는) ...
수아 : ... 사랑하는 사람이 ... 있었어요
중원 : (보는) ...
수아 : 그 사람을 만나기 전까진, 하늘도 바람도 꽃도 ... 사람도 얼마나 아름다운지 몰랐어요, 그 사람을 만나고 나서야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기 시작했죠. 제가 내쉬는 숨이 얼마나 달콤한지, 자고 일어나는 아침이 얼마나 감사한지 알았어요
중원 : ...
수아 : 너무나 사랑해서 ... 차마 보기도 아까웠어요
중원 : .....
수아 : 그래서, 우리 사랑을 하나님이 질투하셨나봐요. 그 사람을...제 아버지를 죽이려했다는 굴레를 씌워 먼저 데려가버리셨죠...
중원 : (안타깝게 보는) ....
수아 : (눈물이 그렁한 눈으로 보는) ...
중원 : (흔들리는) ....
수아 : (간절히 보는) ...
중원 : (애써 마음 다잡고 차분하게) 바람 좀 쏘이실래요?
S#42. 헤이리 갈대밭 (야외, N)
달빛 아래 흔들리는 갈대들
그 갈대밭을 조금은 떨어진 채 조용히 거니는 수아와 중원
수아, 아무리 보고 또 봐도 중원이 이정현이다. 오늘 아니면 또 언제 무슨 구실로 만나 물어볼 수 있을까? 초조하고 다급해져서
수아 : 그 여자 분은 ... 어떤 분이셨어요?
중원 : 착하고 ... 예쁘고 ... 꽃같이 아름다운 여자였죠
수아 : ...
중원 : 지상에는 없는 천상에나 있을 법한 꽃처럼 ...
수아 : (우뚝 서는)
천상의 꽃이라니, 중원이 말하는 게 ‘그린로즈’가 아닐까?
멈춰선 채, 뚫어져라 중원의 뒷모습을 보는 수아
걷다가 문득 돌아다보는 중원
수아 : .... 혹시 ... 그린로즈라고 아세요?
중원 : (일순, 자신이 천상의 꽃이라는 말을 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자칫 수아가 눈치챌 수도 있다, 긴장된다, 애써 태연히)
그린로즈요?
수아 : (빤히 보면서) 정말 ... 모르세요?
중원 : 그린 로즈 ... 녹색장미 ... 글쎄요, 녹색 장미는 본적이 없는데 ...
수아 : (중원을 똑바로 쳐다보며) 그 사람이 알려줬어요. 지상에는 없는 천상의 꽃이라고 ... 그 꽃이 그린로즈라고 ...
중원 : (담담하게 보는) ....
수아 : 방금 ... 사랑했던 여자가 천상의 꽃같다고 하셨죠?
중원 : (수아가 자신에게 캐묻고 있다) ....
수아 : 그렇게 말씀하셨죠?
중원 : (재촉하고 있다) .....
수아 : 그렇죠?
중원 : 제 인생에서 가장 행복할 때 그녀를 만났습니다. 레스토랑에서 ... 힘들어서 울고 있는 그녀를요
가난하고 헐벗은 그녀가 제 눈 속에 들어왔죠. 가진 거라고는 아무것도 없는 그녀가 제 마음 속에 들어왔습니다
수아 : (흔들리는 눈빛으로) ....
중원 : 저로 인해 아주 잠시 행복해하던 그녀에게 어머니가 찾아가셨더군요. 아들의 장래에 대한 염려가 넘치고 넘쳐
그게 독이 되어 그녀를 죽여 버렸습니다. 함께 가꾼 화분에 꽃이 피기도 전에 ....
수아 : (혼란스런 마음으로 듣고 있는) ...
중원 : 하지만 이제야 저는 알겠습니다. 그녀가 내 마음 밭에 씨를 뿌렸다는 것을 ...
바지런한 그녀가 밤마다 내려와 물주고 거름 주고 ....그렇게 꽃을 피우고 있다는 것을 ...
수아 : ....
중원 : 그래서 제겐 영원히 지지 않는 천상의 꽃입니다
수아 : ....
중원 : (담담하게) 이제 보니 그 꽃 이름이 그린로즈 군요
수아 : (절망감으로) ....
S#43. SR전자 사장실 (N)
책상 앞에 앉아 정기사가 찍은 사진(중원과 수아의 데이트장면)을 핸드폰으로 전송받고 있는 현태, 얼굴이 몹시 굳어진다
마지막 사진(조각상을 보며 서로 마주보고 웃는 두사람)을 보고 전송을 끄는 현태 ...
끓어오르는 질투심을 지그시 누르고 잠시 생각하다 다시 전화를 하는 현태 “오수아”라는 이름을 클릭하고 전화를 건다
신호음만 여러 번 울릴 뿐 전화를 받지 않으면 ...
현태, 핸드폰을 거칠게 끄고 벌떡 일어나, 밖으로 나간다
S#44. SR 전자 사장 비서실 (N)
야참(김밥) 정도를 먹고 있던 박실장과 미스송
화들짝 놀래서 벌떡 일어나 인사를 하면
현태 : (그대로 나가버리는)
박실장 : (입안에 가득 든 김밥을 꿀꺽 삼키며 따라나가고)
미스송 : (캑캑대고 역시 김밥을 꿀꺽 삼키며, 수화기들고) 사장님 나가십니다
S#45. 병원 앞 (N)
수아의 옷가방 정도를 들고 병원을 나서는 소라
병원 앞으로 미끄러져 들어오는 현태의 승용차, 병원 앞에 멎으면 차에서 내리는 현태,
소라 : 사장님!
S#46. 병원 휴게실 (N)
음료수가 놓인 탁자에 마주 앉아있는 소라와 현태
소라 : 그렇잖아도 따로 한번 뵐까 많이 망설였어요
현태 : 무슨 일 있어요?
소라 : 수아 마음 ... 흔들리는 거 아시죠?
현태 : (안다) ....
소라 : 제 힘만으로는 역부족이예요. 사장님이 좀 잡아주세요
현태 : 그동안 내가 모르는 일이라도 있었나요?
소라 : 제 느낌엔 장중원사장이 수아를 갖고 노는 것 같애요
현태 : 갖고 놀아요?
소라 : 파일 보셨죠? 장중원 사장이 좋아했던 여자가 자살했다는 거
현태 : 네
소라 : 수아에게 그 여자랑 닮았다고 하더래요
현태 : (불끈 화가 솟는) ...
소라 : 수아가 글쎄, 저한테 그 여자의 사진을 구해달래요. 분명히 거짓말 일거라면서 ... 장중원이 이정현일 거라면서 ...
저렇게 수아 내버려두심 안돼요, 하루라도 빨리 수아 마음 좀 잡아주세요, 네?
현태 : (열받는) ...
S#47. 한강교 (N)
불빛이 아름다운 한강교 위로 진입하는 리무진
S#48. 리무진 안 (N)
창밖을 쳐다보는 중원
플래시백 다리 위에서 떨어지려고 눈을 감던 정현
아찔, 그 순간이 떠올라 두 눈을 감아버리는 중원
그런 중원의 표정을 살피는 수아 ... 마지막이다, 정말 마지막이다 싶은 심정으로
수아 : 저, 잠깐만요
중원 : (수아를 보면)
수아 : 잠깐, ... 차 좀 세워주세요
중원 : !!
S#49. 한강교 (N)
스르르 멈추는 리무진
차에서 내리는 수아 ... 어디쯤에서 정현이 떨어졌을까 ...눈으로 가늠하며, 서성이다 중원을 쳐다보면
수아가 왜 저러는지 너무도 잘 알고 있는 중원 ... 미어지는 가슴으로 그 자리에 서서 담담한 눈빛으로 수아를 보면
수아 : 그 사람이 ... 여기서 떨어졌어요. 쫓기고 쫓겨 ... 저 검은 물속으로 몸을 던져야했을 때 ...그 심정이 어땠을까 ...
그걸 생각하면 살아 숨쉬는 게 죄스러워요
중원 : (미어지고 미어지는) ...
수아 : (중원을 쳐다보면서) ... 아주 많이, 너무 많이, 아주아주 많이 무서웠을 거예요 .... 그렇죠?
중원 : ... 그만 잊으세요
수아 : (그렁한 눈물로) ....
중원 : 저 강물 아래로 떨어져 죽었다는 당신의 남자도 ...아마 ... 제 심정일겁니다
수아 : (보는)
중원 : 이러는 당신을 보니, 차라리 그녀가 내 곁을 먼저 떠난게 다행입니다
내가 먼저 떠났더라면 그녀도 당신처럼 이렇게 헤매일텐데 ...그건 죽어서도 눈을 감을 수 없는 일이지요
수아 : (절망감으로) ....
중원 : .... 바람이 찹니다. 그만 가시죠
휘청 휘청 힘겹게 먼저 걸어가는 수아
그녀의 갸녀린 뒷모습을 미어지는 가슴으로 보는 중원
S#50. 대저택 앞 골목 (N)
저택 앞에 와서 멎는 현태의 승용차
차에서 내리는 소라, 현태가 단단히 화가 난 것 같다. 승용차를 걱정스런 눈길로 힐끔 쳐다보고 대문 안으로 들어간다.
소라를 배웅하고도 다시 움직이지 않는 승용차
S#51. 차 안 (N)
뒷좌석에 굳은 얼굴로 앉아 있는 현태
S#52. 대저택 골목 (N)
골목 쪽으로 올라오는 중원의 리무진
현태의 승용차를 스쳐 대문 코앞에 멈춰지고
S#53. 차 안 (N)
앞 유리창 너머, 리무진에서 내리는 중원과 수아가 보인다
그 모습을 무섭도록 굳은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는 현태
S#54. 대저택 골목 (N)
이제 막 헤어지려는 두 사람
중원 : 오늘 ... 고마웠습니다
수아 : (애잔한 눈으로 보는) ....
중원 : (역시 애잔한 마음으로 보는) ...
수아 : .... 안녕히 가세요 (돌아서려는데)
중원 : 제가 ....
수아 : (돌아보면) ...
중원 : 개인적으로 연락해도 ... 되겠습니까?
수아 : (가만히 중원을 올려보다가 작게 끄덕이는) ....
중원 : (그 안쓰러운 모습을 미어지는 가슴으로 보는) ....
S#55. 차 안 (N)
뒷좌석에 앉아있는 현태, 피가 들끓는다.
1미터는 떨어진 채 몇 마디 주고받는 모습일 뿐인데도 화가 치민다. 어금니를 악물고 참고 있다.
중원에게 목례를 하고 들어가는 수아
수아가 사라진 뒤에도 차에 타지 않고 그대로 서있는 중원
현태 : (매섭게) 출발해!
S#56. 대저택 골목 (N)
대문 앞에 서있는 중원을 거의 칠 듯이 스쳐 가버리는 승용차
그제야 뜨악한 눈으로 멀어지는 현태의 차를 쳐다보는 중원
S#57. 승용차 안 (N)
독기가 가득한 현태의 두 눈에서
S#58. 펜트하우스 (N)
어둠에 잠긴 실내, 그 위로 전화벨 여러번 울리다가 돌아가는 전화기의 엔서링
“신현탭니다, 지금 저는 부재중입니다. 용건을 남겨주세요”
카메라 PAN 하면 조용히 열리는 현관문, 들어서는 유란
S#59. 펜트하우스 (N)
흐트러짐 하나 없이 반듯한 침대 시트에서 화면 빠지면
그 침대를 회한에 차서 내려다보고 있는 유란
천천히 무너지듯이 침대에 눕는 유란
S#60. 펜트하우스 밖 (N)
거칠게 와서 멎는 현태의 승용차
차에서 내려, 차문을 꽝 닫아버리고 화가 나서 자신의 펜트 하우스 쪽으로 가는 현태
S#61. 펜트하우스 침실 (N)
침대에 누워 현태가 누워있었던 자리를 손으로 어루만지는 유란
회한인지, 미련인지 가득한 그 얼굴위로 문득 현관문 열리는 소리 들린다.
기겁해서 일어나는 유란
S#62. 펜트하우스 거실 (N)
성큼성큼 들어와 주방 쪽으로 가는 현태, 냉장고 열어 캔맥주 꺼내 벌컥벌컥 들이켜고
캔을 와락 우그러트린 다음 휴지통에 던져버린다
와락 넥타이 풀어 소파에 던져버리고 외투 벗고 와이셔츠 벗고 욕실로 향한다.
S#63. 침실 (N)
옷장 속에 숨어있는 유란의 귀에 물소리 들린다
천천히 나오는 유란
S#64. 펜트하우스 거실 (N)
빼꼼 열린 문틈으로 샤워 물줄기가 보인다
깨금발로 지나치려다가 문득 자신의 발밑에 밟히는 와이셔츠, 아무렇게나 벗어던진 바람에 구겨진 채 바닥에 던져져있다.
힐끔 욕실을 쳐다보고 다시 와이셔츠를 쳐다보는 유란
S#65. 욕실 (N)
탕 안에 들어가 쏟아지는 물줄기를 맞고 있는 현태, 그 분노에 찬 모습에서
S#66. 비젼 (병원 휴게실)
소라 : 제 느낌엔 장중원사장이 수아를 갖고 노는 것 같애요
현태 : 갖고 놀아요?
소라 : 파일 보셨죠? 장중원 사장이 좋아했던 여자가 자살했다는 거
현태 : 네
소라 : 수아에게 그 여자랑 닮았다고 하더래요
S#67. 욕실 (현재) (N)
열받은 현태, 본능적으로 중원이 싫다. 이정현과 똑같이 생겼다는 이유만으로 싫은데 놈이 노골적으로 수아에게 접근을 해?
퍼렇게 번득이는 눈으로 벌떡 일어나는 현태
S#68. 욕실 밖 (N)
목욕가운을 입고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말리면서 욕실문을 나서는 현태
현태 : (마음의 소리) 장중원이 .. 니 놈이 ... 감히 날 건드려? ...
문득 바닥에 한쪽 팔이 V자형으로 올려진 와이셔츠 눈에 띈다. ‘아무렇게나 벗어던졌는데?’
갸웃 눈길 한번 주고 다시 주방 쪽으로 가다가 문득
플래시백 9부 돌려 세워져있던 수아의 사진
일순, 주변을 살피는 현태, 서둘러 현관쪽으로 간다. 꽉 잠겨있는 현관문 누군가 틈입한 흔적은 없다.
주변을 휘이 ... 둘러보는데
정기사 : (E) 봤다고야 단정지을 수는 읎지만, 직감적으로 차유란이같다 이거쥬
황급히 전화기 버튼 누르고
현태 : 지사장, 나요
지사장 : (F) 네, 사장님
현태 : 차유란이 제거, 확실히 했겠죠?
지사장 : (F) 아 이르다뿐입니까? 상해 땅에서는 냄새조차 안납니다
현태 : 확실합니까?
지사장 : (F) 그럼요, 놈들한테 장례비까지 두둑히 줬는걸요
말없이 수화기를 내려놓는 현태
하이! 마치 자신을 향해 손을 흔드는 듯한 와이셔츠 소매를 쳐다보는 현태의 꺼림칙한 얼굴에서
S#69. 중원의 하우스, BAR (깊은 밤)
이미 취해있는 유란, 술을 완샷으로 마시려면
걱정스런 얼굴로 그런 유란을 만류하는 춘복
춘복 : 유란씨 ...
유란 : 내가 왜? ... 내가 왜 도둑고양이처럼, 쥐새끼처럼 아무도 몰래 들락거려야돼?
춘복 : (안쓰럽다) ...
유란 : 난 언제쯤 떳떳이 ... 당당하게 ... (흐느끼며) 그 자식 가슴에 칼을 꽂을 수 있는 거지? 언제쯤? 응?
춘복 : ....
유란 : (탁자에 엎어지며) 장사장은 눈으로 보기라도 하지 ...딴 사람인체 할 망정 서로 얘기도 하고 ... 웃기도 하고 ...
(애증으로) 난 뭐야? ...그 개자식을 언제쯤 볼 수 있는 거냐구우!
벌컥 술을 들이마시는 유란의 모습에서
S#70. 변호사 사무실 (심야)
가만히 마주앉아 있는 중원과 정변호사, 이미 서로 깊은 얘기를 나눈듯한 분위기다
중원 : ....
정변호사 : 당신이란 사람 .... 참 잔인한 남자구만 .....
중원 : (수아를 끝내 외면하고 온 아픔 때문에 한줄기 눈물을 흘리면)
정변호사 : (말없이 손수건을 꺼내 툭 던지는)
중원 : (그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으면)
정변호사 : 끝내 이정현이 아니라고 부인했단 말이지요?
중원 : ....
정변호사 : 허긴, 그토록 많은 고통을 겪었으니 ... 당신을 진정, 강한 남자라고 해야 하나?
중원 : (보는) ....
정변호사 : 좋소, 당신의 이름을 되찾게 해주겠소
중원 : 고맙습니다
말없이 마주보는 두 남자의 모습에서
(F. O)
S#71. 유란의 오피스텔 (낮)
이제 막 섹시한 스타킹을 쭈욱 올려 신고 전신 거울 앞에 서는 유란, 그 어느 때보다 고혹적이고 세련된 옷차림이다
자신이 보기에도 흡족하다, 씨익 웃으며 마지막에 악센트를 주듯 화장대 위에 놓인 향수를 칙-- 뿌리는 유란
S#72. 빨간 페라리 안
운전을 하면서 핸즈프리로 통화중인 유란
유란 : 지금 출발해요!
S#73. 지하주차장
작은 트럭 한대가 주차되어있다
작업복차림의 동욱, 춘복과 타오렌, 트럭위에 100호는 족히 될만한 그림을 싣고 있다
중원만 가죽잠바에 썬글라스 차림으로 그림을 싣는 것을 쳐다보면서
중원 : 오케이!
핸드폰 끄고, 일동에게 눈짓으로 싸인을 주는 중원의 모습에서
S#74. 커피숍
세련된 양복차림에 사뭇 긴장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유광일
얼른 출입문 쪽을 힐끔 보고는, 구강청정제 꺼내 입안에 칙 뿌리면
이내 커피숍 앞으로 들어서는 유란
그녀를 향해 환하게 웃어보이며 일어나는 유광일
다가와 마주앉는 유란
유광일 : 기다리다 숨 넘어 가는 줄 알았어요
유란 : 먼저 연락하시지요 그럼
유광일 : 거절당했다간 기다리는 즐거움마저 사라져버리잖소
유란 : (웃는)
유광일 : 뭐 시켜요, 뭐 마시겠소?
유란 : 같은 걸로요
유광일 : (웨이터에게) 여기 키스어브화이어 두 잔
유란 : (미소로) 오늘 뵙자고 한 건, 비즈니스 때문이예요
유광일 : 비즈니스?
유란 : 그림 좀 하나 맡아주세요
유광일 : 무슨 그림인데요?
유란 : 당신이 가지고 싶어했던, 작품요, 김성수 화백 거
유광일 : (입이 귀잡으러 가는) 좌불심!!
유란 : 남편은 예술적인 감각이 전혀 없는 사람이예요. 남편은 제 취미를 사치와 허영이라고 생각하죠
유광일 : (안타까운) 저런 ...
유란 : 그따위 그림을 1억이나 주고 샀다고 ...(어찌나 잔소리가 심한지) .... 다시 되팔기는 너무 싫고 선생님 댁에 소장해놓으면
유광일 : (O.L) 그래요, 그럽시다, 아무렴 무슨 걱정이요. 내가 고히 모셔놓을테니까
아무 때고 당신이 보고싶을때 들러서 보면 될거 아니오, 미술관처럼 ...
S#75. 전원주택단지 앞 (N)
유광일의 저택 앞으로 다가가는 트럭, 짐칸에 100호정도의 그림이 실려있고,
그 언저리에 사람 한 명은 족히 숨은 듯한 비닐 덮개가 덮여있다
S#76. 유광일의 저택 앞 (N)
스르르 열리는 대문
운전석에서 내리는 동욱과 춘복, 모두 긴장한 얼굴에 작업복차림이다.
S#77. 유광일의 거실 (N)
거실로 그림을 옮기는 동욱과 춘복(둘 다 모자를 깊숙이 눌러쓴)
들고 있던 술잔을 유란에게 맡기고 ‘조심조심’ 중얼대며 그림을 애지중지 작품 보관실 안으로 옮기는 걸 지켜보는 유광일
이내 따라 들어가는 유란
S#78. 작품 보관실
미리 마련되어있던 장소에 그림을 세워두고 덮개를 벗기는 유광일, 그림에 심취해서 어쩔 줄을 몰라하면
지켜보는 동욱과 춘복,
유란 : 수고하셨어요
춘복 : 그럼 저희는 이만
동욱과 춘복, 아웃되면 따라나가는 유란
가까이 다가갔다, 뒤로 다가갔다, 그림을 보느라 여념없는 유광일
S#79. 거실
유란, 동욱과 춘복에게 룸을 가리키면 둘 다 호기롭게 “안녕히계세요!” 인사를 하고
재빨리 유란이 가리킨 룸으로 들어간다
S#80. 유광일의 저택 앞
황급히 트럭에 올라타고 시동을 거는 타오렌, 급하게 차를 출발시켜 저택을 빠져나간다.
그 모습에서 카메라 팬하면 유광일의 저택 맞은편에 세워진 검은색 스포츠카
S#81. 스포츠카 안
운전석에 앉아있는 중원 ... 긴장된 얼굴로 유광일의 저택을 주시하며 작은 무전기(?) 정도를 귀에다 꽂는 모습에서
S#82. 유광일의 거실 (N)
유란과 나란히 앉아 술을 마시는 유광일
유광일 : 뭘 모르는 인간들이 누드화를 우습게 보는 거예요
유란 : 그럼요
유광일 : 몸은 생명의 또 다른 옷이거든! 그러니까 누드화는 벗은 몸을 그린게 아니라 문신 예술, 그 자체인 거예요
유란 : 서양미술사에서 인간의 누드는 때로는 도발적인 느낌을 때로는 인간 본연의 순수를 표현하는 중요한 주제였잖아요
유광일 : 물론이예요!! 그 무엇도 인간의 몸만큼 아름다운 것은 없죠
유란 : (고혹적인 미소로 보면)
유광일 : 자, 이제 나는 가장 원초적이고 본질적인 미를 탐색하고 싶은데 ... 당신은 어떻소?
손을 내밀면, 도발적인 미소로 그 손을 마주잡는 유란
함께, 침실로 올라가는 두 사람의 모습에서
S#83. 거실
살금살금 방에서 나와 미술품과 시디가 소장된 작품보관실로 가는 동욱과 춘복
S#84. 몽타쥬
-작품보관실
들어오는 동욱과 춘복, 황급히 시디 쪽으로 다가가 찾기 시작한다
-침실
고혹적인 자세로 유광일의 어깨에 팔걸이를 하는 유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유란을 쳐다보는 유광일
-스포츠카
유광일의 집을 초조하게 쳐다보는 중원
-작품보관실
시디를 주욱 훑어내려가다가 마침내 (2001년, 3월 19일, 오병무회장 살인방화사건) 이라고 표기된 시디를 발견해내는 동욱
찾았다는 동욱의 말에 반가워 동욱에게 획 다가가다가 뭔가를 건드려 떨어뜨리는 춘복
동작 스톱!! 긴장하는 두 사람
-침실
인기척 소리를 들은 듯 유란을 껴안다말고 일어나는 유광일
긴장하는 유란
-작품보관실
황급히 컴퓨터에 앉아 MPIO Smart를 이용해 CD를 복사하는 동욱
잔뜩 긴장된 표정으로 밖의 동정을 살피는 춘복
-거실
붙잡는 유란을 뿌리치고, 거실로 나오는 유광일
나이트 가운을 걸치며 작품 보관실 쪽으로 다가가는 유광일
-작품보관실
복사하시겠습니까? 묻는 컴퓨터 화면의 글씨에 YES를 클릭하는 동욱, 빠르게 복사되는 컴퓨터
-거실
작품보관실쪽으로 다가가는 유광일
-작품보관실
CD에 복사되고 있는 컴퓨터 모니터
-거실
유란, 유광일의 뒷모습을 보며 손에 쥐고 있던 작은 무전기를 만지면
-스포츠카 안
긴장한 채 초조하게 앉아있던 중원
문득 그의 무전기에 뚜뚜뚜 위험신호가 울리면
황급히 스포츠카에서 내리는 중원
-거실
작품보관실 앞까지 다가온 유광일, 보관실의 문, 손잡이를 잡는 순간
띵동!!
-유광일의 저택 대문 앞
대문의 초인종을 꽉--- 누르는 중원의 모습에서
*출처 : 대본과시나리오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