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Bigbang) - 04 - 눈물뿐인 바보 - 192k.swf
채팅에서 낚은 남자 12
From.권 피디
"아니! 아니이이이?!"
이, 이것은....
"어머 얘도 남자였어..."
순수한 줄로만 알았던 그 애가 이런 악취미적인 취미가 있을 줄이야.
지금 내 심정은 마치 성경책 사이에 끼여있는 에로사진을 구경할 때랑 기분이 같다.
그래, 쇼파 한 구석엔...
한 여자의 반누드 장면이 적나라하게 보이는 페이지가 펴져있다고!
아아, 젠장... 권지용 난 널 믿었다고...
너가 이렇게 뒤통수를 치다니! 나 너무 슬프다...
이게 아니라...
"음식 다 됐어어어어- 와서 먹어어어-"
난 어느새 청소하다 말고 이 녀석을 위한 음식을 만들고 있었다.
귀엽군. 내가 봐도 내 자신은 너무 귀여워.
저 딱 벌어진 입 좀 보게나. 다람쥐 같지않아?
"우오!!"
한층 동그래진 눈으로 식탁에 놓인 음식을 초고속으로 퍼 먹으려는 기세를 뿜는 이승현.
저러다가 체하는 사태는 벌어지지 않겠지?
권지용은 가끔 나를 엄청나게 놀래키곤 한다. 이 녀석의 거의 본능적인 움직임으로 요리를 만들었지만 이런 실력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거지? 요리책을 보고 외우는건가?
"이거... 전부 너가 만든거야?"
오냐. 그럼 내가 만들지 누가 만들냐?
아차... 권지용이 만드는구나. 새삼 드는 멍청한 생각에 수긍을 하고는-
"어서 먹어봐-"
라고 재촉하는 나다. 그러자 이승현은 기다렸다는 듯 숟가락질을 하기 시작했다.
아니, 잠깐만.
멈춰!! 멈춰!!!
"오... 하느님..."
결국 이승현은 행복한 표정으로 하느님 곁에 잠들었다... 가 아니라 기절했다.
이런 조카 크레파스 18색 같으니라고...
.
.
.
저녁 7시 15분. 저 녀석은 그대로 잠이라도 든건지 전혀 깨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무료함을 달래보려는 이 권지용의 몸뚱아리가 거의 본능적으로 컴퓨터앞으로 다가가 전원을 눌렀다.
위이이잉- 팬이 돌아가는 소리가 들려온다.
잠시후, 컴퓨터는 켜지고 아이콘이 바탕화면에 떴다.
아무렇지도 않게 자리에 앉아 마우스를 투닥거리는 나.
어라? 바탕화면에... 내가 하는 게임이 있다?
아, 그러고보니까 권지용 닉네임도 안 가르쳐줬다.
이런저런 상상을 하며 테일즈런너를 눌렀다.
그리고는 제멋대로 손가락이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친다.
이거 완전 사생활침해잖아?
탁- 엔터를 눌렀다. 정보가 뜨기를 기다리는데...
어랍쇼? 이 녀석 닉이... 뇽이-다?
에? 이상하다? 왜 내 커플이랑 닉네임이 같은거야?
뭔가 잘못되도 한참 잘못 된 느낌. 하지만 이 녀석의 몸은 역시 내 마음대로 통제가 안됬다.
게임 스타트를 누르고 게임이 뜨기를...
들어갔을 땐 뇽이-라는 닉네임이 눈안에 담긴다. 커플정보를 눌렀다.
승현1212... 다소 닉네임이 유치하지만 무튼 내 닉네임이다!!!!!!!!
이럴 순 없어. 나 이녀석이랑 커플이었던거야? 졸라 기막힌 우연일 수가 없다.
심장이 두근두근... 권지용은 이미 내 존재를 알고있었던걸까?
그래서 헤어지자-라는 문자를 보낸거고...
하... 그래. 이렇게 되는거구나.
이로써 내가 왜 이녀석이 되었는지 대충 짐작이 갔다.
권지용을 붙잡으라는 계시겠지. 권지용이 얼마나 나를 사랑했는지 대신 느껴보라는 거겠지.
알았어. 이제 알았다고.
마음은 착잡한데 어느새 내 손은 게임을 열심히 하고있었다.
권지용, 결국엔 너란 존재를 내가 이렇게 아는구나.
너가 얼마나 나를 사랑하는지 깨달았어.
"오예!! 또 1등이다!!"
이봐!! 분위기 좀 잡게 개풀뜯어먹는 소리 좀 하지말란말야!!
끼이이익-
"오오오! 지용아- 너도 이거해?"
"어,형? 일어났네?"
이승현의 깜짝등장으로 난 심장이 멎는 스릴을 약 2초간 경험했다.
그리고 알 수 없는 괴리감에 쌓였다.
난 이승현이지만 몸은 권지용. 이 녀석이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절실히 깨닫는중이다.
내 앞에 있는 아이 이승현, 원래는 나.
그럼 저 녀석은 이승현일까? 누구일까?
"얼라? 왜 꺼? 이야- 만나서 반갑다. 닉네임이 뭐야?"
뇽이- 라고 반사적으로 말할 뻔했다. 심장이 두근거린다. 이대로 나의 정체가 들통날까봐.
아직 아무것도 몰라하는 저 녀석이 왠지 모르게 부럽고 편해보였다.
차라리 아무것도 모르는게 낫지 않을까?
"왜? 영어라서 어려운거야?"
아니. 너가 들으면 놀랄까봐 그래.
"아, 아니.."
"그럼 말해봐."
더이상 묻지말아줘. 제발 묻지말아줘. 그냥 모른척하고 지나가줘.
나 견디기 힘들어... 어떻게 해야할지 복잡해. 머리가 과부하로 터질 거 같아.
"말해보라니까?"
하는 수 없이 본능적으로 컴퓨터로 손을 뻗어 본체를 꺼버렸다.
컴퓨터는 그대로 작동을 멈췄다.
이승현의 얼굴이 사색이 되어서 왜 그러냐고 묻는데- 들리지가 않는다.
.
.
.
내가 우려하던 사건이 발생하고 말았다.
"형, 나를 유혹할 때는 언제고 이렇게 도망가는게 참 비겁하네-"
이승현의 손목을 잡았다. 놓치고 싶지가 않다. 몸뚱아리에 열이 달아오른건지 열기와 함께 울컥하고 무언가가 올라온다.
"지용아, 아파... 이것 좀 놓고."
놀라건지 토끼눈으로 날 눈안에 가두는 녀석이 안쓰럽다.
저게 과거의 나. 저 때 잡았어야 했어.
저 때... 권지용을 잡았어야 했다구...
"있잖아, 형."
두근-두근-
권지용이 내게 녀석의 속마음을 텰어놨을 때의 기분도 이랬을까?
심장이 터질만큼... 눈 앞에 제대로 밟히는게 없다.
"웃기지도 않겠지만. 나... 형 좋아해."
두근- 두근-
술마신 기분. 알코올에 사로잡힌 기분. 입술에서 술술 오글거리는 멘트가 튀어나간다.
"내가 축구공을 차서 형이 맞았잖아? 그 때부터 형한테 첫눈에 반했어."
"우, 웃기... 지도 않아!!!"
후련한데 자꾸만 부정하는 녀석이 밉다. 한 번만이라도 수긍할걸.
이렇게 대신 당하니까 아련하다. 이런 기분이구나- 상대방에게 차인 기분.
이런거였어...
"형은... 내가 싫어?"
좋아한다고 말해줘. 부탁이야, 내 분신 이승현. 제발 권지용 살린다고 치고 한번만...
왜 땅만 쳐다보는거야. 분해, 이 끓어오르는 이 감정이 싫어.
"그래. 알았어... 잘가."
그리고는 마지막 인사를 한 체 방안으로 들어와버렸다.
"으흑.. 흑..."
내일이면 이승현은 교통사고 당하겠지? 내일이면... 이승현은 사라지겠지?
나도... 나도... 어떻게든 죽겠지?
쾅-!!
...이승현. 미안해...
딸칵- 그 때, 티비 위쪽에서 들려오는 소리로 고개를 올렸다.
"......"
현재시각은 밤 9시가 되가는데...
이상하게도 13:07이라고 디지털 숫자가 표기되어 있었다.
이상하다... 시계가.... 고장난건가?
눈물때문에 흐릿한 시야를 다시 눈을 비비고 쳐다봐도...
"어?!"
13:06으로 바꼈다. 시간이 거꾸로 간다.
.
.
.
아파서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다.
자꾸 뒤척거리다가 결국 이른 시각에 잠이 깨고야 말았다.
별 생각없이 눈을 비비적 거리고 시간을 봤는데 03:31, 이라는 빨간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뭔가 석연찮은 구석이 있다.
침대에서 어기적거리며 일어나 다시 한 번 거울속 이승현이 아닌 권지용임을 확인하고 욕실로 들어갔다.
새벽공기가 들어차 있는 욕실은 한껏 나를 더 비참하게 만들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만났던 이승현이 너무 그립다.
그리운데 잡을수가 없다.
"어푸-! 어푸-!"
차가운 물이 얼굴을 적쉴때 마다 자꾸 이승현이 또렷해져간다.
권지용, 나를 원격으로 괴롭히는구나.
그렇게도 너의 사랑을 각인시키고 싶었던 거니.
끼이익-
03:12 , 무얼 해야할지 확신이 안 선다.
그저 무기력하다. 저 시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예상조차도 짐작이 안간다.
카운트다운의 일종인데. 무슨 카운트다운일까?
교복으로 갈아입었다. 가기싫어도 학교는 가야하니까.
무거운 발걸음을 이끌고 텅 빈 거리로 나왔을 땐 이미 세시간도 채 남아있지않았다.
마음대로 마음을 조종할 수 있다면 벌써 이승현을 잡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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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권 피디입니다!
우앗 정말 오랜만이죠오? 음.. 오랜만인데 분량 짧고 똑같은 부분 반복이라서 짜증난다구요?
ㅋ지금까지는 그냥 설명에 지나치고 시작은 지금부터에요.
다음편 부터는 전혀 다른 이야기로 진행되니까 그렇게 아세요오~
...시험... ㅈ됬어욬ㅋㅋ 그니까 잘봤냐고 묻지마세요 ㅋㅋ
오랜만에 들어왔는데 하... 힘들군요! 다음부턴 제대로 쓸게용~
즐카하시고 즐컴하세요: )
첫댓글 난 엄청난 반전의 시험이었지....
ㅋㅋㅋㅋㅋ반전의 시험ㅋㅋㅋ
...간만에 본다 ..이거 ㅋㅋㅋ
그치그치ㅋㅋ
실망했다길래 뭔가 하고 봤는데 이런거였구나 ㅎㅎ 담편도기대할께요 ㅎ
네에! 감사합니다ㅎ
으음....으음......뭐,잘되겠지ㅋㅋㅋㅋㅋ
...잘 되겠지 뭐... 난 그렇게 할거야../응?
그럼,피디가잘하겠지ㅋㅋㅋㅋ
뭐...좀 힘들겠지만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