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수집 70代 ‘ 더 고단해진 하루 ’ ... 14시간 일해 ‘2만원 벌이’
"박스 줍기도 절반으로 뚝“
본지기자 동행 르포
지난 18일 오후 3시 서울 강서구 등촌3동 주공아파트앞,
고물수집상 최두석씨(75)가 ‘딸딸이’라고 불리는 두바퀴 달린 작은 카트를 끌고 동네 약국 앞에 나타났다.
운좋게 종이상자 하나를 주웠다.
오후 3시20분쯤 5층 상가건물 지하에서 상자5개,플라스틱병 5개,알루미늄갠5개를 주워 담았다.
오후 3시35분쯤 한 교회 앞에서 리어카를 끄는 또다른 고물수집상을 만났다.
최씨는 발길을 돌렸다.
요즘엔 고물을 수집하는 사람들이 급증해 ‘구역’개념이 사라지면서 고물 수집은 무한경쟁 시장으로 변했다.
최씨는 “내구역, 네 구역이 없기 때문에 재수 없으면 박스 하나 못 줍는 날도 있다”고 말했다.
동네를 한 바퀴(2km) 도는 데 1시간,
오늘만 세 번째다.
최씨는 매일 오전 5~9시, 오후 3.5.7시, 하루 다섯차례 고물 수집에 나선다.
최씨가 하루종일 수거한 고물들을 리어카로 옮겨 싣기 시작했다.
종이상자가 가장 많았고 플라스틱통.엿기름통.알루미늄캔,폐지 등이다.
전체 분량은 300kg 정도,
보통 하루 평균 500kg가량 주웠지만 최근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
최씨는 “지난해까지 두 리어카를 했는데 올해는 한 리어카도 힘들다”고 말했다.
고물상으로 향하면서 중간에 리어카를 대신 끌어봤다.
앞쪽이 무겁기 때문에 손잡이를 꾹 누르고 가야 했다.
평소보다 가볍다고 했지만 평탄한 길을 가는 것조차 쉽지 않아 비틀거렸다.
등이 땀으로 흥건했다.
결국 큰 길가에 주차돼 있던 음료수 배달 트럭 옆과 부딪치고 말았다.
리어카에서 종이상자가 떨어졌다.
30분을 걸어 고물상에 도착했다.
리어카를 통째로 무게 측정기 위에 올려놓았다.
315kg.
리어카 무게 95kg을 뺀 220kg이 고물 총량이다.
가격은 1kg에 100원, 최씨는 2만2000원을 손에 쥐었다.
이렇게 해서 최씨가 한달에 버는 돈은 60만원~70만원 정도,
40여제곱미터(13평) 임대아파트에 부인과 딸-손자와 살고있는
최씨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3년 전부터 이 일을 시작했다.
아파트 관리비 월 2만5000원을 내지 못해 임대아파트를 떠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이 고물상에 최씨처럼 고물을 가져오는 사람들은 200여명,
최근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40~50여명이 늘어났다.
과거 고물 수집을 독점하던 할아버지.할머니뿐 아니라
최근에는 주부.대학생에 20.30대 젊은이들까지 가세하고 있다.
주택가 골목 등에 있는 무가지를 통째로 훔쳐 고물상에 팔아넘기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고물상 주인 김모씨는 “경제가 어려워지고 원자재값 급등으로 폐지 가격이 올라가면서 주부들이 상자나 폐지를 모아서 오는 일이 많아졌다.”며
“과거 같으면 그냥 버렸을 고물을 가져와 2000~3000원씩 받아간다”고 말했다.
최씨는 “고물은 줄어드는데 하겠다는 사람은 늘어나 밑바닥 인생도 하기 힘든 시절”이라고 말했다.
고물상에 들어오는 물품의 종류는 훨씬 단순해졌다.
경기가 좋았던 시절에는 가전제품은 물론 멀쩡한 신발.자전거.컴퓨터.정수기.가구 등으로 고물상이 넘쳐났다.
김씨는“살림이 어려워지니 물건을 잘 버리지 않고, 고물이 나와도 직접 챙겨와 돈을 받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씨는 “3년전에는 고철이나 묵직한 물건들로 리어카를 가득 채웠는데 요즘은 박스뿐이고 그것도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강병한 기자 ‘2008. 09. 22자 1면 탑 기사 ^*^,
우리 단디 살아 보재이~!? ^*^.
첫댓글 경제가 어렵지만 열심히 노력하면 살길이 있으니 어려운때 일수록 더욱 노력하는 자세를 갖는것이 필요 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