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양재 본사. 기아 제공
기아가 당초 지난달까지만 진행하기로 했던 신차 출고 대기 고객에 대한 보증 수리 서비스를 한달 연장하기로 했다. 최근 신차 시장은 금리 상승 여파에 대기기간도 급격히 짧아지고 있다. 기아는 금리 부담으로 이탈하는 고객을 붙잡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신차 계약 후 출고까지 3개월 이상 대기한 고객을 대상으로 한 수리 보장 서비스를 이달 말까지 운영하기로 했다.
이 프로그램은 해당 고객에 대해 출고일자 기준 6개월 이내에 차에 스크래치가 났을 경우 무상으로 수리 보상을 해주는 서비스로, 이달 출고 고객의 경우 작년 12월1일 이전 계약건이 해당된다.
기아는 신차 출고 지연이 심화되면서 작년 9월부터 지난달까지 6개월간 운영하기로 했지만, 고객 편의 차원에서 이달 말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외관 케어의 경우 전·측·후면에 발생한 스크래시 도색 비용을 최대 30만원까지 지원하고, 교통비의 경우 보증수리 입고 후 3일째부터 10일간 최장 50만원까지 보장한다. 해당 프로그램은 현대차그룹, 협력업체, 대리점 소속 임직원은 이용 불가하고 법인차나 렌트·리스도 제외돼 순수 기아 고객에만 적용된다.
이 외에도 기아는 지난달 중고차 잔가보장 프로그램을 선보였으며, 이달에는 구독서비스 쿠폰 증정 이벤트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가 이 프로그램을 연장하기로 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최근 신차 출고 기간이 금리 상승 등의 여파로 급격히 짧아지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급격한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기아 납기표에 따르면 쏘렌토 가솔린 모델의 신차 출고 대기기간은 작년 12월 10개월에서 지난달 4개월로, 니로 하이브리드과 전기차 모델은 각 11·9개월에서 7·6개월로 짧아졌다.
출고 적체가 가장 심했던 제네시스 GV80 2.5 가솔린 모델은 작년 12월 신차 출고 대기기간이 30개월에서 올 1월 18개월, 지난달엔 12개월로 급격히 짧아졌다. GV80 3.5 가솔린 모델도 같은 기간 24개월에서 18개월, 10개월로 각각 단축됐다.
다만 금리 상승이 최근 완화 조짐을 보이면서 이탈 고객은 연초에 비해 크게 완화됐다는 게 현장 분위기다. 한국은행은 작년 2월부터 올 1월까지의 금융통화위원회서 매번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지난달엔 동결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지표로 쓰이는 코픽스 금리는 작년 하반기 이후 상승세를 이어오면서 11월 취급액 기준 4.34%까지 올랐지만,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며 1월 취급액 기준으로 3.82%까지 내려왔다.
서울 한 완성차 대리점 관계자는 "연초만 해도 할부·대출금리 상승에 계약을 취소하는 고객이 많았지만 최근엔 완화되는 분위기"라면서도 "인기 차종은 여전히 대기 기간이 어느정도 있어 수요는 꾸준하다"고 밝혔다.
장우진 기자(jwj1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