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음악 6월 19일(월)*
▲6월의 장미 ②
◾가시와 향기
◀Rose
◼이하이
◀배반의 장미
◼엄정화
*댄스 가수 유랑단
*1997년 교차편집
◀건물 사이 피어난 장미
◼Hi Key(하이키)
◼이무진
◀장미
◼4월과 5월
◀장밋빛 우리 사랑
◼심수봉
◀장미 그리고 바람
◼이동원
◉여름 속으로
들어온 것이 실감 나는
주말이었습니다.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넘어서는 곳이 여러 곳,
불볕더위 속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곳도
적지 않았습니다.
고개 하나 넘어
홍천에도 폭염주의보가
내려졌습니다.
시원하다는 숲속의
나무 터널 길을 찾아
산행에 나섰지만
바람까지 일지 않아
덥기는 그곳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여름 무더위 연습을
오늘 한 차례 더 하고 나면
모레 하짓날
비가 내린다고 합니다.
그 숨 고르기 뒤에
여름이 본격적으로 펼쳐질
모양입니다.
◉지난주에 이어
장미를 계속 만나봅니다.
장미의 특권은 아무래도
가시와 향기인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꽃을 가진
줄기에 붙어있는
날카로운 가시는 오랜 세월
숱한 이미지와 이야기를
만들어 냈습니다.
장미는 가시를 왜 달고 있을까?
우선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이야기를 한번 들어 봅니다.
사랑의 신 에로스가
예쁜 장미꽃에 입맞춤하려다가
벌에게 쏘입니다.
화가 난 에로스의 어머니이자
미의 여신인 아프로디테가
벌의 침을 빼내서 장미의
줄기에 심어두었다는
얘기가 전해집니다.
◉신화의 얘기가 다 그렇지만
다만 이 이야기는
장미꽃이 너무 아름다워서
가시가 생겨났다는 이야기와
통하는 듯합니다.
그런데 장미의 가시는
삶의 지혜에서 생겨난
결과물입니다.
장미의 가시를 들여다보면
식물이 자라는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가시가 휘어져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바로 다른 식물을 타고 자라는
덩굴식물의 특성으로 가진
가시입니다.
이 가시를 갈고리로 삼아
다른 식물에 붙어 다닙니다.
가시가 하는 역할이
또 있습니다.
초식동물을 비롯한
외부 환경의 공세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방어막
역할을 합니다.
그러니까 가시는 야생에서
초원을 지키는 망토 식물의
역할을 하는 보초인 셈입니다.
◉또 하나의 특권인 향기 역시
그리스 신화에 등장합니다.
장미꽃의 완벽한 아름다움에
감탄한 올림푸스의 신들은
향기롭고 달콤한 꿀과 같은
음료수 넥타(Nectar)를 부어
장미의 향기를 짙게
만들었습니다.
로마 시대부터 상류계급들은
연회가 있을 때
장미로 공간을 꾸미고
포도주에 장미를 띄워 향기가
번지게 했다고 합니다.
클레오파트라는 연인 안토니우스와
사랑을 나누기 위해
궁궐의 침실을 장미로 장식해
사랑과 향기에 취하게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내 사랑은 새빨간 Rose
지금은 아름답겠지만
날카로운 가시로
널 아프게 할 걸,
그래 난 향기롭겠지만
가까이할수록 널 다치게 할 걸’
2013년 이하이가 내놓은
‘Rose’는 사랑의 조건으로
이 가시와 향기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장미의 치명적인 유혹을
받아들여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가시와 향기의 위험을
이겨내야 한다는 조건입니다.
◉K Pop 스타 출신인
이하이가 10년 전
17살의 나이로 부른 ‘Rose’는
당시 음원차트 1위에 오르는 등
관심을 받았던 R&B 하우스
장르의 노래입니다.
YG의 메인 프로듀서 테디가
작사 작곡하고
원타임의 송백경이 작곡에
참여한 노래입니다.
R&B와 소울 풍의 노래에
잘 어울리는 이하이는
중저음이 특화된 매력적인
목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열일곱 살 나이에
놀랍게도 곡을 읽어 내는
능력이 탁월합니다.
몽환적인 분위기의
뮤직비디오로 만나봅니다.
‘Every Rose has it’s Thorn’
‘모든 장미는 가시를 가지고
있다’는 이하이의 ‘Rose’입니다.
https://youtu.be/Ff_SuAzll90
◉‘장미’ 하면 떠오르는
또 다른 여가수가
바로 엄정화입니다.
1997년 엄정화는 장미 바람으로
대중가요계를 휩쓸었습니다.
당시 엄정화의 나이 스물여덟 살,
주영훈이 작사 작곡하고
엄정화가 불러
가요 순위 프로그램을
석권했던 노래가 바로
‘배반의 장미’였습니다.
여기에서 장미는
바람둥이 남자에게
배반당한 여자를 이야기합니다.
남자를 반드시 후회하게
만들겠다는 의지를 엄정화는
무대에서 헤어스타일로 나타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바로 머리카락을 세워 만든
장미 가시머리입니다.
◉그 26년 뒤인 올해
쉰세 살의 엄정화는
가시 머리 대신 붉은 장미를
의인화한 복장으로 무대에 올라
‘배반의 장미’를 불렀습니다.
방송사의 예능 프로그램
‘댄스 가수 유랑단’의
무대였습니다.
이효리, 김완선, 보아, 화사와
함께 전국을 돌며
과거 댄스 여가수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그램이 화제가 되고
있는 데다 출연 중인 드라마
‘닥터 차정숙’까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50대 들어 엄정화에게
정말 장미의 계절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쉰세 살 엄정화의
‘배반의 장미’입니다.
https://youtu.be/lcdJlk17tbA
◉다시 26년 전으로 돌아가
20대 전성기의 엄정화의
무대를 만나봅니다.
가요 프로그램 1위 장면을
교차편집한 화면 곳곳에서
엄정화의 장미가시 머리를
볼 수 있습니다.
스물여덟 살 엄정화의
‘배반의 장미’ 무대입니다. https://youtu.be/vR5-SBck2qU
◉중소 연예 기획사가
출범시킨 여자 4인조 아이돌 그룹
하이키 (Hi-Key)가 올해 내놓은
장미 관련 노래입니다.
데뷔 1년 동안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낸 뒤 지난 1월 발표한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라는
노래입니다.
아마 ‘도심 속의 장미’란 의미를
담은 제목으로 보입니다.
영어로는 ‘Rose Blossome’이란
비교적 쉬운 제목을 붙였습니다.
쉽지 않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품고 있는 꿈과 희망을
장미에 비유했습니다.
그러면서 시들지 않고
기어코 아름답게 꽃피우겠다는
의지를 담았습니다.
◉힐링을 주는
긍정적인 노랫말이 이 노래의
가장 큰 강점입니다.
그래서 꿈을 포기하지 않고
악착같이 피어나려는 ‘
사람들에게 바치는 노래라는
설명도 곁들였습니다.
이런 따뜻한 노랫말에
멜로디도 비교적 쉽고
친근합니다.
‘I’ll be alright’,
‘Everything gonna be alright’
모든 것이 다 잘될 것이라는
긍정이 흐르는 노래는
역주행하면서 인기를 얻은
노래입니다.
삭막한 도시가 장미로 아름답게
물들 때까지 힘을 내자는
노래를 들어봅니다.
https://youtu.be/22zqGIzdYRo
◉올해 나온 노래,
그것도 중소기획사 아이돌의
노래인데도 벌써 커버한 가수가
여럿입니다.
그 가운데 노랫말이 쉽게
귀에 들어오는 이무진의 노래로
다시 한번 들어 봅니다.
https://youtu.be/wOAcqIgAmjM
◉가장 널리 알려지고 익숙한
장미 노래는 역시 4월과 5월이
1979년에 부른 ‘장미’일 것
같습니다.
요즘 세대 젊은이들에게는
생소할 수 있지만
나이 든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오래전의 노래입니다.
포크 블루스의 거장인
가수이자 기타리스트 이정선아
만든 노래입니다.
장미 향기를 담은 여인에게
보내는 사랑스러운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71년부터 활동한 4월과 5월은
이수만 백순진 김정호 같은
거장들이 거쳐 간 그룹입니다.
김영진과 이지만으로 정비한
4기 멤버들이 탄생시킨
‘장미’입니다.
https://youtu.be/1VkeOoNuB2o
◉‘백만 송이 장미’는
심수봉을 대표하는 노래 중의
하나입니다.
하지만 이 노래는 라트비아
원전에서 러시아를 거쳐
우리나라에 들어온 번안가요입니다.
원곡과 노래의 내용도 전혀
상관없이 달라졌습니다.
특히 이 노래를 번안하면서
심수봉은 기독교적인 색채를
많이 가미했습니다.
정작 심수봉은 장미와 관련된
자신의 노래는 2005년 앨범에
담았습니다.
장밋빛 순결과 정열, 향기를
담은 노래 ‘장밋빛 우리 사랑’은
특히 좋아하는 중년 남성들이
많았습니다.
애절한 목소리에 담긴
심수봉의 ‘장밋빛 우리 사랑’을
만나봅니다.
https://youtu.be/1qlJvNzkKqc
◉지난 3월 ‘향수’를 부른
테너 박인수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함께 이 노랠 듀엣으로 불렀던
이동원은 2년 전에
먼저 귀천(歸天)해
하늘나라에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낮은 목소리로 삶과 노래를
지켜왔던 음유시인
이동원의 목소리를
오늘 마지막 장미노래로
들어봅니다.
41년 전인 1982년
‘떠로 또 같이’의 이주원이
만들어 이동원에게 부르게 했던
‘장미 그리고 바람’입니다.
장미 같은 사랑이지만
헤어져야 하는 쓰라린
아픔을 수반합니다.
가을 냄새 물씬 풍기는
장미의 노래입니다.
먼저 간 또래의 잔잔하고
차분한 노래를 듣습니다.
https://youtu.be/jc_JDfrUeG8
◉장미는 아름답지만
벌레가 많이 꼬입니다.
특히 요즈음에는 진딧물이
기승을 부립니다.
장미밭이 진별이 집 옆이라
어제는 분말 가루약으로
조심스럽게 조치했습니다.
키우기도 그리 쉽지 않습니다.
무턱대고 장미를 키우겠다고
덤비다가 낭패를 본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야생의 들풀과 꽃들은
물과 바람과 햇볕의
도움을 받으며 저절로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듯이 보입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생존을 위한 그 친구들
나름의 노력과 투쟁도 역시
치열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특히 집안에서 피는
아름다운 꽃은
특별한 정성과 노력 없이
그냥 피지는 않습니다.
말 못 하는 식물이지만
끊임없는 소통이 있어야
그들의 제 모습을
찾아줄 수 있습니다. (배석규)
/ 옮겨온 글
첫댓글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