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2
방송일시 : 2012년 5월 28일(월) ~ 6월 1일(금)
기 획 : 김 현 주
촬 영 : 오 정 옥
구 성 : 구 지 현
연 출 : 김 양 래, 나 현 태
(미디어 길)
섬이 무려 1000여개에 다달아
이른바 천사의 섬으로 불리는 전라남도 신안군.
수많은 섬들을 한 데 모아 하나의 이름인 신안으로 부르지만
섬들은 모양과 크기만큼이나 제각기 다른 역사와 문화를 간직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신안 앞바다 정 가운데 위치한
자은, 암태, 팔금, 안좌도는 최근 섬과 섬 사이가 다리로 연결되면서
그 모양이 다이아몬드와 같다고 하여 이른바 다이아몬드 제도로 불린다.
다이아몬드 제도와 바로 밑에 장산도까지
각기 다른 매력으로 소박하지만 반짝거리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신안의 섬마을로 떠나보자.
1부. 자은도의 봄 바다
다이아몬드 제도 가장 북쪽에 자리한 섬, 자은도.
자애롭고 은혜로운 섬이라는 이름만큼이나
온화하고 소박한 사람들이 모여사는 곳이다.
이름처럼 자은도가 풍요로울 수 있었던 건
바다 덕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봄은 자은도의 바다가 더욱 풍성해지는 계절이다.
썰물 때 설치한 삼강망에는 보리누름 농어가 든다.
보리가 누렇게 익어가는 때를 가리키는 '보리누름' 때
농어가 가장 맛있다하여 붙여진 이름.
둔장리 갯벌에는 조개의 여왕으로 불리며
그 담백한 맛을 자랑하는 백합이
한참 물오른 살을 자랑하며 지천에 널려있다.
한 때 염전에서 나는 잡초쯤으로 여겨졌던 함초는
이제 건강과 미용의 상징이다.
염전에서 자라는 특성으로 짭조름하고 달큰한 맛이 있는 함초는
따로 양념을 하지 않아도
입맛을 되찾아주는 봄철 밥상의 웰빙 음식이다.
봄 내음 가득한 자은도의 봄 바다가 한상 가득 펼쳐진다.
2부. 노두 너머 내 고향, 추포도
다이아몬드 제도의 허리에 해당하는 암태도 서쪽에는
여객선이 닿지 않는 섬 속의 섬이 있다.
6000여개의 돌로 만들어진 징검다리인 노두를 통해
350년 전부터 본섬인 암태도와 왕래했던 추포도.
노두 너머의 섬 추포도는 여의도 면적 반 만한 크기에
인구 80여 명이 사는 작은 섬으로
마을 사람들은 저마다 노두에 작은 추억을 갖고 있다.
노둣길을 따라 가마를 타고 시집을 왔다는
마을 아낙들이 옛 이야기를 풀어내고,
찰진 갯벌에서 뻘낙지를 삽으로 잡으며
대를 이어 바다를 지키는 늙은 어부가 사는 곳.
사라져가는 품앗이 전통을 여전히 간직한,
정이 넘치는 사람들이 사는 고향, 추포도로 가본다.
3부, 소리의 섬, 장산도
산들이 끊임없이 이어진다하여 붙여진 이름 장산.
섬이라고는 하지만 어장도 갯벌도 궁색한 탓에
바다 대신 땅에 의지해 살아야했던 장산도 사람들에게
척박한 모래밭을 생명의 밭으로 만들어 낸 고단함은
말로 다 할 수 없었으리라.
장산도 사람들은 그 설움과 피로를 노래자락에 실어 보냈다.
고단한 농사일을 견디기 위해 신명으로 불렀던 장산도 들노래는
전라남도 무형문화제 21호로
전통을 이어온 후손들 덕분에 일찍이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바 있다.
지금도 함께 농사일로 품앗이를 할 때면
장산도 사람 누구든 소리꾼이 된다.
갯물로 두부를 만들고 동네 사람 함께 모여 고추를 심던 날도
장산도에는 노래 가락이 울려 퍼진다.
녹록치 않은 섬살이를 흥과 신명으로 풀어내는 소리의 섬,
장산도를 찾아가본다.
4부. 할배와 할매, 두 섬 이야기
다이아몬드 제도의 꼬리에 해당하는 안좌도 앞바다에는
서로 비슷한 크기로 이웃해 있어
형제의 섬으로 불리는 반월도와 박지도가 있다.
섬의 모양이 반달을 닮았다 하여 이름 붙여진 반월도에는
할아버지 당을 섬기면서 바다를 터전으로 삼아
전복 양식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반월도 부부가 정성스레 기른 미역과 다시마 먹이를 주며
3년 이상을 자식같이 키워낸 전복은 봄철 최고의 보양식이다.
할머니 당을 섬기는 이웃의 박지도에서는
들판에서 소를 키우고 고향을 지키면서
몇 대째 살아가는 소박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
작은 배로 왕래하던 두 섬이 최근에는 다리로 연결되면서
섬사람들은 더욱 가까워졌다.
느림의 철학이 살아있는 반월, 박지도로 가본다.
5부. 섬, 섬을 만나다
다이아몬드 제도의 자은,암태,팔금,안좌는
최근 섬에서 섬으로 다리가 연결되면서
하나의 커다란 섬이 되었다.
배를 이용하지 않고도 다리를 통해
섬에서 섬으로 쉽게 오갈 수 있게 되었다.
30년 넘게 바다를 주제로 그림을 그려온 목포대 신문용 교수가
섬을 거닐어 보기로 했다.
그 시작은 우리나라 추상미술의 거장 김환기 화백의 고향인 안좌도.
생가에 들러 김환기 화백의 영감에 밑바탕이 돼 준
안좌도의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그의 작품 세계를 만나보고
우리나라 최초의 소작농 쟁의가 있었던
암태도의 역사 현장을 돌아본다.
모래가 주성분인 자은 땅에서 해풍을 맞고 자란 파밭과
그것을 일구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난다.
서로 다리로 이어져 하나 같지만
각자만의 개성을 가진 다이아몬드 제도를 찾아가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