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일, 시의 날을 자축하며
시인이여 오늘은 네 마음에 시의 깃발을 높이 올려라.
11월1일은 한국 시의 날이다. 육당 최남선이 1908년 11월 <소년> 창간호에 신체시 '해海에게서 소년少年에게'를 발표한 것을 기념하여 정한 날이다.
그러나 누군가 축하해주길 기대하지는 마시라. 아무아무도 나서 축하해주지 않는 날이다. 이런 날이 있는 날이 있는지 모르는 시인이 더 많을 것이다.
다만 오늘을 자축하라. 시의 위의를 생각하고 시인의 자존을 높여라. 시가 빛나야 스스로 빚날 수 있다. 스스로 빛나야 별이 될 수 있듯 시도 그렇다. 항성이 되기 위해 자신을 태워라. 그러하지 않는다면 한낱 행성에 불과할 것이니.
아무도 축하해주지 않지만
누구도 박수쳐주지 않지만
시의 깃발을 높이 올려 바람에 펄럭이게 하라!
ㅡ정일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