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라오스를 모르는 사람들이 대다수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홍보가 덜되고 직항로도 없어 오지라는 이미지가 남아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지는 않다.
그러나....
한번 갔다온 사람들은 잊지 못하는 고향같은 그곳...
다소 거칠고 투박하지만 우리가 잃고 있었던 맑고 순수한 눈을 가진 사람들....
그래서 장기여행객이 가장 오래 머무르기도 하는 휴식같은 국가....
그곳은 언제나 나를 부르는 것만 같다.
해외에 잘 나가지 않은 나였는데, 요새 1년도 안되어 벌써 3번째 가는 라오스다.
출장차 처음갔던 곳이어서 자의적으로 다녀왔다 말하기는 어렵지만, 오래 전에 다녀온 미국이나 캐나다보다 더 그리워지는 곳이 또한 라오스이다.
지난 6월에 광주에 사는 친구와 술마시다가 내가 라오스 다녀온 이야기를 들려 주었고, 가보고 싶다는 말에 나 또한 언제나 가보고 싶은 마음이 남아있어 추진하게 되었다.
당초 둘이서 가기로 한 여행이었지만, 공동의 목표를 가진 서로다른 사람과 어울리며 추억을 만든다면 더 좋은 여행이 될 거라는 기대감으로 여행카페 등 온라인에 글을 올려 놓으니 관심보이는 몇 사람이 있었다. 이 가운데 2명이 추가로 우리와 함께 가기로 하여 총 4명으로 꾸려졌다.
모임 2주 전에 우리 카페지기이신 청솔님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고, 1주일전에는 멤버들이 사전모임을 가져 일정을 공유하였다.
큰 기대 속에서 그들을 만족시키려 숨겨놓은 내 걱정이 함께 나를 움직였고, 마침내 8월22일부터 31일까지의 일정이 시작되었다.
라오스는 직항이 없어 방콕이나 하노이에서 환승해야 한다.
원래는 여유로이 잡아야 라오스 여행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을 아끼고 최대한 본전을 뽑기 위해서 많은 곳을 되돌아 보는 것으로 일정을 만들고 돌아오는 길에 하노이에서 2박3일동안 투어를 하기로 하였다.
라오스의 대표적 여행코스는 보통 비엔티엔부터 방비엥, 루앙프라방으로 올라가는 코스인데, 나는 반대로 루앙프라방부터 비엔티엔으로 내려오는 것으로 했다. 비엔티엔에서 마지막을 보내고 싶었던 생각 때문이었던 듯 하다.
출발일에는 어쩔 수 없이 하노이공항에서 6시간을 대기했다. 기다림에 다소 지쳐가는 멤버들에게 나는 그만큼 즐거울 거라 위안을 주기도 하였다.
마침내 저녁 7시에 작은 ‘라오항공’ 비행기를 탔고, 비행기에서부터 라오스를 느끼기 시작하며 우리는 낡은 기체 탓에 15명만 태운 비행기에서의 조금 두려운(?) 비행을 마치고 루앙프라방에 도착할 수 있었다. 루앙프라방 공항에서부터 나는 고향같은 푸근함으로 느꼈는데, 멤버들은 작은 공항 규모에 놀라기도 하며 내일을 기대하는 것 같았다.
루앙프라방에서는 외곽에 있는 빡우동굴, 쾅시폭포, 그리고 시내에 있는 야시장, 왓시엥통 등을 돌아보았고
방비엥으로 넘어와서는 카약킹 1일투어와 투어 중 만난 10여명의 다른 한국인과 방비엥의 대표적인 술집인 ‘Bucket bar'에서의 술한잔,(이곳에서 곁들여진 불쇼 차력 관람)
비엔티엔 가는 중간에 폰홍을 거쳐 도착한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아 관광의 때가 덜 탄 ‘탈랏’지역과 '남늠댐‘ 위로 바다처럼 끝이 보이지 않는 호수 한가운데로 배를 빌려 타고 나가 한가로이 수영을 즐기다가 탈랏으로 돌아와 1박을 했고, 수도인 비엔티엔으로 들어와 독립기념탑인 빠뚜사이와 대표사원인 탓루앙, 그리고 다양한 불상조각이 전시된 외곽의 부다파크를 둘러 보았다.
베트남으로 넘어와서는 하룽베이 1박2일 투어와 닌빈 1일투어(난 하루 먼저 귀국...-.-)를 하였고 거기에 짬을 내어 하노이 구도심(호환끼엠)에서 수상인형극을 보았다. 라오스는 바다가 없었기에 베트남에서 바다에 있는 대표적인 관광코스인 이 두 곳을 돌아보게 된 것이다. 바다와 산의 조화로움을 함께 느끼게 된 시간들이었다.
우리가 여행을 떠난 8월은 라오스에서는 비수기이다. 우기인 이유가 가장 큰 듯하다.
그래서 출발하기 전부터 우비를 챙겨두라 멤버들에게 당부했던 나였지만, 라오스 여행기간 동안 빗줄기를 구경하기 어려웠다.
이것도 축복이라면 축복일까?
우리의 일정 중에 다양한 사건이 벌어지기도 하였다.
루앙프라방에서 방비엥으로 넘어오는 중에 우리는 교통사고를 경험했다.
미니버스(스타렉스) 불러 우리 멤버들만 타고 있었는데, 마주오는 차가 우리 차로를 침범하여 벌어진 사고였다. 수많은 산등성이를 넘는 구불구불한 길이 계속 이어져 있어 속도를 높일 수 없었기에 망정이지, 자칫 옆으로 구르거나 길가에 있는 낮은 절벽으로 떨어질 뻔 했다.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어 보험처리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여행자 보험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낀 계기가 되었다. 카페지기님께 전화걸어 많은 조언을 들은 것으로 마음을 더 편하게 먹었던 듯하다.
이와 대조적으로 사고 직전에 여태껏 보지 못한 커다란 무지개를 보았다. 한눈에 봐도 보통 보았던 무지개보다 몇 배는 더 컸다.
비엔티엔에서는 27킬로미터 떨어진 부다파크 가는 중에는 오래된 툭툭이가 고장을 일으켜 3번이나 멈추었다. 간신히 도착한 목적지에서 툭툭이는 완전히 퍼저버려 우리 4명이 오토바이 1대를 보내버린 셈이 되었다. 툭툭이 기사가 도와줬는지 마감시간인 5:30이 넘어서까지 약 40여분에 걸쳐 부다파크의 면모를 살펴볼 수 있었던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라오스에서 베트남(하노이)로 넘어온 직후 멤버 중 1명이 디카를 비행기에 두고 내려 다시 되찾아오기도 하였다. 꺼진 불도 다시보듯, 여행 중 귀중품, 여권 등은 늘상 확인해야 한다.
폰트레블 여행사에서 다른 지역 지사에서 투어 예약했다 대행수수료까지 주었다가 비엔티엔 본사에 와서 돌려 받기도 하였다. 본사에서 한국인 직원이 잘 몰랐다고 말하면서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바로 환불해 주었고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여행을 통해 새삼스레 느낀 점을 적자면
라오스는 캄보디아 앙코르왓트처럼 웅장한 볼거리가 없고 다양한 체험이나 레저, 쇼핑할 거리도 적다. 그러나 작지만 이러한 특징을 접목해 놓은 자연적 문화공간이면서 현지인들의 순수함을 함께 담아 올 수 있어 기억에 오래 남을만한 곳이 또한 라오스다. 그래서 짧은 시간에 많은 곳을 둘러보는 관광지로는 적합하지 않다. 그래서 라오스 여행 다녀온 사람들의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는 이유인 듯 하다. 그래서 여행 전에 내가 멤버들에게 강조한 것이 바로 여유였다. 날씨나 차량사고 등으로 일정이 취소되거나 변동될 수 있고 이렇게 되더라도 그 자체를 즐기라는 당부를 연거푸 했었다.
베트남은 여전히 바가지가 심했다. 정치적으로만 사회주의지, 사회나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우리는 바가지 당하지 않으려 노력했고, 이 노력을 가상하게 여기었던지 하룽베이에서 선상에서 1박을 하였는데 당초 신청한 급보다 업그레이드한 배를 태워주어 돈도 아끼면서 럭셔리하게 보내었다.
하룽베이에서의 숙박은 하룽시, 깟바섬, 선상침실 등 3가지 유형이 있다. 이 가운데 선상에서 잘 경우 카약킹과 배 주변에서의 수영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 바닷물은 그다지 깨끗하지 않다는 점은 주의하기 바란다.
베트남 중심지에 있는 태국음식점에서 럭셔리한 식사 한끼 해 보았다. 팍치 넣지 말라는 말을 하지 않으니 음식에서 그 지역의 진한 향기가 느껴져 먹기 어려웠다. 입맛이 둔한 나조차도 많이 먹지 못했다. 앞으로 현지 음식점에 가면 절대 잊지 말고 말해 줍시다..“노~팟찌~”
어찌됐든 멤버들 모두 여행결과에 만족해했다. 나 또한 만족함 그 이상이었다.
나 그리고 멤버들 모두 인생에 있어 잊지 못할 여행이었다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
일자별로 우리가 다녀온 여정을 구체적으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여행을 하면서 새롭게 알거나 느끼게 된 몇 가지를 정리합니다.
앞으로 여행을 생각하시는 분들은 참고 바랍니다.
1. 교통사고 처리는 우리나라와 유사함. 교통사고로 다치거나 입원했다면 경찰조서와 병원 진단서 반드시 챙겨두어야 여행자 보험으로 처리할 수 있음.
2. 라오스에서 주로 이용하는 폰트레블 여행사로 투어 예약시 타 지역 지사에서 예약하는 경우 별도의 수수료를 받는지 반드시 확인할 것.(받으면 본사로 전화하여 한국인 직원 바꿔 달라 하고 상황을 설명할 것.)
3. 지역간 이동시 로컬버스 놓쳤다고 마냥 기다리지 말고 송때우 등 지나가는 차 세워서 흥정하고 흥정 잘하면 로컬버스 요금과 비슷하게 지역간 이동이 가능함.(이번에 로컬버스 놓치는 바람에 방비엥에서 폰홍 거쳐 남늠댐 인근 탈랏까지 25만킵으로 6명이 송때우 타고 이동하였음.)
4. 정류장이 아니더라도 손을 흔들면 로컬버스는 세워 준다.
5. 사탕, 엿 같은 주전부리 준비하면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음. 직접 먹기도 하지만 지나치는 현지아이들에게 주기도 하고, 특히 물건 사라고 달라붙는 아이들에게 주면 사라는 말이 적어져 난감함을 피하는데 좋은 무기가 됨. 단, 아이들이 많은 경우 주의할 것...(사탕 하나 땜시 아이들끼리 싸움난다.)
6. 원래 싫어하더라도 여행중에 맛사지는 받아두면 고생하는 발을 위로(?)해 줄 수 있고 여행중 피곤함도 덜할 것이다. 발맛사지가 5불정도고 전신맛사지라 해도 10불 정도여서 값도 저렴하고 외국 아가씨들의 손길을 덤으로 즐길 수 있다.(우리 멤버 중 2명은 하루 건너 한번씩 받았다는.....)
7. 베트남에서는 흥정하고 나서 택시나 오토바이 탑승하여 목적지 도착할 때까지는 알아듣지 못하는 말은 대꾸하지 말 것.(도착 후에 추가로 바가지 씌울 수 있음.)
이번 여행에 여러모로 협조해 주신 카페지기님 감사합니다..^^
첫댓글 잘다녀왔구먼요. 난 국제미아되어 영 못볼줄 알았는데...
교통사고 났을 적에 말씀해 주신 덕분에 더 편안한 여행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그 때는 당황스럽기도 했는데......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정보감사감사
올해안으로 직항노선이 결정 될것입니다. ㅎㅎ 직항노선은 확정되었는데. 시간, 항공사, 요금이 결정되지 않았네요. 10월이나 11월이면 완전히 확정될듯합니다.
직항노선 생기면 더 가고 싶어질텐데...어쩌죠?....ㅎㅎ
가면 되죠.. 뭘 걱정을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