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을 비롯한 정제당이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은 잘 알려졌다" (고영근 제공)
영국 더 선(The SUN)은 정제당(精製糖) 섭취를 줄여야 비만과 심혈관질환 등을 예방할 수 있다며 실제 정제당 섭취를 멈췄을 때 몸에 나타나는 효과를 시간대별로 정리했다.
정제당은 과일과 채소 등 자연식품에 들어있는 천연당과 달리 단맛이 나도록 가공된 당이다. 영양소가 거의 없고, 열량이 높아 지나치게 섭취하면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흰 설탕, 흑설탕, 옥수수 시럽 등이 대표적이며, 케이크, 도넛, 초콜릿 등에 많이 들었다. 정제당 섭취를 중단했을 때 몸에 생기는 변화들을 시간대별로 분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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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시간,
무기력하고 기운 없어
정제당을 끊고 첫 몇 시간은 무기력하게 느낄 수 있다. 특히 5시간이 지나면 지친 기색과 피로감이 몰려온다. 평소 정제당을 많이 섭취했던 사람일수록 정제당에 의존해 에너지를 만들기 때문에 단 음식을 더 찾게 된다. 균형적인 식사와 건강한 탄수화물을 섭취하기 시작하면서 몸은 다른 에너지원을 찾는데, 그전까지는 계속 달콤한 정제당이 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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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시간,
두통·메스꺼움·
집중 저하 느껴
정제당 섭취를 멈춘 지 반나절 이상 지났다면 두통과 메스꺼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정제당에 익숙한 몸에 갑자기 더 이상 이 당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몸은 예전에 비해 에너지원이 부족하다 느끼기 때문이다. 업무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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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입 냄새 줄고
감정 변화 덜해
정제당 없이 이틀 이상 지나면 놀랍게도 숨이 상쾌해지고 기분이 나아지는 걸 느낄 수 있다. 입 속 박테리아는 번식하기 위해 에너지원으로 설탕을 사용하는데, 정제당 섭취를 줄이고 양치를 올바르게 하면 박테리아가 살기 어려워져 입 냄새가 개선되는 것이다.
또 몸이 정제당 없는 환경에 서서히 익숙해지면 이전에 느꼈던 무기력함과 예민함이 사라져 조울증 등 잦은 감정 변화가 완화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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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일,
피부 깨끗해져
설탕은 단백질과 지방에 붙는 경향이 있어 피부 속 단백질인 콜라겐과 엘라스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심지어 과도한 정제당 섭취는 피부 속 지방을 축적해 염증을 유발한다.
기존 식습관으로 피부가 상해 있었다면, 정제당 섭취를 멀리하고 지낸 1주일 차엔 깨끗한 피부를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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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개월,
에너지 지속시간 길어져
몸이 정제당이 아닌 새 에너지원에 적응했을 이 시기엔 집중력 향상을 비롯한 기력 상승, 체중 감소 등의 건강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정제당은 몸에 빠르게 흡수돼 혈당을 급격히 올리지만 또 빠르게 꺼진다.
반면 다른 탄수화물은 정제당에 비해 서서히 에너지 수준을 높여줘 식사 후 포만감과 활력을 더 오래 유지해 준다. 에너지 수준이 균일하게 유지되면 집중력 또한 개선되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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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1년 이상,
체중 감소로 인한
만성질환 예방
이 기간엔 무엇보다 체중 감소가 눈에 띈다. 체중 감소로 관절에 자극을 덜 줘 무릎 건강을 지킬 수 있고, 비만으로 인해 생기는 심혈관 질환, 제2형 당뇨, 뇌졸중 등 만성질환 위험을 낮출 수 있다.
글로벌 식품업계에서 ‘설탕과의 전쟁’이 선포된 가운데 설탕의 유해성에 대한 인식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물론 설탕이 해롭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설탕을 안 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가공식품에 빠질 수 없는 것이 설탕이고, 가정에서도 음식의 맛을 높일 때 자주 사용하기 때문이다. 식품업체 입장에서도 맛을 위해 설탕을 빼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우리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설탕은 ‘정백당’이라고 불리는 하얀색의 정제설탕이다. 정백당은 사탕수수를 화학적 정제 과정을 통해 순수하게 당 성분만을 남겨놓은 것이다. 정제 과정에서 각종 미네랄과 비타민 등 영양성분이 없어짐으로써 당이 우리 몸에 빠르게 흡수돼 혈당지수를 급격히 높이고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각종 질환을 유발한다.
이에 최근에는 비정제 방식으로 만들어진 유기농 설탕인 ‘비정제 설탕’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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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선택,
비정제 설탕이란?
비정제 설탕은 화학적 정제 대신 원심분리 방식으로 당분을 추출하기 때문에 칼슘과 마그네슘, 인 등 미네랄 성분이 남아있다. 설탕 자체를 적게 섭취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안 먹을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최고의 대체식품인 것이다.
과거에도 설탕을 추출하기 위해 사탕수수의 즙을 달여 비정제 원당을 얻었다.
동의보감 속에서는 “(비정제) 설탕은 심장의 열로 입이 마르는 것을 치료하는 데 효과가 있으며 석밀(石蜜, 산속 바위틈에서 채취한 꿀)과 같은 효능이 있다”고 기술돼 있다. 보약만큼 귀한 대접을 받았던 식재료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비정제 설탕의 장점은 무엇일까?
비정제 설탕은 무기질, 식이섬유, 폴리코사놀 성분 등 남아 있는 영양물질을 버리지 않고 섭취할 수 있다. 칼슘, 철분, 마그네슘, 칼륨과 같은 무기질은 체내 영양소 대사에 영향을 주고, 식이섬유는 혈중 콜레스테롤과 혈당을 천천히 오르게 도와준다. 폴리코사놀은 항산화 작용과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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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제 설탕을
잘 고르는 방법은?
비정제 설탕은 진한 갈색을 띠고 향이 강하다. 그래서 흑설탕을 비정제 설탕으로 오해할 수 있는데 둘은 엄연히 다른 종류다. 설탕의 종류 중에서도 백설탕, 갈색 설탕, 흑설탕은 모두 정제 설탕이다.
갈색 설탕은 하얀 설탕을 만드는 과정에서 생산되는 부산물로, 정제가 덜 된 것이 아니라 하얀 설탕을 얻기 위해 반복된 가열 과정에서 설탕이 캐러멜화되었을 때 생기는 것이다.
또한, 흑설탕은 여기에 캐러멜 색소를 입히는 가공 과정을 거친 것으로 이 또한 하얀 설탕과 같다. 그렇기 때문에 갈색 설탕이나 흑설탕은 색과 향이 다를 뿐 영양적으로는 하얀 설탕과 다르지 않다.
따라서 비정제 설탕을 선택할 때는 살펴봐야 할 세 가지 포인트가 있다.
첫째, 제품 원재료, 함량 정보를 살펴본다. 제품 뒷면의 원재료 및 함량, 칼슘, 철분, 마그네슘 함유량을 비교해 함량이 높은 제품을 선택한다.
둘째, 최대한 유기농 제품을 선택한다. 비정제 설탕은 정제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사탕수수 자체가 오염되지 않은 곳에서 건강한 방법으로 재배되는 것이 중요하다. 참고로 절제 설탕도 유기농 제품이 있으니 고를 때 유의해야 한다.
셋째, 시중에 판매하는 설탕 대체 감미료인 ‘자일로스’ ‘알룰로스’ ‘타가토스’ 등은 비정제 설탕과 다른 것이다. 색깔이나 형태만 보고 비정제 설탕과 헷갈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우리는 이미 가공식품과 외식 생활에 너무 많이 노출돼 있어 설탕이 몸에 해롭다고 무조건 줄이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기에 때에 따라 설탕을 달리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재료의 순수한 맛을 살리기 위해선 정제당을 사용하고, 미네랄 식이섬유 등 각종 영양소를 섭취하기 위해선 비정제당을 쓰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