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캐나다우드에서 마련한 세미나에 갔다왔어요.
제로 에너지 하우스에 대한 내용으로 세미나를 한다는 메일을 받자마자 신청을 하고 한참을 기다렸다가 참석했어요.
유료세미나라서 20,000원이라는 돈까지 냈죠.
큰 돈은 아니지만, 댓가를 지불하고 들은 세미나치곤 실망스러웠어요.
여기에도 참석한 분들 있겠죠?
제가 이 까페에서 본 분 중에 딱 한 분을 세미나에서 볼 수 있었어요.
미도공간님이 오셨더군요.
아는 척을 하려다가 누구냐고 물으실까봐서 차마 아는 척은 하지 못하고 왔네요.
제가 이 까페에서 그렇게 반가운 존재는 아니라는 걸 저도 아니까요.
어쨌든, 아침 8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아주 긴 시간동안 세미나를 들었어요.
제 입장에서 세미나 내용은 별반 새롭지 않았어요.
새롭게 느껴진 것은 공무원이 나와서 국가정책과 법에 대해서 말한 것이었어요.
법과 정책에 대한 것이라서 잘 알아들을 수는 없었죠.
또, 한 가지는 이것도 역시 공무원이 한 강의인데요, 제로에너지 하우스의 핵심요소와 설계적용방안에 대한 거였어요.
제로에너지 하우스를 짓기 위해서 반드시 해야할 것들과 예를 설명한 거였어요.
강의 내용 중 보편적으로 알려진 기술에 대한 설명은 많이 들었던 것들이라서 새로울 것이 없었는데,
유럽의 다른 나라에 대한 설명은 잘 몰랐던 내용이었는데, 새롭게 알게 된 거였어요.
이 분의 강의가 그래도 가장 들을 가치가 있었어요.
나머지 다른 사람들의 강의는 별로였죠.
이건 어디까지나 제 입장에서 그렇다는 거예요.
위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전체적으로 실망스러운 세미나였어요.
일부 발표자의 발표내용과 캐나다우드의 세미나 진행 행태가 실망스러웠어요.
일단, 캐나다우드는 시간을 맞춘다는 이유로 강의만 하고 그 어떤 토론이나 질문도 받지 않았어요.
캐나다우드의 생각은 아마 이런 게 아니었을까요?
우리 캐나다우드는 수준높은 사람들이고, 수준높은 발표자가 수준높은 발표를 했으니까,
수준낮은 니들은 그냥 가만히 듣고 있다가 그냥 가면 돼.
뭐 이런 생각이 아니었을까요?
이런 생각이 아니라면, 강의가 다 끝났으니까, 안녕히 가세요라는 말만하고 끝냈을까 싶어요.
끝나는 시간이 늦어지더라도 짧게나마 질문도 받고 대답도 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정상이 아니었을까요?
물론, 갈 사람은 그냥 가라고 하면 돼죠.
CD를 탈 목적으로 온 사람도 있었으니까요.
세미나를 하는 목적이 정보의 일방적인 전달은 아니잖아요.
그리고, 세미나 발표 내용이 전부 다 맞는 것도 아니구요.
잘못된 내용이 있다면, 누군가가 그걸 질문했을 수도 있는데, 그걸 완전 원천봉쇄했다는 것은 캐나다우드 사람들의 마음가짐이 위에 적은 것과 똑같다는 것밖에는 안된다고 생각해요.
캐나다우드 잘났어요, 정말.
또, 발표자 중에는 문제가 있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특히, 장사를 목적으로 세미나에 참석하는 장사꾼이 있었죠.
이 사람은 제가 다른 세미나에서도 봤는데, 이번 세미나 발표내용도 그 때와 똑같더군요.
더군다나, 틀린 내용도 있었는데, 틀린 걸 수정하지도 않고 그대로 또 발표하더군요.
자신이 팔아먹는 상품을 더 많이 팔아먹기 위해서 맞는 것을 틀리다고 말하고,
큰 가능성이 없는 내용을 아주 크게 부풀려서 말하더군요.
저는 사실 이 인간(?)한테 질문을 하고 싶었어요.
어떻게 이런 인사가 발표자가 되었는지, 그리고 캐나다우드는 발표내용을 미리 검토도 하지 않는지 알 수가 없더군요.
또, 어느 대학교 교수라는 사람은 자신이 무슨 전문가라고 하면서 발표를 하더군요.
그런데, 그 발표내용이라는 것이 대학교수가 만든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수준이 떨어지는 것이더군요.
우리나라에서 구조전문가로는 몇 명 중에 하나라고 알려진 교수인데,
요즘 대학생들이 만든 리포트보다 못한 발표자료를 가지고와서 발표를 한다는 게 참 씁쓸하더군요.
발표내용 중 대부분은 이미 다른 사람들의 발표 내용에 다 있는 것이거나 인터넷 브라우징만 해도 금방 알 수 있는 것들이었어요.
더군다나, 이 교수는 브랜드 이름과 고유명사를 혼동하더군요.
어떤 상품이 너무나 유명하고 많이 쓰여서 고유명사처럼 쓰여진다고해서 그걸 진짜 고유명사인 것처럼 쓰면 안되잖아요.
건물외장재 중에 그런 게 있죠.
상품명인데, 사람들은 건물외장재를 뜻하는 고유명사처럼 쓰는 단어가 있어요.
그걸 아무 생각없이 대학교수라는 사람이 고유명사인 것처럼 쓰다니..
이러고도 어디 가면 국립대 교수라고 거들먹거리고 다니겠죠.
한심한 인간같으니.
꼭 문제만 있는 발표자만 있는 것은 아니었어요.
위에서도 말씀드린 공무원 한 분의 발표는 괜찮았거든요.
또, 한국 최초의 Super-e 하우스를 지은 유재완씨의 발표도 나름 괜찮았어요.
Super-e 하우스에 대해서 잘 몰랐는데, 이번 세미나로 조금 더 알게 되었으니까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유재완씨의 집은 한 번 가보고 싶더군요.
Super-e 하우스는 캐나다에서 온 발표자때문에 더 많이 알게 되었어요.
그의 발표내용 중 제로 하우스에 대한 내용보다는 Super-e 하우스에 대한 내용이 더 새롭게 와닿았거든요.
이렇게 괜찮은 발표자도 있었지만, 문제가 있는 발표자와 주최자때문에 이번 세미나는 좀 실망스러웠어요.
캐나다우드는 앞으로 세미나같은 걸 주최할 때는 더 신경썼으면 좋겠어요.
잘난 인간이 못난 인간들에게 시혜를 베풀듯이 세미나를 열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정보의 소통을 위한 세미나를 열었으면 좋겠어요.
그들이 잘난 것은 알겠는데, 그래도 지킬 건 지켜야하는 거 아닐까요?
참고로 제 글을 읽는 분 중에는 이렇게 생각하는 분도 있을거예요.
질문을 하고 싶으면 개인적으로 할 수도 있는 거 아니냐구요.
Of course. You're right, but I don't think so.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사담을 나누듯이 하는 질문은 별로 의미 없다고 생각해요.
여러 사람들 앞에서 질문을 하고 대답을 듣고 하는 것이 의미가 있는 것이지 개인적으로 혼자 가서 질문하고 대답을 듣고 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는 거라고 생각해요.
특히, 이런 세미나에서는요.
그래야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정보를 공유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공부할 수 있고 더 많은 사람들이 생각할 기회를 가지게 될테니까요.
첫댓글 안가본 사람도 가본것처럼 잘 표현해 주셨네요...
저번 캐나다 우드 세미나는 "송대승" 설계자분의 강의 내용만
들을 만하고 시공 detail 에 대한 책한 권 받은거 말고는
나머지는 좀 ... 실망스러웠는데...
이번에는 무슨cd 를 배포했는지 사진이라도 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지난번 세미나에 가셨었나보군요. 저도 갔었어요. 송재승 미추건축대표님의 강의를 기억하시는군요. 송재승 대표님은 목조주택설계분야에서는 많이 유명한 분이죠. 목조주택 설계만 20년 정도 하셨다고 하네요. 우리나라에 있는 몇 안되는 목조주택설계자 중에도 경험도 많으시고 손꼽히는 분이라고 해요. 저도 이 분의 강의 괜찮다고 생각해요. 이번에 받은 CD는 꿈집님이 지난 번에 받으신 시공상세설계 책자를 CD에 담은 거예요. 저도 아직 열어보지는 않았지만, 그 책에 있는 그림이 파일로 들어가 있다고 하네요. 혹시 필요하시면 복사해서 하나 드릴까요? 저작권이 어떻게 되는 지는 모르겠지만요.
@tinyhouse 그래주시면 감사하죠... 메일로 보내주시기 뭐하시면..
엔드라이브에 디렉토리 만드셔서 공유한다음 메일로 초대 해주시면
제가 당겨가면 됩니다. 요즘은 그방식을 많이 쓰더군요. 흔적도 안남고....
nshome5@naver.com 공유 부탁드려봅니다. 다음엔 제가 가진 자료도
검토해서 공유해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꿈집[오규석:구미:69] 010-8278-4476 제가 집에 가서 일단 한 번 열어보고 어떻게 보낼 수 있는 지 볼께요. 엔드라이브를 쓴다면 오랜만에 네이버에 들어가겠네요. 제가 네이버를 쓰지 않는 구닥다리라서요.
@tinyhouse 감사합니다
역시.공감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죠. 뷔페에 입맛에 안맞는 음식도 있지요.한두개 건지 셨으면 다행입니다.
네, 그래야죠. 하지만, 단순히 한 개인의 불만족스러움으로 끝날 일은 아닌거 같네요. 세미나를 준비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모두 수준이 높아져야죠. 저는 그걸 바라는 거예요. 그래야 모두 다 수준이 높아지고 우리나라 목조주택도 지금보다 더 수준이 높아질테니까요.
안녕하세요..타이니하우스님
좋은 글 잘 보고 있습니다.한번 뵙고도 싶었었는데 많이 아숩네요.그리고 타이니하우스님 카페에서 인기 좋은거 아시죠^^늘 건강하시고 자주 뵙겠습니다.
왜 그렇게 자학 합니까 일단 나부터 님을 인정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