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습작초고2-8
# 호규의 시골집 엄마가 집안으로 들어오다 놀랐다.
베란다 배수구를 닦는 호규에게 급히 가며
"감기 아직 안 나았을 건데 왜 이런 일까지 하니, 아이고 설거지까지"
"이제 반 이상 나았는걸 뭐"
"이거 금방 달여줄 거니까 그만 누워 쉬렴아, 장갑도 안끼고 얘가 정말"
[삐삐] 경보가 울리자
"엄맘마! 세탁까지"
"왜 쓸데없이 내 약까지 지어와, 같이 갔어야 했는데 의사는 뭐래?"
"늘 하는 얘기지, 나이가 드니 관절이고 뭐고 자꾸 문제가 온다는 거지"
"좀만 기다려. 조만간 내가 여유있어지면 서울 큰 병원에 가서 해결해볼 테니까"
"아이고 그런 생각말고..."
"엄마 아직 한참 젊잖아! 환갑도 전에 이리 골골거리면 나중에 손주들과 어떻게 놀러다니려고?"
"...규,규야.."
"앞으로 백살도 넘게 팔팔하게 사는 시대니까, 제발 몸좀 챙겨 응?"
"...그, 그래...헌데 손주 낳아줄 아가씨는 사귀고 있는 거니?"
"많지 너무 많아서 누굴 골라야 할지 고민이라고, 헌데 엄마 반도 못되는 여자들이라서"
"얘얘는 농담을 해도.."
"엄마 참 많이 모자란 아들 키우느라 마음고생 심했으리라 알아"
"아니, 오히려 그반대..너같은 애가 어떻게 부족한 내게 왔는지 매일 천지신명에게 감사를 꼭 드린단다"
"몇년간 속 많이 썩였잖아...어디 가도 그때 엄마 눈물 생각하면 나,난 가슴이 무너져.."
"고모 전화 듣자니..너 요즘 복잡한 일에 휘말린 모양이던데..어제 이장님도 그 비슷한 말을.."
"아니 전혀 복잡한 일 아니니까 아무 걱정마. 아들 말 믿지?"
"그럼. 그럼 아아~ 우리 아들.."
# 중편재로 들어온 호규가 두리번거렸다.
"박선생님은?"
"아까 하나랑 같이 정답게 나가더라"
"하나누나랑요?"
"하나가 요즘 아주 살갑게 하더라. 엄마가 요양원 찬모로 일한다던데 너가 소개한 거람서?"
"아니 저는 그냥 지나가는 말로 조언만 했지요. 그런데 왜 박선생이.."
"모르지..그 응큼한 속을 누가 알겠냐 어쩌면..아니다. 참 인연이란 거이 우스울 때가"
"흐흐 선생님 쫓아내려고 한 이면엔 그런 치정도 작용했다는?..하하 물론 농담이고요"
"...그런데 오뚜기말여요"
이생의 안색이 변해 돌아보았다.
"2년전부터 아무리 온라인 검색해도 인물로 안 뜨던데 고향이 어딘지 이력이 어떤지 심지어 나이까지도.."
"검색을 차단시켰겠지"
"21세기 대한민국에서 그게 가능한가요?"
"그만한 능력은 있는, 아니 넘는 불가사의한 괴물이니까"
"......."
"호고야..너도 컸으니 알지 모르지만..아니 이건 꼭 알아둬야 한다"
"사람들은 대개 자신을 포장해 자랑하려고 안달인데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단다. 능력을 축소해서 자신을 가능한 감추려고 안달이지. 헌데 그 결과는 어찌 되는가?"
"?"
"잊히고 무시되긴 커녕, 오히려 힘이랄지 능력이 극도로 과대평가되는데 오뚜기가 바로 그렇다"
"!"
"힘은 감출수록 행사하기 수월해진다는 말이다. 누군가가 존재한다는 것만 알아도 지켜본다는 것만 알아도 너라도 조심하지 않겠냐? 힘을 하나도 행사하지 않아도 가공할 위력이 되지. 어쩌면 하느님이 비슷할지도 아무 흔적도 없지만 상당수가 있음을 확신하잖냐, 기적이 다른 게 아녀"
"...그렇게 대단한 인물이 한낱 치정에 휘말려 망신살이 뻗치다니 어처구니가 없군요"
"...글쎄... 약점은 누구라도 있을 수 있고...오뚜기보다 더한 존재가 작업들어간지도 모르고.."
"저번에 어떤 사람들은 박현종이라고 서슴없이 씹고 비웃던데"
"무식해서 그런 거지. 무지한 것에 뭔 답이 있것냐"
"선생님 판단은? 생각은?"
"난 오뚜기를 모른다 모르기에 어떤 말도 안한다. 넌 얼굴 한번도 못본 사람을 네멋대로 독단할 수 있냐?"
"...얼굴을 봐도 그사람 생각을 모르는 이상 안할 것 같습니다"
"..그래, 어쩌면... 오뚜기는..."
# [연예가 소식] 남녀 패널 네명이 둘러앉은 티브이 스튜디오였다.
30대의 여사회자 "3년전인가 모 유력자가 미투에 휘말린 파란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55정도의 안경쓴 패널이 갸웃했다.
"커험, 저는 이 사건을 보고 우리 사회의 후진성을 실감하게 되었달까요"
40대 중년
"전체적인 개요는 이렇습니다. 서울 모처에 고급별장이 있는 모양인데 여가수들 여럿이 일년여에 걸쳐 파티에 참여해 어떤 유력자로부터 성추행내지 성폭행도 당한 모양인데 모두 특정인을 지목했는데 별장주는 그 유력자가 아니었고 인상도 일치하지가 않았어요. 반가량은 일치했지만 뚜렷한 증거가 없었지요"
50여 "사진도 없거니와 피해정도가 모두 달랐고 그저 진술에만 의존한...물론 미투가 대개는 그런 양상입니다만"
40 "그런데 선정적인 추측보도와 정치도 관련되어 사회적인 파장이 심했지요. 연예계 남자가수도 열댓명 이상이 진상규명요구 탄원서에 서명해서 제법 일이 커졌지요"
30 "저도 그렇지만 대개는 지켜봤지요. 뭘 아는게 있어야 개입하지, 서명했던 이들도 마찬가지였는지 이내 서명을 철회했지요. 애초 제기했던 여가수들도 하나둘 소를 취하하며 수습되었지요"
40 "그런데 2년이나 지나 뭔 흑막인지 몰라도 여가수 반가량이 지난주에 다시 고소를 했지요. 당시 유력자 하수인이 자기들을 모질게 위협공갈하며 돈으로 막았다고.."
55 "우리 사회, 아니 연예계의 모든 문제점 종합판이라고나 할까?"
30 "무명인지 2류 가수의 최근 발언이 화제인데요?"
40 "나는 하이에나가 아니다? 당연 인간이니까 흐흐흐"
모두 실소를 터트렸다.
30 "정황을 알고 다른 가수들은 서명을 취소했는데 그 심호규씬 끝까지 철회를 안했다더군요"
55 "제가 보기엔...처음엔 너무 뭘 몰라서 정의감에 선듯 서명했고, 진실을 모르기로 철회를 안한 것이라고 봅니다. 이건 순박하달지 참으로.."
40 "철회하라는 압력을 끊임없이 받으며 피해도 당했다는데 이번일엔 안끼어든다고 확언했다는데 왜일까요?"
50 "당연 하이에나가 아니니까"
[하하하] [호호호] 좌중에 웃음이 터졌다.
30 "그럼 진상을 조사하라는 애초의 서명은 이제라도 철회해야 맞지 않나요?"
40 "그 원칙은 지키되 이런 식은 싫다는 거겠죠"
30 "하이에나도 아니지만 비겁한 표범은 더욱 아니다?"
좌중에 웃음이 터지며 화면이 바뀌었다.
.....계속......
첫댓글 횟수를 한참 건너 뛰어 읽긴 했지만.
상당히 이야기가 진전된 느낌입니다 과객님.
댓글이던 무플이던 꾸준히 글을 연재하고 계신 과객님 응원합니다.,
형편상 얼마간 음정에 안 들어왔다가 오늘은 맘먹고
눌러 앉아 기웃기웃 해 봅니다 ㅎㅎ
봄꽃 구근들이 쭈뼛 거리며 흙을 뚫고 올라오고 있는것을 보니
정녕 봄이 왔나 봅니다.
그렇더니
오후부터 이곳은 펄펄 눈이 나리고 있고
조금전 집에 돌아오는길, 제설차량들이 소금을 들이 붓듯하더군요,
눈이 온들 오고 있을 봄이 멈춰 서 있진 않겠죠? 하하
과객님의 건필을 응원하며 자주 들르겠네요.
아참 ! 깜빡 잊고 빠져 나왔다가 다시 한칸을 채웁니다.
올리신 영상속의 아베마리아 너무 너무 아름다운 노래지요?
유튜브 알고리즘을 따라 이 영상이 뜨면 광장을 지나던 사람들이 그러는것 처럼
저도 하던걸 멈추고 듣습니다.
좋은영상 올려 주신 과객님 칭찬해 드리려고요 ㅋ
@조롱박가든
감사합니다. 노래야 그저 주먹구구
글도 낙서에 가까운 하수지만..
처음 도전한 소설 일주일여전 완결하여
기분 좋은참^^
이달안엔 마지막편 올릴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