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아들의 작업녀를 위해 잠옷 바람으로 악천우를 뚫고 마치 자가용을 몰듯 손수 경비행기를 운전해 제주도까지 오는 영화 속 장면, 2006년 작 영화 <작업의 정석>을 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기억을 할 것이다. 영화 속 설정이라 다소 황당무계하고 오버액션적인 요소가 가미됐지만 이것이 꼭 먼 나라의 일만은 아니다.최근 일반인들 사이에서 점차 대중화돼 가고 있는 경비행기 체험은 주 5일 근무제의 시행, 레포츠 문화의 고급화로 좀 더 새로운 것을 꿈꾸며 여유를
즐기려는 현대인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에 최고의 조건을 지닌 레포츠로 떠올랐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경비행기, 이것을 좀 더 전문적인 용어로 말하자면, ‘초경량 항공기’라 하는 게 맞다. 국내에서 초경량 항공기로 비행이 처음 시작된 것은 1993년부터로 ULM이라는 행글라이더에 엔진과 착륙장치를 단 체중이동형 항공기가 시초다. 경쾌한 엔진 소리와 함께 긴 모래 폭풍을 일으키며 하늘로 박차 오를 때는 긴장감마저 들게 하고, 바람을 가르는 프로펠러의 힘찬 날개 소리를 들으며 태양과 맞닿은 상공에서 느끼는 자유는 환상 그 자체로 경험해보지 않으면 상상도 못할 즐거움을 선사한다. 또한 하늘에서 내려다보이는 아름다운 풍경들을 감상하며 내가 원하는 곳을 간다는 것이 초경량 비행기만의 매력이다. 답답한 도심 속에서 심신이 움추려 있던 사람이라면 사방이 탁 트인 항공에서의 짜릿한 질주로 스트레스를 확 날려 버리는 것이 좋을 듯하다.
? 초경량 항공기의 장점은 일반 항공기처럼 대형 활주로나 관제소 등의 부대시설이 필요하지 않고, 길이 150m, 폭 5m 정도의 공간이면 논이나 밭, 물가 등 언제 어디서나 이착륙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국토 면적이 협소한 우리나라 지형에 딱 맞다고 할 수 있다. 날 수 있는 최소한의 구조만을 갖추었기 때문에 조립과 분해가 간편하고 조종법이 간단해 만 14세 이상이면 누구나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어 남녀노소 쉽게 조종이 가능하다는 점이 매력 포인트다. 몸체에 비해 날개가 매우 커 비행 중 엔진이 꺼져도 무동력 활공이 가능하므로 사고위험이 적고, 일반 비행기에선 누릴 수 없는 자연과의 교감과 행글라이더 등에서 찾기 힘든 속도감과 스릴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것이 경비행기만의 장점. 또한, 무연휘발유를 양 날개에 35ℓ씩 70ℓ만 넣어주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2시간대에 갈 수 있어 연비가 적게 드는 것은 물론, 이동 시간도 대폭 단축시킬 수 있어 시간적 여유마저 누릴 수 있다는 것이 큰 매력이다. 유지비도 적게 들어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자동차보다 이점이 많아 이미 미국을 중심으로 캐나다, 유럽, 호주 등지에서는 레저 스포츠용은 물론이고, 자가용 비행기로서의 운송수단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 초경량 항공기의 국내 항공법상 정식 명칭은 ‘초경량 비행장치’이며, 고정 날개(고정익)에다 엔진과 프로펠러, 착륙 장치를 부착한 레저 스포츠용 비행기를 말한다. 무게는 250㎏ 정도에 1인승은 자체 중량이 150kg 이하, 2인승은 자체 중량이 225kg 이하여야 하며 연료량은 38리터 이하, 비행 시에는 초경량기 공역으로 사전에 허가된 지역 내에서 고도 500ft 미만으로 비행해야 한다. 미국식으로 ULP(Ultra Light Plane), 프랑스식으로는 ULM(Ultra Light Machine)이라 한다. 초경량 비행장치는 항공기의 범주에 들어가지만, 국내 항공법에서는 이를 레저용 장비로 구분하므로 누구든지 개인이 소유할 수 있으며 세금도 면제된다. 항공법규상 초경량 항공기는 타면조종형과 체중이동형의 동력비행장치, 헬리콥터와 자이로플레인과 같은 회전익 비행장치, 패러글라이더에 엔진과 바퀴를 부착한 패러플레인, 부력을 이용해서 하늘로 떠오르는 기구류, 사람이 타지 않고 원격 조종하는 무인 비행장치 등으로 구분된다. 당연히 패러글라이딩이나 행글라이딩, 열기구 등도 이에 속한다.
타면조종형(고정익기)_현재 국내에 가장 많이 있는 종류로서 무게와 연료 용량만 제한되어 있을 뿐 구조적으로는 일반 경비행기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 조종면, 동체, 엔진, 착륙장치의 4가지로 이루어져 있고, 조종이 간단해 레저용은 물론, 정식 자가용 경비행기 조종사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체중이동형(동력 행글라이더)_국내에 가장 먼저 들어온 ULM으로 행글라이더에 엔진과 착륙장치를 단 동력 행글라이더.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활공할 수밖에 없는 단점을 개선하여 평지에서도 이륙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행글라이더와 같이 삼각형으로 된 조종간(컨트롤바)을 전후좌우로 움직이고 몸을 이동시키며 조종하기 때문에 행글라이더를 타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손쉽게 조종할 수 있다. 자이로플레인_고정익과 회전익의 조합형이라고 할 수 있는 항공기로 겉으로 보아서는 헬리콥터와 같다. 머리 위에서 회전날개가 회전함으로써 양력을 얻는다. 공기력의 작용으로 자유 회전하는 날개에 의해 양력을 얻고 프로펠러에서 추진력을 얻는 ULM의 일종으로 외국에서는 고정익기와 함께 레저용으로 인기가 높다. 패러플레인_ULM 중 최신 레저용으로 떠오르고 있는 비행장치. 낙하산류에 추진력을 얻는 장치를 부착한 것으로 조종자의 등에 엔진을 매거나 패러글라이더에 동체를 연결해 비행하는 두 가지 타입이 있다. 조종줄을 사용하여 비행장치의 방향과 속도를 조종한다.
경비행기 탑승을 체험하고 싶거나 직접 조정하고 싶은 사람은 국내 유수의 초경량 비행장치 항공사를 통해 체험하고 교육 과정을 이수 받으면 된다. 체험 비행, 비행기 견학 등 다양한 항공체험이 가능하고, 하늘을 나는 조종사의 꿈을 이룰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다. 현재까
지 만 14세 이상이면 누구나 항공기 조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실기 20시간, 이론 20시간을 이수 받으면 교통안전진흥공단에서 실시하는 시험 응시 자격이 주어진다. 시험은 국가고시로 이루어지며 1년에 4회 정도 실시한다. 교육비용은 약 4백만 원 정도고, 연습용 비행기종은 단거리 이착륙이 가능한 최고의 전문기종으로 비행장마다 조금씩 다르다. 2~3개월 가량 교육을 받은 뒤 자격증을 취득한 후에는 비행기를 렌트하거나 경제적으로 여유가 된다면 구비해서 영화에서처럼 폼 나는 비행을 즐기면 된다.
경비행 즐기기 좋은 곳
다이내믹 항공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경비행기장을 꼽자면 단연 다이내믹 항공이다. 경비행기를 타고 시화호 주변을 돌며 실제 비행을 하는 짜릿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전국에 약 30여 지역의 동호회 활동을 이어 지역간을 이동할 수 있으며 점점 더 많은 이동공간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체험 비행 비
용은 5만 원부터이며 지상활주로로부터 대략 20분 정도가 소요된다. 크게 2개의 코스로 나뉘는데 1코스는 안산비행장을 시작으로 - 공알화석지 - 드라마촬영지 - 벙커 - 닭섬 귀환이고, 2코스는 안산비행장을 시작으로 - 하와이섬 - 대부도 - 제부도 귀환이다. 이외에도 원하는 코스로 이동가능한 맞춤형 코스도 준비돼 있다. 문의 010-7394-2580
담양항공 광주광역시에서 25분 거리에 위치한 담양항공. 체계적이고 완벽한 이론교육과 비행훈련으로 유명한 곳이다. 우수한 교관진이 기초적인 비행이론부터 비행실습까지 맨 투 맨 방식으로 비행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담양읍에서 추월산으로 이어지는 푸른 산과 들, 강, 마을 등등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아름
다운 풍경 또한 오래 잊혀지지 않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비행 코스는 2가지이다. 소요시간 10분의 A 코스는 활주로 - 담양읍 상공 - 활주로이고 회비는 4만 원이다. 소요시간 20분의 B 코스는 활주로 - 추월산 - 담양댐 - 금성산성 - 활주로로 회비는 7만 원이다. 단체 할인이 가능하며 항공캠프나 행사축하비행(연막비행, 플래카드, 홍보비행) 등도 겸하고 있다. 문의 061-381-6230∼1
에어로피아 항공 1995년 국내 최고의 초경량 비행기 전용 활주로를 가진 경기 화성에 있는 에어로피아 항공은 1999년 안산 에어쇼 비행 총괄 및 축하비행을 전담했을 정도로 화려한 강사진을 자랑한다. 1999년 국내 최초 전국일주 ULM 비행 성공, 세계 최초 항공결혼식 기획 및 진행 등 다양한 경비행기 국내 기록을 보
유하고 있다. 코스는 총 4가지로 이뤄져 있다. 이코노미 코스는 비행시간 10분으로 어도-형도-어도의 경로이고, 20분이 걸리는 스탠다드 코스는 어도-음도-닭섬-어도의 경로이다. 로얄 코스와 프리미엄 코스의 경우 각각 30분과 40분이 걸리며 경로는 어도-선감도-제부도-어도(로얄), 어도-제부도-대부도-시화방조제-형도-어도이다. 가격은 각각 5만 원, 8만 원, 12만 원, 15만 원이다. 고급 기종은 추가비용이 든다. 문의 031-357-4116
용인항공 용인에 위치해 뛰어난 접근성을 자랑하는 용인항공은 비행과 교육뿐만 아니라 경비행기 제작과 판매까지 병행하는 곳이다. 천혜의 활주로처럼 넓게 펼쳐진 훈련장은 육지와 바다가 맞닿아 쾌적한 공간을 자랑한다. 교통부로부터 지정된 공역이 3곳
이나 밀집돼 자유로운 비행을 즐기기에 적합하다. 용인항공은 시화호 일대를 도는 체험비행 못지않게 세심하게 진행되는 교육으로도 유명하다. 3가지 종류의 교육과정이 있는데 20시간의 Xair와 30시간의 자비루는 일반학과 교육 및 비행교육이 진행되고, 25시간의 마크포교육에는 20시간의 일반교육과 5시간의 장거리 비행이 포함된다. 교육 일정은 교육생과 교관 간의 사전 협의를 통해 가장 편리한 시간으로 조종하면 되고 주1회 교육을 기준으로 약 3개월이 소요된다. 문의 031-896-1010
에디터_정호정 사진_유태환 도움말,촬영협조_박정수(다이내믹 항공 031-405-0682) 사진제공_OAAG compa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