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인이라면 반드시 가봐야할 곳 고흥분청문화박물관- -고흥인라면 꼭 먹어봐야할 덤벙빵 -
추석 전날 조카가 건강한 아이를 순산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태어나자마자 어찌나 울어대던지 도통 감당할 수 없을만큼 목소리가 우렁차 옆에 고이 잠자고 있는 신생아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었는데 마침 아빠가 들어와 뱃속에 있을때 불러주었던 노래를 불러주니 언제 그랬냐는듯 울음을 멈추었다고 한다.
아마도 익숙함이란 이제 세상에 태어난 아이에서부터 머리희끗한 노년분들에게까지 안정감과 평안함을 가져다 주는가 보다.
고향이라는 것이 그런곳이 아닐까?
익숙함과 친근함속에서 자기 본질을 회복하는 공간이며 안식과 자아 정체성을 찾는 곳,
비루한 말이지만 세상이 이렇게 각박해진 이유중 하나는 혼자서 고군분투하며 전진만을 강행하는 시대에 자신에대한 자존감과 자기 삶에대한 자긍심이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좀 더 나은 세상이 되려면 자신의 정체성과 자아를 찾아야 한다는 문제속에 답을 생각할 수 있다.
내가 살았던 곳이 어떤 곳인지,나와 함께 그 땅에서 살아던 사람들의 삶은 어떠했는지를 알아가는 일이야말로 뿌리를 찾는 일임과 동시에 보다 높고 보다 튼튼한 줄기를 뻗어낼 수 있는 일일것이다.
나는 그런 연유로 고흥인의 자긍심을 높여줄 '고흥 분청문화박물관'을 가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고흥군 두원면 분청문화박물관로 99)
전쟁과 기근 속에서도 아름다움의 미학을 놓치지않고 예술의 경지를 끌어올린 우리 고흥의 역사가 이곳에 전시되어 있다.
청자나 백자가 왕가나 양반들만이 사용할 수 있었던 사유물이라면 둠벙분청은 말그대로 민초들의 생활속에 깊게 뿌리내린 긍지의 유물이다.
어느 것 하나 똑같은 것 없이 다른 모습으로 투박하지만 그 속에 비색을 감추고 있다. '분청자기 물고기 무늬주병'은 물고기 한마리 그려냈을 뿐인데 물속에서 걸릴 것 없이 유영하는 듯한 물고기는 계급사회로부터 오는 핍박받는 민초들의 자유를 향한 마음인 듯 느껴지고 구름 봉황무늬 대접속의 봉황은 이곳 구름낀 운람산의 풍경속에 이상을 담아낸 듯 하다.
포두 안동고분에서 출토된 삼국시대 '금동관모'는 화려함의 극치를 이루고 소박하지만 한줄한줄 그려냈을 '잎무늬 대접'은 지금 당장이라도 식탁에 올려놓고 싶을 만큼 현대적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설화집이라 불리는 '어우야담'은 풍자적인 설화와 우회적으로 시대를 비판하는 기지가 넘치는 책이다. 이 어우야담의 저자가 고흥출신 '류몽인'임을 알고 원나라에서 보국보민의 정신으로 호두나무를 가져와 천안에 심은 이 역시 고흥출신 '류청신'공임을 알고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장군을 도와 승리로 이끈 이들중 다수가 고흥인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될 때 내가 태어난 곳에 자긍심은 충천된다.
어디 이뿐이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작가 '조정래'선생님의 아버지 조종현(고흥출신) 문학가와 조정래 선생의 부인 김초혜 작가를 기리는 기념관이 박물관 옆에 세워져 있다.
고흥 분청문화박물관을 관람한 후 고흥 만남의 광장에서 주말장터에 들러 비염에 좋다는 작두콩을 사고 바로 옆 '유자 앤 피자. 소향농원 김원호 대표)에 들렀다.
이곳에서는 고흥을 대표하는 유자를 이용한 다양한 메뉴들을 선보이고 있는데 유자피자에 이어 밀가루가 아닌 쌀가루를 이용한 덤벙빵을 판매하고 있다.
밀가루에 익숙한 입맛이라 처음에는 끈기가 없어 잘게 부서지는 식감이 그리 와닿지 않았지만 먹으면 먹을수록 입에 착착 감기는 맛이 좋았다. 중간중간에 유자퓨레의 상큼함이 더해지니 이맛이 일품이다. 이곳에서는 직접 재배한 석류와 매실을 이용한 석류청과 황매실청도 판매한다. 청매실보다 훨씬 뛰어난 맛과 영양을 가진 황매실을 청은 선물하기에 좋을 것 같아 덤벙빵과 함께 구입했다.
이곳에서 직접 내려준 커피 한잔에 덤벙빵의 조합은 환상의 캐미를 만든다.
원래 선물용으로 주려던 덤벙빵은 마나님이 아침에 커피 한잔과 먹고싶다며 챙겨버렸다.
이제 뱀골재를 넘어 완도로 향한다.
내 그리움을 내려놓고 다시 길을 떠나지만 얼굴은 돌려도 여전히 마음은 남는다.
* 분청문화박물관 내용중 고흥방사유적지 위치가 잘못표기되어 있다.
*박물관 자료집에 흥양사람들이 독도를 '독섬'또는 '석도'라 불렀으며 이는 독도명칭의 시작이라고 규정되었는데 이는 심각한 역사 왜곡이다. 추정으로 보인다로 정정해야 한다.
* 박물관에 해설사가 있어 단체 관람객들이 박물관을 관람하는데 있어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는데 소규모로 오거나 혼자 관람하는 사람들을 위해 무선이어폰으로 문화재 앞에 서면 자동으로 설명해주는 시스템 도입이 시급해보인다. 아울러 QR 코드를 이용해 스마트폰으로도 쉽게 문화재를 설명받을 수 있도록 병행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주창장에서 나올 때 수도암 이정표를 만들어 박물관과 수도암을 함께 둘러볼 수 있도록 한다면 더욱 고흥의 아름다움을 알 수 있지않을까 하는 마음이다.